‘북한 식당 종업원 사건’ 지배인 “국정원이 동남아에 식당 차려준다 약속”
민중의소리ㅣ김백겸 기자ㅣ2018-07-15 11:12:52 수정 2018-07-15 13:41:54
▲ 집단입국한 북한 해외식당 종업원ⓒ통일부 제공
“입국 사실도 일방적 공개”,
총선 직전 ‘국정원 기획탈북’ 의혹 높아져
2016년 총선 직전 벌어진 북한 식당 종업원 사건의 지배인이 당시 국가정보원이 동남아시아에 식당을 차려준다고 약속해 한국에 들어왔다고 주장했다. 중국 저장성중국 저장(浙江)성 소재 북한 류경식당 종업원 12명과 함께 입국했던 허강일씨는 15일 공개된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이 국정원의 협력자였다면서 “나보고 종업원들을 데려오면 한국 국적을 취득하게 한 후 동남아시아에 국정원 아지트로 쓸 수 있는 식당을 차려줄 테니 거기서 종업원들과 같이 식당을 하라고 꼬셨다”고 폭로했다.
이어 허씨는 “결정하지 못하고 갈등하자 국정원 사람들이 협박했다”면서 “종업원들을 데리고 한국에 오지 않으면 국정원에 협력했던 사실을 북한 대사관에 폭로하겠다고 협박했다”고 밝혔다. 회유와 협박에 할 수 없이 국정원의 지시를 따랐다는 설명이다. 또한 한국에 들어온 종업원들도 동남아에서 식당일을 하는 줄 알고 따라나섰다면서 비행기에 오르고서야 한국으로 가는 것을 알았다고 허씨는 주장했다. 당시 입국 사실이 공개된 것에 대해서도 “전혀 얘기도 없이 일방적으로 공개했다”며 “공개하는 바람에 (북한에 있는) 가족들이 피해를 봤다”고 비난했다.
허씨는 “나는 북한으로 가서 처벌받더라도 고향에 돌아가겠다. 박근혜 정부의 국정원이 나를 철저하게 이용하고 버렸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연락을 주고받는 여종업원 일부도 모두 고향에 돌아가고 싶어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2016년 4월 중국의 류경식당에서 일하던 북한 여종업원 12명이 집단 탈북해 국내로 입국했다고 발표했다. 박근혜 정부는 통상적인 탈북 사건과 여종업들의 입국 장면까지 거의 실시간으로 공개했다. 당시는 4.13 국회의원 총선거 직전이어서 ‘국정원에 의한 기획탈북이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졌지만 정부는 이를 부인했다.
그러나 지배인 허씨가 지난 5월 JTBC와 인터뷰를 통해 “국정원의 기획과 지시에 따라 종업들을 데리고 탈북했다”고 밝히면서 의혹이 다시 수면 위로 올라왔다.
최근 방한해 식당 종업원 일부를 면담한 것으로 알려진 토마스 오헤아 킨타나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도 10일 “이들이 중국에서 자신들의 의사에 반해 납치됐다면 이것은 범죄로 간주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킨타나 보고관은 “저와 직접 면담한 분들로부터 파악한 사실은 이들이 한국에 오게 된 경위에는 여러 가지 부족한 부분이 있었다는 것”이라며 “이들 중 일부는 어디로 가는지 알지 못하는 상태로 한국에 오게 됐다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김백겸 기자]
탈북종업원 식당지배인 '충격 발언' "국정원이 나를 회유…"
매일경제ㅣ2018.07.15 09:15:27 수정 2018.07.15 10:38:51
지난 2016년 4월 중국의 북한식당에서 일하다 집단으로 탈북한 종업원들의 한국행에 국가정보원이 회유와 협박으로 개입했다는 주장이 당시 이들을 이끌고 탈북한 식당 지배인의 입을 통해 나왔다. 15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당시 식당 지배인 허강일 씨는 "국정원이 `동남아시아에 식당을 차려주겠다`며 종업원들과 함께 탈북하라고 회유했으며, 결정을 내리지 못하자 `그동안 국정원에 협력한 사실을 북한에 폭로하겠다`며 `탈북하라`고 협박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12명의 종업원 대다수가 동남아 식당에서 일하는 줄 알고 자신을 따라왔다는 게 허 씨의 주장이다.
허 씨는 그간 종업원들의 탈북 과정에 국정원이 개입했다고 주장해 왔지만, 이처럼 국정원의 `기획 탈북` 수법을 구체적으로 언론에 밝힌 것은 처음이다. 허 씨의 주장이기는 하지만 탈북 당시의 상황이 점차 구체적으로 드러나면서 종업원들의 `기획 탈북` 의혹은 점점 기정사실로 굳어지는 양상이다. 이에 따라 "종업원들은 자유의사에 따라 입국했다"는 입장만 반복하고 있는 우리 정부가 이 문제를 계속 덮고 가기엔 점차 부담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탈북종업원 일부가 북한으로 돌아가기를 원한다는 점이 사실로 확인된다 해도 정부가 이들을 북으로 송환하기는 쉽지 않다는 점이다. 이전 정권에서 벌어진 일이기는 하지만 국가권력이 이들을 납치했음을 사실상 시인하는 모양새이기 때문이다. 또 일부만 돌아간다면 남측에 남는 종업원들의 북에 있는 가족들이 위험에 처할 수 있다는 점도 정부의 결정을 더욱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다. [디지털뉴스국]
집단탈북 지배인 “결정 망설이자 국정원이 ‘협력사실 폭로’
한국일보ㅣ권경성 기자ㅣ2018.07.15 11:12 수정 2018.07.15 11:13
▲ 토마스 오헤아 킨타나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이 10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방한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김주성 기자
연합뉴스 인터뷰… 기획 탈북 구체 수법 첫 공개
“동남아에 식당 차려준다 국정원이 회유해 결행
종업원 다수도 동남아 식당일인 줄 알고 따라와
北에 돌아가겠지만 어떻게 이용됐는지 규명돼야”
중국 저장(浙江)성 소재 북한식당(류경식당)에서 일하다 2년 전 여종업원 12명과 함께 탈북한 식당 지배인 허강일씨가 “국가정보원이 동남아시아에 식당을 차려줄 테니 종업원들과 함께 탈출하라고 회유했고, 탈북 결정을 망설이자 그간 국정원에 협력한 사실을 북한에 알리겠다는 협박도 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15일 전해졌다.
허씨가 그간 류경식당 종업원들의 탈북 과정에 국정원이 개입했다고 주장해 왔지만 국정원의 ‘기획 탈북’ 수법이 구체적으로 공개된 건 처음이다.
허씨는 이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원래 나는 국정원의 협력자였고 정보도 가져다줬다. 그런데 그 사람들(국정원)이 종업원을 데리고 오면 한국 국적을 취득하게 해주고 동남아에 국정원 아지트로 쓸 수 있는 식당을 차려줄 테니 거기서 종업원들과 함께 식당을 운영하라고 꾀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결정하지 못하고 갈등하자 국정원 사람들이 나를 협박했다”며 “종업원들을 데리고 한국에 오지 않으면 내가 그 동안 국정원에 협력했던 사실을 북한 대사관에 폭로하겠다고 협박했다”고 했다.“그래서 어쩔 수 없이 그들이 시키는 대로 했다”고 그는 덧붙였다.
허씨에 따르면 한국에 온 여종업원들도 동남아에서 식당 일을 하는 줄 알고 따라 나섰다. 연합뉴스에 허씨는 “(여종업원의) 대다수가 동남아에 가서 식당을 영업하는 줄 알고 따라왔다가 한국행 비행기에 오르고서야 (한국으로 가는 줄) 알았다”고 했다. 허씨는 또 자신들의 입국 사실이 일방적으로 공개됐다고도 했다. “전혀 얘기도 없이 일방적으로 공개했다. 그 사실에 매우 격분했고, (박근혜 정부가) 공개하는 바람에 (북한에 있는) 가족들이 피해를 봤다”고 강조했다.
북한에 돌아가고 싶다는 의사도 밝혔다. “박근혜 정부 국정원이 나를 철저히 이용하고 버렸다”며 “북한으로 가서 처벌받더라도 고향에 돌아가겠다. 내가 현재 연락을 주고받는 여종업원 일부도 고향에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이라고 했다. 다만 진상 규명이 선행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는 “우리가 고향으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우선 진상 규명이 있어야 하고 진상 규명 과정에 지난 정부의 국정원이 나와 여종업원들을 어떻게 철저히 이용하고 버렸는지가 공개돼야 한다”며 “그 다음에야 고향으로 돌아가는 절차를 밟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젠 유엔도 우리 문제에 개입하기 시작했다”며 “문재인 정부와 현재의 국정원이 이 문제를 덮고 갈 수는 없을 것”이라고도 했다.
앞서 박근혜 정부는 2016년 4월 중국 내 류경식당에서 일하던 북한 국적 여종업원 12명이 집단 탈북해 국내로 입국했다고 발표했다. 20대 총선을 엿새 앞둔 시점이어서 일각에서 기획 탈북 의혹을 제기했지만 정부는 부인했다. 그러나 함께 탈북한 식당 지배인 허씨가 올 5월 10일 국내 종합편성채널 방송인 JTBC에서 “국정원 직원 요구로 종업원들을 협박해 함께 탈북했다”고 주장하면서 사건 2년여 만에 기획 탈북 의혹이 다시 불거졌고 북한도 해당 종업원들의 북송을 강도를 높여 재차 요구하기 시작했다. 이달 10일에는 토마스 오헤아 킨타나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이 일부 종업원을 면담한 뒤 서울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여종업원 중) 일부는 어디로 가는지 알지 못하는 상태로 한국에 오게 됐다고 말했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권경성 기자 ficcion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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