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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홀] 관측 성공, "블랙홀 연구 새장 열려"… 아인슈타인 가설 후 100년만

잠용(潛蓉) 2019. 4. 11. 07:41


▲ '블랙홀' 관측 첫 성공..."블랙홀 연구 새 장 열려" / YTN


▲ 세계 과학사 최초 '실제 블랙홀' 관측 성공 / YTN


[문화] 영화 '인터스텔라' 열풍…어디까지가 과학? (SBS8뉴스|2014.11.23)


▲ 영화와 현실…로제타호와 인터스텔라 비교분석 / YTN


▲ 호킹 "블랙홀, 검지도 않고 출구 있다" 새 이론 발표 / YTN



[표지로 읽는 과학] 블랙홀 진화와 코로나 감소 현상
동아사이언스ㅣ2019년 01월 12일 14:18


▲ 네이처 제공


□ 국제학술지 ‘네이처’는 10일 주변 별(항성)으로부터 물질을 흡수하기 시작한 블랙홀의 모습을 표지로 실었다. 황금색 베이글 모양을 닮은 강착원반 속 블랙홀이 있는 것이 보인다. 블랙홀을 둥그렇게 감싸고 있는 고에너지 입자들인 하얀색 코로나와 푸르스름하고 신비스러운 빛깔의 기둥인 제트도 볼 수 있다. 그간 천문학계에서는 제트의 발생요인이 코로나와 강착원반 중 무엇인지 고민해왔다. 에린 캐라 미국 메릴랜드대 천문학과 연구원 연구진은  블랙홀이 회전하면서 강력한 물질을 분출하는 제트 현상이 나타난 뒤 강착원반의 크기에는 아주 작은 변화만 있던 반면 코로나의 크기가 줄었다는 관측 결과를 네이처 10일자에 발표했다. 이는 제트가 강착원반이 아닌 코로나와 관계가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블랙홀은 강력한 중력으로 주변의 모든 물질들을 빨아들인다. 강착원반은 그 물질이 원반 형태의 황금색 가스 구름을 그리며 빨려 들어가는 모습을 뜻한다. 이 가스 구름이 블랙홀에 한번에 흡수되지 못하고 블랙홀의 입구 주변에 점점 쌓이면서 밀도가 높아지는 경우가 있다. 이 물질들이 입구 주변에 쌓여 일순간 강력한 엑스선의 형태로 블랙홀 중심에서 수직방향으로 분출되는데 이를 제트라고 부른다. 이런 일련의 과정을 통칭해 ‘블랙홀 전이’라고도 부른다. 천문과학자들은 블랙홀 전이를 포착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이를 분석하면 블랙홀의 진화에 대한 연구나 제트와 코로나, 강착원반과의 관계성을 알 수 있다.

 

연구진은 지난해 3월 ‘MAXI J1820_070’이라는 새로운 블랙홀 전이 현상을 포착했다. 미국항공우주국(NASA)은 '중성자별 내부 구성성분 탐사 기기(NICER·나이서)' 관측장비를 이용해 블랙홀의 엑스선 방출 과정을 관측했다. 블랙홀이 제트를 방출한 후에 코로나의 크기가 줄어든 반면 강착원반의 크기에는 큰 변화가 없었다. 연구진은 이를 근거로 코로나의 수축과 제트가 관련이 있다고 분석했다.

 

'인터스텔라 속 블랙홀은 얼마나 사실적일까' 관측결과 오늘밤 첫 공개
동아사이언스ㅣ2019년 04월 09일 19:33


▲ 영화 인터스텔라에 등장하는 블랙홀의 이미지. 그 동안 블랙홀을 직접 관측하지 못해 계산에 의존해 추정했던 블랙홀의 모습을 10일 밤(한국시간) 발표되는 사건의 지평선 망원경 프로젝트 결과로 확인할 수 있을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인터스텔라 영상 캡쳐


인류는 사상 처음으로 블랙홀의 ‘민낯’을 마주할 수 있을까?
유럽남방천문대(ESO)가 10일 오후 3시(한국시간 10일 밤 10시) 세계 여섯 곳에서 동시에 진행되는 기자회견을 통해 ‘사건의 지평선 망원경(EHT)’ 프로젝트의 첫 관측 결과를 발표할 것을 예고한 가운데, 천문학계는 “처음으로 블랙홀을 관측한 이미지가 공개될 것”이라는 기대감에 술렁이고 있다.


유럽남방천문대는 1일부터 “4월 10일 오후에 벨기에 브뤼셀과 미국 워싱턴DC, 일본 도쿄, 중국 상하이, 대만 타이페이 등 세계 여섯 곳에서 EHT 프로젝트의 ‘놀라운(groundbreaking) 결과’를 발표하기 위한 기자회견을 열 것”이라고 밝혀 왔다. 주 기자회견장인 브뤼셀 기자회견에서는 헤이노 팰케 네덜란드 라드보드대 교수(EHT 과학위원장)과 에두아르도 로스 독일 막스플랑크 전파천문학연구소 교수(EHT 이사) 등이참석해 결과를 설명할 예정이다.


EHT는 블랙홀의 외부 경계면인 사건의 지평선을 관측하기 위해 전세계에 흩어진 전파망원경 또는 전파망원경 여러 개를 연결해 ‘간섭계’라는 더 큰 전파망원경으로 활용하는 전파망원경 집합체를 쓰는 국제공동연구 프로젝트다. 현재 관측에 참가중인 전파망원경만 미국 본토와 하와이, 그린란드, 유럽 남부, 칠레, 남극 등의 9개, 과거까지 합치면 13개에 이른다. 각각의 전파망원경이 관측한 영상은 미국 매사추세츠공대와 독일 막스플랑크 전파천문학연구소로 보내져 분석된다.


전파망원경은 멀리 떨어진 망원경과 함께 결합하면 더 먼 곳을 선명히 볼 수 있으며, 이론상 지상에서 만들 수 있는 가장 큰 망원경은 지구 크기다. EHT가 바로 지구 크기의 전파망원경을 구성해 우리은하(은하수) 한가운데에 자리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태양 질량의 수백만~수백억 배인 거대질량블랙홀 ‘궁수자리A*’와 처녀자리에 위치한 초거대 타원은하인 ‘처녀자리A 은하(일명 메시에 87)’ 속 블랙홀을 관측해 왔다. 이번에 발표할 관측 결과는 우리은하가 아닌, 보다 큰 규모의 메시에 87 속 블랙홀로 알려졌다.


▲ 거대한 타원은하인 ′처녀자리A(메시에 87)′의 중심부에 자리한 거대질량블랙홀의 모습을 상상해다. 태양 질량의 70억 배 크기로 추정되는 이 블랙홀의 모습이 이번 EHT 프로젝트를 통해 공개될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제공 NASA


EHT가 이번에 발표하는 결과는 최초로 사건의 지평선을 관측한 모습일 가능성이 높다. 블랙홀은 빛마저 빠져나오지 못하는 천체로, 관측 역시 사건의 지평선 주변에 휘감기는 빛을 중심으로 이뤄졌다. 그러니까 블랙홀 자체가 아닌, 그 경계면인 사건의 지평선 바로 바깥을 관측하는 셈이다. 하지만 이는 이론적으로 관찰할 수 있는 가장 직접적인 블랙홀의 모습이다. 한국천문학회 이사인 이강환 서울 서대문자연사박물관장은 “아직 상세한 논문이 나오는 수준은 아니지만, 블랙홀의 모습은 그 자체로 큰 충격을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 동안 사건의 지평선의 모습을 관측하지 못한 것은 망원경의 해상도 때문이다. 아무리 거대질량블랙홀이라고 해도 지구에서는 주변과 함께 하나의 점에 불과할 정도로 작은 크기다. 매우 밀집된 천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주로 거대질량블랙홀이 회전하면서 주변으로 방출하는 X선과 감마선 등 강한 전자기파나 물질을 관측해 간접적으로 존재를 확인해 왔다. EHT는 이 문제를 두가지 방법으로 해결했다. 임명신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교수는 “해상도를 높이려면 파장을 작게 만들거나 망원경을 크게(간섭계일 경우 더 먼 곳의 망원경으로 더 많이 망원경을 구성해) 만들어야 한다”며 “EHT는 이 두 가지를 모두 활용해 관측해 왔다”고 말했다. EHT는 파장이 밀리미터 수준이 전파를 이용했다.


▲ 거대한 타원은하인 ′처녀자리A(메시에 87)′의 중심부에 자리한 거대질량블랙홀이 강한 제트를 내뿜는 모습을 허블우주망원경으로 찍었다. 태양 질량의 70억 배 크기로 추정되는 이 블랙홀의 모습이 이번 EHT 프로젝트를 통해 공개될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제공 NASA


이번 발표에서 정말 사건의 지평선 관측 결과가 나온다면, 이는 아인슈타인이 1915년 일반상대성이론을 발표하고 같은 해에 독일 천체물리학자 마틴 슈바르츠실트가 이 방정식을 풀면서 블랙홀과 사건의 지평선 개념을 구체적으로 제시한 이후 첫 번째 직접 관측이 될 전망이다. 이후 일반상대성이론을 연구하는 과정에서 회전하는 블랙홀의 개념이 제안됐고, 수많은 학자들이 계산 결과를 토대로 우주 한가운데에 허공처럼 뻥 뚫리거나, 주변이 심하게 왜곡되고 지평선에 수직 방향으로 강한 제트를 내뿜는 복잡한 모양의 블랙홀 이미지를 제안해 왔다. 영화 ‘인터스텔라’에서는 물리학자 킵손의 자문 아래 3차원 형태의 경이로운 블랙홀 이미지를 재현해 찬사를 받기도 했다. 이번에 EHT에서 발표될 이미지가 어떤 모습과 가장 비슷할지 역시 큰 관심거리다.
 

인류가 최초로 관측한 블랙홀 모습
동아사이언스ㅣ윤신영 기자 입력 2019.04.10. 22:11 수정 2019.04.10. 22:26 댓글 1037개


▲ 최초의 블랙홀 영상. /사진제공 EHT

인류가 ‘블랙홀’의 핵심부를 영상으로 확인하는 데 성공했다. 아인슈타인이 1915년 일반상대성이론을 제시하면서 처음 개념이 등장한 블랙홀의 존재를 직접적인 증거를 통해 눈으로 확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연구를 이끈 쉐퍼드 도엘레만 미국 하버드 스미스소니안 천체물리센터 교수는 벨기에 브뤼셀에서 개최한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인류에게 최초로 블랙홀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며 “이 결과는 천문학 역사상 매우 중요한 발견” 이라고 선언했다.


”인류는 최초로 블랙홀의 모습을 보고 있다”

미국과 유럽, 일본 연구팀으로 구성된 국제 연구협력 프로젝트인 ‘사건지평선망원경(EHT)’ 연구팀은 10일 오후(현지시각) 인류가 직접 관측한 블랙홀의 모습을 사상 처음으로 공개했다. 연구팀은 2017년 4월 약 열흘에 걸쳐 지구에서 빛의 속도로 5500만 년 가야 도착할 수 있는 거리의 거대한 은하 중심부에 있는 블랙홀을 관측했다. 연구 결과 이 블랙홀은 블랙홀 뒤에서 온 빛이나 주변에서 발생한 빛이 블랙홀의 강한 중력에 의해 휘어 둥글게 휘감기며 형성한, 지름 400억 km의 약간 기울어진 고리 모양의 구조 안쪽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칠흑같이 어두운 이 공간은 내부의 빛이 빠져나오지 못해 형성된 공간으로 ‘블랙홀의 그림자’라고 불린다. 이번에 관측된 블랙홀은 마치 달걀 속 노른자처럼 그림자 한가운데에 약 150억km의 크기로 담겨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블랙홀은 천체가 극도로 압축돼 아주 작은 공간에 큰 질량을 포함한 천체다. 우주에서 가장 빠른 존재인 빛조차 빠져나가지 못할 정도로 중력이 강해 어두울 것으로 예측돼 ‘블랙홀’이라는 이름으로 불려왔다. 어두운데다, 극도로 밀집해 크기까지 작아 그 동안 아무도 블랙홀을 직접 관측하지 못했다. 영화 ‘인터스텔라’나 과학책 등에 등장하는 블랙홀 그림은 모두 이론 계산을 바탕으로 그린 상상도였다. 일부 그림은 블랙홀 주변에 물질이 회오리치며 빨려들어가며 얇은 원반 형태를 이루고 있는 모습을 묘사하거나, 이런 원반 위아래로 강한 물질 및 전자기파 분출(제트)이 일어나는 모습을 묘사하기도 한다(아래 사진). 이는 보다 멀리서 블랙홀 주변부를 묘사한 이미지로, 이번에 EHT가 관측한 블랙홀은 이보다 훨씬 가운데에 자리한 블랙홀의 핵심의 모습이다.


▲ 거대한 타원은하인 처녀자리A(메시에 87)의 중심부에 자리한 초대질량블랙홀의 모습을 상상했다. 태양 질량의 65억 배 크기로 추정되는 블랙홀 주변에 거대한 물질 원반이 형성돼 있다. 이번에 관측한 EHT 프로젝트의 영상은 이 이미지 한가운데에 위치한 핵심 부분의 영상을 구체적으로 밝힌 것이다. /사진제공 NASA


□ EHT는 은하 한가운데에 존재하는 태양 질량의 수백만~수십억 배 규모의 ‘초대질량블랙홀(또는 거대질량블랙홀)’을 관측했다. 지구와 가장 가까운 초대질량블랙홀인 우리은하 한가운데의 ‘궁수자리A별(*)’과, 우리은하와 비교적 가까우면서 유독 거대한 크기를 자랑하는 초대형 타원은하인 ‘처녀자리A(메시에87)’의 초대질량블랙홀이 대상으로 선정됐다. 이번에 공개된 영상은 그 중 메시에87의 중심부에 자리한 태양보다 65억 배 무거운 블랙홀로, 연구팀은 2017년 4월 5일부터 14일까지 전세계 8대의 전파망원경을 동시에 사용해 관측했다.


전파망원경 묶어 초대질량블랙홀 구체적 모습 관측

그 동안 초대질량블랙홀을 관측하지 못했던 것은, 아무리 큰 블랙홀이라도 멀리 떨어져 있어 어지간한 망원경으로는 하나의 점으로밖에 볼 수 없어서다. EHT는 두가지 방법으로 망원경의 성능을 개선해 이 문제를 해결했다. 임명신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교수는 “전파망원경의 파장을 작게 만들거나 망원경을 크게 만들면 망원경의 해상도가 높아진다”며 “EHT는 이 두 가지를 모두 활용해 관측해 왔다”고 말했다.


EHT는 파장이 1.3mm 수준으로 작은 전파를 이용했다. 또 스페인과 미국, 남극, 칠레 등 지구 전역에 흩어진 8대의 전파망원경 또는 전파망원경 군집체를 동시에 써서 큰 망원경을 쓴 효과를 냈다. 멀리 떨어진 전파망원경으로 동시에 하나의 천체를 관측하면, 마치 하나의 거대한 망원경으로 본 것처럼 해상도가 높아지는 특성이 있다. 이번에 동원된 8대의 전파망원경은 지구 전역에 흩어져서, EHT는 사실상 지구 크기의 전파망원경을 쓴 것과 같은 효과로 블랙홀을 관측할 수 있었다. EHT는 “프랑스 파리에서 지구 반대편의 미국 뉴욕의 신문 글자를 읽을 수 있을 정도의 해상도”라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이런 정밀한 망원경으로 관측한 블랙홀 빅데이터를 독일 막스플랑크 전파천문학연구소와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헤이스택 관측소의 슈퍼컴퓨터로 이동해 분석 영상으로 바꿨다.


▲ 이번 EHT의 관측에 활용된 주요 전파망원경의 위치(위). 지구 전역의 망원경이 모여 지구 크기의 전파망원경을 쓴 효과를 냈다. 아래는 전파망원경이 집합체를 이룰 때의 효과를 묘사한 그림이다. 단일 망원경(맨왼쪽)보다는 집합체가, EHT가 해상도가 높다. 마지막으로 또다른 전파망원경 집합체인 칠레의 아타카마대형밀리미터/아밀리미터집합체(ALMA)가 결합해 한층 선명한 영상이 됐다. /사진제공 NRAO, ESO


블랙홀 특성 규명, 일반상대성이론 증명 등 학문적 성과도

연구팀은 단순한 블랙홀 영상만 얻은 게 아니다. 이를 바탕으로 블랙홀의 특성을 분석했다. 연구에 참여한 변도영 한국천문연구원 전파천문본부 책임연구원은 “블랙홀의 존재를 부인할 수 없는 직접적인 증거를 통해 확인했다는 게 가장 큰 의의지만, 블랙홀의 질량이나 회전 성질(스핀) 등을 관측으로 이해할 수 있게 된 것도 큰 의미가 있다”며 “추가로 블랙홀 관측 결과가 쌓이면 물질이 블랙홀로 빨려들어가면서 발생하는 천체물리학적 현상이나, 중력이 매우 강한 환경에서 자기장 등 물리적 현상과 결합할 때 어떤 일이 발생하는지 등을 연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메시에 87 은하의 중심에 있는 블랙홀 시뮬레이션 이미지다. 이번 관측으로 이런 모델 가운데 어떤 것이 정확한지 확인할 수 있게 됐다. /사진 제공 ESO


1915년 제시된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성이론도 104년 만에 관측으로 입증됐다. 연구팀의 손봉원 한국천문연구원 전파천문본부 책임연구원은 “이번 결과는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성이론에 대한 궁극적인 증명이며, 그간 가정했던 블랙홀을 실제 관측해 연구하는 시대가 도래했음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정태현 한국천문연구원 전파천문본부 KVN그룹장은 “아인슈타인의 이론과 천체물리학지식을 이용해 블랙홀의 모습이 어떨지에 대한 다양한 모델이 존재했는데, 이번에 그 중 어떤 모델이 맞는지 관측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천체물리학저널’에 여섯 편의 논문으로 공개될 예정이다. 이번 연구에는 세계 각국 13개 기관에서 참여한 총 200여 명의 연구자가 함께 했다. 한국은 천문연 소속 연구자 8명이 동아시아관측소 산하 두 전파망원경 집합체의 협력 구성원으로서 참여했다. 또 한국이 운영하고 있는 한국우주전파관측망(KVN)과 동아시아우주전파관측망(EAVN)이 연구에 기여했다. [윤신영 기자 ashilla@donga.com]


[블랙홀 첫 관측] 실루엣 드러낸 ‘블랙홀’ 우주 진화 설명할 수 있을까?
동아사이언스ㅣ2019년 04월 10일 22:12


▲ M87 은하의 중심에 있는 블랙홀 시뮬레이션 이미지


블랙홀은 여러 성질을 갖고 있는 별이 일반상대성 이론에 따라 수축하면서 갖고 있던 많은 성질을 버리고 질량과 회전, 전하량만 남는 상태가 된다. 지난해 별세한 스티븐 호킹 박사는 질량만 남은 블랙홀의 중심에는 특이점이 존재할 수밖에 없다고 봤다. 현대 우주론에서 특이점은 한 점에서 무한대의 에너지 밀도를 갖는 무한히 작은 한 점을 말한다. 故 호킹 박사는 모든 특이점에는 ‘사건지평선(Event Horizon)’이 존재하는데 사건지평선 안으로 들어가는 순간 밖으로 나오지 못하기 때문에 블랙홀에서는 한 점의 빛도, 어떤 신호도 나올 수 없다고 설명했다. 블랙홀의 존재를 확인했지만 실제로 관측하기 어려운 이유다.

 

10일 사건지평선망원경(EHT, Event Horizon Telescope) 국제연구 프로젝트가 인류 최초로 공개한 처녀자리 은하단의 중심부에 존재하는 거대은하 M87 중심부 초대질량 블랙홀은 100년 전 아인슈타인이 증명한 일반상대성이론을 궁극적으로 증명하고 호킹 박사가 존재를 예측한 사건지평선의 ‘실루엣(그림자)’을 직접 관측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빛조차 흡수해 직접 관측할 수 없는 블랙홀의 사건지평선은 블랙홀의 안과 밖을 연결하는 넓은 경계지대를 말한다. 물질이 사건지평선을 지나 블랙홀로 빨려 들어갈 때 일부는 에너지로 방출된다. 호킹 박사가 양자역학에서 설명하는 불확정성의 원리에 의해 블랙홀로 빨려들어가는 물질은 어떤 형태로든 에너지를 방출할 것이라고 예측, 계산을 통해 증명한 ‘호킹 복사’인 셈이다. 이 때 블랙홀 주변에서 사건지평선 가까이에 다가간 물질이 방출하는 에너지를 지구 크기만한 거대 망원경 개념으로 구축된 8개의 전파망원경으로 관측한 것이다.

 

블랙홀 주변에 에너지를 방출하는 물질이 많으면 각각의 에너지를 관측해 연결하면 전체적인 사건지평선의 모습을 볼 수 있게 된다. 이 방식으로 M87 중심부 초대질량 블랙홀의 사건지평선 모습을 ‘실루엣’처럼 그려내는 데 성공했다. 블랙홀에서 사건지평선은 우주물리 분야에서 이론적으로 수많은 논문들이 나오며 핵심 쟁점이었다. 수많은 천문학자들과 우주물리학자들이 사건지평선의 존재를 예측했지만 실제로 관측하는 것과 이론적 계산을 통해 입증하는 것은 다르다. 블랙홀이라는 극단적인 물리 현상을 이론이 아닌 직접 본 것이다.

 

또 극단적인 물리 현상에서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성이론이 아닌 새로운 물리법칙이 나올 수 있는 기대감도 커졌다. 남순건 경희대 물리학과 교수는 "일반상대성이론이 우주 초기를 설명하는 '끝판왕'은 아닐 것"이라며 "사건지평선 관측으로 블랙홀 주변의 극단적 현상을 알게 됨으로써 궁극적으로 우주 초기의 빅뱅, 우주의 기원을 풀어내는 새로운 물리법칙을 찾을 수 있는 단서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사건지평선 첫 관측은 어떻게 은하 중심에 블랙홀들이 존재할 수 있을까라는 답을 푸는 데 힌트를 줄 수 있다. 사건지평선의 크기를 알게 되면 블랙홀이 있는 은하 중심부의 질량을 알 수 있다. 블랙홀의 질량은 사건지평선의 크기에 비례하기 때문이다. EHT 프로젝트 연구진은 실제로 M87의 사건지평선이 약 400억km에 걸쳐 드리워진 블랙홀의 그림자보다 2.5배 가량 더 작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블랙홀 질량 크기를 통해 은하 전체의 질량과 나아가 우주에 존재하는 은하의 질량을 알아낼 수 있게 된다.


▲ 두 블랙홀이 병합되는 과정에서 발생한 중력파가 퍼져나가는 모습의 상상도. /미국항공우주국 제공


특히 이번 관측은 2015년 처음으로 검출돼 2016년 공식 발표된 중력파와 함께 우주의 수수께끼를 풀어줄 또다른 열쇠가 될 전망이다. 사건지평선이 단일 블랙홀의 크기를 알아내는 수단이라면, 중력파는 중성자별이 병합하거나 블랙홀끼리 병합하는 과정에서 중력이 우주공간으로 물결처럼 퍼져나가는 파동이다. 오정근 한국중력파연구협력단 박사는 “질량분포함수를 이용해 초대질량 블랙홀이 포함된 은하가 우주 전체에 얼마나 퍼져 있는지 향후 알아낼 수 있는 힌트를 얻을 수 있다”며 “결국 우주 전체 질량이 어떻게 분포돼 있는지, 우주가 어떻게 진화하는지 알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세계 과학사 최초 '실제 블랙홀' 관측 성공
연합뉴스 | 2019-04-10 22:07


▲ 세계 과학사 최초 '실제 블랙홀' 관측 성공 (서울=연합뉴스) 국내 천문학자를 포함한 사건지평선망원경(EHT·Event Horizon Telescope) 연구진은 거대은하 'M87' 중심부에 있는 블랙홀 관측에 성공했다고 10일 밝혔다. EHT는 블랙홀 영상을 포착하기 위해 국제협력을 통해 구축한 지구 크기의 거대한 가상 망원경이다.

/2019.4.10 [Event Horizon Telescope Collaboration 제공]


지구로부터 5천500만 광년 거리… 질량은 태양의 65억배 달해
세계 각지 전파망원경 연결한 '사건지평선망원경 프로젝트' 성과
"일반상대성이론에 대한 궁극적 증명… 천문학 역사상 매우 중요한 발견"

(대전=연합뉴스) 이재림 기자 = 세계 최초로 초대질량 블랙홀 모습이 공개됐다. 국내 천문학자를 포함한 사건지평선망원경(EHT·Event Horizon Telescope) 연구진은 거대은하 'M87' 중심부에 있는 블랙홀 관측에 성공했다고 10일 밝혔다. EHT는 블랙홀 영상을 포착하기 위해 국제협력을 통해 구축한 지구 크기의 거대한 가상 망원경이다. 세계 각지의 전파망원경을 연결하는 방식으로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관측 결과는 이날 미국 천체물리학 저널 레터스(The Astrophysical Journal Letters) 특별판에 6편의 논문으로 발표됐다.


관련 영상은 처녀자리 은하단 중심부에 존재하는 'M87' 중앙 블랙홀을 보여준다. 학술적으로 블랙홀은 빛조차 탈출할 수 없는 강한 중력을 가지고 있다. 이름처럼 흔히 검은 구멍을 상상하지만, 빛까지 흡수하기 때문에 직접 볼 수는 없었다. 그간의 블랙홀 이미지는 이론을 바탕으로 한 예측 모델이다. 사건지평선은 블랙홀 안과 밖을 연결하는 지대를 뜻한다. 블랙홀은 사건지평선 바깥을 지나가는 빛도 휘어지게 만든다. 할리우드 영화 '인터스텔라'에 비슷한 이미지가 표현됐다. 블랙홀 뒤편에 있는 밝은 천체나 블랙홀 주변에서 내뿜는 빛은 왜곡돼 블랙홀 주위를 휘감는다. 왜곡된 빛은 우리가 볼 수 없는 블랙홀을 비춰 윤곽이 드러나게 하는데, 이를 '블랙홀의 그림자'(Black Shadow)라고 부른다.


▲ 대형 블랙홀이 주변의 가스를 빨아들이면서 빛을 방출하는 상상도 [미국항공우주국(NASA) 제공]


연구진은 여러 번의 관측자료 보정과 영상화 작업을 통해 고리 형태 구조와 중심부 어두운 지역, 즉 블랙홀 그림자를 발견했다. M87 사건지평선은 약 400억㎞에 걸쳐 드리워진 블랙홀 그림자보다 2.5배가량 더 작다는 것을 밝혀냈다.


[그래픽] 세계 최초로 관측된 'M87' 블랙홀


EHT 과학이사회 위원장인 네덜란드 래드버드 대 하이노 팔크 교수는 "만약 블랙홀이 밝게 빛나는 가스로 이뤄진 원반 형태의 지역에 담겨 있다면, 그림자 같은 어두운 지역을 만들어 낼 것이라고 예측했다"며 "이 현상은 아인슈타인 일반상대성이론에서 예상한 바지만, 우리가 이전에는 전혀 직접 보지 못한 것"이라고 말했다.

관측에 성공한 블랙홀은 지구로부터 5천500만 광년 떨어져 있다. 질량은 태양의 65억 배에 달한다. 태양 1개의 질량이 지구 33만2천여개 질량과 맞먹는 걸 고려하면 가늠하기조차 어려울 정도다.


▲ 사건지평선망원경 프로젝트 [EHT 홈페이지 캡처]


EHT 프로젝트 총괄 단장인 미국 하버드 스미스소니언 천체물리센터 셰퍼드 도엘레만 박사는 "우리는 인류에게 최초로 블랙홀 모습을 보여주게 됐다"며 "이 결과는 천문학 역사상 매우 중요한 발견이며, 200명이 넘는 과학자 협력으로 이뤄진 이례적인 성과"라고 강조했다. 실제 관측은 2017년 4월 5∼14일 6개 대륙 8개 망원경 참여를 통해 진행했다. 아타카마 밀리미터·서브밀리미터 전파간섭계(ALMA)와 아타카마 패스파인더(APEX), 유럽 국제전파천문학연구소(IRAM) 30m 망원경, 제임스 클러크 맥스웰 망원경(JCMT), 대형 밀리미터 망원경(LMT), 서브밀리미터 집합체(SMA), 서브 밀리미터 망원경(SMT), 남극 망원경(SPT) 등이다. 지구 자전을 이용해 영상을 합성하는 기술이 도입됐다. 1.3㎜ 파장 대역에서 하나의 거대한 규모 망원경이 구동되는 셈이다.


▲ 한국우주전파관측망 개념도 [한국천문연구원 제공]


[그래픽] EHT 과학사 최초 '실제 블랙홀' 관측 성공


EHT의 공간분해 성능은 프랑스 파리의 카페에서 미국 뉴욕의 신문 글씨를 읽을 수 있는 정도라고 한국천문연구원 측은 설명했다. EHT 연구진은 같은 시각에, 서로 다른 망원경을 통해 들어온 블랙홀 전파신호를 컴퓨터로 통합 분석한 뒤 이를 역추적했다. 원본 데이터를 최종 영상으로 바꾸는 데 필요한 연구는 독일 막스 플랑크 전파천문학연구소와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헤이스택 관측소에 있는 슈퍼컴퓨터를 활용했다. 우리나라에선 한국천문연구원·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서울대·연세대 등에서 8명이 프로젝트에 힘을 보탰다. 한국우주전파관측망(KVN)과 동아시아우주전파관측망(EAVN)도 이번 연구에 이바지했다.


한국천문연구원 손봉원 박사는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성이론에 대한 궁극적인 증명"이라며 "그간 가정했던 블랙홀을 실제 관측해 연구하는 시대가 왔음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성과 관련 기자회견은 벨기에 브뤼셀, 덴마크 링비, 칠레 산티아고, 중국 상하이, 일본 도쿄, 대만 타이베이, 미국 워싱턴 DC 등지에서 동시에 이뤄졌다.[walden@yna.co.kr]


'블랙홀의 그림자' 관측 성공… "블랙홀 연구에 새 장 열려"
연합뉴스 | 2019-04-10 22:07


 
▲ 세계 과학사 최초 '실제 블랙홀' 관측 성공(서울=연합뉴스) = 국내 천문학자를 포함한 사건지평선망원경(EHT·Event Horizon Telescope) 연구진은 거대은하 'M87' 중심부에 있는 블랙홀 관측에 성공했다고 10일 밝혔다. EHT는 블랙홀 영상을 포착하기 위해 국제협력을 통해 구축한 지구 크기의 거대한 가상 망원경이다.

/2019.4.10 [Event Horizon Telescope Collaboration 제공]

 

지구 규모 '가상 전파망원경' 활용… "블랙홀 관측 연구 가능"

(서울=연합뉴스) 신선미 기자 = 천문우주 연구에서 가장 유명하지만 실제 모습은 구체적으로 밝혀지지 않은 블랙홀의 '그림자'를 과학자들이 사상 처음으로 관측하는 데 성공했다. 과학적으로 존재한다는 것은 분명히 알지만, 누구도 본 적이 없어 상상의 원천이 돼온 블랙홀을 과학자들이 실제 관측 연구의 영역으로 끌어들인 것이다. 영화 '인터스텔라'에서 주인공은 우주선을 타고 블랙홀 속으로 들어간다. 영화 속 블랙홀은 밝은 빛 가운데 검은 부분이 존재하는 형태로 묘사된다. 그러나 이런 경이로운 모습은 어디까지나 이론을 바탕으로 만든 일종의 '상상도'다. 18세기 블랙홀의 개념이 처음 나온 뒤 지금껏 블랙홀을 관측한 이는 아무도 없었다.


▲ 블랙홀 관측 (PG) [정연주 제작] 사진합성·일러스트
 

'우주의 검은 구멍'으로도 불리는 블랙홀은 중력이 매우 강해 빛조차도 빠져나올 수 없는 천체다. 빛조차 빠져나오지 못한다는 것을 어떤 방법으로도 볼 수 없다는 것, 즉 블랙홀 자체를 보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블랙홀 주변에는 블랙홀의 안과 밖을 연결하는 넓은 경계지대인 '사건의 지평선'(horizon of event)이 있다. 세계 과학자들은 2017년 이 영역을 관측한다는 '사건지평선망원경(EHT) 프로젝트'를 들고 나왔다.


어떤 물질이 사건의 지평선을 지나 블랙홀로 빨려 들어갈 때 일부는 격렬하게 에너지를 방출하는데, 이를 관측하면 사건의 지평선 가장자리를 볼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이다. 다만 이를 관측하려면 지상의 대형 광학망원경이나 허블우주망원경(HST), 대형 전파망원경을 뛰어넘는 아주 높은 해상도를 가진 관측 장비가 필요하다. EHT 연구진은 전 세계에 있는 고성능 전파망원경 8개를 연결해 사실상 지구 전체 규모의 거대한 가상 전파망원경으로 활용, 블랙홀의 사건의 지평선을 관측하는 방법을 고안해냈다.


[그래픽] EHT 과학사 최초 '실제 블랙홀' 관측 성공


EHT를 구성하는 각각의 전파망원경이 동시에 같은 블랙홀을 관측해 보내온 자료를 분석하고 여러 번의 보정, 영상화 작업 등을 통해 EHT 연구진은 지구에서 5천500만 광년 떨어져 있는 은하 M87의 중심부에 있는 블랙홀의 '그림자'를 관측하는 데 성공했다. 블랙홀에 의해 왜곡된 빛이 블랙홀 윤곽을 드러나게 하는데, 이 윤곽 안쪽의 어두운 부분을 '블랙홀의 그림자'라고 한다. 블랙홀의 그림자를 알게 되면 사건의 지평선 크기를 가늠할 수 있고 이를 통해 블랙홀 크기와 질량을 계산하는 것도 가능하다. 더 나아가 블랙홀이 있는 은하 중심부의 질량도 알 수 있게 된다.


이번 연구의 의의는 '블랙홀의 윤곽'을 인류 역사상 처음 관측했다는 데 있다. 변도영 한국천문연구원 박사는 "지금껏 블랙홀을 이론적으로 예상했고 존재에 대해서도 간접적으로 얘기해 왔지만, 블랙홀의 존재를 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같은 기관의 손봉원 박사는 "이 연구 결과는 블랙홀을 실제 관측해 연구하는 시대가 도래했음을 의미한다"고 덧붙였다. 관측 성공은 무엇보다 고해상도의 장비가 있어 가능했다. 블랙홀은 매우 밀집된 천체이므로, 거대질량 블랙홀이라도 지구에서는 볼 때는 하나의 점에 불과할 정도로 작은 크기다. 지구 질량의 블랙홀은 크기가 탁구공의 절반보다 작다.


임명신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교수는 "지구 규모의 전파망원경, 최고의 '돋보기안경'이 있어 아주 멀리 떨어져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며 "짧은 파장을 이용할수록 해상도를 높일 수 있는데, 이것도 관측 성공의 요인이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EHT 프로젝트 총괄 단장인 미국 하버드 스미스소니언 천체물리센터 셰퍼드 도엘레만 박사는 "불과 한 세대 전만 해도 불가능하리라 여겨졌던 일을 이뤄냈다"며 "지난 수십 년간 기술적인 한계를 극복하고, 세계 최고 성능의 전파망원경을 연결해 블랙홀과 사건의 지평선 연구에 새로운 장을 열었다"고 평가했다. [s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