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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재앙

[제주관광] 관광객 발길 끊긴 제주... 업계 줄도산 우려

잠용(潛蓉) 2020. 5. 20. 09:49

관광객 발길 끊긴 제주.. 업계 줄도산 우려
세계일보ㅣ임성준 입력 2020.05.19. 19:43 댓글 2904개

 

▲ 19일 국내 최초로 ‘성(性)’을 주제로 2004년 제주 제주시 연동에 개장한 야외조각공원인 ‘제주러브랜드’ 주차장이 텅 비어 있다. /제주=임성준 기자

 

코로나 직격탄 / 4월까지 누적 290여 만명 그쳐 / 2019년 동기비 180만명 줄어 충격 / 고용유지지원금으로 겨우 버텨 / 6월도 장마철 등 전망 불투명 / 지원 끊기는 하반기 고통 배가
“문을 열수록 적자입니다. 인건비 지출을 감당하지 못해 더는 버티기 힘듭니다.”
국내 최초로 ‘성(性)’을 주제로 제주 제주시 연동 3만2320㎡에 들어선 야외조각공원과 미술관인 ‘제주러브랜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 신음이 깊다. 국내 유명 조각가들이 공원 조성에 참여해 2004년 개관한 이곳은 제주의 대표적 야간 관광지로도 인기를 끌면서 2010년 한 해 70만명까지 찾았다. 하루 평균 2000명가량 방문하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하루 유료 입장객은 40∼50명에 그치고 있다.

 

올해 들어 누적 입장객 수는 지난해보다 80% 감소했다. 러브랜드는 자구책을 마련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달 말 정규직원 10여명 모두 퇴사하고 필수직원을 아르바이트생으로 대체해 운영하기로 했다. 업종 변경마저 고민하고 있지만 녹록지 않다. 업체 관계자는 “코로나19 여파로 관광객 선호 활동이 다시 자연을 즐기는 쪽으로 바뀌면서 테마파크 등 사설 관광지를 찾는 발길이 거의 끊겼다고 보면 된다”며 “지역민을 상대로 하는 체육시설업으로 업종을 바꿔보려고 하지만 인허가를 다시 받고 착공하기까지 1년 넘게 걸린다고 한다”며 한숨을 지었다.

 

▲ 사진=뉴스1


이처럼 제주 관광업계는 휴·폐업이 속출하는 등 참담한 지경이다. 고용유지지원금으로 버티고 있지만, 최대 6개월의 지원이 끝나는 하반기에 줄도산 사태가 우려된다. 19일 제주도관광협회에 따르면 4월 중 제주를 찾은 관광객은 54만2258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29만8026명에 비해 58.2% 감소했다. 외국인 관광객 수는 13만9360명에서 1159명으로 99.2% 줄었다. 올해 들어 4월 말까지 관광객은 290만여명으로 지난해 동기 470만여명에 비해 무려 180만명 정도 줄었다. 누적치 관광객 감소율은 2월 16.2%에서 3월 30.7%, 4월 38.3% 등으로 확대됐다. 4월 중 여행사를 통한 패키지 관광은 97% 감소했다.

 

코로나19로 사실상 봄 성수기가 실종된 것이다. 다음달에도 연휴 없는 장마철이 이어지는 데다 현재로서는 여름 성수기 회복세도 불투명해지면서 업계 경영난이 심화할 전망이다. 경영난 악화를 견디다 못해 문을 닫거나 휴업하는 숙박·여행시설도 잇따르고 있다. 지난달에만 생활숙박시설 3곳을 비롯해 휴양펜션과 일반숙박시설 각 1곳, 농어촌민박 57곳 등이 폐업했다. 여기에 관광숙박시설 2곳과 유스호스텔 3곳이 휴업에 들어갔다.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휴·폐업 관광숙박시설은 모두 11곳으로 늘었다. 지난해 4곳에 비해 갑절 이상 많다. 여행사 역시 올 들어 31곳이 문을 닫은 것으로 파악됐다. 코로나19 쇼크로 한계상황에 부닥친 업계 분위기를 보여준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생사기로에 섰다”며 “이대로라면 고용유지지원금마저 끊기는 하반기에는 문을 닫는 회사가 더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제주관광진흥기금 지원신청 결과 여행업체의 경우 도내 1108곳 중 346곳(31%)만 신청했다. 영세 사업자가 많아 담보나 보증이 포화하거나 다른 기금 지원이 중복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휴폐업을 고려해 신청을 포기한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4월 중 제주지역 서비스업 취업자 수는 1만7000명 감소해 2013년 집계 이후 최대 감소 폭을 기록했다. [제주=임성준 기자 jun2580@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