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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생태·건강

[게놈 분석] 한국인 유전체 서양인과 3902만 개 다르다

잠용(潛蓉) 2020. 5. 28. 09:24

한국인 게놈 전체 분석해보니... 서양인과 3902만개 유전체 다르다
서울신문ㅣ유용하 입력 2020.05.28. 03:01 댓글 244개


암 비롯 각종 건강지표 표시하는 한국인 특유 467개 유전자 변이 발견
[서울신문] 한국인 약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유전체(게놈) 빅데이터가 구축됐다. 이번 게놈 빅데이터에 따르면 서양인과 한국인은 3902만개 정도의 유전체가 다른 것이 확인됐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 게놈산업기술센터(KOGIC), 게놈연구재단(GRF) 게놈연구소(PGI), 바이오벤처기업 클리노믹스, 울산대 의대, 울산병원, 영국 케임브리지대, 미국 뉴멕시코대, 뉴멕시코대 통합암센터, 하버드대 의대 공동연구팀은 한국인 1094명의 전장 게놈과 건강검진 정보를 통합 분석한 ‘한국인 1천명 게놈’(Korea1K) 프로젝트 결과를 기초과학 및 공학 분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즈’ 28일자에 발표했다.

 

이번 결과는 한국인의 유전적 다양성을 지도화시키기 위해 2015년부터 시작된 ‘울산 1만명 게놈사업’ 중 첫 번째 성과로 올해 말까지 1만명 게놈 데이터가 추가로 확보될 계획이다. 연구팀에 따르면 2003년 미국과 영국에서 완성된 인간참조표준게놈지도, 흔히 표준게놈이라고 불리는 것과 비교한 결과 3902만 5362개의 변이가 발견됐다. 한국인 1000명의 게놈이 인간표준게놈과 약 4000만개가 차이를 보인다는 설명이다. 특히 이번에 발견된 변이들 중 34.5%는 한국인에게서만 발견되는 독특한 변이라고 연구팀은 밝혔다.

 

한국인만의 독특한 유전적 변이와 기능, 역할을 잘 설명하기 위해서는 방대한 게놈 빅데이터가 필요하다. 이번에 구축된 게놈데이터 역시 이를 위해 구축된 것으로 특히 한국사람들이 잘 걸리는 암과 관련한 유전적 변이 예측에 유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은 기존 한국인 위암 환자의 게놈데이터를 이번에 구축한 게놈 데이터와 기존에 구축된 서양인 중심의 데이터와 비교한 결과 암세포와 관련된 체세포 변이 예측은 Korea1K 데이터가 훨씬 잘 설명해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 한국인 1000명 게놈 전체 분석 성공 - 한국인 1000여명의 게놈과 건강검진 정보를 통합분석한 프로젝트가 완성됐다. 이번 결과에 따르면 한국인은 서양인의 게놈과 비교해 4000만개 정도가 차이를 보이며 이 중 34.5%는 한국인의 독특한 게놈인 것으로 확인됐다.

 

▲ 한국인 1000명 게놈정보를 이용한 암 분석 - 암 환자의 암 조직 세포를 동일 환자의 정상세포를 이용해 체세포 돌연변이가 발생한 영역을 탐지해 환자 정상세포 게놈 데이터가 없으면, 전 인류 정상집단과 대비해 비교(주황색: 한국인).전 인류 정상집단과 대비했을 때 한국인의 암과 연관될 가능성이 높은(막대 안의 숫자가 낮을수록 연관성 높음) 체세포 돌연변이와 관련 변이(변이 B, D, E, F)를 더 잘 찾아냈다. 변이 D의 경우 전 인류 정상집단에서는 암과 연관성이 낮은 변이로 판단되나 한국인 정상집단 비교 시에는 암과 연관성이 높은 편이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 제공


연구팀은 건강검진 때 혈액 검사로 알수 있는 중성지방, 갑상선 호르몬 수치 등 11개 검사 항목이 15개 영역 467개 유전자 변이와 관련있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특히 이 중 4개 영역은 이번에 새롭게 밝혀진 것이며 9개 영역은 기존에 알려진 것보다 높은 상관관계를 갖고 있다는 것을 밝혀내기도 했다. 이번에 구축된 1094명의 바이오 빅데이터 크기는 5MB 크기의 음악파일 2억개 저장이 가능한 1페타바이트(PB)이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참여자들의 자발적 동의를 바탕으로 수집된 모든 정보는 익명화 절차를 거쳐 저장됐다. 이번에 발표된 연구결과 중 한국인의 변이빈도는 ‘Korea1K’ 누리집(http://1000genomes.kr/)에서 누구나 열람할 수 있다.

 

연구 1저자인 전성원 UNIST 생명공학과 연구원은 “기존에 수행됐던 전장 유전체 연관분석(GWAS)들은 한정된 영역에서만 유전변이를 볼 수 있었지만 이번 연구에서는 한국인 게놈 전체를 읽어 모든 부분에서의 변이를 파악할 수 있으며 유전자 연관성도 좀 더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