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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경] '과거현재인과경' (過去現在因果經) (7)

잠용(潛蓉) 2013. 5. 22. 20:13

 

◇ <과거현재인과경> - 제 4권

 

그 때 장자의 아들에 야사(耶舍)라는 이는 총명하고 근기가 영리하며 아주 큰 부자로서 염부제 안에서는 맨 첫째이었으므로 하늘 관과 영락을 입고 값을 칠 수가 없을 만큼의 보배 신을 신고 있었는데, 그 한밤중에 여러 기녀들과 함께 서로 재미있게 즐기고서 저마다 돌아가서 잠을 자고 있던 중에 홀연히 잠에서 깨어나 여러 기녀들을 보았더니, 혹은 엎드려 누워 있는 이도 있고 혹은 바로 누워 자는 이도 있는데 쑥대강이처럼 머리털이 흩어지고 침이 흘러나오며 악기와 의복의 장식은 거꾸로 되거나 이리저리 질펀해졌는지라, 그것을 보고 나서는 싫증이 나므로 스스로 생각하였다.

‘나는 지금 이 재난과 해괴한 속에 있었고 깨끗하지 못한 가운데서 망령되이 깨끗하다는 생각을 내었구나.’

이런 생각을 할 때에 하늘의 힘으로써 공중에서 광명이 비치며 문이 저절로 열려졌으므로 광명을 찾아서 떠나가 녹야원에 나아가며, 항하(恒河)를 지나가다가 소리를 높여 외쳤다.
‘괴롭도다, 해괴하도다.’


그러자 부처님이 말씀하셨다.
‘야사야, 너는 곧 올 수 있다. 나에게는 바로 지금 괴로움을 여의는 법이 있다.’


야사는 듣고 나서 신고 있던 보배 신이 염부제만큼의 값어치가 있었는데, 곧 벗어 버리고 항하(恒河)를 건너서 부처님에게 나아가 서른두 가지 몸매와 여든 가지의 잘생긴 모습을 보니 얼굴 모습이 뛰어나고 거룩한 덕이 완전히 갖추어져 있는지라, 마음으로 크게 기뻐하며 뛰놀기를 한량없이 하다가 온몸을 땅에 던져 부처님 발에 예배하였다.
‘오직 원하옵나니, 세존이시여, 저를 구제하소서.’


부처님은 말씀셨다.
‘장하구나. 선남자야, 자세히 듣고 잘 생각하여라. 여래는 곧 그 근기를 따라 법을 말한다. 야사야, 색ㆍ수ㆍ상ㆍ행ㆍ식은 무상하고 괴롭고 (공)하고 (나)가 없는데, 너는 알고 있느냐?’


이 때에 야사는 이 말씀을 듣고 즉시 모든 법에 티끌을 멀리하고 때를 여의어 법 눈이 깨끗함을 얻었다. 이에 여래는 거듭 네 가지 진리를 말씀하시자, 번뇌가 다하고 뜻이 풀리어 마음에 자재로움을 얻고 아라한의 과위를 이루고는 곧 부처님께 대답하기를 ‘세존이시여, 색ㆍ수ㆍ상ㆍ행ㆍ식은 참으로 무상하고 괴롭고 (공)하고 (내)가 없습니다.’


그 때에 여래는 아직도 야사가 몸을 장엄하는 꾸미개를 붙이고 있음을 보시고 곧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비록 또 집에서

살고 있으면서
보배의 꾸미개를

붙여 있다 하더라도


모든 감관을 잘 잡도리하여
다섯 가지 욕심에 싫증을 내나니

만약 이렇게 할 수 있는 이라면
바로 진실한 출가라 하리라.

 

비록 몸은 너른 들판에 있으면서
거칠고 껄끄러운 옷을 입거나 먹더라도

뜻에 오히려 다섯 가지를 탐하면
이것은 그릇된 출가라 하리라.

 

온갖 선함과 악을 지음은
모두가 마음과 생각에서 나나니

그러므로 진실한 출가라 함은
모두가 마음으로 근본을 삼느니라.

 

그 때 야사는 여래께서 말씀하신 이 게송을 듣고 나서 마음으로 생각하였다.
‘세존께서 이 게송을 말씀하신 까닭은 바로 내가 아직도 7보를 붙이고 있다 함이니, 나는 이제 이와 같은 의복을 벗어 버려야겠구나.’


그리고는 곧 부처님께 예배하고 세존께 아뢰었다.
‘오직 원하옵나니, 세존께서는 저의 출가를 허락하옵소서.’

부처님은 말씀하셨다.
‘잘 왔구나, 비구야.’


그러자 수염과 머리칼이 저절로 떨어지고 가사가 몸에 입혀지며 곧 사문이 되었다. 그 때 야사의 아버지는 날이 훤히 밝자 야사를 찾았는데 있는 데를 모르겠는지라 마음으로 크게 괴로워하며 슬피 울부짖으면서 길을 따라서 찾아 가다가 강가의 곁에 이르러서 그 아들의 신을 보고서 생각하기를 ‘나의 아들이 바로 이 길을 따라서 떠나갔구나’ 하고, 곧 그의 발자국을 찾아가다가 부처님의 처소에 닿았다.


그 때 세존은 그의 아들 때문에 여기까지 왔는데 만약 야사를 만나게 하면 반드시 괴로워하거나 혹은 죽게 될 것을 아시고, 곧 신통력으로써 야사의 몸을 숨겨버렸더니, 그의 아버지는 나오며 부처님에게 이르러서 땅에 엎드려 발에 예배하고 물러나 한 쪽에 앉았다. 이에 여래는 곧 그의 근기를 따라 그에게 법을 말씀하였다.
‘선남자여, 색ㆍ수ㆍ상ㆍ행ㆍ식은 무상하고 괴롭고 (공)하고 (내)가 없는데 그대는 알고 있는가?’


때에 야사의 아버지는 이렇게 하는 말씀을 듣고 즉시 모든 법에 티끌을 멀리하고 때를 여의어 법의 눈이 깨끗함을 얻고서 부처님께 대답하였다.
‘세존이시여, 색ㆍ수ㆍ상ㆍ행ㆍ식은 참으로 이는 무상하고 괴롭고 (공)하고 (내)가 없습니다.’


그 때에 여래는 벌써 그가 도의 자취를 보게 되어 은혜와 사랑이 점차로 엷어짐을 아시고서 물었다.
‘그대는 무슨 일로 여기까지 왔는가?’
그는 곧 대답하였다.
‘저에게 하나의 아들이 있사온데 이름은 야사이옵니다. 어제 밤에 갑자기 있는 곳을 잃었으므로 오늘 아침에 찾다가 그의 보배 신이 항하 가에 있음을 보고 발자국을 쫓아 찾으며 일부러 여기까지 왔습니다.’


그 때에 세존은 그 신통력을 거두어들이고 그의 아버지가 곧 야사를 볼 수가 있게 하자, 마음으로 크게 기뻐하며 야사에게 말하였다.
‘장하고 장하도다. 네가 이런 일을 한 것은 참으로 반갑구나. 이미 스스로 제도되었고 또 남을 제도할 수 있었도다. 네가 지금 여기에 있었기 때문에 내가 와서 도의 자취를 볼 수 있게 되었구나.’


그리고 곧 부처님에게 나아가 3자귀(自歸)를 받았나니, 이에 염부제 안에서 오직 이 장자가 우바새(優婆塞)가 되어서 맨 처음에 삼보(三寶)에 공양하게 되었다. 그 때 또 야사의 벗으로서 50명의 장자 아들들이 있었는데 부처님이 세상에 나오셨음을 들었고, 또 야사가 부처님 법 가운데서 출가하여 도를 닦음을 듣고서 저마다 생각하였다.
‘세간에 지금 위 없는 높으신 이가 계시는구나. 장자의 아들 야사가 총명하고 말을 잘하며 재주가 남에게 뛰어났었는데도 이에 능히 그 뛰어난 성바지를 버리고 다섯 가지 욕심도 버리면서 모양을 무너뜨리고 뜻을 지키며 사문이 되었으니 말이다. 우리들이 이제 다시 무엇을 돌보고 그리워하여 출가를 하지 않겠느냐?’


그리고는 함께 부처님의 처소에 나아가다가 아직 닿기 전에 멀리서 여래의 상호가 특수하고 광명이 빛남을 보고서 마음이 크게 기뻐지고 온몸이 맑고 시원해지면서 공경하는 뜻이 더욱 더해지는지라, 곧 부처님에게 나아가 합장하여 돌고 땅에 엎드려 발에 예배하는데 여러 장자의 아들들은 전생에 덕의 근본을 심어서 총명하고 통달하여 쉬이 깨치겠으므로, 여래는 곧 알맞게 그들을 위하여 법을 말씀하셨다.
‘선남자들아, 색ㆍ수ㆍ상ㆍ행ㆍ식은 무상하고 괴롭고 (공)하고 (내)가 없는데 너희들은 알고 있느냐?’

이 말씀을 하여 마치자, 때에 여러 장자의 아들들은 모든 법 안에서 티끌을 멀리하고 때를 여의어 법 눈이 깨끗함을 얻고서 곧 부처님께 대답하였다.
‘세존이시여, 색ㆍ수ㆍ상ㆍ행ㆍ식은 참으로 이는 무상하고 괴롭고 (공)하고 (내)가 없습니다. 오직 원하옵나니, 세존께서는 저희들의 출가를 허락하옵소서.’

부처님은 말씀하셨다.
‘잘 왔구나, 비구들아.’


그러자 수염과 머리칼이 저절로 떨어지고 가사가 몸에 입혀지며 곧 사문이 되었다. 그 때 세존은 또 그들을 위하여 널리 네 가지 진리를 말씀하시니, 때에 50명의 비구들은 번뇌가 다하고 뜻이 풀리어 아라한의 과위를 얻게 된지라, 그 때에 비로소 56명의 아라한이 있게 되었다.


이 때 여래는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할 일을 다 마친지라 세간을 위하여 으뜸가는 복 밭을 지을 만하니, 저마다 지방에 노닐면서 교화하되 자비심으로써 중생들을 제도해야 할지어다. 나도 이제 역시 혼자 마가다의 왕사성 성중에 가서 여러 인민들을 제도하리라.’


그러자 비구들을 말하였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세존이시여.’ 그 때에 비구들은 땅에 엎드려 발에 예배하고 저마다 옷과 바루를 가지고 작별하며 떠나갔다.

그 때 세존은 곧 생각하였다.
‘나는 이제 어떠한 중생을 제도하면 널리 일체 인간과 천상을 이롭게 할 수 있을까? 오직 우루빈라 가섭(優樓頻螺迦葉)의 형제 세 사람이 있구나. 마가다국에 있으면서 신선의 도를 배우며 국왕과 신민들이 모두 다 귀의하며 믿고, 또 그들은 총명하여 근기가 영리하므로 쉬이 깨치리라. 그러나 그들은 교만하여 역시 꺾어 복종시키기 어려우므로, 나는 이제 가서 제도 해탈시키리라.’

생각하기를 마치자 즉시 바라나시를 출발하여 마가다국으로 나아가셨는데, 해가 저물려 할 적에 우루빈라 가섭이 살고 있는 곳으로 가셨다. 때에 가섭은 문득 여래의 상호가 장엄함을 보고 마음에 크게 기뻐하면서 말하였다.
‘나이 젊은 사문은 어디서 오셨습니까?’


부처님은 대답하였다.
‘나는 바라나국에서 마가다국으로 나오는 참인데 날이 저물었으니 하룻밤 묵고 가고 싶습니다.’

가섭은 또 말하였다.
‘묵고 가려는 것을 반대함은 아니나, 다만 여러 방사에는 모든 제자들이 머무르고 있습니다. 오직 석실(石室)이 있어서 극히 깨끗하기는 하나 내가 섬기는 불의 도구들이 모두 그 가운데에 있습니다. 여기는 고요한 곳인지라 들으실 수는 있습니다만 나쁜 용이 그 속에 살고 있으므로 그대를 해칠까 걱정될 뿐입니다.’

부처님은 또 대답하였다.
‘나쁜 용이 있다 손치더라도 다만 빌리기나 하십시다.’

가섭은 또 말하였다.
‘그의 성질이 흉악하고 사나워서 반드시 그대를 해치리다. 이는 아까워서가 아닙니다.’
부처님은 또 대답하였다..
‘다만 빌려 주시기나 하십시오. 반드시 욕보지는 않으리다.’
가섭은 또 말하였다.
‘만약 머무르실 수 있다면 뜻대로 머무십시오.’
부처님은 말씀하였다.
‘좋습니다.’


그리고는 곧 그 저녁에 석실에 들어가서 가부하고 앉으며 삼매(三味)에 들었다. 그 때 나쁜 용은 독한 마음이 차츰 성왕하며 온몸에서 연기를 뿜어내자, 세존은 곧 화광(火光) 삼매에 드셨다. 용은 이를 보고 나서 불길이 하늘을 찌를 듯이 높이 뿜었는지라 석실이 불에 탔다. 가섭 제자들은 먼저 이 불을 보고서는 돌아와 스승에게 아뢰었다.
‘그 나이 젊은 사문은 총명하고 단정 엄숙하더니, 이제 용의 불에 타면서 해를 당하고 있습니다.’

가섭은 놀라 일어나서 그 용의 불을 보고 마음에 슬픔과 가엾음을 품고 곧 제자들에게 명하여 물을 퍼붓게 하였으나 물에도 꺼지지 않고 불은 더욱 활활 타며 석실이 녹아 없어졌다.


그 때 세존은 몸과 마음이 움직이지 않을 뿐더러 얼굴빛이 태연하여 그 나쁜 용을 항복받고 다시는 독이 없게 하고 3귀의를 주어서 바루 안에 넣어 두었다. 날이 밝자 가섭과 제자들이 부처님께 나아가서 말하였다.
‘나용의 불이 사납게 타올랐는데, 젊은 사문께서는 그 때문에 상처가 나지 않으셨습니까? 사문께서 석실을 빌리려 하는 데도 내가 어제 드리려 하지 않은 까닭은 바로 이것 때문이었습니다.’

부처님은 말씀하였다.
‘나는 안이 깨끗하였는지라 마침내 그의 바깥의 재앙에 해를 당하지 아니하였습니다. 그 독룡이 지금 바루 안에 있습니다.’

그리고는 바루를 들어서 가섭에게 보이자 가섭과 제자 들은 사문이 불에서도 타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나쁜 용을 항복 받아서 바루 속에 놓아두었음을 보고 전에 없던 일이라 찬양하면서 제자들에게 말하였다.
‘나이 젊은 사문이 비록 신통이 있다 하더라도, 그러나 원래 나의 도의 참됨만은 못하리라.’

그 때 세존은 가섭에게 말하였다.
‘나는 이제 이곳에 머무르고자 합니다.’
가섭은 대답하였다.
‘좋습니다. 뜻대로 하십시오.’


이 때 여래는 이틀째의 밤에 한 나무 아래 앉아 계셨다. 때에 사천왕이 밤에 부처님의 처소에 와서 같이 법을 들으면서 저마다 광명을 놓아 비추니 해와 달보다 더하였는데, 가섭이 밤에 일어나서 멀리 하늘의 광명이 여래의 곁에 있음을 보고 제자들에게 말하였다.
‘나이 젊은 사문도 불을 섬기는구나.’
다음 날 아침이 되자 부처님께 나아가서 물었다.
‘사문이여, 당신도 불을 섬기십니까?’
부처님은 말씀하였다.
‘아닙니다. 사천왕이 밤에 와서 법문을 들었는데, 그 광명이었습니다.’
이에 가섭은 제자들에게 말하였다.
‘나이 젊은 사문이 크고도 거룩한 덕이 있구나. 그러나 원래 나의 도의 참됨만은 못하리라.’


사흘째의 밤에는 석제환인이 내려와서 법을 들으며 큰 광명을 놓자 마치 해가 처음 돋는 것과 같았는데, 가섭의 제자들이 멀리 하늘의 광명이 여래의 곁에 있음을 보고서 스승에게 아뢰었다.
‘나이 젊은 사문이 틀림없이 불을 섬기고 있습니다.’

다음 날 아침이 되어서 부처님의 처소에 나아가 사문에게 물었다.
‘당신은 틀림없이 불을 섬기십니다.’
부처님은 ‘아닙니다. 석제환인이 내려와서 법문을 들었는데, 바로 그 광명이었을 뿐입니다.’

때에 가섭은 제자들에게 말하였다.
‘나이 젊은 사문의 거룩한 덕이 비록 뛰어났다 하더라도, 그러나 원래 나의 도의 참됨만은 못하리라.’
나흘째의 밤에는 대범천왕이 내려와서 법을 들으면서 큰 광명을 놓으매 마치 해가 한낮인 것과 같았는데, 가섭이 밤에 일어나서 광명이 여래의 곁에 있음을 보고,
‘사문은 반드시 불을 섬기리라.’
다음 날에 부처님께 물었다.   
‘당신은 틀림없이 불을 섬기십니다.’
부처님은 말씀하였다.
‘아닙니다. 대범천왕이 밤에 와서 법문을 들었는데, 바로 그 광명이었을 뿐입니다.’
이에 가섭은 생각하였다.
‘나이 젊은 사문이 비록 신령스럽고 미묘하다 하더라도, 그러나 원래 나의 도의 참됨만은 못하리라.’

그 때 가섭의 5백 제자들은 저마다 세 가지 불을 섬기고 있었으므로 새벽에 모두가 불을 피우려 하였는데, 불이 타지 않았다. 모두가 가섭을 향하여 자세히 이 일을 말하자, 가섭은 듣고 생각하였다.
‘이는 반드시 이 사문이 하는 것이리라.’
곧 제자들과 함께 부처님에게 나아가서 부처님께 아뢰었다.
‘우리 제자들은 저마다 세 가지 불을 섬기고 있습니다. 그런데 아침에 불을 피우려고 하는데 불이 타지 않습니다. 부처님은 곧 대답하였다.
‘당신은 돌아가십시오. 불은 저절로 탈 것입니다.’


가섭이 곧 돌아왔더니 불이 이미 타고 있음을 보고 생각하였다.
‘나이 젊은 사문이 비록 신령스럽고 미묘하다 하더라도 그러나 원래 나의 도의 참됨만은 못하리라.’
여러 제자들은 불에 공양하기를 마치고 끄려고 하였는데 꺼지지를 않았다. 곧 가섭을 향하여 자세히 이 일을 말하자, 가섭은 듣고 나서 생각하였다.
‘이것 역시 이 사문이 하는 짓이리라.’
곧 제자들과 부처님에게 와서 부처님께 아뢰었다.
‘나의 제자들이 아침에 불을 끄려 하는데 불이 꺼지지 않습니다.’
부처님은 곧 대답하였다.
‘당신은 돌아가십시오. 불은 저절로 꺼질 것입니다.’
가섭이 곧 돌아왔더니 불이 이미 꺼졌음을 보고 생각하였다.
‘나이 젊은 사문이 비록 또 신령스럽고 미묘하다 하더라도 그러나 원래 나의 도의 참됨만은 못하리라.’


그 때 가섭 자신도 세 가지 불을 섬겼으므로 새벽에 불을 피우려 하였는데, 불이 타지 않는지라 곧 생각하였다. ‘이것은 반드시 또 이 사문이 하는 짓이리라.’
곧 부처님에게 나아가서 부처님께 아뢰었다.
‘나는 아침에 불을 피우려 하는데 타려 하지 않습니다.’
부처님은 곧 대답하였다.
‘당신은 돌아가십시오. 불은 저절로 탈 것입니다.’
가섭이 곧 돌아왔더니 불이 이미 타고 있음을 보고 생각하였다.
‘나이 젊은 사문이 비록 또 신령스럽고 미묘하다 하더라도, 그러나 원래 나의 도의 참됨만은 못하리라.’
때에 가섭은 불에게 공양하기를 마치고 끄려고 하였는데 끌 수가 없는지라 생각하였다.
‘이는 반드시 이 사문이 하는 짓이리라.’  곧 부처님에게 가서 부처님께 아뢰었다.
‘나는 아침에 불을 피웠다가 이제는 끄려고 하는데 꺼지지를 않습니다.’
부처님은 곧 대답하였다.
‘당신은 돌아가십시오. 불은 저저로 꺼졌을 것입니다.’
가섭이 곧 돌아왔더니 불이 이미 꺼졌음을 보고 생각하였다.
‘나이 젊은 사문이 비록 또 신령스럽고 미묘하다 하더라도, 그러나 원래 나의 도의 참됨만은 못하리라.’

(이 반복이 언제나 끝나려는가?)


그 때 가섭의 제자들은 새벽에 장작을 패는데 도끼가 올라가지 않자 곧 가섭을 향하여 자세히 이 일을 말하였다. 가섭은 듣고 나서 생각하였다. ‘이는 반드시 또 이 사문이 하는 짓이리라.’
곧 제자들과 함께 부처님에게 와서 부처님께 아뢰었다.
‘나의 제자들이 아침에 장작을 패려 하는데 도끼가 올라가지 않습니다.’
부처님은 곧 대답하였다.
‘당신은 돌아가십시오. 도끼는 저절로 들어 올려질 것입니다.’
가섭은 곧 돌아왔더니 여러 제자들의 도끼가 모두 들어 올려졌음을 보고 생각하였다.

‘나이 젊은 사문이 비록 또 신령스럽고 미묘하다 하더라도, 그러나 원래 나의 도의 참됨만은 못하리라.’

(가섭은 끝까지 부처님에게 항복하지 않는구만...)


가섭의 제자들은 곧 도끼를 들어 올릴 수는 있었으나 다시 내려오려 하지 않으므로 도로 가섭을 향하여 자세히 이 일을 말하였더니, 가섭은 듣고 나서 생각하였다.
‘이것 역시 이 사문이 하는 짓이리라.’
곧 제자들과 함께 부처님에게 와서 부처님께 아뢰었다.
‘나의 제자들이 아침에 장작을 패려 하다가 도끼는 들어 올려졌지만 다시 내려오려 않습니다.’
부처님은 곧 대답하였다.
‘당신은 돌아가십시오. 도끼가 내려올 것입니다.’
가섭은 돌아왔더니 제자들의 도끼가 모두 내려왔음을 보고서 생각하였다. ‘나이 젊은 사문이 비록 또 신령스럽고 미묘하다 하더라도, 그러나 원래 나의 도의 참됨만은 못하리라.’


그 때 가섭은 아침에 스스로 장작을 패려 하는데, 도끼가 올라가지 않는지라 생각하였다.
‘이것 역시 이 사문이 하는 짓이리라.’
곧 부처님에게 나아가서 부처님께 아뢰었다.
‘나는 아침에 장작을 패려는데 도끼가 올려지지 않습니다.’
부처님은 곧 대답하였다.
‘당신은 돌아가십시오. 도끼는 저절로 올려질 것입니다.’
가섭은 돌아왔더니 도끼가 바로 들어 올려졌으므로 생각하였다.
‘나이 젊은 사문이 비록 또 신령스럽고 미묘하다 하더라도, 그러나 원래 나의 도의 참됨만은 못하리라.’
가섭은 도끼가 올려지고 나서는 또 내려오려 하지 않으므로 생각하였다.
‘이것 역시 이 사문이 하는 짓이리라’ 하고, 곧 부처님에게 나아가서 부처님께 아뢰었다.
‘나의 도끼가 올려지기는 하였으나 다시 내려오려 하지 않습니다.’
부처님은 곧 대답하였다.

‘당신은 돌아가십시오. 도끼는 저절로 내려질 것입니다.’
가섭은 곧 돌아왔더니 도끼가 곧 내려지는지라 생각하였다.
‘나이 젊은 사문이 비록 신령스럽고 미묘하다 하더라도, 그러나 원래 나의 도의 참됨만은 못하리라.’

그 때 가섭은 바로 부처님께 아뢰었다.
‘나이 젊은 사문은 여기에 머무르면서 함께 맑은 행을 닦으십시다. 방사와 옷이며 음식은 내가 드리겠습니다.’ 때에 세존은 잠자코 허락하시므로, 가섭은 부처님이 허락하심을 알고는 그의 머무는 데로 돌아가서 곧 명하였다.
‘날마다 좋은 음식을 마련하고 아울러 평상 자리도 베풀도록 하라.’


다음날 끼니 때가 되매 스스로가 가서 부처님을 청하였더니, 부처님은 말씀하였다.
‘당신은 가십시오. 나는 뒤를 따라 가겠습니다.’
가섭이 떠나가자마자, 잠깐 사이에 세존은 염부제에 이르러서 염부 열매[閻浮果]를 따서 바루에 가득히 채워 가지고 와서는 가섭이 아직 닿기 전에 이미 먼저 도착하여 있었다. 가섭은 뒤에 와서 부처님이 이미 앉아 계심을 보고서 곧 물었다.
‘나이 젊은 사문은 어느 길로 하여 오셨기에 먼저 여기에 닿으셨습니까?’


부처님은 바루 안의 염부 열매를 가섭에게 보이면서 말씀하였다.
‘당신은 이제 이 바루 속의 열매를 알고 계십니까?’
가섭은 대답하였다.
‘이런 열매는 모릅니다.’
부처님은 말씀하였다.
‘이로부터 남쪽으로 수만 요자나를 가면 거기에 하나의 주(洲)가 있고 그 위에 나무가 있는데 이름이 염부(閻浮)입니다. 이 나무가 있음으로 인연하여 염부제[閻浮洲]라 하는 것입니다. 나의 이 바루 속의 것은 바로 그 과일인데, 잠깐 동안에 그 과일을 가지고 왔습니다. 아주 향기롭고 맛이 있으니 당신은 잡수십시오.’

이에 가섭은 생각하였다.
‘그 길이 여기에서 떨어져서 극히 멀고 멀거늘, 이 사문은 잠깐 동안에 벌써 갔다 돌아왔구나. 신통 변화가 퍽이나 빠르기는 하되, 그러나 나의 도의 참됨만은 못하리라.’
가섭은 여러 가지의 음식을 내어 놓자, 부처님은 곧 주원(呪願)을 하였다.

 

바라문의 법 가운데서는
불을 받들어 섬김이 으뜸이 되고
온갖 물의 흐름 가운데서는
큰 바다가 그 으뜸이 되느니라.

 

모든 별의 가운데서는
달빛이 그 으뜸이 되고
온갖 광명의 가운데서는
해의 비춤이 그 으뜸이 되느니라.

 

모든 복밭[福田] 가운데서는
부처님의 복밭이 으뜸이 되므로
만약 큰 과보를 구하려 하면
부처님의 복밭에 공양해야 하리라.

 

부처님은 잡수기를 마치고 도로 계신 데로 돌아가서 바루를 씻고 양치질을 하고서는 나무 아래 앉아 계셨다.
다음 날 끼니 때에 다시 가서 부처님을 청하자 부처님은 말씀하였다.
‘당신은 가십시오. 나는 뒤를 따라 가겠습니다.’

가섭이 떠나가자마자 잠깐 사이에 세존은 곧 불바제(弗婆提)에 이르러서 암마라 열매[菴摩羅果]를 따서 바루에 가득히 채워 가지고 와서는 가섭이 아직 닿기 전에 부처님은 이미 먼저 도착하여 있었다. 가섭은 뒤에 와서 부처님이 앉아 계심을 보고 곧 물었다.
‘나이 젊은 사문은 어느 길로 하여 오셨기에 먼저 여기에 닿으셨습니까?’


부처님은 바루 안의 암바 과일을 가섭에게 보이면서 말씀하였다.
‘당신은 이제 이 바루 안의 과일을 알고 계십니까?’
가섭은 대답하였다.
‘이런 과일은 모릅니다.’
부처님은 말씀하셨다.
‘여기서부터 동쪽으로 수만 요자나를 가서 불바제(弗婆提)에 도착하여 이 과일을 가지고 왔는데, 이름은 암마라(菴摩羅)라고 합니다. 극히 향기롭고 맛이 있으니 당신은 잡수십시오.’
가섭은 듣고서 생각하였다.
‘그 길이 여기에서 떨어져서 극히 멀고 멀거늘, 이 사문은 잠깐 동안에 벌써 갔다가 돌아왔구나, 그 신력을 보면 전에 없던 일이기는 하되, 그러나 원래 나의 도의 참됨만은 못하리라.’
가섭은 여러 가지의 음식을 내어 놓자, 부처님은 곧 주원을 하였다.

 

바라문의 법 가운데서는
불을 받들어 섬김이 으뜸이 되고
온갖 물의 흐름 가운데서는
큰 바다가 그 으뜸이 되느니라.

 

모든 별의 가운데서는
달빛이 그 으뜸이 되고
온갖 광명의 가운데서는
해의 비춤이 그 으뜸이 되느니라.

 

모든 복밭 가운데서는
부처님의 복밭이 으뜸이 되므로
만약 큰 과보를 구하려 하면
부처님의 복밭에 공양해야 하리라.

 

부처님은 잡수기를 마치고 도로 계신 데로 돌아가서 바루를 씻고 양치질을 하고서는 나무 아래 앉아 계셨다.
다음 날의 끼니 때에 다시 가서 부처님을 청하자, 부처님은 말씀하였다.
‘당신은 가십시오. 나는 뒤를 따라 가겠습니다.’
가섭이 떠나가자마자, 잠깐 사이에 세존은 곧 구다니(瞿陀尼)에 이르러서 하리륵 열매[呵梨勒果]를 따서 바루에 가득히 채워가지고 와서는 가섭이 아직 닿기 전에 부처님은 벌써 먼저 도착하여 있었다. 가섭이 뒤에 와서 부처님이 벌써 앉아 계심을 보고 곧 물었다.
‘나이 젊은 사문은 어느 길로 하여 오셨기에 먼저 여기에 닿으셨습니까?’
부처님은 바루 안의 하리륵 과일을 가섭에게 보이면서 말씀하였다.
‘당신은 이제 이 바루 속의 과일을 알고 계십니까?’
가섭은 대답하였다.
‘이런 과일은 모릅니다.’
부처님은 말씀하였다.
‘여기서부터 서쪽으로 수만 요자나를 가서 구다니에 도착하여 이 과일을 가지고 왔는데, 이름은 하리륵이라고 합니다. 극히 향기롭고 맛이 있으니 당신은 잡수십시오.’
가섭은 듣고서 생각하였다.
‘거기의 길이 여기에서 떨어져서 극히 멀고 멀거늘, 이 사문은 잠깐 동안에 벌써 갔다가 돌아왔구나. 그의 신통을 보면 전에 없던 일이기는 하되, 그러나 나의 도의 참됨만은 못하리라.’
가섭은 여러 가지의 음식을 내어 놓자, 부처님은 곧 주원을 하였다.

 

바라문의 법 가운데서는
불을 받들어 섬김이 으뜸이 되고
온갖 물의 흐름 가운데서는
큰 바다가 그 으뜸이 되느니라.

 

모든 별의 가운데서는

달빛이 그 으뜸이 되고
온갖 광명의 가운데서는
해의 비춤이 그 으뜸이 되느니라.

 

모든 복밭 가운데서는
부처님의 복밭이 으뜸이 되므로
만약 큰 과보를 구하려 하면
부처님의 복밭에 공양해야 하리라.

 

부처님은 잡수기를 마치고 도로 계신 데로 돌아가서 바루를 씻고 양치질을 하고서는 나무 아래 앉아 계셨다.
다음 날의 끼니 때에 다시 가서 부처님을 청하자, 부처님은 말씀하였다.
‘당신은 가십시오. 나는 뒤를 따라 가겠습니다.’
가섭이 떠나가자마자, 잠깐 사이에 세존은 곧 울단월(鬱單越)에 이르러서 저절로 된 멥쌀밥을 바루에 가득히 채워 가지고 와서는 가섭이 아직 닿기 전에 부처남은 벌써 먼저 도착하여 있었다. 가섭이 뒤에 와서 부처님이 벌써 앉아 계심을 보고 곧 물었다.
‘나이 젊은 사문은 어느 길로 하여 오셨기에 먼저 여기에 닿으셨습니까?’
부처님은 바루 안의 멧쌀밥을 가섭에게 보이면서 말씀하였다.
‘당신은 이제 이 바루 속의 밥을 알고 계십니까?’
가섭은 대답하였다.
‘이런 밥은 모릅니다.’
부처님은 말씀하였다.
‘여기서부터 북쪽으로 수만 요자나를 가서 울단월에 도착하여 이 저절로 된 멧쌀밥을 가지고 왔습니다. 극히 향기롭고 맛이 있으니 당신은 잡수십시오.’
가섭은 듣고서 생각하였다.
‘거기의 길이 여기서 떨어져서 극히 멀고 멀거늘, 이 사문은 잠깐 동안에 벌써 갔다가 돌아왔구나. 비록 또 신통이 측량하기 어렵기는 하되, 그러나 원래 나의 도의 참됨만은 못하리라.’
가섭이 곧 여러 가지의 음식을 내어 놓자, 부처님은 곧 주원을 하였다.

 

바라문의 법 가운데서는
불을 받들어 섬김이 으뜸이 되고
온갖 물의 흐름 가운데서는
큰 바다가 그 으뜸이 되느니라.

 

모든 별의 가운데서는
달빛이 그 으뜸이 되고
온갖 광명의 가운데서는
해의 비춤이 그 으뜸이 되느니라.

 

모든 복밭 가운데서는
부처님의 복밭이 으뜸이 되므로
만약 큰 과보를 구하려 하면
부처님의 복밭에 공양해야 하리라.

 

부처님은 잡수기를 마치고 물러나서 계신 데로 돌아가서 바루를 씻고 양치질을 하고서는 나무아래 앉아 계셨다. 다음 날의 끼니 때에 다시 가서 부처님을 청하자, 부처님은 말씀하였다. ‘좋습니다.’  그리고 이번에는 가섭과 함께 가셨는데, 그 집에 이르르자 여러 가지의 음식을 내어 놓으므로 부처님은 곧 주원을 하였다.

 

바라문의 법 가운데서는
불을 받들어 섬김이 으뜸이 되고
온갖 물의 흐름 가운데서는
큰 바다가 그 으뜸이 되느니라.


모든 별의 가운데서는
달빛이 그 으뜸이 되고
온갖 광명의 가운데서는
해의 비춤이 그 으뜸이 되느니라.

 

모든 복밭 가운데서는
부처님의 복밭이 으뜸이 되므로
만약 큰 과보를 구하려 하면
부처님의 복밭에 공양해야 하리라.

 

그 때 세존은 주원을 하여 마치자, 곧 밥을 가지고 혼자 나무 아래 돌아가서 잡수기를 마치고 생각하였다.
‘물이 필요하구나.’


석제환인이 곧 부처님의 뜻을 알고 마치 큰 장사(壯士)가 팔을 굽혔다 펼 만큼 짧은 동안에 하늘로부터 내려와 부처님에게 이르러서 땅에 엎드려 발에 예배하고, 곧 손으로 땅을 가리키어 못을 만들었는데 그 물이 깨끗하여 여덟 가지의 공덕이 갖추어 있었으므로, 여래는 곧 그것을 이용하여 손을 씻고 양치질을 하여 마치고, 석제환인을 위하여 갖가지 법을 말씀하자 석제환인은 법을 듣고 나서는 기뻐 뛰면서 홀연히 사라져 하늘의 궁전으로 돌아갔다.


이 때 가섭은 점심밥을 먹은 뒤에 숲 사이를 거닐며 다니다가 생각하였다.
‘나이 젊은 사문이 오늘은 밥을 받아서 나무 아래로 갔었는데, 나는 거기를 가보아야겠다.’
곧 부처님에게 나아갔더니 갑자기 나무의 곁에 하나의 큰 못이 있음을 보았는데, 샘물이 맑고 맑아 여덟 가지 공덕을 갖추었는지라 괴이히 여기면서 부처님께 물었다.
‘이 가운데에 어떻게 해서 갑자기 이런 못이 있습니까?’


부처님은 곧 대답하였다.
‘아침에 당신에게 공양을 받아 이곳으로 돌아와서 먹기를 마치고는 손을 씻고 양치질하며 바루를 씻으려고 (물이 필요하구나) 하였더니, 석제환인이  나의 이 뜻을 알고 천상으로부터 와서 손으로 땅을 가리키어 이 못을 생기게 하였습니다.’


그 때에 가섭은 못의 물을 보며, 다시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서 생각하였다.
‘나이 젊은 사문이 크고 거룩한 덕이 있어서 이렇게 하늘의 상서까지 감응하게 되었구나. 그러나 나의 도의 참됨만은 못하리라.’


그 때 세존은 따로 다른 날에 숲 사이를 거니시다가 쓰레기 속에서 여러 해진 베들이 있음을 보고 곧 주워가지고 깨끗이 빨고자 하여, ‘돌이 필요하구나’ 라고 생각하였다. 그러자 석제환인이 곧 부처님의 뜻을 알고 마치 큰 장사가 팔을 굽혔다 펼 만큼 짧은 동안에 향산(香山) 위에 가서 네모난 돌을 가져다 나무 사이에 놓아두면서 부처님께 아뢰었다.
‘돌 위에 나가셔서 옷을 빨으소서.’

부처님이 다시, ‘이제는 물이 있어야 하겠구나’라고  생각하였더니, 석제환인은 또 향산에 가서 큰 돌로 된 통에 깨끗한 물을 담아다가 네모난 돌 곁에 놓아두고 석제환인은 할 일을 마치자 홀연히 사라져 하늘의 궁전으로 돌아갔다. 그 때 세존은 빨래를 하신 뒤에 나무 아래 돌아가서 앉아 계시는데, 이 때에 가섭이 부처님에게 와 닿았더니 갑자기 나무 사이에 네모난 돌과 큰 돌로 된 통이 있음을 보고 생각하였다.
‘이 가운데에 어떻게 이런 두 가지 물건이 있을까?’
그리고는 마음에 놀람과 괴이함을 품고서 나아가 부처님께 물었다.
‘나이 젋은 사문이여, 당신의 이 숲 사이에 네모난 돌과 큰 돌로 된 통이 있는데, 어디서 온 것입니까?’
이에 세존은 곧 대답하였다.
‘내가 아까 거닐며 다니다가 땅에서 해진 베를 보고 가져다 빨려 하면서 마음으로 (이런 것이 필요하구나)라고 생각하였더니, 석제환인이 나의 이 뜻을 알고 곧 향산으로 가서 이런 것을 가지고 왔습니다.’
가섭은 듣고 나서 전에 없던 일이라 찬탄하면서 생각하였다.
‘나이 젊은 사문이 비록 이와 같은 크고도 거룩한 신력이 있어서 여러 하늘들이 감응은 한다손 치더라도, 그러나 원래 나의 도의 참됨만은 못하리라.’


그 때 세존은 또 다른 날에 땅을 가리켜 된 못에 들어가서 손수 목욕을 하셨는데 목욕을 다 하시고 생각하였다. ‘나가려 하는데 더위잡을 것이 없구나.’


못 위에 가라가(迦羅迦)라는 나무의 나뭇가지가 울창하여 못 위를 내려다 보고 있었는데 나무의 신[樹神]이 곧 이 나뭇가지를 눌러서 부처님에게 더위잡고 나오게 하였으므로 돌아와서 나무 아래 앉아 계셨다. 때에 가섭이 부처님에게 왔었는데, 홀연히 나무의 가지가 굽고 늘어져서 덮여 있음을 보고 괴이히 여기면서 부처님께 물었다.
‘이 나무가 어찌하여 가지가 굽고 늘어져서 덮여 있습니까?’
부처님은 곧 대답하였다.
‘나는 아까 못에 들어가 목욕을 하였으나 나오는 데에 더위잡을 것이 없더니, 나무의 신이 감응하여 나를 위해서 굽어지게 하였습니다.’
이에 가섭은 나무의 굽은 가지를 보고 또 부처님의 말씀까지 듣고서는 전에 없던 일이라 찬탄하면서 생각하였다. ‘나이 젊은 사문이 이러한 크고 거룩한 덕의 힘이 있어서 능히 나무의 신을 감응하게 하기는 하되 그러나 원래 나의 도의 참됨만은 못하리라.’ (계속)

 


불교 명상곡 - '홀로 피는 연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