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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미디·마술

[귀태] '귀태'(鬼胎)가 그런 말이었어...

잠용(潛蓉) 2013. 7. 12. 15:15

귀태(鬼胎)가 무슨 뜻이기에… 초대형 후폭풍

머니투데이 김성휘 기자 |입력 : 2013.07.12 13:59


'귀태'(鬼胎)란?

생소한 일본식 조어가 정국을 뒤흔들고 있다.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지난 11일 국회 브리핑에서 "작년에 나온 '기시 노부스케와 박정희'란 책에 '귀태'란 표현이 있다"고 언급했다. 그가 기시 노부스케 전 일본 수상과 고 박정희 대통령을 가리켜 "태어나지 않아야 할 사람들이 태어났다(는 의미)"라고 이를 설명하면서 파문이 커졌다.

 

'기시 노부스케와 박정희'는 국내에 지난해 가을 번역출판됐다. 책은 두 사람의 정치 여정 모두 일본이 만주에 세웠던 만주국에 뿌리를 두고 있다며 이들을 만주국과 제국주의의 귀태라고 묘사했다. 단 '귀태'란 표현 자체는 이 책이 처음 쓴 것이 아니라 일본의 유명작가인 고 시바 료타로(1923~1996)가 만들어낸 조어다.

 

책의 주석에는 "작가 시바 료타로의 조어다. 의학적으로는 융모막 조직이 포도송이 모양으로 이상증식하는 '포도상 귀태'를 뜻하지만, '태어나서는 안 될, 불길한, 사위스러운' 같은 부정적 뉘앙스가 강한 말"이라고 설명했다. 흔히 '귀티난다'고 표현하는 귀태(貴態·고귀한 모습이나 자태)와는 전혀 다른 말이다.

 

시바 료타로는 1980년대 한국을 방문, 제주를 여행하고 쓴 '탐라기행'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백제가 일본에 쌀농사를 전해주는 등 일본율령국가의 뿌리라고 주장했다. 다만 그의 대표작 '언덕 위의 구름'이 일본 제국주의 전쟁을 미화했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기시 노부스케와 박정희' 공저자 가운데 한 명은 재일 한국인 교수으로 국내에도 알려진 강상중 세이가쿠인(聖學院)대학 교수다. 1950년생인 강 교수는 젊은 시절 한국인과 일본인이란 정체성 사이에서 고민했으며 일본이름을 버리고 한국이름 '강상중'을 택해 살아 왔다. 재일 한국인 최초로 도쿄대 정교수에 올라 화제가 됐고 사회현안에 대한 날카로운 시각으로 일본 내에서 작가·평론가로도 알려졌다. 다른 한 사람은 현무암 홋카이도대 교수다.

 

 
민주당 홍익표 의원. /사진=뉴스1

 

청와대와 새누리당은 12일 '귀태' 표현을 인용한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변인이 박근혜 대통령 부녀를 인신공격했을 뿐 아니라, 극우발언으로 논란이 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박 대통령을 비교하면서 국가원수를 모욕한 것 아니냐고 강력 반발했다. 기시 전 수상은 아베 총리의 외할아버지이다.

 

이에 대해 홍 원내대변인은 성명을 내고 "책에 있는 한 구절을 인용한 것인데, 확대 해석돼 대통령에 대한 인신공격으로 비춰졌다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다만 새누리당과 청와대의 강력 반발에 대해선 "책 내용을 보고 얘기했으면 좋겠다"며 "(책에서 '귀태'는) 사람을 직시한 것이 아니고 그 사람으로 상징되는 체제의 유물들을 의미하는 것이다. 책 내용을 보면 별 오해가 없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홍 원내대변인은 "(브리핑의) 핵심은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박근혜 대통령의 최근 국정과 정국 운영에 있어 유사점을 얘기한 것"이라며 "그 부분에 대해 반론하는 것이 적절하지, 책 표현을 갖고 이러쿵 저러쿵 얘기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언급했다. 그는 "만주국에서 활동했던 박정희 전 대통령과 기시 노부스케에 관련해 기록된 사실관계를 부인하긴 어려울 것"이라며 "정치논쟁으로 가지 말고 사실관계나 역사문제에 대해 논의할 수 있다"고 밝혔다.

 

통일·남북관계 전문가인 홍 원내대변인은 초선의원(서울 성동을)으로 통일부 정책보좌관,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전문위원을 지냈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이다


홍익표, 朴대통령 '귀태 후손' 비난… 靑·與 발끈(종합)
[연합뉴스] 2013/07/11 22:41 송고

 

 

논란일자 洪 "책구절 인용, 인신공격 비춰졌으면 유감"

(서울=연합뉴스) 김남권 송수경 이귀원 기자 = 민주당 홍익표 원내대변인이 11일 박근혜 대통령을 일본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에 견줘가며 '귀태'(鬼胎,태어나지 않아야 할 사람들이 태어났다는 뜻)의 후손이라며 원색적 표현으로 비난하고 이에 청와대와 새누리당이 반발하면서 '막말 논란'이 빚어졌다.

 

국가정보원의 대선개입 의혹사건과 2007년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공개 및 사전유출 의혹 등으로 여야가 첨예하게 대치한 상황에서 야당이 거친 비난으로 박 대통령까지 공방의 중심으로 사실상 끌어들임으로써 정국이 더욱 꼬여가는 모습이다.

 

홍 원내대변인은 이날 오전 국회 브리핑에서 '기시 노부스케와 박정희'란 책 내용을 인용하며 "책에 '귀태(鬼胎)'라는 표현이 나오는데, 태어나지 않아야 할 사람들이 태어났다는 뜻"이라며 "만주국의 귀태 박정희와 기시 노부스케의 후손들이 아이러니하게도 한국과 일본의 정상으로 있다"고 말했다. 태평양전쟁 A급 전범이었던 기시 노부스케 전 총리는 아베 신조 현 총리의 외할아버지다.

 

홍 원내대변인은 "최근 박 대통령과 아베 총리의 행보가 남달리 유사한 면이 있다. 역사의 진실을 부정하고 구시대로 가려고 한다는 것"이라며 "아베 총리는 일본 군국주의 부활을 외치고 있고, 박 대통령은 유신공화국을 꿈꾸고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홍 원내대변인은 또 남재준 국정원장을 '제2의 김재규'로 칭하면서 "대통령 시해는 권총으로만 하는 게 아니라 정치적 시해도 있다"며 "'남재준 대통령, 박근혜 국정원장'으로 착각할 정도로 대통령은 음지를, 국정원장은 양지를 지향하고 있다. 남 원장은 국기문란에 대해 법적 심판을 받아야 한다"고도 했다.

 

이에 대해 청와대와 새누리당이 발끈하고 나섰다. 청와대 김행 대변인은 춘추관 브리핑에서 "금도가 없는 민주당 의원의 막말에 깊은 유감을 표시한다"며 "이는 대통령을 뽑아준 국민에 대한 모욕"이라고 비판했다.

새누리당 김태흠 원내대변인도 국회 브리핑에서 "홍 원내대변인의 발언에 경악을 금치 못한다"면서 "홍 원내대변인의 막말과 박 대통령에 대한 도가 넘는 비하 발언은 대한민국과 전체 국민을 모욕한 것"이라고 반발했다.

 

김 원내대변인은 "민주당과 홍 원내대변인이 스스로 '귀태'를 자처하지 않는다면 당장 국민과 대통령께 사과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홍 원내대변인의 발언을 보면 차마 입에 담을 수 없는 내용과 궤변으로 일관하고 있다. 여야가 정치적 공방을 하더라도 금도가 있다"면서 "대변인은 당의 입장을 대변하는 자리다. 오늘 발언이 민주당의 공식 입장인지 묻고 싶다"고 밝혔다.

 

논란이 일자 홍 원내대변인은 이날 밤 구두브리핑을 통해 "'귀태'(鬼胎) 표현과 관련해 책의 한 구절을 인용한 것인데, 확대해석돼 대통령에 대한 인신공격으로 비춰졌다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해명했다.

south@yna.co.kr, hanksong@yna.co.kr, lkw777@yna.co.kr

 

새누리, 대화록 열람 전격 취소... 그 대신 '귀태' 대책 논의
연합뉴스 | 입력 2013.07.12 09:50 | 수정 2013.07.12 11:15

 

 

공공의료 국조특위 등 모든 원내 일정 중단… 긴급 최고위 소집

(서울=연합뉴스) 심인성 기자 = 새누리당은 12일 박정희 전 대통령을 '태어나지 않아야 할 사람'이라는 뜻의 '귀태'(鬼胎)로, 박근혜 대통령을 '귀태의 후손'으로 비유한 민주당 홍익표 원내대변인의 발언을 문제 삼아 모든 원내 일정의 중단을 전격 선언했다. 이에 따라 이날로 예정됐던 국가기록원 보유 2007년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예비 열람일정도 취소됐다.

 

새누리당과 민주당 열람위원들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상견례를 겸한 첫 회의를 한 뒤 곧바로 경기도 성남 소재 국가기록원 대통령기록관을 방문해 'NLL(엔엘엘)'과 NLL의 한글표기인 '북방한계선', '남북정상회담' 등 7개 핵심 검색어로 예비열람을 하고 필요한 문건을 추릴 계획이었다.

 

최경환 원내대표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변인의 발언을 도저히 묵과할 수 없다"면서 "어떻게 전직 대통령과 현직 대통령에 대해 귀태라고 하고, 일본 극우주의자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와 비교할 수 있느냐. 이런 저주가 어디 있느냐"고 비판했다. 최 원내대표는 "이런 상황에서 여야가 태연하게 만나 얘기하는 게 말이 되느냐"면서 "오늘 원내 일정을 전면 중단하고 대책을 논의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새누리당의 원내 일정 전격 중단 선언에 따라 공공의료국정조사 특위 전체회의와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전체회의 등 다른 국회 일정도 줄줄이 취소될 것으로 알려졌다. 새누리당은 이날 오전 긴급 최고위를 소집, 관련 대책을 논의키로 했다. sims@yna.co.kr

 

[사설] 민주 원내대변인의 저급한 '귀태' 발언 파문
경향신문 | 입력 2013.07.12 21:56 

 

 민주당 홍익표 원내대변인의 소위 '귀태' 발언 파문으로 국회 일정이 중단됐다. 새누리당은 어제 대국민 사과와 홍 원내대변인의 당직 사퇴 등을 요구하며 국회 일정을 보이콧했다. 이날 예정된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예비열람이 이뤄지지 못했고 공공의료 국정조사특위 등도 열리지 못했다. 시급하고 중대한 국회 일정들이 돌출한 '막말' 파문으로 차질을 빚은 것은 유감스러운 일이다.

 

문제가 된 발언은 홍 원내대변인의 그제 국회 브리핑에서 나왔다. 홍 원내대변인은 <기시 노부스케와 박정희>란 책을 인용하며 "책에 귀태(鬼胎)라는 표현이 나오는데 태어나지 않아야 할 사람들이 태어났다는 뜻" 이라며 "만주국의 귀태 박정희와 기시 노부스케 후손들이 아이러니하게도 한국과 일본의 정상으로 있다"고 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을 '태어나지 않아야 할 사람'이라는 뜻의 귀태로, 박근혜 대통령을 귀태의 후손으로 비유한 것이다. 의도가 어디에 있든, 공당의 원내대변인이 저주에 가까운 표현을 써가며 국민의 선택으로 뽑힌 대통령을 비난한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 후손이라는 이유로 박근혜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를 대비시킨 것도 엉뚱한 연좌제이고 비약이다. 정치적 공방과 비판에서도 넘지 말아야 할 선이 있는데 홍 원내대변인의 발언은 그 선을 넘은 것이다. '막말'이 계속되는 우리 정치의 후진성을 또 보여줬다.

 

사석도 아니고 국회 브리핑에서 제1야당의 원내대변인이 행한 발언이라는 점에서 응분의 책임 있는 조치가 필요했다. 뒤늦게나마 홍 원내대변인이 어제 저녁 "브리핑 과정에서 일부 부적절한 발언에 대해 사과 말씀과 함께 책임감을 느끼고 원내대변인직을 사임한다"고 밝혔다. 김한길 민주당 대표도 "당 원내대변인의 발언은 보다 신중했어야 한다는 점에서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일단 '귀태' 발언의 부적절성에 대해 사과를 하고, 원내대변인직을 사퇴했으니 응분의 책임을 진 것으로 본다.

 

이제 새누리당은 '귀태' 발언을 문제 삼아 중단시킨 국회를 정상화시켜야 한다. 애초 '귀태' 발언에 대한 책임을 따지는 것과 국회 일정은 별개 문제였다. 그런데도 국회 일정을 전면 중단시킨 것은 국정원 사태로 불리한 국면을 반전하려는 의도가 담겼다고 보여진다. 여야가 합의한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열람의 시한이 닥쳤고, 공공의료 국조특위 활동시한은 오늘이다. 새누리당의 강경 대처가 '국정원 정국'을 반전하려는 셈법이 아니었다면, 민주당 대표가 유감을 표명하고 홍 원내대변인이 사퇴한 만큼 즉각 국회를 정상화시켜야 한다. 사과의 진정성을 이유로 또다시 국회 일정을 중단시킨다면 '귀태' 발언 대응이 정략이었음을 고백하는 꼴이 된다. 새누리당이 이미 홍 전 원내대변인을 국회 윤리위에 제소한 만큼 거기서 추가적 책임 여부는 따지면 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