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여론조사 & 이슈맵] <1> 서울 종로
이낙연 55.3% vs 황교안 30.6%...
이낙연-교통, 황교안-교육 공약에 초점
중앙일보ㅣ김지현 기자 입력 2020.03.17. 03:00 수정 2020.03.17. 03:33 댓글 2580개
《4·15총선까지 남은 시간 한 달. 서울 종로를 시작으로 전국 주요 격전지에 실제 거주하는 지역 주민들의 표심을 여론조사를 통해 미리 들여다봤다. 최근 4년 동안 언론 보도에 등장한 각 선거구의 주요 이슈를 빅데이터로 뽑아 분석한 ‘우리 동네 이슈맵’도 함께 소개한다.》
서울 종로는 주요 선거마다 각 당의 대선 주자급들이 출사표를 내 온 ‘정치 1번지’. 특정 정당의 표밭이라고 못 박기 어려울 만큼 총선 때마다 각본 없는 드라마가 이어져 온 곳이기도 하다. 동아일보가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15일 종로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성인 남녀 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총선에서 양자대결 시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후보에게 투표하겠다는 응답이 55.3%로 미래통합당 황교안 후보(30.6%)보다 24.7%포인트 많았다. ‘잘 모르겠다’는 10.7%였고 ‘투표할 후보가 없다’는 응답이 2.9%였다.
최근 종로 출마를 고민하고 있는 민생당 손학규 의원이 출마하더라도 현 구도는 크게 흔들리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3자 대결 시 이 후보를 뽑겠다는 응답이 54.8%, 황 후보를 뽑는다는 응답은 30.2%, 손 후보를 뽑는다는 응답은 2.2%였다. 이 후보를 뽑겠다는 응답은 연령별로는 40대(67.4%)가 가장 높았다. 직업별로는 화이트칼라(66.0%), 블루칼라(64.5%)에서 높게 지지했다.
반면 황 후보를 뽑겠다는 응답은 연령별로 60세 이상(49.0%)에서 가장 높았다. 이 후보보다 황 후보를 뽑겠다는 응답이 더 높게 나온 것도 60세 이상이 유일했다. 황 후보를 지지하는 직업군은 자영업자(43.0%)와 가정주부(39.7%)가 상대적으로 높았다. 이른바 정권 심판론은 종로에서 정부 지지론보다 상대적으로 낮았다. 총선에서 ‘안정적 국정 운영을 위해 정부 여당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정부 지지론’은 52.1%로 ‘정부 여당을 심판하기 위해 야당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정부 심판론’(30.6%)보다 높았다.
여야의 대표적인 대선 주자가 격돌하는 만큼 이번 총선의 의미에 대해선 ‘지역 일꾼을 뽑는 선거’(42.1%)라는 답과 ‘대선 전초전 또는 여야 승부처’라는 응답(40.3%)이 비슷하게 나타났다. 이와 함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이 지지 후보에 영향을 미쳤다”는 응답은 49.2%로 “영향이 없다”(45.6%)는 응답과 오차범위 이내였다. 영향이 있다는 응답은 여성(55.3%)과 만 60세 이상(58.8%), 황 후보 지지층(66.2%)에서 높았다. 영향이 없다는 응답은 남성(52.1%)과 30대(60.3%), 이 후보 지지층(57.0%)에서 높았다. 종로 구민의 65.7%는 정부의 코로나19 대응에 대해 긍정적(매우 잘하고 있다 30.9%, 대체로 잘하고 있다 34.8%)이라고 답했다. 부정적인 평가는 27.7%였다.
여론조사 결과로는 이 후보가 황 후보를 앞서고 있지만 아직 민심을 단언하긴 어렵다. 독립 선거구로 분구된 1988년 이후 진보진영 후보가 종로에서 승리한 건 노무현 전 대통령(보궐선거)과 정세균 총리가 유일하다. 최근 총선 결과 추이를 보면 종로 선거구는 점차 진보 색채가 짙어지고 있다. 19대 선거 때 △사직동 △삼청동 △부암동 △평창동 △종로1∼4동 5곳에서 승리했던 새누리당은 20대 선거 땐 △사직동 △평창동 두 곳에서만 100표 안팎 차이로 이겼다.
2017년 재개발로 교남동에 들어선 2500가구의 대단지(경희궁자이) 아파트는 이번 총선의 새로운 변수로 꼽힌다. 인접한 무악동에도 경희궁 롯데캐슬, 인왕산아이파크2차 등 재건축 아파트가 들어서면서 2016년 5582명(행정안전부 통계)이던 두 개 동의 20∼40대 인구는 지난해 8437명으로 51.1% 늘었다. 나머지 모든 동과 종로 전체 인구는 감소했다. 이에 맞춰 이 후보와 황 후보도 이 지역을 공략한 대형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이 후보는 아예 경희궁자이에 전셋집을 마련했다. 대표 총선 공약으로 내놓은 ‘신분당선 연장’도 이 일대 교통체증 완화와 역세권 개발 효과를 노린 것으로 보인다. 리얼투데이 장재현 본부장은 “새로 입주한 신축 재개발 아파트 외에도 인근에 재개발이 예정되거나 기대되는 단지들이 많기 때문에 장기적으로도 표심 잡기에 유리한 공약”이라고 평가했다.
이에 맞서 황 후보는 ‘교육권 보장’을 제시했다. 최근 종로 지역 내 인구 감소로 인한 학교 이전 문제가 지역 주요 민원인 점을 감안해 1호 공약으로 초등학교 신설과 대신중고교 존치를 약속했다. 종로에서 경기고를 졸업한 황 대표는 최근 경희궁자이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1976년 경기고를 시작으로 휘문고, 정신여고 등 수많은 명문학교가 종로를 떠났다”며 이같이 밝혔다. 무악동의 한 초등학생 학부모는 “그나마 있는 학교마저 이전할 수 있다는 소문에 이사를 진지하게 고민 중”이라며 “학교뿐 아니라 학원가 형성에도 적극적인 국회의원을 뽑고 싶다”고 했다. [김지현 jhk85@donga.com·강성휘 기자]
[4·15 총선 전장의 아침]
<1>'2022년 대선 전초전' 서울 종로
李 '정치 경험' 풍부·黃 '여론 관심도' 높아...
사활 건 빅 매치
서울신문ㅣ김진아 입력 2020.03.17. 05:06 댓글 12개
[서울신문]4·15 총선은 코로나19 확산으로 대면 선거운동조차 제한돼 ‘깜깜이 선거’가 될 것이란 우려가 크다. 서울신문은 유권자들의 현명한 선택을 돕기 위해 전국 격전지를 중심으로 후보와 선거구에 대한 종합 정보를 소개하는 ‘4·15 총선 전장의 아침’을 16일부터 연재한다. 특히 후보 정보는 정치 경험, 사회 경력, 지역 연고, 관심도, 도덕성 등 5개 분야로 나눠 수치화했으며 이를 한눈에 비교할 수 있도록 ‘능력치 펜타곤 그래프’로 표현했다.
4·15 총선에서 가장 관심이 집중되는 선거구는 2022년 대선의 ‘전초전’과 다름없는 서울 종로다. 여권 대선주자 1위인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장과 야권 대선주자 1위인 미래통합당 황교안 대표가 ‘진검 승부’를 펼치는 곳이다. 둘은 각 당의 총선을 진두지휘하는 선거대책위원장이기도 하다. 인물론에서는 이 위원장과 황 대표 모두 최고 수준을 자랑한다. 이 위원장은 문재인 정부에서 국무총리를, 황 대표는 박근혜 정부에서 국무총리와 대통령 권한대행을 각각 지내는 등 웬만한 정치인들도 따라갈 수 없는 풍부한 경험을 지니고 있다. 또 양 후보 모두 전과 기록이나 성범죄·막말 논란 같은 도덕성 문제를 일으킨 적도 없다.
정치 경험에서는 이 위원장이 황 대표를 앞섰다. 이 위원장은 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후 동아일보에 입사했고 정치부 기자 시절 김대중 전 대통령과 인연을 맺어 정치권에 입문했다. 그는 2000년 새천년민주당 소속으로 고향인 전남 함평·영광에 출마해 국회에 입성했다. 이 위원장은 4선 국회의원과 전남지사를 거쳐 문재인 정부의 첫 국무총리 타이틀을 달았고 1987년 대통령 직선제 도입 이후 최장수 총리가 되며 대선주자 반열까지 올랐다.
▲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장이 16일 서울 종로구 부암동에서 출근하는 시민들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이낙연 후보 캠프 제공
▲ 미래통합당 황교안 대표가 16일 서울 종로구 교남동 거리에서 출근하는 시민에게 인사하고 있다. /황교안 후보 캠프 제공
황 대표는 이 위원장에 비해 정치 경험은 짧지만 공직 경험은 풍부하다. 사시에 합격해 30년간 검찰에 몸을 담은 ‘공안통’으로 박근혜 정부 초대 법무부 장관 자리에 올랐다. 박 전 대통령 탄핵 후에는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으며 보수의 유력 대선주자로 떠올랐고 통합당의 전신인 자유한국당에 입당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당대표로 선출되는 저력까지 보였다. 구글트렌드 분석에 따르면 최근 한 달 사이 여론 관심도는 황 대표가 약간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통합당 공천 문제로 황 대표가 전면에 등장하면서 더 많은 관심을 끈 것으로 분석된다.
두 후보가 맞붙은 종로는 전통적으로 보수 지지세가 강했지만 최근에는 민주당이 우세를 보이고 있다. 단독 선거구로 분리된 13대 총선 이후만 봐도 보수정당은 13~18대 총선까지 연달아 당선자를 배출했다. 하지만 19·20대 총선에서 민주당 정세균 의원이 연달아 깃발을 꽂으며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동별로 보면 20대 총선 기준, 17개 동 대부분에서 민주당이 우세를 보였다. 17개 동 중 정세균 당시 후보는 15개 동에서 승리했고, 새누리당(통합당 전신) 오세훈 후보가 앞선 곳은 사직동과 평창동 2곳뿐이었다. 사직동과 평창동은 종로 내에서 보수 지지세가 가장 강한 곳임에도 정 후보와 오 후보 간 차이는 각각 1.96% 포인트, 0.5% 포인트에 불과했다. 이 위원장과 황 대표 모두 대권주자로서의 미래가 걸려 있는 선거인 만큼 사활을 걸고 선거운동에 임하고 있다. 다만 이 위원장은 공동 상임선대위원장, 황 대표는 총괄선대위원장을 맡아 종로 외에도 전국의 선거를 도와야 한다는 어려움이 있다.
이 위원장 측은 여러 후보의 후원회장을 맡는 등의 방법으로 외곽 지원에 나서는 한편 코로나19로 대면 선거운동에 한계가 있는 점을 감안해 유튜브 채널인 ‘이낙연TV’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이 위원장 측 관계자는 “종로 내에서 선택과 집중을 하기보다는 골고루 한 지역에 세 번씩은 가겠다는 목표로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 보통 출근길 인사로 하루를 시작하는 황 대표는 오전에는 당무를 처리하기 위해 국회를 찾고 오후에는 주로 방역활동과 지역구 내 소상공인 접촉 등에 공을 들이고 있다. 황 대표는 17일부터 자신의 공식 유튜브 ‘황교안오피셜’ 생방송을 진행할 예정이다. 황 대표 측 관계자는 “황 대표는 지역민들이 불안해할 것을 고려해 모든 일정을 비공개로 진행하는 ‘밑바닥 선거운동’을 이어 가고 있다”고 밝혔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이근홍 기자 lkh2011@seoul.co.kr
[총선 D-29 중앙일보 여론조사]
강서을 진성준 49.0%, 김태우 25.9%..청와대 한솥밥 먹던 사이 맞대결
중앙일보ㅣ고정애 입력 2020.03.17. 00:04 수정 2020.03.17. 06:29 댓글 656개
비서관 출신 vs 공익제보 특감반원
정권심판론·지역개발론이 변수
중도 46.8% "총선 여야 백중 승부"
운동권 학생회장 출신으로 ‘86’(80년대 학번 60년대생)그룹의 일원이자 문재인 대통령의 청와대에서 비서관을 지냈다. 한마디로 현 정권의 권력 엘리트다. 상대는 친문(親文·친문재인) 인사에 대한 감찰을 문재인 정부가 무마했다는 의혹을 폭로했다. 현 정권에 맞선 인사다.
서울 강서을에서 펼쳐지는 승부다. 더불어민주당에선 진성준 후보가 나선다. 전북대 총학생회 부회장 출신으로 민주당에서 당료로 잔뼈가 굵었다. 19대 비례대표 의원이었고, 현 정권이 출범한 이후엔 청와대 정무기획비서관을 거쳐 서울시 정무부시장을 지냈다. 문 대통령의 ‘호위무사’로 꼽힌다. 20대 총선 때 이곳에서 낙선했으니 재도전인 셈이다. 미래통합당에선 진 후보에게 대항하는 콘셉트의 인물을 찾아냈다. 검찰 수사관 출신의 김태우 후보로, 현 정부의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 감찰 무마 의혹과 환경부 블랙리스트 사건 등을 폭로한 공익제보자다. 불출마 선언을 한 김성태(3선) 의원을 대신해 정치 신인을 내세운 것이다.
현재 판세는 진 후보의 우위다. 중앙일보가 입소스에 의뢰해 11일부터 양일간 서울 강서을의 18세 이상 50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진 후보(49.0%)가 김 후보(25.9%)를 23.1%포인트 차로 앞섰다. 진 후보는 40대(65.8%)와 적극 투표 의향층(54.4%), 진보(76.6%)에서 강했고 김 후보는 60세 이상(44.5%)과 보수(63.0%)에서 강세였다. 당선 가능성도 진 후보(46.4%)가 김 후보(21.9%)를 멀찌감치 따돌렸다.
다만 전국 승부엔 다소 유보적이었다. 이번 총선에서 민주당의 승리(34.1%)를 예상하는 답변이 많았으나 ‘비슷할 것’(32.9%)이란 의견도 못지않았다. 통합당이 이길 것이란 답변은 21.4%였다. 특히 중도에선 절반(46.8%)이 양당의 백중세를 예견했다. 이번에 조사한 8곳(서울 종로·광진을·강서을·구로을·동작을·송파을, 고양정·청주흥덕) 중에서 가장 높은 응답률이다. 나머지 7곳은 31.3~42.4%였다. 중도가 어디로 쏠리느냐에 따라 판이 흔들릴 수 있다는 의미다. 실제 강서을의 역대 선거가 그래왔다. 민주당세가 강했지만 ‘바람’이 불 때는 때때로 보수 정당 소속의 당선자를 내기도 했다. 2008년으로 이른바 ‘뉴타운’ 바람이 불 때 김성태 의원이 처음으로 배지를 단 게 그 예다.
지역구 사정을 잘 아는 인사는 “서울 임대단지의 24%가 있을 정도로 강서는 서민 주거지다. 중도층의 심리에 따라 결과가 (여야를) 오간다”며 “이번 선거에서도 정권심판론이 얼마나 강하냐가 변수일 것”이라고 전했다. 또 다른 변수는 지역 개발에 대한 기대심리다. 서울의 마지막 노른자위 땅으로 불리는 마곡지구가 강서갑·을에 걸쳐 있다. [고정애 정치에디터 ockham@joongang.co.kr]
■ 어떻게 조사했나
「 이번 조사는 중앙일보가 입소스에 의뢰해 지난 11~12일 서울 강서을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남녀 유권자 503명을 대상으로 무선 가상번호(80.1%)에 유선 임의전화걸기(RDD, 19.9%)를 결합한 전화면접조사 방식으로 진행했다. 유ㆍ무선 평균 응답률은 12.6%다. 2020년 2월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기준으로 지역ㆍ성ㆍ연령별 가중값을 부여했고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서 ±4.4%포인트.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www.nesdc.go.kr)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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