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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불교·죽음

[불경] '불설선악소기경' (佛說善惡所起經)

잠용(潛蓉) 2013. 5. 20. 08:39

불설분별선악소기경(佛說分別善惡所起經)1)
- 후한 때 안식국 안세고(安世高)2) 한역
- 김성구 국역

 


부처님께서 사위국(舍衛國)의 기원아난빈저아람(祗洹阿難邠坻阿藍)3) 에 계셨다. 그때에 부처님께서는 나고 죽는 모든 무리를 불쌍히 여기시어 비밀한 말씀을 하셨는데, 착하고 악한 것을 분별하여 모두 다섯 갈래[五道]가 있다고 하셨다. 사람이 선(善)과 악(惡)을 짓는 데는 많고 적음이 있고, 성내는 데는 두텁고 얇음이 있으나, 하늘의 도[天道]는 친한 이가 없이 언제나 착한 사람과 함께 한다.4)


어떤 것이 다섯 갈래인가? 첫째는 하늘의 갈래요, 둘째는 사람의 갈래요, 셋째는 아귀(餓鬼)의 갈래요, 넷째는 축생(畜生)의 갈래요, 다섯째는 니리(泥犁)인 태산(太山) 지옥의 갈래이다. 사람들이 세상 벗어나는 길을 구하지 않으면 나고 죽는 근심이 끊이지 않아서 끝없이 다섯 갈래를 왕래하며 해탈하지 못하거니와, 현명한 사람과 영리한 사람은 근심과 고통을 싫어하여 스승을 보면 받들어 섬기고, 보지 못하면 스승이 가르치신 계율과 스승이 가르치신 사람을 생각하여 악을 버리고 선으로 나아가서 사람들에게 세상을 건너가는 길을 보인다. 부모가 길러주신 몸이 늙고 병들고 죽는 것은 한 세상뿐이나 부처님이 사람을 제도하심은 만세(萬歲)에 다함이 없으니, 현명하고 슬기로운 이는 응당 곰곰이 생각해야 한다. 부처님께서 모든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모두 잘 들어라. 내가 너희들을 위하여 선과 악의 화복(禍福)을 말하리라.”
모든 제자들이 다 꿇어앉아 합장하고 가르침을 받들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사람이 세간에서 자비한 마음으로 살생을 하지 않으면, 살생하지 않은 까닭에 다섯 가지 복을 받느니라. 어떤 것이 다섯 가지 복인가? 첫째는 수명이 늘어나고, 둘째는 몸이 편안하고, 셋째는 병기(兵器)와 호랑이와 이리와 독한 벌레에게 상해(傷害)를 입지 않고, 넷째는 하늘에 태어나면 하늘의 수명이 다함이 없고, 다섯째는 하늘에서 세간으로 내려와 태어나면 장수하리니, 지금 백 살을 사는 이는 모두 지난 세상 과거 생(過去生)에 살생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루어진 것이니라. 즐겁게 죽는다 해도 괴롭게 사는 것만 같지 않으니, 이렇듯 분명하므로 삼가 살생을 범하지 말지니라.”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사람이 세간에서 다른 사람의 물건을 훔치지 않고, 길에서 흘린 물건을 줍지 않고, 마음으로 탐내지 않으면, 이것으로 다섯 가지 좋은 과보(果報)를 받느니라. 어떤 것이 다섯 가지 과보인가? 첫째는 재물이 날로 늘고, 둘째는 잃어버리지 않으며, 셋째는 두려울 것이 없고, 넷째는 하늘에 태어나면 하늘에서 많은 재물을 갖고, 다섯째는 하늘에서 내려와 세간에 태어나면 재산을 잘 보존하여 관리와 도둑이 감히 그의 재산을 침범하거나 빼앗지 못하리니, 지금 늙어서도 재물을 지니는 이는 모두가 지난 세상 과거 생에 감히 남의 재물을 취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루어진 것이니라. 재물을 잃는 것은 많거나 적거나 간에 다른 사람을 괴롭고 근심스럽게 하니, 잃는 것이 보존하는 것만 같지 않음은 이렇듯 분명하므로 삼가 남의 재물을 취하지 말지니라.”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사람이 세간에서 다른 사람의 부인을 범하지 않고 간사하고 편벽(偏僻)한 짓을 생각하지 않으면, 이것으로 다섯 가지 좋은 공덕(功德)을 얻느니라. 어떤 것이 다섯 가지 공덕인가? 첫째는 없어지지[亡費] 않고, 둘째는 관리를 두려워하지 않고, 셋째는 사람을 두려워하지 않고, 넷째는 하늘에 태어나면 하늘의 옥녀(玉女)로 부인을 삼고, 다섯째는 하늘에서 내려와 세간에 태어나면 단정한 부인들이 많으리니, 지금 지위가 높은 이가 많은 단정한 부인을 갖는 것은 모두 지난 세상 과거 생에 남의 부녀를 범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루어진 것이니라. 현재에 이렇게 분명하니, 삼가 남의 부녀를 침범하지 말지니라.”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사람이 세간에서 두 가지 말로 다른 사람을 모함하지 않고, 나쁜 말로 다른 사람을 꾸짖지 않으며, 거짓말과 꾸미는 말을 하지 않으면, 이것으로 다섯 가지 좋은 과보를 받느니라. 어떤 것이 다섯 가지 과보인가? 첫째는 내가 말하는 것을 모두가 믿고, 둘째는 남의 사랑을 받고, 셋째는 입에서 향기가 나고, 넷째는 하늘에 태어나면 모든 하늘 사람[天人]들의 공경을 받고, 다섯째는 하늘에서 내려와 세간에서 태어나면 좋은 입과 치아를 가진 사람이 되며, 다른 사람이 감히 나쁜 말로써 더럽히지 못하리니, 지금 나서부터 죽을 때까지 비방하는 소리를 듣지 않는 이는 모두가 지난 세상 과거 생에 입을 간수하여 착한 말을 했기 때문에 이루어진 것이니라. 이와 같이 분명하니, 삼가 망령되게 다른 사람을 모함하지 말지니라.”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사람이 세간에서 술을 마시거나 술 취하지 않으면, 취하지 않음으로 다섯 가지 좋은 과보를 받으리라. 어떤 것이 다섯 가지 과보인가? 첫째는 웃어른께 말씀을 드릴 때나 높은 관리를 만날 때 말이 어긋나지 않고, 또 부리는 사람을 뜻대로 움직이며, 둘째는 집안일을 다스리되 항상 재산이 넉넉하고, 셋째는 빌리고 빌려주어 이익을 구하되 빨리 얻어지며, 또한 남에게 공경과 사랑을 받고, 넷째는 하늘에 태어나면 모든 하늘 사람에게 존중히 여김을 받고, 다섯째는 하늘에서 내려와 세간에 태어나면 결백하여 스스로가 기쁘고 밝은 지혜로 사물을 깨닫느니라. 모두 지난 세상 과거 생에 술을 마시지 않았기 때문에 이루어진 것이니, 삼가 술을 마시지 말지니라.”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사람이 세간에서 칼과 몽둥이를 가지고 남을 두렵게 하지 않으며, 손과 발로 아프게 하지 않으며, 사람들과 싸우거나 사람들을 이간(離間)하지 않으며, 자기가 하고 싶지 않은 일을 남에게 시키지 않으면, 이것으로 다섯 가지 좋은 과보를 받으리라. 어떤 것이 다섯 가지 좋은 과보인가? 첫째는 몸이 건강하고, 둘째는 앉으나 누우나 항상 편안하고, 셋째는 하늘 사람들과 귀신들이 보호하여 주고, 넷째는 하늘에 태어나면 하늘의 즐거움이 한량이 없고, 다섯째는 하늘에서 내려와 세간에 태어나면 몸이 완전하여 질병이 없으리니, 지금 나서부터 늙을 때까지 질병이 없는 이는 모두 지난 세상 과거 생에 남을 아프게 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루어진 것이니라. 이와 같이 분명하니, 삼가 남에게 악(惡)을 행하지 말지니라.”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사람이 세간에서 화락(和樂)한 마음으로 성내지 않고, 어진 이를 보면 공경하고 어리석은 이는 참아 주면, 이것으로 다섯 가지 좋은 과보를 받으리라. 어떤 것이 다섯 가지 과보인가? 첫째는 다른 사람들의 칭찬을 받고, 둘째는 사람들이 나를 보면 기뻐하고, 셋째는 몸이 편안하고 또 윤택하며, 넷째는 하늘에 태어나면 단정하고 정결하며, 다섯째는 하늘에서 내려와 세간에 태어나면 사람됨이 성품은 착하고 단정하고 어여쁘리니, 지금 좋은 성품으로 만인의 추앙을 받는 것은 모두 지난 세상 과거 생에 화락한 마음과 착한 성품으로 인욕(忍慾)하였기 때문에 이루어진 것이니라. 성내지 않음이 이와 같이 분명하니, 삼가 다른 사람에게 성내지 말지니라.”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사람이 세간에서 부모에게 효순(孝順)하고, 어른들을 공경히 섬기며 공손하고 겸양하며, 먼저 꿇고 뒤에 일어나며, 뒤에 말하고 먼저 멈추며, 항상 나쁜 사람으로 하여금 좋은 일을 하게 하면, 이것으로 다섯 가지 좋은 과보를 얻으리라. 어떤 것이 다섯 가지 과보인가? 첫째는 사람들에게 공경과 사랑을 받고, 둘째는 사람들이 모두 자기의 착한 점을 말하고, 셋째는 자기의 마음이 기쁘고, 넷째는 하늘에 태어나면 모든 하늘 사람에게 공경과 사랑을 받고, 다섯째는 하늘에서 내려와 세간에 태어나면 뭇 사람들에게 귀여움과 사랑을 받으리니, 지금 착한 마음으로 효순하여 뭇 사람의 귀여움과 사랑을 받는 이는 모두 지난 세상 과거 생에 부모에게 효순하고 어른을 공경히 섬겼기 때문에 이루어진 것이니라. 이와 같이 분명하니, 부모님께 효순하고 어른을 섬길지니라.”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사람이 세간에서 바른 말[諫]로 일을 밝히고, 좋은 마음과 좋은 뜻으로 공경히 어른을 섬기며, 예절을 겸비하면, 이것으로 다섯 가지 좋은 과보를 얻으리라. 어떤 것이 다섯 가지 과보인가? 첫째는 벼슬하면 좋은 직책을 얻고, 둘째는 벼슬에 있으면 빨리 승진되고, 사고 팔면 이익을 얻고, 셋째는 백성들이 보면 모두가 기뻐하고, 넷째는 하늘에 태어나면 모든 하늘 사람들이 보고 기뻐하며, 다섯째는 하늘에서 내려와 세간에 태어나면 왕후(王侯)ㆍ공(公)ㆍ경(卿)의 아들이 되리니, 모두 지난 세상 과거 생에 예의를 행하고 복을 지었기 때문에 이루어진 것이니라. 이와 같이 분명하니, 삼가 사람들에게 교만(驕慢)하지 말지니라.”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사람이 세간에서 아까워[慳貪]하지 않고 기꺼이 보시(布施)하며, 여러 집안의 친한 권속들과 빈궁한 이를 사랑스럽게 보며, 빌어먹는 이가 오면 음식을 주어 배부르게 하고 의복도 완전하고 좋게 해 주면, 이것으로 다섯 가지 좋은 과보를 얻으리라. 어떤 것이 다섯 가지 과보인가? 첫째는 재산이 날로 늘고, 둘째는 천하의 모든 사람에게 칭찬을 받고, 셋째는 고을과 나라의 존경을 받고, 넷째는 하늘에 태어나면 하늘의 시봉(侍奉)을 받고, 다섯째는 하늘에서 내려와 세간에 태어나면 크게 부귀하고 즐거워서 사람들의 공경을 받으리니, 모두 지난 세상과 과거 생에 보시하고 선을 행하였기 때문에 이루어진 것이니라. 이와 같이 분명하니, 마땅히 덕을 펴고 보시를 행할지니라.”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사람이 세간에서 경전(經典)에 밝은 어진 이와 사문(沙門)과 도사(道士)가 있거든 기꺼이 가서 세상 건너는 법을 묻거나, 덕이 높고 먼 어진 이를 마음으로 질투하거나 탐내지 않으면, 이것으로 다섯 가지 좋은 과보를 받으리라. 어떤 것이 다섯 가지 과보인가? 첫째는 밝은 지혜를 얻고, 둘째는 들음이 많고 또 아는 것이 많으며, 셋째는 공경하고 찬탄(贊歎)하는5)  이가 많고, 넷째는 하늘에 태어나면 하늘에서 배울 것을 알고, 다섯째는 천상에서 내려와 인간으로 태어나면 경(經)에 밝고 도(道)를 깨달아 국가로부터 공경과 귀중히 여김을 받고 또 사람들의 추앙을 받으리니, 지금 경에 밝고 도에 밝은 이는 모두 지난 세상 과거 생에 도를 닦고 덕을 행하였기 때문에 이루어진 것이니라. 이와 같이 분명하니, 또한 도덕(道德)을 행할지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모든 제자들이 다 기뻐하면서 부처님 앞에 예를 올렸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자세히 들어라. 악(惡)을 지으면 악한 과보를 얻느니라.”


모든 제자들이 합장하고 부처님의 가르침을 들으려고 하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사람이 세간에서 살생을 기뻐하여 자비한 마음이 없으면, 이것으로 다섯 가지 나쁜 과보를 받으리라. 어떤 것이 다섯 가지 나쁜 과보인가? 첫째는 수명이 짧고, 둘째는 두려움이 많고, 셋째는 원수[怨仇] 지는 이가 많고, 넷째는 만(萬)으로 나누어진 뒤에 혼백(魂魄)이 태산(太山) 지옥에 들어가니, 태산 지옥에서는 독하고 아프게 고문해서 태우고 지지고 찌고 굽고 찍고 찌르고 찢고 발라내고 창자를 끊고 뼈를 부수어 살고자 하여도 되지 않느니라. 살생한 죄는 이렇게 커서 오래오래 지나서야 벗어나느니라. 다섯째는 지옥에서 벗어나 사람으로 태어나더라도 항상 단명(短命)하니, 혹 태(胎)에서 죽으며, 혹 땅에 떨어지자마자 죽으며, 혹 수십 일이나 수백 일을 살다 죽으며, 혹 열살을 겨우 지나서 죽느니라. 지금 단명한 사람이나 얼굴이 얽고 종기가 많거나 몸이 완전하지 못하거나 발을 절고 몸이 굽었거나 혹은 소경ㆍ귀머거리ㆍ벙어리ㆍ말더듬이ㆍ언청이ㆍ코 막힌 이, 혹은 손발이 없거나 구멍들이 통하지 않는 이는 모두 지난 세상 과거 생에 짐승을 죽이고, 활로 쏘아 사냥하고, 그물로 물고기를 잡았거나 잔인하게 모기ㆍ깔다귀ㆍ거북이ㆍ자라ㆍ벼룩ㆍ이 같은 것을 죽였기 때문에 이루어진 것이니라. 이와 같이 분명하니, 삼가 살생을 범하지 말지니라.”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사람이 세간에서 도둑질로 남의 것을 겁탈하고 억지로 다른 사람의 재물을 취하며, 이익을 구하되 도리로써 하지 않고 속여서 재물을 취하며, 가벼운 저울과 작은 말[斗]과 짧은 자[尺]로 사람을 속이거나, 무거운 저울과 큰 말과 긴 자로 남의 것을 침탈하며, 길에 흘린 것을 주워서 자기의 재물이 아닌 것을 취하고, 빌린 것을 갚지 않아 빚지고, 길 가는 사람을 가로막으면[觝觸], 이것으로 다섯 가지 나쁜 과보를 받으리라. 어떤 것이 다섯 가지 나쁜 과보인가? 첫째는 재물이 날마다 줄어들고, 둘째는 국왕(國王)의 법에 미움을 받아 형벌을 당할 줄 알고 있으나 벗어날 수가 없고, 셋째는 몸이 아직 죽기 전에 항상 두려움을 품으며 또한 스스로 자신을 속이고, 넷째는 죽은 뒤에 혼이 태산지옥에 들어가니, 태산지옥에서는 수천만 가지 방법으로 혹독하게 고문하여 지은 바에 따라 죄를 받고, 다섯째는 지옥에서 벗어나더라도 지은 빚의 가볍고 무거움에 따라서 빚을 갚되 혹은 노비(奴婢)가 되어 갚으며, 혹은 소ㆍ말ㆍ나귀ㆍ노새ㆍ낙타가 되어 갚으며, 혹은 돼지ㆍ염소ㆍ거위ㆍ오리ㆍ기러기ㆍ닭ㆍ개가 되어서 갚으니, 지금 모든 새와 짐승과 물고기와 자라의 무리들이 모두 빚을 갚는 것들이니라. 경(經)에서 말하기를 ‘빚은 썩지 않는다’ 고 한 것이 이것이니, 지금에 보이는 낮고 천한 축생(畜生)의 붙이(무리)는 모두 지난 세상 과거 생에 이익을 탐내어 억지로 다른 사람의 재물을 취하였기 때문에 이루어진 것이니라. 축생들의 수고로움이 이와 같아서 현재에 분명하니, 삼가 남의 재물을 취하지 말지니라.”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사람이 세간에서 음탕하게 다른 사람의 부녀(婦女)를 범하면, 이것으로 다섯 가지 나쁜 과보를 받느니라.
어떤 것이 다섯 가지 나쁜 과보인가? 첫째는 집안이 화목하지 않아서 부부(夫婦)가 자주 싸우고 자주 돈과 재물이 흩어지며, 둘째는 고을의 관리들을 두려워 하며 항상 매 때리는 일에 종사하고 국왕의 법에 미움을 받아 갖은 형벌을 몸으로 당하여 죽는 수가 많고, 셋째는 스스로 자신을 속여서 항상 남이 알까 두려워하고, 넷째는 태산지옥에 들어가되 태산지옥에서는 무쇠 기둥[鐵柱]이 불에 달아 대단히 붉은 것을 항상 몸으로 안고 있느니라. 앉아서 다른 사람의 부녀를 범하였기 때문에 이러한 재앙을 받으니, 이렇게 수천만 년을 지나서야 ‘몸받기[形乃]’가 끝나느니라. 다섯째는 지옥에서 나오면 닭ㆍ오리ㆍ새ㆍ기러기로 태어나거나 사람의 혼백으로 형상 없는 것에 붙어 이름을 얻으리니, 지금 닭과 오리와 새와 기러기들은 음란하여 모자(母子)를 피하지 않고 또한 절제가 없지만 개와 말과 강아지는 정조(貞操)가 있으며 다른 축생들도 모두 믿음과 만족함이 있거늘 닭ㆍ오리만이 음란하여 끝이 없음은 모두 지난 세상 과거 생에 음탕하게 다른 사람의 남녀를 범한 까닭에 닭이나 오리 같은 몸을 받아 사람에게 먹히느니라. 이와 같은 괴로움은 이루 다 말할 수 없으며, 이와 같이 분명하니, 삼가 다른 사람의 부녀를 범하지 말지니라.”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사람이 세간에서 두 가지 말로 사람을 모함하기 좋아하며, 나쁜 말과 거짓말과 꾸미는 말을 좋아하며, 스스로 높은 체하여 성스러운 도를 비방하며, 어진 이를 질투하고 능력 있는 이를 시기하며, 높은 재주를 헐뜯으면, 이것으로 다섯 가지 나쁜 과보를 얻으리라. 어떤 것이 다섯 가지 나쁜 과보인가? 첫째는 원망함과 미워함이 많고, 둘째는 스스로 자신을 속이며 또한 그 까닭에 사람들이 모두 믿지 않으며, 셋째는 자주 뜻밖의 재앙을 만나고, 넷째는 태산지옥에 들어가되 태산지옥에서는 귀신들이 목[項]에서 혀를 빼내거나 혹은 뜨거운 쇠갈고리로 혀를 끊거나 혹은 뜨거운 쇠꼬치로 목구멍을 찌르니 죽으려 해도 죽을 수 없고 살고자 해도 살 수 없으며 말도 할 수 없어서 이와 같이 수천만 년을 지내느니라. 다섯째는 지옥에서 나오면 입과 치아가 나쁘거나 혹은 모자라거나 더하고, 말을 더듬고 군소리하거나 혹은 벙어리가 되어 말을 못하니, 지금 이러한 사람들이 있는 것은 모두 지난 세상 과거 생에 두 가지 말로 다른 사람을 모함하고 성스러운 도[聖道]를 비방하였기 때문에 이루어진 것이니라. 이와 같이 분명하니, 또한 나쁜 말을 삼가할지니라.”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사람이 세간에서 술 마시고 취하기를 즐기면 서른여섯 가지 허물을 얻으리라. 어떤 것이 서른여섯 가지 허물인가? 첫째는 사람이 술을 마시고 취하면 자식은 부모를 공경하지 않고 신하는 인군(人君)을 공경하지 않아서 임금과 신하, 아버지와 아들이 위아래가 없으며, 둘째는 말하는 데 잘못이 많고, 셋째는 취하면 두 가지 말과 잔소리가 많아지고, 넷째는 사람들이 취하면 감추고 숨기었던 사사로운 일을 깜빡 말하게 되고, 다섯째는 취하면 문득 하늘을 꾸짖거나 사당에 오줌을 싸되 피하거나 거리낌이 없고, 여섯째는 길 가운데 누워서 돌아가지 못하거나 혹은 가졌던 물건을 잃어버리며, 일곱째는 취하면 문득 자신을 바르게 하지 못하고, 여덟째는 취하면 문득 끄덕거리며 게걸음을 걷다가 구덩이에 떨어지고, 아홉째는 취하면 문득 절룩거리다 넘어지고 다시 일어나 얼굴이 깨어지며, 열째는 사고파는 것이 잘못 되어서 법에 걸리고, 열한째는 취하면 문득 일을 잊어서 생활을 걱정하지 않고, 열두째는 가진 재물이 줄어들고, 열셋째는 취하면 문득 처자(妻子)가 굶주리며 떨고 있는 것을 생각하지 않고, 열넷째는 취하면 문득 떠들고 욕하며 왕법(王法)을 겁내지 않고, 열다섯째는 취하면 문득 옷을 벗고 벌거숭이로 다니며, 열여섯째는 취하면 문득 망령되어 남의 집에 들어가 남의 부녀를 끌어당겨 어지러운 말을 하니 그 허물을 형용할 수 없고, 열일곱째는 사람들이 그의 곁을 지나면 더불어 다투고자 하고, 열여덟째는 땅을 밟고서 소리쳐 이웃을 놀라게 하고, 열아홉째는 취하면 문득 벌레와 짐승을 죽이고, 스무째는 취하면 문득 집안의 세간을 두드려 부수고, 스물한째는 취하면 문득 집안사람이 보기를 마치 주정뱅이처럼 해서 말과 말이 충돌하여 나오며, 스물두째는 나쁜 사람들과 한패가 되고, 스물셋째는 어질고 착한 이를 멀리하고, 스물넷째는 취했다가 깨어날 때 몸이 질병(疾病)에 걸린 것 같고, 스물다섯째는 취하면 문득 토해 내서 마치 악로(惡露)가 나오는 것 같으니 처자도 그 꼴을 미워하고, 스물여섯째는 취하면 문득 뜻이 혼탕(昏蕩)해져서 코끼리와 이리도 피하지 않고, 스물일곱째는 취하면 문득 경에 밝은 이와 도사(道士)와 사문(沙門)을 공경하지 않고, 스물여덟째는 취하면 문득 음란해져서 두려워 피하는 것이 없게 되고, 스물아홉째는 취하면 문득 미친 사람같이 되어 보는 사람이 모두 달아나고, 서른째는 취하면 문득 죽은 사람처럼 되어 아무 것도 모르고, 서른한째는 취하면 얼굴이 부풀거나 술 병(病)을 얻어 얼굴이 시들어 누렇게 뜨고, 서른두째는 하늘ㆍ용ㆍ귀신들이 모두가 술 때문에 미워하고, 서른셋째는 친분이 두터운 벗들이 날마다 멀어지고, 서른넷째는 취하면 문득 윗사람 앞에 거만히 걸터앉아 보다가 혹 매를 맞거나 두 눈이 멀게 되고, 서른다섯째는 만(萬)으로 나누어진 뒤에는 태산(太山)지옥에 들어가서 구리와 쇠를 녹인 물이 입으로 들어가 뱃속을 태우면서 아래로 내려가니, 이와 같이 살고자 하여도 살 수 없고 죽으려 하여도 안 되기를 천만 세(歲)를 지내며, 서른여섯째는 지옥에서 나와 사람으로 태어나면 항상 어리석어서 아는 것이 없으리니, 지금 어리석어서 아는 것이 없는 사람은 모두 지난 세상 과거 생에 술을 즐겼기 때문에 이루어진 것이니라. 이와 같이 분명하니, 마땅히 술을 삼가할지니라. 술에는 서른여섯 가지 허물이 있으니, 사람이 술을 마시면 서른여섯 가지 허물을 모두 범하느니라.”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사람이 세간(世間)에서 즐겨 몽둥이를 가지고 다른 사람을 두렵게 하거나 손과 발로 다른 사람을 아프게 하거나 즐겨 싸움을 하고 어지럽게 하여 사람들을 헤어지게 하거나 자기가 가지기 싫은 것을 구태여 남에게 주면 이것으로 다섯 가지 나쁜 과보를 받으리라. 어떤 것이 다섯 가지 나쁜 과보인가? 첫째는 스스로 자신을 속이며 또한 사람들이 근심이나 독(毒)처럼 여기고, 둘째는 몸이 두려움에 쫓기고, 셋째는 자주 병이 나고, 넷째는 태산지옥에 들어가서 지은 대로 죄를 받되 오래오래 만 년을 지내고, 다섯째는 지옥에서 벗어나서 사람으로 태어나면 매가 몸에서 떠나지 않고 질병이 많으리니, 지금 병이 많은 사람은 모두 지난 세상 과거 생에 즐겨 남에게 아픔을 주었기 때문에 이루어진 것이니라. 병 많은 것이 건강한 것만 같지 못함이 이와 같이 분명하니, 삼가 남에게 나쁜 짓을 하지 말지니라.”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사람이 세간에서 항상 즐겨 성내어서 화목하지 않으며, 어진 이를 보아도 성내고 어리석은 이를 보아도 성내어 좋고 나쁜 것을 가리지 않고 다만 성만 내려고 할 뿐이라면, 이것으로 다섯 가지 나쁜 과보를 받으리라. 어떤 것이 다섯 가지 나쁜 과보인가? 첫째는 스스로 몸을 불에 태우고, 둘째는 스스로 뜻을 어지럽게 하고, 셋째는 눕거나 일어나거나 편안하지 않으며 혹은 근심하고 성내어서 자살하고, 넷째는 태산지옥에 들어가 혹독하게 고문을 받으면서 수천만 년을 지나고, 다섯째는 태산지옥에서 벗어나 인간으로 태어나면 얼굴이 항상 추악하여 낯빛이 시들어 검고 누렇게 뜨리니, 지금 얼굴이 추악한 이는 모두 지난 세상 과거 생에 즐겨 성내었기 때문에 이루어진 것이니라. 얼굴이 추하고 낯빛이 나쁜 것은 단정하고 예쁜 것만 같지 않음이 이와 같이 분명하니, 삼가 성내지 말지니라.”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사람이 세간에서 부모에게 효도하지 않고 어른을 공경하지 않으며, 다른 이가 부모에게 효도하고 어른에게 공경히 하는 것을 보면 항상 성내며, 좋은 일 하기를 기뻐하지 않으면, 이것으로 다섯 가지 나쁜 과보를 받으리라. 어떤 것이 다섯 가지 나쁜 과보인가? 첫째는 항상 나쁜 꿈을 꾸고, 둘째는 남에게 미움을 받고, 셋째는 나쁜 소문이 나고, 넷째는 태산지옥에 들어가 고문을 받으면서 수천만 년을 지나고, 다섯째는 지옥에서 벗어나 사람이 되면 거친 성품에 어여쁘지 못하여 뭇 사람들에게 미움을 받으리니, 지금 예쁘지도 않고 성질도 급하여 남에게 미움을 받는 이는 모두 지난 세상 과거 생에 부모에게 효도하지 않고 어른을 공경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루어진 것이니라. 이와 같이 분명하니, 삼가 교만하지 말고 부모에게 효순(孝順)하며 어른을 공경히 섬길지니라.”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사람이 세간에서 어른들께 효순하지 않고 예절이 없으며, 경솔하고 교만하여 스스로가 굳센 체하면, 이것으로 다섯 가지 나쁜 과보를 받으리라. 어떤 것이 다섯 가지 나쁜 과보인가? 첫째는 직위(職位)를 잃어버리고, 둘째는 스스로 자신을 속이고, 셋째는 사람들의 공경을 받지 못하고, 넷째는 태산지옥에 들어가 고문을 받으면서 수천만 년을 지내고, 다섯째는 지옥에서 벗어나 사람이 되면 천하고 추악한 몸이 되어 남들에게 경멸을 받으리니, 지금 하천(下賤)한 사람은 모두 지난 세상 과거 생에 교만하여 어른을 공경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루어진 것이니라. 이와 같이 분명하니, 삼가 교만하지 말지니라.”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사람이 세간에서 재산을 얻고도 아까워하여 기꺼이 보시하지 않고, 모든 빈궁한 사람들을 사랑스럽게 보지 않아서 나누어 주지 않으며, 사문과 경(經)에 밝은 사문과 도사(道士)를 공양하여 섬기지 않고, 구걸하는 사람에게 주지 않고, 병든 사람의 음식은 먹지 않으려 하고 옷을 입히되 완전하지 않은 것을 주면, 이것으로 다섯 가지 나쁜 과보를 받으리라. 어떤 것이 다섯 가지 나쁜 과보인가? 첫째는 스스로 자신을 속이거나 또한 남에게 공경을 받지 못하고, 둘째는 사람들이 모두 수전노(守錢奴)라 부르고, 셋째는 항상 부끄러움을 당하고, 넷째는 아귀(餓鬼)에 떨어져서 괴로움은 이루 말할 수 없으니, 혹 천 년이나 백 년 동안 물을 마시지 못하며, 멀리서 강이나 호수, 계곡 물을 보고 달려가서 마시려고 하면 물은 곧 구리가 녹은 물이나 피고름으로 변하여 마실 수 없어, 이와 같은 괴로움은 이루 다 말할 수 없으리라. 다섯째는 아귀에서 나와 인간이 되면 가난하고 춥고 굶주려서 남에게 걸식하되 등과 뼈가 서로 달라붙도록 비럭질해도 음식을 얻지 못하고 사람들이 모두 침을 뱉고 꾸짖으니, 지금 빈궁하여 걸식하는 사람은 모두 지난 세상 과거 생에 아까워하여 남에게 보시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루어진 것이니라. 이와 같이 분명하니, 삼가 아까워하지 말지니라.”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사람이 세간에서 경에 밝은 어진 이와 사문과 도인(道人)이 있어도 즐겨 찾아가서 세상을 건너는 방법을 묻지 않거나 높은 재주를 질투하고, 어진 이를 비방하면, 이것으로 다섯 가지 나쁜 과보를 받으리라. 어떤 것이 다섯 가지 나쁜 과보인가? 첫째는 지혜롭지 않고, 둘째는 아는 것이 적고, 셋째는 다른 이의 공경을 받지 못하고, 넷째는 태산(太山)지옥에 들어가리니, 태산지옥에서는 고문하여 수천만 년을 지내느니라. 다섯째는 지옥에서 벗어나 인간에 태어나면 어리석어 아는 것이 없어서 짐승과 더불어 같으리니, 지금 어리석어 희고 검은 것도 분별하지 못하는 이는 모두 지난 세상 과거 생에 도(道)와 덕(德)을 기뻐하지 않고 높고 큰 재주를 질투하였기 때문에 이루어진 것이니라. 이와 같이 분명하니, 삼가 도를 행할지니라.”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사람이 수명을 구하면 수명을 얻고, 수명을 구하지 않으면 수명을 얻지 못하며, 병을 구하면 병을 얻고, 병을 구하지 않으면 병을 얻지 못하며, 단정하고 예쁜 얼굴을 구하면 단정하고 예쁜 얼굴을 얻고, 추악한 얼굴을 구하면 추악한 얼굴을 얻으며, 아리따움[媚]을 구하면 아리따움을 얻고, 아리따움을 구하지 않으면 아리따움을 얻지 못하며, 하천(下賤)함을 구하면 하천함을 얻고, 부귀를 구하면 부귀를 얻으며, 가난을 구하면 가난을 얻고, 경에 밝아서 도를 깨닫기를 구하면 경에 밝아서 도 깨달음을 얻으며, 어리석음을 구하면 어리석음을 얻으리라. 사람이 착한 행을 지으면 좋은 과보를 얻으리니, 많은 복으로 하늘에 태어나거나, 혹은 사람이 되어 높고 귀하게 되며 또한 단정함을 얻으리라. 어떤 사람이 악한 행을 지으면 악한 과보를 얻으리니, 많은 죄로 태산지옥에 들어가며, 혹은 아귀 가운에 떨어지며, 혹은 축생에 떨어지며, 설사 사람이 되어도 하천하고 빈궁하며 아무것도 모르고 또한 추악한 얼굴이 되리라. 마치 사람이 쓴 씨앗을 심으면 쓴 열매를 얻고, 단 것을 심으면 단 열매를 얻으며, 긴 것에선 긴 열매를 얻는 것과 같으니라. 비유컨대 오곡(五穀)을 심되 벼를 심으면 벼를 얻고 콩을 심으면 콩을 얻는 것처럼, 만약 사람이 착한 일을 행하면 좋은 과보를 얻고 나쁜 행을 행하면 나쁜 과보를 얻는 것과 같으니라.”

 

[게송]
멀리 전하고 소통하되 크게 살핌을 경계하고
독실하게 믿어 하나를 지키되 막혀 가리움을 경계하고
용맹하고 굳세게 하되 난폭함을 경계하고
인자하고 어질되 끊지 못함을 경계하고

넓은 마음으로 넓고 크게 하되 여우 같은 의심을 경계하고
침착하고 편안히 하되 뒤로 미룸을 경계하고
분명하고 바삐 하되 너무 빠름을 경계하고
많은 사람에게 길게 말하되 진실이 없음을 경계하라.

 

어진 이[賢者]가 계(戒)를 지키고 행하면
세 가지 좋은 과보가 있고
수명이 다하면 하늘의 몸을 받아
공경을 받건만 많이 어리석음을 구하느니라.

계율에 머무는 행을 다하고 나면
자기의 지혜로 뜻과 행을 제어하며
행이 지극하면 반드시 마땅히 이르러서
받아야 할 것을 다 끊으리라.

 

계를 좇아 고통을 멸할 수 있으며
3세(世)에서 계행이 으뜸이니
사특한 독용(毒龍)을 제어하면

계를 갖고 있는 사람을 범하지 않으리라.

장하도다 계행이 높으신 이여
믿음으로 벗을 삼을 만하니
이 도는 평범한 말이 아니라서
그러므로 계를 높다고 하느니라.

 

계행이 높으면 의지할 만하니
몸이 마칠 때 불에 타지 않으며
자리에 누우면 밤이 편안하고
꿈을 꾸었어도 또한 기쁘니라.

무리들에게 공경을 받아
선(善)을 힘써 자기의 몸으로 삼고
법다운 소견[法見]으로 스스로 높이며
세간을 버려서는 하늘의 왕[天王]이 되느니라.

 

나는 세간에서 홀로 높아
나는 이미 세간의 근심을 벗어났으니
인간과 하늘 세상 그 안에서
나만이 마군을 대적할 수 있노라.

부처님이 겪으신 갖은 괴로움
겁(劫)이 다하여도 헤아릴 수 없지만
다섯 갈래를 오고 가더라도
아무 데도 얽매이지 않으시네.

 

간특한 무리의 차례에 들어
큰소리로 단점만 찾아보다가

오늘에야 부처님께 예배하는 이
한 마음으로 모두 합장하네.

예배하면 하늘에 태어나고
인간에선 장수(長壽)를 얻게 되리니
부처님의 깨달음은 제일이어서
지혜가 갖추어졌음을 나타내셨느니라.

 

법다운 무리 앞에 예배하라.
은덕(恩德)이 강과 바다 같으니
그러므로 나는 부처님의 성스러운
경전을 연설하노라.

근본을 좇아 인연(因緣)을 일으켜
행한 일에 좋고 나쁨 있음을
널리 모아 찬술(撰述)하여 세우되
경(經)의 뜻과 중요한 취지를 따르네.

 

부처님이 손가락으로 가리키신
지은 바 재앙과 복(福)을 모으고 펴니
부처님은 이미 스스로 깨치신 법을
범왕(梵王)과 제석(帝釋)들이 내려와서 청하네.

세존께서 이에 경을 다듬고 설하시니
지극하고 요긴하여 보고 듣기 어렵도다.
괴로움은 괴로운 인연에서 오는 것
괴로움이 다하면 마침내 높은 이가 되리라.

 

만일 여덟 가지 도[八道]를 이루어
괴로움이 소멸하면 청정하게 되리니
행(行)을 따라 괴로운 과보 있다고
인웅(人雄)께서 연설하여 주셨네.

이들의 근본은 마음을 따름이고
번뇌의 행은 이를 좇아 있으니
뭇 번뇌를 없애버리는 것이
바로 수행의 미묘한 요체(要體)니라.


그러므로 차례차례 말씀하시니 진실로 큰 성인다우시도다.

그러므로 경전을 저술하여 세간 사람들이 보고서 법을 찾게 하시니
정법(正法)에 합하여 응하면 의심이 없어서
슬기로운 이가 마땅히 취할 바라네.

귀신이 조화를 부려
화(禍)와 복(福)에 연(緣)이 없도록 함도 아니요
또는 본성의 자연(自然)도 아니며
또 시간으로 전할 수 있는 것도 아니로다.

 

하늘에 있음이 어찌 인연이 없으랴.
시간과 본성도 또한 그러하며
뛰어나고[殊勝] 뛰어나지 않음도
그 내용[實]은 행(行)이 없지 않느니라.

어리석음에서 번뇌가 생기고
번뇌는 행에서 이루어지며
지은 것을 벗어나선 다시 지으니

이것을 들을 이 한[一] 무리가 아니로다.

 

경전의 묘한 뜻과 그리고 계율의
모든 요체를 간추려 모으니
세상이 의지할 것 만족히 알겠고
갈피마다 모두 분명하여라.

신기한 교화로 의심을 풀어
경으로 세간에 나타내시어
착한 행에 복된 과보가 있다 하시니
어찌 이것을 알지 못하랴.

 

불의(不義)한 행을 지었다면
죽어서 나쁜 길에 떨어져
즉시 염라대왕(閻羅大王)을 만나리니
왕은 불쌍히 여기며 속박하리라.

어린아이 때부터 늙고 병들어 죽을 때까지
벌을 받으리라 충고하였으므로
다섯 명의 사자(使者)가 있는 줄 알았을 텐데
어찌하여 덕행을 닦지 않는가.

(이하 게송 생략)

 

[각주] ------------------------------

1) 이 경을 <정법념경 正法念經>이라고도 한다.

2) 안세고 安世高 : 2세기 경에 중국에서 활동한 초기의 역경승이다. 안식국(安息國) 즉 파르티아(Parthia; 옛날 페르시아 지방에 있던 나라)의 태자. 안(安)은 국명이며, 세고는 자(字), 이름은 청(淸)이다. 총명하고 학문을 좋아하여 내전(內典)과 외전 및 의방(醫方)에 능통하여 명성을 떨쳤다. 부왕이 죽자 무상(無常)을 통감하여, 왕위를 동생에게 물려주고 출가했다. 경장(經藏)을 잘 이해하고 특히 아비달마에 정통했으며 선정(禪定) 관련의 경전도 중시했다. 후한(後漢)의 환제(桓帝) 때인 148년에 낙양(洛陽)으로 가서 170부(部)의 경전 번역에 착수하여 170년에 완료했다. 예장(豫章)에 대안사(大安寺)를 창건했으며, 이 무렵에 발생한 소요를 피해 강남으로 갔다가 돌아오던 중 회계(會稽)에서 시중의 싸움에 휘말려 불운하게 타계했다. 그가 번역한 <안반수의경 安般守意經>은 중국 선(禪) 사상사에 미친 영향이 크다.

3) 기수급고독원(祗樹給孤獨園)을 말하며, 간략하게 기원정사(祗園精舍)라고 한다. 기원정사는 중인도 마가다의 사위성(舍衛城 Sravasti) 남쪽에 있던 절 이름으로 석가모니의 수도와 설법을 위해 수닷타((sudatta)장자(須達多長者)가 세웠다. 수닷타는 기원정사를 지어 부처님께 공양하고 그에게 귀의했다. 그리고 그는 또 가난한 자들에게 먹을 것을 베풀어 급고독(給孤獨)이란 이름도 얻었다. 수닷타는 원래 그곳 태자였는데 부왕이 소유하고 있던 원림(苑林)을 구입하여 부처님을 위해 수도처인 정사(精舍)를 지어 헌납했던 것이다. 급고독(給孤獨), 수달다(須達多), 선시(善施), 선온(善溫)은 모두 그를 부르는 말이다.

4) 노자의 도덕경(道德經)에 나오는 말이다.

天網恢恢 疏而不漏 (천망회회 소이불루)
天道無親  常與善人(천도무친 상여선인)

하늘의 그물 눈은 성긴 것 같지만 결코 새는 법이 없고, 하늘의 도는 무심한 것 같지만 언제나 착한 사람 편에 선다는 뜻이다. 즉, 하늘이 비록 무심한 듯 하여도 악한 자에게는 반드시 천벌(天罰)을 내린다는 뜻으로 악인은 어디로 숨어도 하늘의 징벌을 피할 수 없다는 뜻이요. 하늘의 도는 편애하는 일 없이 무심한 것 같지만 착한 사람에게는 반드시 그에게 보상(天報)을 준다는 말이다.

5) 고려대장경 원문에는 ‘난(難)’으로 되어 있으나, 문맥상 ‘탄(歎)’의 오자인 듯하여 고쳐 번역하였다.

(출처: 동국역경원 한글대장경)



명상음악 - ‘연꽃 위에 내리는 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