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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일· 민주화

[이용수]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 2차 기자회견

잠용(潛蓉) 2020. 5. 26. 07:08

이용수 할머니 "윤미향 따라 30년... 횡령 더 많을 것"
SBSㅣ홍영재 기자 입력 2020.05.25. 20:12 수정 2020.05.25. 21:54 댓글 8895개

 

 

1시간 울분 토로... 윤미향은 불참

<앵커> 윤미향 민주당 당선인과 정의기억연대에 대한 문제를 처음 제기한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가 오늘(25일) 두 번째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이 그동안 모금 활동에 이용돼 왔다며 윤미향 당선인은 죄가 있으면 벌을 받아야 한다고 했습니다. 또 최근 의혹이 불거진 안성 쉼터나 후원금 문제는 자신도 알지 못했던 거라며 검찰 수사로 밝혀져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우선 홍영재 기자가 오늘 기자회견 주요 내용 정리해드립니다.

<기자> 1차 기자회견 뒤 18일 만에 열린 2차 회견은 회견 장소가 찻집에서 호텔로 두 차례 바뀌며 예정보다 40분 늦게 시작됐습니다. 휠체어를 타고 부축을 받으며 회견장에 들어선 이용수 할머니는 1시간 동안 격정적인 목소리로 기자회견을 이어갔습니다. 이 할머니는 먼저 지난 7일 첫 회견 이후 안성 쉼터와 후원금 등 윤미향 당선인과 관련해 알지 못했던 많은 의혹이 불거졌다며 수사로 밝혀져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용수/ 위안부 피해 할머니 : 많이 생각도 못하는 것이 나왔습니다. (그것은) 검찰에서 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면서 정대협이 각종 모금 활동 등에 위안부 할머니들을 동원했고 기부금 횡령 의혹은 더 많을 것이라는 주장도 덧붙였습니다.

[이용수/ 위안부 피해 할머니 : '배가 고픈데 좀 맛있는 거 사줘'(라고) 하니까, '돈 없습니다'(라고 했습니다.) 그래도 모르고 쭉 30년을 여기까지 나왔습니다.]
그러면서도 위안부 인권운동 자체를 없애자는 것은 아니라며 일본의 사죄와 배상을 받으려면 적폐를 없애고 방식 등을 바꿔야 한다고 제언하기도 했습니다. 오늘 기자회견에 윤 당선인이 참석할지 큰 관심이 쏠렸지만, 윤 당선인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습니다. (영상취재 : 주용진·최대웅, 영상편집 : 이승진)

 

정신대와 위안부, 어떤 차이?... "노동부대와 성 노예로 달라"
뉴시스ㅣ이기상 입력 2020.05.25. 21:07 수정 2020.05.25. 21:08 댓글 1222개

 

[대구=뉴시스]이무열 기자 =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여성인권운동가 이용수 할머니가 25일 오후 대구 수성구 인터불고호텔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0.05.25. photo@newsis.com

 

"정신대 할머니 모임이 위안부 왜 이용하나"
이용수 할머니 지적에 정신대·위안부 논란
전문가 "90년대까지 두 피해자 구분 안돼"
"피해자 증언 없고, 관련 학술자료도 부족"
"정대협 결성 때도 두 피해자 구분 모호해"

[서울=뉴시스] 이기상 기자 = 위안부 피해자들이 정신대 피해자를 위한 단체인 '한국정신대대책협의회'(정대협)에 이용 당했다는 취지의 이용수(92) 할머니의 발언과 관련, 그 동안 위안부와 정신대 구분이 모호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위안부 피해자인 이용수(92) 할머니는 25일 오후 대구 수성구 만촌동 인터불고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정신대는 공장에 갔다 온 할머니들"이라며 "공장에 갔다 온 할머니하고 위안부하고는 많이 다르다"고 말했다. 이어 정대협을 두고 "정신대 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이, 이 위안부를 정신대 할머니와 합의해서 쭉 이용해 나갔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정신대 문제만 하지 저거가 무슨 권리로 위안부 피해자를 만두의 고명으로 사용했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할머니 말대로 사실 위안부와 정신대는 다른 개념이다. 정신대는 일제강점기 '여자정신근로령'에 의해 조직됐는데, 남성 노동력이 부족해지면서 일제가 수십만 명에 달하는 미혼여성을 국내외 군수공장 등에 강제 취역시키면서 지칭한 용어다. 정신대는 민간인 노동부대에 가까워 성 노예로 피해를 입은 위안부 제도와는 다르다. 하지만 정신대와 위안부가 명확히 구분되기 시작한 지는 얼마 되지 않았다. 서울대 역사교육과 김태웅 교수는 "초창기에는 활동가도 역사가도 위안부와 정신대를 구분하지 못했다"면서 "피해자가 나오지 않았고 학술연구도 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정확하지는 않지만 90년대 말이 지나서 피해 당사자 증언이 나오면서 정신대와 위안부가 구분되기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다만 '정신대에 끌려갔다 위안부가 됐다' 등의 증언이 나오면서 두 가지가 제대로 구분되지 않는 지점도 있다.

한편 정대협이 정신대 피해자를 위한 단체라는 주장은 오해라는 지적도 나온다. 정대협이 위안부와 정신대가 명확히 구분되기 이전에 결성됐기 때문이다. 실제로 정대협은 1991년 8월 김학순 할머니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위안부' 피해자라고 증언하기 전인 1990년에 결성됐다.

한편, 정대협은 1988년부터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제기해 오던 37개 여성단체가 연합해 1990년 11월16일 결성됐는데, 이 당시만 해도 정신대와 위안부가 뚜렷이 구별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정대협이 정신대라는 이름을 썼지만 처음부터 위안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조직된 단체라는 얘기다.

☞공감언론 뉴시스 wakeup@newsis.com

 

이용수 할머니 "정대협이 위안부 피해자 이용한 것 용서 못해"
연합뉴스ㅣ김철선 입력 2020.05.25. 20:04 수정 2020.05.25. 20:25 댓글 6869개

 

 

할머니 기자회견 발언에 '설명자료' 배포... 증언집 출간 경위 해명
(서울=연합뉴스) 김철선 기자 = 정의기억연대(정의연)는 25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92) 할머니의 기자회견에 대해 구체적 입장 표명 없이 "마음이 아프다"고 밝히고, 이용수 할머니의 일부 발언에 대한 '설명 자료'를 언론에 배포했다. 정의연은 "오늘 기자회견을 안타까운 심정으로 지켜봤다. 마음이 아프다"며 "30년간 운동을 함께 해왔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의 기자회견에 대해 입장을 내는 것은 적절치 않은 것 같다. 다만 몇 가지 부분에 관해 설명 자료를 낸다"고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용수 할머니는 "30년 동안 이용만 당했다"며 정의연과 그 전신 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 더불어민주당 윤미향 국회의원 당선인(전 정의연 이사장)을 비판했다. 이용수 할머니는 "(정대협은) 할머니를 앉혀서 증언을 한 번 받은 적이 없다. (19)93년도부터 책을 6천500원에 파는 것을 봤다. 그래도 몰랐다"고 말했다.

 

▲ 자회견장 떠나는 이용수 할머니 (대구=연합뉴스) 김현태 기자 =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92) 할머니가 25일 오후 대구 수성구 만촌동 인터불고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끝내고 회견장을 떠나고 있다. /mkht@yna.co.kr

 

▲ 25일 오전 문닫힌 정의연 사무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여기서 '책'이란 정대협 등이 발간한 '강제로 끌려간 조선인 군 위안부들: 증언집'을 가리킨 것으로 해석된다. 이에 대해 정의연은 증언집 발간 경위를 설명하고, 이용수 할머니의 증언 역시 위안부 피해자 증언집인 '강제로 끌려간 조선인 군 위안부들' 1집에 수록돼 있다고 해명했다. 정의연은 "'한국정신대연구회'(이후 한국정신대연구소) 연구원들이 참여해 증언 채록을 진행했고, 정대협과 한국정신대연구소 공동저작물로 증언집을 출간했다"며 "당시 증언집은 피해자의 존재를 알리고, '증거 문서 부재'를 이유로 불법성을 부인하는 일본 정부에 대한 가장 강력한 증거자료였다"고 주장했다.

 

당시 증언집 출간에는 정대협 초대대표를 맡은 윤정옥 이화여대 명예교수와 정진성 서울대 명예교수 등이 참여했다고 정의연은 설명했다. 정의연은 "피해자의 증언을 부정하려는 일본 우익과 역사부정주의자들로부터 가장 많이 공격받았던 분이 바로 이용수 할머니였다. 그래서 오늘 기자회견이 특히 더 마음이 아프게 다가왔다"며 "가해자에 맞서며 피해자의 증언 일부가 변화하기도 했지만, 일본군 '위안부'로서 겪어야 했던 피해의 본질적 내용은 결코 변한 적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오늘 할머니께서 세세하게 피해를 말씀하신 것으로 안다. 가해자들이 하루빨리 자신들의 범죄사실을 인정하고, 법적 책임을 이행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인권과 명예가 훼손당하지 않는 날이 올 수 있도록 더욱 최선을 다해 활동하겠다"고 다짐했다. [kcs@yna.co.kr]


[전문] 이용수 할머니 2차 기자회견문

“그동안 일궈온 투쟁 성과 훼손되면 안된다”
한겨레ㅣ2020-05-25 16:44수정 :2020-05-25 21:37

 


▲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이자 여성인권운동가인 이용수 할머니가 25일 대구 수성구 만촌동 인터불고 호텔에서 2차 기자회견을 열고 발언하고 있다. /공동취재 사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로서 인권 운동에 앞장서온 이용수(92) 할머니가 25일 2차 기자회견을 열어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정의기억연대의 전신)에서 ‘위안부’(피해자)를 이용한 것은 도저히 용서 못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의연은 회견 뒤 “30년 운동을 함께 해왔던 피해자의 기자회견에 대해 입장을 내는 것은 적절치 않은 것 같다. 가해자들이 하루빨리 자신들의 범죄 사실을 인정하고 법적 책임을 이행하여 더이상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인권과 명예가 훼손당하지 않는 날이 올 수 있도록 더욱더 최선을 다해 활동하겠다”고 밝혔다.

이 할머니는 이날 대구 수성구 인터불고 호텔에서 지난 7일 기자회견 이후 18일 만에 2차 기자회견을 열고 “정대협이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을 고생시키고 끌고 다니면서 이용해먹고, 묘지에 가서 눈물을 흘린다. 그것은 가짜 눈물이다”라며 이렇게 말했다.

정대협 전 대표인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당선자를 향해선 “사리사욕을 챙겨서 마음대로 국회의원 비례대표도 나갔다”며 “제가 무엇을 용서하겠는가? 재주는 곰이 넘고 돈은 사람이 챙긴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이 할머니는 정의연과 윤 당선자를 둘러싼 각종 회계 의혹에 대해서는 “검찰에서 (수사)할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윤 당선자는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하지 않았다.

 

이 할머니는 이날 사전에 준비해온 기자회견문도 배포했다. 이 할머니는 회견문에서 “저를 비롯한 ‘위안부’ 피해자들의 명예회복과 일본의 사죄와 배상 및 진상 공개와 그동안 일궈온 투쟁의 성과가 훼손되어서는 안 된다는 두가지가 꼭 지켜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할머니는 이어 ‘시민 주도 방식’, ‘30년 투쟁의 성과 계승’, ‘과정의 투명성 확보’, 세가지 원칙을 강조하면서 “이 운동이 시민들의 지지와 성원으로 성장해온 만큼 시민의 목소리를 모아가는 과정이 필요하다. 이번 사태를 기점으로 개방성과 투명성에 기반한 운영 체계를 갖추기 위한 논의가 이뤄지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하는 이 할머니가 사전 작성한 회견문 전문이다.

 


[기자회견문 전문]

 

저는 위안부였습니다.

그냥 위안부가 아니라 일제강점기, 일본군의 대만 주둔 가미가제 특공대의 강제 동원 위안부 피해자였습니다.

해방 이후 그 누구에게도 밝히지 못했던 제 삶의 상처를 대중에게 공개했던 것이 1992년 6월 25일입니다. 차마 용기를 내기가 어려워 제 자신이 아니라 친구의 이야기인 것처럼 당시 정대협에 거짓으로 피해를 접수했었습니다.

이후 1992년 6월 29일 수요집회를 시작으로 당시의 참상과 피해, 그리고 인권유린을 고발하고, 우리 인류에게 다시는 이러한 일들이 반복되지 않도록 다른 피해 할머니들과 함께 문제 해결과 인권 운동을 시작했습니다.

서로 간 존재도 몰랐던 우리 피해 할머니들은 각자 겪은 참상과 인권유린을 이야기하며 부둥켜안고 눈물로 아픔을 함께 했었습니다.

이렇게 시작한 위안부 피해자 문제 해결을 위한 투쟁이 30년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이 투쟁을 통해 손가락질과 거짓 속에 부끄러웠던 이용수에서 오롯한 내 자신 이용수를 찾았습니다. 먼저 가신 피해자 언니들과 함께 이 문제를 저 이용수가 꼭 해결하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양국 정부의 무성의와 이리저리 얽힌 국제 관계 속에서 그 결실은 아직도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저는 지난번 기자회견과 입장문을 통해 지금까지 해 온 방식으로는 문제의 해결은 여전히 요원하다는 말씀을 감히 국민 여러분께 말씀드리며, 앞으로 개선해야 할 것들에 대해 말씀드렸습니다.

그렇지만 제 기자회견 이후 전개되고 있는 상황은 제가 기대하거나 예상했었던 상황은 아니었습니다.

30년 동지로 믿었던 이들의 행태라고는 감히 믿을 수 없는 일들이 계속 드러나고 있는 상황에서 저는 당혹감과 배신감, 분노 등 여러 가지 감정을 느꼈습니다.

하지만, 저는 두 가지는 꼭 지켜져야 한다는 생각으로 이번 기자회견을 준비했습니다. 저를 비롯한 위안부 피해자들의 명예회복과 일본의 사죄와 배상 및 진상의 공개, 그리고 그동안 일궈온 투쟁의 성과가 훼손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제가 위안부 피해자라는 사실을 고백한 후, 참 힘든 세월을 지내왔습니다만 그럼에도 저는 이 길을 지키기 위해 마음을 부단히 다잡아 왔습니다.

그래서 오늘, 이 자리에서 국민 여러분들께 부탁 아닌 부탁 말씀을 드리고자 합니다.

저는 현재 드러난 문제들은 우리 대한민국이 그동안 이뤄온 시민의식에 기반하여 교정되고 수정되어 갈 거라는 믿음을 갖고 있습니다. 우리는 미래로 향하는 발걸음을 멈추지 말아야 합니다.

그러한 길에 ‘시민 주도 방식’, ‘30년 투쟁의 성과 계승’, ‘과정의 투명성 확보’ 3가지 원칙이 지켜지는 전제하에 향후 제가 생각하는 활동 방향을 몇 가지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첫 번째, 위안부 피해자 문제 해결을 위한 방안이 조속히 나와야 한다는 것입니다. 오랜 세월 가까운 가족에게조차 피해 사실을 밝히지 못했던 많은 피해자들의 명예를 회복할 수 있는, 현실적이고 실현 가능한 방안을 한일 양국 정부와 시민사회가 책임성을 갖고 조속히 같이 머리를 맞대고 만들어 내야 한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두 번째, 지난번 입장문에서도 말씀드렸지만, 한일 관계의 미래지향적 발전을 위한 구체적 교류 방안 및 양국 국민들 간 공동행동 등 계획을 만들고 추진해 나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세 번째, 한일 양국을 비롯한 세계 청소년들이 전쟁으로 평화와 인권이 유린됐던 역사를 바탕으로 인류가 나아가야 할 길을 함께 고민하고 체험할 수 있는 평화 인권 교육관 건립을 추진해 나갔으면 합니다.

네 번째,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해 전문적인 교육과 연구를 진행하고 실질적인 대안과 행동을 만들어 낼 수 있는 기구를 새롭게 구성하여 조속히 피해 구제 등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다섯 번째, 앞서 말씀드린 것들이 소수 명망가나 외부의 힘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그동안 정대협과 정의연이 이뤄온 성과를 바탕으로 우리 국민의 힘으로 새로운 역량을 준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여섯 번째, 이번 사태를 기점으로 개방성과 투명성에 기반한 운영 체계를 갖추기 위한 논의가 이뤄지길 바랍니다. 사업의 선정부터 운영 규정, 시민의 참여 방안, 과정의 공유와 결과의 검증까지 누구라도 고개를 끄덕일 수 있도록 깊은 논의가 이뤄지길 기대합니다.

마지막으로 말씀드릴 것은, 그동안 이 운동이 시민들의 지지와 성원으로 성장해 온 만큼 시민의 목소리를 모아가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를 비롯한 활동가, 그리고 국민 여러분 모두가 현재 상황을 어떻게 풀어내야 할지 당혹스러우리라 생각합니다. 저는 투쟁 과정의 문제들이 공론화되길 기대했던 것인데, 여러 가지 문제가 드러나면서 그 과정이 복잡해질 듯합니다. 제겐 운동 과정에서 많은 도움을 주셨던 여러분들이 계십니다. 먼저 한 발을 내디뎌 새로운 길을 열어오신 분들께서 밝은 지혜로 시민과 함께 문제를 풀어낼 수 있도록 도움 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저는 올해 93세입니다. 제게 남은 시간은 별로 없습니다. 어떤 이익을 기대하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피해자들의 의지와 무관하게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서 무력하게 당해야 했던 우리들의 아픔이 다시 반복되지 않도록, 그리고 미래 우리의 후손들이 가해자이거나 피해자가 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지금 모두가 걱정하고 있는 코로나19바이러스에 대응하는 대한민국 국민은 이미 새로운 길을 만들어나가고 있습니다. 과거와 현재와 미래가 함께 그 길을 닦아나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 어느 길에도 오르막과 내리막은 함께 합니다. 중요한 것은 한 걸음이라 생각합니다. 우리를 위한 모두의 한 걸음을 이제 국민들이 함께 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여성인권운동가 이용수 드림


[대구 /강재구 기자 j9@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