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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대선

[건진법사] '부랴부랴 해산'에도... '건진법사' 얼굴 공개 등 후폭풍

잠용(潛蓉) 2022. 1. 18. 18:26

[이슈시개] '부랴부랴 해산'에도... '건진법사' 얼굴 공개 등 후폭풍 
CBS노컷뉴스 송정훈 기자 입력 2022. 01. 18. 12:21 수정 2022. 01. 18. 14:57 댓글 2203개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가 '무속인 논란'이 벌어진 선거대책본부(선대본) 산하 네트워크본부를 전격 해산했지만 '건진법사' 전모씨(61) 관련 후폭풍이 여전합니다. 가로세로연구소 패널이던 기자 출신 김용호씨는 SNS를 통해 '건진법사' 전씨의 얼굴 사진을 공개했습니다. 김씨는 부적사진도 올리며 "(전씨가) 이런 부적을 쓴다. 건진이 '윤핵관'과 함께 있는 사진도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 페이스북 캡처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가 '무속인 논란'이 벌어진 선거대책본부(선대본) 산하 네트워크본부를 전격 해산했지만, '건진법사' 전모씨(61) 관련 후폭풍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18일 권영세 선대본부장은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이 시간부로 네트워크본부를 해산한다. 해산 조치는 후보의 결단"이라고 밝혔다. "후보를 둘러싼 불필요한 소문과 오해가 확산되는 것을 단호하게 차단하는 의미"라는 것이다. 그러나 선대본 네트워크본부 고문으로 활동하며 업무 전반에 관여했다고 알려진 '건진법사' 관련 논란은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이날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와 페이스북에 따르면 가로세로연구소 패널이던 기자 출신 김용호씨가 자신의 SNS를 통해 '건진법사' 전씨의 얼굴 사진을 공개했다는 게시물이 곳곳에 올라오고 있다. 공유되고 있는 게시물에는 김씨가 전날 "제가 처음으로 공개한 건진법사 때문에 지금 여의도가 난리"라면서 "일단 사술에 능하다는 건진법사 사진 한 장 공개한다"고 쓰고 '건진법사'로 보이는 한 남성의 얼굴사진을 올렸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또 부적사진을 게재하며 "(전씨가) 이런 부적을 씁니다. 이외에도 건진이 '윤핵관'과 함께 있는 사진도 있다"며 "윤석열 캠프에서는 무조건 아니라고 모르는 척하지 말고 이번 기회에 김건희를 숙주로 캠프에 기생하고 있는 무당 세력을 몰아내야 한다"는 내용도 있다. 올라온 사진을 살펴보면 전씨로 보이는 남성은 '일붕'이라는 명찰을 달고 있다. '일붕'은 '일붕조계종'을 뜻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일붕조계종'은 지난 2018년 가죽을 벗긴 소 사체를 제물을 바치는 행사를 주관한 '대한불교종정협의회'에 소속돼 있다. '일붕조계종'은 대한불교 조계종과는 전혀 무관한 단체다.

해당 게시물에는 또 윤석열 캠프에 있는 무당세력이 24명이라면서 "건진의 딸 전OO가 김건희를 직접 수행하고 있고, 건진의 친척 김O이 윤후보를 따라다니고 있다"며 "건진 아들 전OO도 캠프와 관계를 맺고 있다"고 적혀있다. 실제 전씨의 처남 김모씨는 네트워크본부에서 꾸린 '현장지원팀' 소속으로 윤 후보를 밀착수행하고 있고, 딸 전모씨도 경선 직후부터 이달초까지 윤 후보의 SNS 등 업무를 맡은 것으로 알려진다. 이날 '건진법사' 관련 특집방송을 예고한 김씨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실제 방송을 진행했고 영상을 채널에 남겨뒀지만, 네트워크본부가 해산된 이후 영상을 내렸다.

 

▲ '건진법사' 전씨가 윤석열 대선후보와 관계자들에게 소개하는 모습. /유튜브 캡처


'건진법사'의 모습은 다른 유튜브 채널에서도 포착됐다. 지난 1일 서울 여의도 대하빌딩에 위치한 네트워크본부 사무실에 방문한 윤 후보를 관계자들과 인사하도록 안내하는 전씨의 모습이 공개된 것이다. 당시 촬영된 영상에서 '건진법사' 전씨는 윤 후보의 어깨를 툭툭 치며 본부 내 관계자들과 기념촬영을 주도했다. 전씨는 윤 후보에게 "후보님 딴 거 없어. 여기 와서 빨리 좀 찍어 주세요"라고 주문하며 거리낌없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 영상 역시 관련 보도가 나온 직후 현재는 삭제된 상태다.

[CBS노컷뉴스 송정훈 기자 yeswalk@cbs.co.kr]

 

손바닥 王, 천공스승, 건진법사... 윤석열-김건희, 끊이지 않는 무속 논란
한겨레ㅣ김해정 입력 2022. 01. 18. 15:06 수정 2022. 01. 18. 18:06 댓글 2301개

 

▲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7일 오후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불교리더스포럼 제5기 출범식에 참석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2 대선]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부부를 둘러싼 무속 논란이 끊이질 않고 있다. 윤 후보 부부가 스님·법사라는 이름을 붙인 이들과 교류가 잦았고 중요 국면에서 이들에게서 조언을 받았다는 의혹이 경선 과정에서부터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김건희씨와 인터넷매체 기자와의 7시간 통화 녹취록에도 윤 후보와 역술인과의 오랜 인연이 등장한다. 과거 박근혜 대통령이 자신의 오랜 측근인 최서원(최순실)씨에게 비선으로 조언을 들으며 결국 국정농단으로 이어졌다는 점에서 윤 후보 부부의 ‘무속 의존 의혹’에 우려가 커지는 이유다.

 

▲ 무속인 전아무개씨(맨 오른쪽)가 지난 1일 선거대책본부 산하 네트워크 본부 사무실을 방문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를 안내하고있다. /유튜브 화면 갈무리

국민의힘, 네트워크위원회 해체했지만
건진 법사 의혹’ 여전

권영세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장은 18일 현안 관련 기자회견을 열어 “네트워크본부를 이 시간부로 해산한다”며 “네트워크본부를 둘러싸고 후보와 관련해서 불필요한 악의적인 오해가 확산되는 부분에 대해 단호하게 차단한다는 의미”라고 밝혔다. ‘건진 법사’로 불리는 무속인 전아무개씨가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 산하 네트워크본부에서 활동한 사실이 확인되면서 아예 조직 자체를 없애버린 것이다.

전날 오전 국민의힘은 전씨가 비공식 통로로 윤 후보의 주요 의사결정에 개입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자 “(선대본부에) 몇 번 드나든 것이 전부”라며 전면 부인했지만 네트워크본부가 스스로 올린 동영상에서 그가 주도적으로 움직이는 모습이 포착되면서 파문이 일었다. 영상 속에서 전씨는 지난 1일 윤 후보가 서울 여의도 대하빌딩 네트워크본부 사무실을 방문하자 전씨가 윤 후보를 사무실 안쪽으로 이끌며 직원들을 소개했다. 그는 윤 후보의 어깨와 등을 툭툭 치거나 잡아끌었고, “직원들 다 이리로 와. 전부 다 김형준 (네트워크본부) 본부장 옆으로”, “유세팀들 빠지고 다문화 팀들, 동작을 빨리해야 돼”라며 상황 지휘까지 나섰다. 또 “후보님, 딴 거 없어. 여기 와서 빨리 좀 찍어주세요”라고 말하는 등 선대본부 업무에 익숙한 듯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전씨가 선대본부에 “몇 번 드나든 적이 있다”는 국민의힘 해명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윤 후보는 전날 ‘건진 법사’ 논란에 대해 “당 관계자한테 그 분을 소개받아서 인사를 한 적 있는데, 스님으로 안다. 법사라 들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동영상에 등장하는 전씨는 빨간 목도리를 두른 자켓 차림으로 승려의 모습과는 거리가 멀었다. 국민의힘은 전씨를 “대한불교종정협의회 기획실장”이라고 소개했다. 하지만 ‘건진 법사’가 기획실장으로 일한다는 대한불교종정협의회는 2018년 9월 충북 충주에서 ‘수륙대재 및 국태민안등불축제’를 주관하며 가죽을 벗긴 소 사체를 제물로 올려 동물 학대 논란을 빚기도 했다. ‘건진 법사’ 전씨가 ‘일광조계종’ 소속 승려로 알려져있지만 조계종 쪽은 “일광조계종은 조계종과 전혀 관계가 없다”고 밝혔다.

‘건진 법사’ 전씨의 존재가 알려진 건 이번 언론 보도가 처음이 아니다. 앞서 유튜브 방송 ‘열린공감티브이’는 지난해 10월 충북 충주 일광사의 혜우스님을 만나 ‘건진 법사에게 윤석열을 지키라고 했고 그가 윤석열 캠프에서 역할을 하고 있다’는 발언을 보도했다. 충주 일광사는 조계종과 관련 없는 일광조계종의 본산이며 혜우스님은 ‘건진 법사’의 스승이라고 한다. 혜우스님은 김건희씨에게 초청을 받아 코바나컨텐츠에서 주관한 전시회에 3차례 참석해 축원을 해줬다고도 밝혔다. ‘건진 법사’도 김건희씨를 통해 윤 후보와 연결됐을 정황을 보여주는 증언이었다. 이미 ‘윤 후보의 멘토 역할을 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된 ‘건진 법사’ 전씨가 3개월 뒤 실제로 국민의힘 네트워크본부에서 활동한 사실이 확인된 것이다.

 

▲ 지난해 10월1일 <엠비엔>(MBN) 토론회에 출연한 윤석열 전 검찰총장 손바닥에 한자로 ‘왕’자가 선명하게 보인다. /<엠비엔> 유튜브 채널 갈무리

윤석열-천공 스승, 연결해준 사람도 김건희
윤 후보의 무속 논란은 국민의힘 대선 경선 과정에서부터 꾸준히 제기됐다. 지난해 10월 경선 토론회에 참석한 윤 후보 손바닥에 적히 ‘임금 왕(王)자’가 포착된 것이다. 당시 윤 후보는 “같은 아파트 주민인 지지자가 손바닥에 적어준 것을 손세정제로 지워봤지만 잘 안 지워진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유력 대선주자의 동선이 지지자에게 쉽게 노출되고, 손세정제로도 손바닥 낙서가 지워지지 않을 수 있느냐는 등의 의문을 남기며 무속 논란은 말끔히 해소되지 않았다.

유튜버 ‘천공 스승’과 윤 후보의 인연도 논란을 낳았다. ‘천공 스승’은 윤 후보가 검찰총장에서 사퇴한 지난해 3월4일 <최보식의 언론>과 인터뷰에서 “윤 총장은 내 공부를 하는 사람이다. 자기 자리에서 일을 잘하도록 돕는 것이다. 열흘에 한번쯤 만난다”고 주장했고 “윤 총장이 대선에 나온다”고 단언해 ‘윤석열 멘토’로 불렸다. 논란이 되자 ‘천공 스승’은 지난해 10월 <와이티엔> 인터뷰에서 “멘토가 아니다”라고 했지만 “(김건희씨에게서) 연락이 와서 만났는데, 윤 전 총장이 남편이니까 같이 왔다”며 검찰총장 사퇴 문제를 조언해줬다고 했다. 김건희씨가 천공 스승과 윤 후보를 연결했다는 얘기다.

 

▲ 천공 스승. /정법 유튜브 갈무리


김건희, 기자 관상·손금 봐줘
이직해라. 정보 일이 맞아”

김건희씨와 이아무개 <서울의 소리> 기자 통화 녹취록에서도 윤 후보 부부가 미래를 보는 역술인에게 의존하고 교류하는 내용이 확인된다. 지난해 7월20일 통화에서 김씨는 ‘무정 스님’ 이야기를 꺼냈다. ‘무정 스님’은 이미 검찰 주변에서 윤 후보의 멘토로 알려져있는 인물이다. 김씨는 이 기자에게 무정 스님이 “진짜 스님은 아니”라면서도 윤 후보가 20대 시절에 그와 만났고 “(남편이) 사법고시 떨어지니까 한국은행에 취직하려고 했는데 ‘너는 3년 더해야 한다’고 해서 3년 했는데 정말 붙었다”는 일화를 소개했다. 자신에게는 “너는 석열이하고 맞는다”는 이야기도 해줬다고 했다. 하지만 “(무정 스님이) 문재인 대통령 되고 나서 남편 앞에서 갑자기 ‘문재인은 망한다’고 했다”며 “우리 남편 망한다는 말밖에 더 돼냐. 그때부터 인연을 끊었다”고 전했다. 김씨는 “내가 되게 영적인 사람이라 차라리 도사들하고 같이 얘기하면서 삶은 무엇인가 이런 얘기를 하는 걸 좋아”한다고 했다. 김씨는 또 “세간에 내가 무당 많이 만난다고 이렇게 돼있는데, 전혀 아니고 무당을 원래 싫어한다. 제가 더 (점괘 등을) 더 잘 본다”고 하며 이 기자에게 얼굴·손금 사진을 보내라고 한 뒤 그걸 토대로 “이직을 하라. 국정원, 정보 일이 맞다”고 조언하기도 했다. ‘윤석열 캠프로 와서 정보 수집 업무를 하라’는 제안과도 맥이 통하는 말이었다.

지금까지 드러난 사실과 제기된 의혹을 종합하면, 윤석열·김건희 부분은 함께 가까이 지내던 역술인이 있었고 깊은 교분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최서원 국정농단’ 트라우마가 있는 국민의힘은 윤 후보 부부 관련 무속 논란을 적극적으로 차단하고 있지만 우려도 여전하다. 국민의힘의 한 의원은 “무속인 논란은 네트워크본부를 해체하면서 빠르게 대처했다. 지지율에 큰 영향을 미치진 않을 것으로 본다”면서도 “언론에 비친 모양이 좋지 않고 오해 소지가 있어 보인다. 중요한 시기에 (무속인이) 그림자처럼 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

[김해정 기자 sea@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