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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계 부고] 한국의 제임스 딘, 풍운아 강신성일(姜申星一) 별세

잠용(潛蓉) 2018. 11. 4. 10:14

영화계 큰 별이 지다... '국민배우' 신성일 별세 (종합)
연합뉴스ㅣ2018.11.04. 03:48 수정 2018.11.04. 04:59 댓글 1523개


(서울=연합뉴스) 조재영 김승욱 기자 = 한국 영화 사상 가장 밝게 빛난 '별'이 안식에 들었다.'국민배우' 신성일(申星一)이 4일 오전 2시 30분 폐암으로 타계했다. 향년 81세. 신성일 측 관계자는 이날 "한국영화배우협회 명예 이사장이신 영화배우 신성일께서 4일 오전 2시 반 별세했다"고 밝혔다. 고(故) 신성일은 지난해 6월 폐암 3기 판정을 받은 후 전남의 한 의료기관에서 항암 치료를 받아왔으나 이날 끝내 숨을 거뒀다. 고인은 1960∼1970년대 최고 인기를 누린 배우로 한 시대를 풍미했다. 본명은 강신영이었으나 고(故) 신상옥 감독이 지어준 예명 '신성일'을 주로 사용했으며, 이후 국회의원 선거 출마를 앞두고 '강신성일'로 개명했다.


1960년 신상옥 감독·김승호 주연 영화 '로맨스 빠빠'로 데뷔한 이후 '맨발의 청춘'(1964년), '별들의 고향'(1974년), '겨울 여자'(1977년) 등 숱한 히트작을 남기며 독보적인 스타 자리에 올랐다. 출연작품 편수도 다른 사람의 추종을 불허한다. 한국영상자료원 한국영화데이터베이스에 따르면 출연 영화 524편, 감독 4편, 제작 6편, 기획 1편 등 데뷔 이후 500편이 넘는 다작을 남겼다.



강신성일 '손가락 하트' (부산=연합뉴스) 이재희 기자 = 배우 강신성일이 4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에서 열린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에 참석하기 위해 레드카펫을 밟고 있다. 2018.10.4 scape@yna.co.kr



레드카펫 밟는 강신성일 (부산=연합뉴스) 이재희 기자 = 배우 강신성일이 4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에서 열린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에 참석하기 위해 레드카펫을 밟고 있다. 2018.10.4 cape@yna.co.kr


1963년 한 해에만 '청춘교실' 등 21편에 출연했으며, 1964년에는 '맨발의 청춘' 등 32편, 1965년 '흑맥' 등 34편, 1966년 '초우' 등 46편 영화에 출연했다. '안개' 등 51편 영화에 출연한 1967년은 그의 일생에서 가장 많은 영화에 출연한 해였으니, 이해 제작된 한국 영화는 총 185편이었다. 전찬일 영화평론가는 "기록적 다작 속에서 생명력 있는 행군을 펼친 것은 한국 영화사에서 그 예를 찾기 불가하다"며 "기록적 출연 편수야말로 그 스타성 증거"라고 평했다.


명성만큼이나 수상 이력도 화려하다. 1968년과 1990년 대종상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을 받았으며, 부일영화상 남우주연상, 백상예술대상 남자최우수연기상, 한국영화평론가협회상 남우주연상, 청룡영화상 인기스타상, 대종상영화제 공로상, 부일영화상 공로상 등 수없이 많은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영화 관련 단체 활동도 적극적이었다. 1979년 한국영화배우협회 회장을 맡았으며, 1994년에는 한국영화제작업협동조합 부이사장을 지냈다. 2002년에는 한국영화배우협회 이사장과 춘사나운규기념사업회 회장직을 맡았다. 아울러 대구과학대학 방송연예과 겸임교수, 계명대 연극예술과 특임교수를 맡아 후진 양성에 힘을 기울였으며, 자서전 '청춘은 맨발이다', 인터뷰집 '배우 신성일, 시대를 위로하다' 등의 저서를 남겼다.



강신성일 '신사의 품격' (부산=연합뉴스) 이재희 기자 = 배우 강신성일이 4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에서 열린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에 참석하기 위해 레드카펫을 밟고 있다. 2018.10.4 scape@yna.co.kr (끝)


고인은 영화계 성공을 발판으로 정계에도 진출했다. 1981년 제11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한국국민당 후보로 서울 마포·용산 선거구에 출마했으나 고배를 마셨으며, 1996년 제15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신한국당 후보로 출마했으나 역시 낙선했다. 그러나 삼수 끝에 2000년 제16대 총선에서 대구 동구 국회의원으로 당선돼 의정활동을 펼쳤다. 국회 외교통일위원장 자유한국당 강석호 의원이 그의 조카다.


고인의 생전 마지막 공식 활동은 지난달 초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 참석이었다. 그는 부산영화제 개막식에 참석해 이장호 감독, 배우 손숙과 함께 밝은 표정으로 레드 카펫을 밟았다. 전찬일 평론가는 "신성일은 투병 와중에도 그가 아니면 소화해내기 힘들 파격적 의상과 환한 미소로 부산영화제 개막식을 빛냈다"며 "부산영화제 개막식 주인공을 단 한 명 꼽으라면 단연 신성일이었다"고 평했다. 유족으로 당대 최고의 여배우 부인 엄앵란 씨와 장남 석현·장녀 경아·차녀 수화 씨가 있다.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 24호실에 차려졌다. ☎ 02-3010-2000(대표번호) [kind3@yna.co.kr]


신성일 '한국의 제임스딘', 다양한 도전과 스캔들
헤럴드경제ㅣ2018.11.04. 10:23 댓글 0개


상남자의 도전 감독, 국회의원 등 이력
빼어난 외모, 여성인기 한몸, 실제 외도로

[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고(故) 신성일은 ‘한국의 제임스 딘’으로 불린다. 극 중 제임스딘과 비슷한 이미지, ‘반항의 상징’, ‘멜로의 아이콘’은 실제 인생에서 ‘도전의 아이콘’, ‘스캔들의 주인공’으로 나타났다. 도전적이고 상남자 같은 모습은 영화감독, 정치인, 제작자, 저자, 재능기부 및 문화나눔의 꿈 등으로 이어졌으며, 제임스 딘 처럼 잘 생긴 외모는 수많은 여성들의 애정 공세를 받았고 실제 몇몇 스캔들로 이어졌다.


▲ 도전자이자 로맨티스트 ‘한국의 제임스 딘’ 신성일의 극중모습 [연합뉴스]


1971년엔 ‘연애교실’로 감독에 입문했고, 1989년에는 성일시네마트를 설립해 제작자로도 활동했다. 스크린에서의 인기를 기반으로 정치에도 눈을 돌린 신성일은 11대(1981),15대(1996) 총선에서 거푸 낙선한 끝에 2000년 16대 총선 때 대구 동구에서 한나라당 국회의원에 당선됐다. 2003년에는 대구유니버시아드 대회와 관련해 광고업자로부터 금품을 받은 혐의로 기소돼 옥고를 치르기도 했다. 70대에도 날씬한 몸매를 유지하며 건강에 신경 쓴 그는 지난해 6월 폐암 3기 판정을 받았다.


투병 중에도 작년 부산영화제 회고전에 나서고, 올해 10월 열린 부산영화제에 참석해 레드 카펫을 밟으며 손하트를 날리기도 했다. 그는 지난해 “따뜻하고 애정 넘치는 작품을 만들고 싶어 영화 ‘행복’이라는 작품을 기획 중이며, 김홍신 소설 ‘바람으로 그린 그림’도 영화로 옮길 계획”이라고 말한 바 있다. 신성일은 자신이 살던 경북 영천에서 일 년에 한 번씩 소규모 음악회를 열겠다는 구상을 밝히기도 했다. 따뜻한 영화, 재능나눔의 꿈은 충분히 이뤄지지 못했다.


스캔들도 있었다. 그는 2011년에 펴낸 자서전 ‘청춘은 맨발이다’에서 연극배우와 아나운서로 활동한 고 김영애(1944-1985)씨를 1970년대에 만나 사랑한 이야기를 공개, 파장을 일으켰다. 신성일은 출간 기념 간담회에서 “아내 엄앵란도 몰랐던 이야기”라며 “(김영애는) 내가 생애 최고로 사랑했던 여인”이라고 말했다. 이 사건은 엄청난 반향을 일으키며 여성계를 중심으로 소위 ‘반(反) 신성일’ 기류가 형성되기도 했다. 부끄러운 일, 혼자만의 은밀한 과거를 마치 자랑 처럼 얘기하는 태도는 남성 중심적 사고방식이며, 가족의 상처를 무시하는 행태라는 지적이었다. 한편 신성일은 1964년부터 1971년까지 8년간 한국영화 개봉작 1194편 중 324편에 등장했다. 그의 배우 인생에서 주연을 맡은 영화만 해도 총 500편이 넘는다. [abc@heraldcorp.com]


☞ 강신성일 생애와 출연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