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정부, 지소미아 종료에 "극히 유감".."믿을 수 없다" 화들짝 (종합2보)
연합뉴스ㅣ2019.08.23. 00:10 댓글 1424개
고노 외무상, 밤늦게 주일한국대사 불러 항의..."극히 유감" 담화 발표
깜짝 놀란 日 정부 "예상 밖의 대응"... 일본, 한국 정부에 항의
방위성 간부 "한국, 무엇을 하려는 건가"..."韓 주장 냉정히 분석"
日 정부 관계자 "일본, 징용문제 자세 못 바꿔"... 아베 총리 '침묵'
일한의원연맹 "내달 한일의원연맹과의 합동총회 연기 검토"
(도쿄=연합뉴스) 김병규 특파원 = 한국 정부가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의 종료를 결정한 것과 관련해 일본 정부가 의외의 결정이라는 반응을 보이면서 "극히 유감"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고노 다로(河野太郞) 외무상은 이날 밤 늦게 남관표 주일 한국대사를 외무성으로 불러 항의한 뒤 "한국 정부에 대해 단호히 항의한다"는 내용의 담화를 발표했다. 그는 이날 오후 9시 30분께 남 대사를 초치(招致, 불러서 안으로 들임)해 지소미아 종료 결정이 안보 환경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결정이라며 항의했다. 고노 대사가 밤 늦은 시간에 남 대사를 초치한 것은 이례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그는 '한국에 의한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 종료 결정에 대해'라는 제목의 담화를 내고 "지역의 안전보장 환경을 완전히 오판한 대응이다. 극히 유감이다"라고 밝혔다. 그는 "협정(GSOMIA) 종료 결정과 일본의 수출관리 운용 수정(무역 규제 강화)은 전혀 차원이 다른 문제다. 한국 정부에 단호히 항의한다"면서 "한국이 극히 부정적이고 비합리적인 행동을 계속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NHK에 따르면 이날 한국 정부의 결정에 대해 일본 정부가 의외의 결정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일본 방위성의 한 간부는 NHK에 "믿을 수 없다. 한국은 도대체 무엇을 하려고 하는 것인가? (일본) 정부도 지금부터 대응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다른 방위성 간부도 "예상 밖의 대응이다. 한국 측의 주장을 냉정하게 분석할 필요가 있다"며 "한국 측은 수출관리의 문제를 이유로 들고 있으니, 정부 전체 차원에서 어떻게 할지 생각해봐야 한다"고 밝혔다.
에토 세이시로(衛藤征士郞) 자민당 외교조사회장은 "한국이 왜 이렇게 초조하게 나오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 관계자는 "유감이지만, 한국 측의 대응이 어떻든 일본은 징용 관련 문제에 대한 자세는 바꿀 수 없다"며 "방위면에서는 미일 간 연대도 있으니 즉시 영향이 나올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지만, 앞으로 방위 당국 간 의사소통이 더 어려워질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일한의원연맹의 간사인 가와무라 다케오(河村建夫) 전 관방장관(자민당)은 다음달 18~19일 개최 예정인 한일의원연맹과의 합동 총회를 연기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일한의원연맹은 한국 의원들과 교류하는 일본 의원들의 단체다. 가와무라 전 관방장관은 "한일 관계를 정상으로 돌려놓을 실마리를 잃어버려 극히 유감이다"며 "지금 상황대로 (합동 총회를) 개최해도 건설적인 대화가 가능할지 모르겠다. 개최를 연기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 한일 갈등·충돌 (PG) [장현경 제작] 일러스트
▲ 주일 한국대사 초치 후 발언하는 日 고노 외무상 (도쿄=연합뉴스) 김병규 특파원 = 고노 다로(河野太郞) 일본 외무상이 22일 남관표 주일 한국 대사를 초치해 한국 정부의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방침에 항의한 뒤 기자들에게 발언하고 있다. /2019.8.22 bkkim@yna.co.kr
▲ 지소미아 종료 결정 보도하는 NHK (도쿄=연합뉴스) 이세원 특파원 = 청와대가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을 연장하지 않기로 결정한 사실이 22일 오후 일본 도쿄에서 NHK를 통해 보도되고 있다. /2019.8.22 sewonlee@yna.co.kr
▲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 연장 여부 보고받는 문 대통령 (서울=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오후 청와대에서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관련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 회의 내용을 보고받고 있다. /2019.8.22 [청와대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 scoop@yna.co.kr
아베 총리는 이날 오후 6시 30분께 총리 관저를 나올 때 기자들이 한국 정부의 지소미아 종료 발표에 대한 일본 정부의 대응을 묻자 한 손을 든 채 답을 하지 않았다고 NHK는 전했다. 교도통신도 지소미아 종료와 관련해 일본 정부 소식통이 "극히 유감"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일본 정부 소식통이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의 파기를 결정한 한국의 대응에 대해 "극히 유감이다"라고 말하며 불쾌감을 표했다고 전했다. 교도통신은 일본 정부가 협정 종료의 의도에 관한 정보 수집과 분석에 서두르고 있다며 한미일 3개국의 대북 연대에 악영향이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미국과의 의사소통을 도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통신은 그러면서 일본 정부 내에서 협정 파기와 관련해 "한국이 실제로 파기를 결정한다면 한일 대립의 영향은 경제 분야에 그치지 않고 안보 분야에 미칠 것"(외무성 소식통)이라는 견해가 많았다며 협정 파기로 인해 일본 측이 강경한 태도를 취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일본 정부 관계자는 "한국이 한일 간 대립을 안전보장 분야로 가져왔다고 말할 수밖에 없다"며 "문재인 정권이 어떻게 하려는 것인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통신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이날 협정 종료 발표에 대해 한국 정부에 항의했다고 외무성 간부가 전했다. 김유근 청와대 국가안보실 1차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정부는 한일 간 지소미아를 종료하기로 결정했으며 협정의 근거에 따라 연장 통보시한 내에 외교 경로를 통하여 일본 정부에 이를 통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bkkim@yna.co.kr]
靑 "美, 지소미아 정부입장 이해" vs 美 "강한 실망감"... 진실은?
뉴스1ㅣ최종일 기자 입력 2019.08.23. 09:23 수정 2019.08.23. 11:15 댓글 7620개
폼페이오 "韓결정에 실망"... 펜타곤 "상호방위와 안보협력 지속돼야"
강경화 외교 "미국측에 소통을 하는 준비들을 하고있다"
(서울=뉴스1) 최종일 기자 = 청와대가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결정과 관련해 미국 측이 우리 정부의 입장을 이해했다고 밝혔지만, 정작 미국 정부에서 우려와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전일(22일) 오후 브리핑에서 "우리의 외교적 노력이 일본 쪽으로부터 반응이 없다면 소위 지소미아의 종료는 불가피하다는 점을 역설했다. 미국은 이번 우리 정부의 결정을 이해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한일관계의 문제로 인해서 한미동맹에 문제가 생긴다면 그것은 우리 안보에 많은 영향을 미칠 것이기 때문에 지소미아와 관련해서는 미국과 거의 실시간으로 우리가 한일과의 소통했던 부분들을 소통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미국에선 청와대의 설명과 다소 거리가 있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캐나다를 방문 중인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한국이 지소미아와 관련해 내린 결정에 실망했다"고 말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우린 (한일) 양국에 각각 계속해서 관여하고 대화를 할 것을 촉구해 왔다"며 "한국과 일본의 공동 이익이 중요하다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고 이는 미국에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우린 한일 양국이 관계를 올바른 곳으로 정확히 되돌리길 바란다"며 "한국과 일본 모두 미국의 훌륭한 파트너이자 친구이고, 그들이 함께 진전을 이룰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미 국방부는 데이브 이스트번 대변인 명의 성명을 통해 "문재인 정부가 지소미아 갱신을 보류한 데 대해 강한 우려(strong concern)와 실망(disappointment)을 표한다"고 밝혔다. 미 국방부는 "우린 다른 영역에서 벌어진 한일관계 마찰에도 불구하고 상호방위와 안보협력은 반드시 온전히 지속돼야 한다고 믿는다"면서 "우린 한일양국과 가능한 분야에서 양자 및 3자 간 방위·안보협력을 계속 추구할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 © News1 이은현 디자이너
▲ 2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서울 겨레하나 '아베에게 군사정보 넘겨줄 수 없다! 한일군사정보협정 파기를 선언하자! 일본대사관 앞 시민촛불발언대'에서 참가자들이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에 환호하고 있다. /2019.8.22/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미 국방부는 이 같은 입장을 내놓기에 앞서 "양국이 입장차를 조속히 해소하기 위해 협력하길 권장한다"고 발표했었지만, 불과 수 시간 만에 '실망' 쪽에 좀 더 무게가 실린 입장을 내놓았다. 이를 놓고 전 외교부 고위인사는 "미국과 소통이 아닌 일방적 의사 전달을 미측이 마지못해 수용한 것을 놓고 청와대가 '이해했다'고 발표한 것일 수 있다"는 취지로 언급했다.
지소미아 파기에 대해선 한미일 3각 공조에 균열이 생기면서 한미 동맹마저 흔들릴 수 있다는 점이 우선적인 우려 사항이다. 그래서 폐기 결정에 앞서 미국을 상대로 한 설득 작업이 중차대하다. 한미일 3각 공조는 미국의 대중국, 동북아시아 전략에서 핵심 요소이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파기 결정이 한미동맹이나 미국의 구상, 그리고 한반도 문제와 연결하지 않고 오로지 일본에 대한 원칙적이고 일관성있는 대응임을 확실히 할 필요가 있다. 분리해서 부정적인 영향을 주지 않은 메시지 관리와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일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한중일 외교장관 회담 후 귀국길에 인천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소미아 파기는 "한미 동맹과는 별개의 사안"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미 동맹은 끊임없이 공조를 강화하면서 발전시켜나갈 것이라는 논의도 함께 있었다"며 "미국측에 소통을 하는 준비들을 하고있다"고 강조했다.
그렇지만 청와대와 정부와 설명과 달리 미국 정부에서 종료 결정과 관련해 불만이 제기되는 만큼 대미 설득 작업이 충분했느냐를 놓고 논란이 예상된다.
보수 성향의 외교 전문가는 "지소미아 파기했다고 해서 미국이 한미 동맹 깨지 못한다. 한국이 우리 편이 아니라고 할 순 없을 것이다"며 "하지만 이번 결정은 미국이 한국을 바라보는 인식이 변하는 중요한 상징적 계기가 될 수 있다. 미국 입장에선 아시아 전략에서 한국은 고려 대상에서 빼야겠구나라고 인식하기 시작할 수 있다"고 말했다.[allday3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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