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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애청곡

[추억의 가요] "진주는 천리 길" (1958) - 황금심 노래

잠용(潛蓉) 2019. 7. 28. 15:29


진주는 천리 길(1958)

(일명 은주의 노래)
작사 천봉/ 작곡 한복남/ 노래 황금심
1958년 도미도 레코드사 발매.  


< 1 >
발길을 돌려야할 사랑이었네
상처진 가슴안고 울고갈길을
어이해 내가왔나

진주는천리길


< 2 > 
사랑에 버림받은 서러움속에
오로지 그사람의 행복을빌며
모두가 운명인걸 원망하랴
청춘의 슬픈노래

진주는천리길




영화 진주는 천리길 (1958년. 수도극장 개봉) 

감독 : 정일택 제작사 :  태양영화사 출연 :  김웅,  한미나,  성소민,  양일민,  김정옥


줄거리는 김웅과 한미나는 사랑하는 사이다. 김웅이 청운의 뜻을 품고 서울로 올라가자 한미나도 김웅을 따라서 서울로 올라간다. 그러나 두 사람은 서로 만날 길이 없다. 한미나는 기생이 되고 그 사이에 김웅은 자신의 꿈을 접고 고향인 진주로 되돌아온다. 김웅은 한미나를 찾지만 진주에 없는 그녀를 찾지 못하고 하는 수 없이 다른 여자와 결혼하게 된다. 그동안 돈을 모은 한미나가 찾아온다. 마침 그날은 김웅의 결혼식 날 한미나는 결혼식장 한 모퉁이에서 두 사람의 행복을 빌며 눈물짓는다.


진주는 천리길
경남일보 2015-10-11
이승기 (마산문화원 영화자료관장)



영롱한 보석 진주와 같은 이름을 가진 도시 진주. 진주를 주제로 한 대중가요가 몇 곡 있다. 가장 대표적인 ‘진주라 천리길’은 1942년 이규남이란 가수가 불렀는데, 작사·작곡은 미상이다. 1939년작, 이재호 작곡, 고운봉 노래 ‘남강의 추억’은 남강 촉석루에서의 이별을 아쉬워하는 곡이다. 1950년 남성봉의 ‘쌍가락지 논개’는 논개의 마지막을 애처롭게 그린다. 나훈아의 1971년 노래 ‘진주처녀’는 전형적인 전통가요 곡조와 가사로 노래방에서 제법 애창된다고 한다.

가요 제목과 비슷한 ‘진주는 천리길’이란 영화가 있다. 1958년작, 김웅·한미나 주연이고 정일택 감독이다. 진주의 고급 요정 ‘신미관’에 대학생 딸이 있는데, 부잣집 아들과 사귀는 사이다. 그 딸을 사모하는 청년이 하나 더 있었으니, 그는 고등고시를 준비하는 성실한 고학생이었다. 하지만 딸은 부잣집 아들을 선택해 함께 서울로 떠난다. 이들의 화려한 서울생활은 잠깐 뿐, 남자는 여자를 배신하고 떠나버린다. 여자는 자살을 시도하나 미수에 그치고 낙담에 빠져있던 중 친구의 소개로 요정 ‘등선각’의 기생이 된다.

어느 날 고등고시에 합격한 청년이 찾아와 모든 것을 용서한다고 말하지만 그녀는 거절한다. 유명한 신파조 대사 “저는 화류에 여자, 기생의 자격밖에 없어요.”, “모든 것을 이해할 수 있어! 돌아오면 되는 거야”가 등장한다. 후일 진주로 다시 내려온 딸이 그 청년을 찾아가나 다른 여자와 막 결혼식을 마치고 공회당에서 걸어나오는 모습을 보고 눈물을 짓는다.

이 장면에서 영화의 주제가 ‘금주의 노래’가 흘러나오고 영화는 막을 내린다. ‘반겨줄/님이라서/찾아왔건만/발길을/돌려야 할/사랑이었네/상처난/가슴안고/울고 갈 길을/어이해/내가 왔나/진주는 천리길’. 작사는 ‘릴리리 맘보’로 유명한 부산 출신 천봉이 맡았고, 작곡은 ‘오동동 타령’의 한복남이 담당했다. 노래는 황금심이 불렀다.

주연배우 김웅은 57년 ‘가거라 슬픔이여’를 통해 인기스타가 됐고 80여편의 영화에 출연했다. 여배우 한미나는 흥남 출신으로 월남해 58년 ‘장미는 슬프다’로 데뷔했고 ‘종말 없는 비극’, ‘끝없이 하염없이’에도 주연으로 출연했다. 아쉽게도 이 필름은 현재 유실돼 감상할 수 없다.

이승기 (마산문화원 영화자료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