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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총선

[몰표로 심판하자] '동물국회' 다시 보지 않고 '일하는국회' 만드는 마지막 기회

잠용(潛蓉) 2020. 4. 13. 08:10

난장판 동물국회 선거법 본회의 통과
국민일보ㅣ2019-12-28 04:00/수정 : 2019-12-30 13:42

 

▲ 문희상 국회의장이 27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자유한국당 심재철 원내대표 등 한국당 의원들의 격렬한 반발 속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선거법 처리 과정에서 한국당 의원들이 몸으로 막으며 '동물국회'가 재현되자 문 의장은 질서유지권을 발동시켰다. /최종학 선임기자


내년 총선 준연동형 비례제 첫 도입… 한국당 의장석 점거하며 거센 반발
준연동형 비례제 도입을 골자로 하는 공직선거법 개정안이 27일 자유한국당의 격렬한 반대 속에 본회의를 통과했다. ‘4+1’(더불어민주당·바른미래당 당권파·정의당·민주평화당+대안신당) 협의체가 마련한 수정안이 통과되면서 내년 4월 총선은 지역구 253석과 비례대표 47석 현행대로 치러지되, 비례대표 30석에 한해 50% 연동률을 적용하게 된다. 또 만 18세 유권자들이 참여하면서 향후 선거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날 통과된 법안은 4+1 협의를 거치며 지난 4월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에 지정됐던 원안에서 대폭 후퇴했다. 당초 원안은 지역구 225석과 비례대표 75석에 50% 연동률을 적용하는 것이었으나, 각 당의 이해관계가 얽히며 내용이 달라졌다. 이에 반발한 한국당은 ‘비례한국당’을 창당하겠다고 밝힌 상황이라 향후 후폭풍이 적잖을 전망이다.

 

마지막날 본회의에서 통과되기까지도 우여곡절을 겪었다. 법안 처리 과정에서 심재철 원내대표 등 한국당 의원들이 의장석을 점거하고 몸으로 막아서면서 국회선진화법 도입 이후 잠잠했던 국회가 또 다시 난장판 동물국회를 재현했다. 한국당 의원들은 이날 오후 2시 55분, 본회의 개의 직전 ‘대한민국을 밟고 가라’, ‘공수처법 연동형 비례대표제 절대 반대’ 등의 현수막을 펼쳐놓고 농성에 돌입했다. 한국당은 이날 본회의가 임시국회 첫 회의라 회기 결정 안건을 가장 먼저 처리해야 하는데 문 의장이 선거법을 첫 번째 안건으로 올렸다며 강하게 항의했다.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심재철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와 만나 본회의 안건을 두고 논의했지만 끝내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문 의장이 4시30분쯤 본회의장에 입장해 의장석에 오르려고 하자 한국당 의원들이 몸으로 막아섰다. 한국당 의원들의 반발에 문 의장은 잠시 뒷 자리로 물러섰고, 질서유지권을 발동시켰다. 문 의장은 한 시간쯤 뒤인 5시35분 국회 경위들의 도움을 받아 의장석에 착석했다.

 

한국당 의원들은 “문희상 역적”, “선거법 날치기” 등의 구호를 외치며 강력히 항의했으나 회의 진행을 막지 못했다. 이 과정에서 한국당 의원들은 인간 장벽을 쌓고, 몸싸움을 벌였다. 민주당 의원들은 “선진화법 위반”, “의사진행 방해”라며 맞섰다. 한국당은 선거법 표결 방식을 무기명 투표로 바꾸자는 안건도 제안했으나 수적인 열세 때문에 효과를 보지 못했다. 결국 한국당의 거센 반발 속에서 5시46분 표결에 부쳐졌고, 재석 167명, 찬성 156명, 반대 10명, 기권 1명으로 가결됐다. 심재철 원내대표는 문 의장 옆에서 “이게 뭡니까, 선거법 날치기하는 거예요 지금”이라고 외치며 거세게 항의했다. 쏟아지는 한국당 의원들의 비난과 막말을 듣던 문 의장은 “하루에도 열두 번씩 죽는다. 이미 죽었다. 허깨비만 남고 알맹이는 다 없어졌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날 본회의에선 선거법에 이어 28일까지 임시회 회기를 제한하는 회기 결정의 건도 가결됐다. 또 여야간에 쟁점이 없었던 양심적 병역거부에 따른 대체복무제 도입을 위한 법안 및 병역법 개정안과 ‘포항지진의 진상조사 및 피해구제 등을을 위한 특별법’ 제정안도 통과됐다. 그동안 처리되지 못했던 예산부수법안 20개도 한국당 의원들이 전원 퇴장한 가운데 처리됐다. 문 의장은 이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법을 상정했고, 한국당은 예고한대로 필리버스터에 들어갔다.  [김나래 신재희 기자 narae@kmib.co.kr]

 

千態萬象" - 윤수현 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