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박물관, 中 누리꾼 테러에 '한국 음력설'→ '중국 설' 표현 변경
머니투데이ㅣ박효주기자 입력 2023. 1. 24. 07:22
▲ 한국 음력 설 게시물이 삭제된 뒤 올라온 새 트윗 /사진=트위터
영국박물관(대영박물관)이 SNS(소셜미디어)에 '한국의 음력 설'이라는 표현을 썼다가 중국 누리꾼들 조롱이 쏟아지자 중국 그림을 올리고 '중국 설'이라고 표현을 변경했다. 22일(현지 시각) 영국박물관은 트위터에 토끼를 안고 있는 중국 청나라 여성 그림을 올리며 해시태그에 'Chinese New Year'(중국 설)이라고 적었다.
이와 함께 "2023년은 토끼의 해로 이 해에 태어난 사람들은 온화하고 겸손하며 친절하다"며 "이 청나라 초상화는 토끼를 부드럽게 안고 있는 중국의 아름다움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앞서 영국박물관은 지난 20일 'Celebrating Seollal 설맞이'라는 제목으로 한국 전통 음악과 무용 공연, 한국관 큐레이터 설명 등의 행사를 열었다. 트위터에는 "신라앙상블의 환상적인 공연과 함께 한국의 음력 설을 함께 즐겨보세요"라며 짤막하게 공연에 대한 설명을 남겼다.
그러자 중국 일부 누리꾼들이 '한국의 음력설'이라는 표현을 꼬투리 잡아 공격에 나섰다. 그들은 "창피한 줄 알아라! 한국만 음력 설을 기념하는 게 아니다. 이건 중국 설이다", "설이 언제 한국 게 됐지? 박물관이라면 역사를 제대로 알아라", "그건 중국 설이라는 거다" 등의 댓글을 도배했다. 일부는 "앞으로 '메리 코리아 크리스마스'라고 하게 될 것"이라는 조롱성 댓글을 남기기도 했다.
▲ 영국박물관은 13일 트위터에 "신라앙상블의 환상적인 공연과 함께 한국의 음력 설을 함께 즐겨보자"라고 썼다. 중국 누리꾼들은 한국 음력 설이 아니라 중국 설이라며 댓글 테러를 벌였고 결국 영국박물관은 해당 게시물을 삭제했다. /사진=트위터
중국 최대 SNS인 웨이보에서도 누리꾼들은 한국과 영국을 싸잡아 비난했다. 이들은 "다른 나라의 문화를 훔치는 데 능한 나라가 다른 나라의 문화 유물을 훔치는 데 열심인 나라의 박물관에서 공연을 한다", "한국이 설날을 홍보하기 위해 많은 돈을 썼고 영국박물관이 한국의 설날을 축하하기 위해 행사를 연다. 달력도 없던 나라에 설을 빼앗기게 생겼다" 등의 글을 남겼다.
영국박물관은 행사를 예정대로 진행했지만, 웹사이트 안내문에서 '한국 음력 설'이란 표현을 빼고 음력 설 기원에 관한 설명을 추가하는 등 일부를 조정했습니다. 또 트위터에서는 해당 메시지를 삭제했다. 최근 중국 누리꾼들은 음력 설이 중국 춘제에서 기원한 것이라며 중국 설이라고 우기고 있다.
음력 설 표기 캠페인을 펼치는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 역시 중국 누리꾼들의 공격 대상이 됐다. 중국 누리꾼들은 서 교수의 SNS에도 "'중국 설'도 훔쳐가는 한국", "설은 중국인이 발명했다", "한국인 죽어라" 등 악성 댓글을 남겼다.
[박효주 기자 ap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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