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익표 '귀태' 발언… 청 "대통령 정통성 부정하는 것"
[메트로] 2013.07.12 08:52:33 99면 김민준 | mjkim@metroseoul.co.kr
청와대는 12일 박정희 전 대통령을 '태어나지 않아야 할 사람'이라는 뜻의 '귀태'(鬼胎)로, 박근혜 대통령을 '귀태의 후손'으로 비유한 홍 대변인의 발언에 대해 "국민이 선택한 대통령의 정통성을 부정하고 자유민주주의에 정면 도전한 것"이라며 국민과 대통령에게 사과할 것을 공식 요구했다.
이정현 홍보수석은 "어제 민주당 홍 원내대변인의 발언은 국회의원 개인의 자질을 의심하게 할 뿐만 아니라 국민을 대신하는 국회의원이 했다고는 볼 수 없을 정도의 폭언이고 망언이었다"며 이같이 밝혔다. 또 "우리 대통령에 대해 북한에서 막말을 하는 것도 부족해 이제 국회의원이 대통령에게 그런 식으로 막말을 하는 것은 대한민국의 자존심을 망치고 국민을 모독하는 일로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홍 의원은 도대체 어느나라 국회의원인지 묻고 싶다"고 반문했다.
靑 홍보수석 "귀태발언 사과하라
[경향신문] 2013-07-12 09:46:36ㅣ수정 : 2013-07-12 09:46:36
▲ 청와대 이정현 홍보수석이 12일 춘추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홍익표 민주당 대변인의 귀태(鬼胎)발언에 대해 국민과 대통령에게 사과할 것을 공식 요구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靑 "민주, 현 정권 정통성 부인... 대선 입장 밝혀라"
서울신문 | 입력 2013.07.16 03:11
박대통령 “잘못된 말로 국민통합 저해하는 일 없어야”
[서울신문] 청와대가 15일 민주당 홍익표 전 원내대변인의 '귀태(鬼胎) 발언'과 이해찬 상임고문의 "박정희가 누구한테 죽었나" 발언 등을 현 정권의 정통성에 대한 부인으로 규정하고, 지난 대선에 대한 공식 입장을 밝힐 것을 민주당에 요구했다. 이정현 홍보수석은 이날 오후 기자들과 만나 국가정보원 대선 개입 의혹과 관련, "박근혜 대통령이 세 가지를 이야기했는데도 대통령을 무자비하게 깎아내리고, 정통성을 계속 부인하는 언동을 하는 것은 국민에 대한 도전"이라며 "민주당이 대선에 대해 불복한다면 불복한다고 이제는 명확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 수석은 박 대통령이 언급한 국정원 의혹 관련 세 가지에 대해 ▲전(前) 정부에서 있었던 일이라는 점 ▲박 대통령이 관여한 일이 없다는 점 ▲국정조사를 통해 철저하게 규명하라고 지시한 것이라고 설명한 뒤 "국정원 사건을 박 대통령과 연관시켜 국기를 흔드는 일을 멈춰 주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 수석은 이어 "김한길 민주당 대표가 이날 오전 '대선 불복이 아니다'라고 말했지만, 그것을 민주당이 공식 입장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며 "민주당의 대표가 공식회의 석상에서 밝혔으면 그 부분에 대해서는 공당답게 국기를 흔들고 국론을 분열시키는 일을 하지 말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박 대통령도 이날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하면서 "앞으로 잘못된 말로 국민 통합과 화합을 저해하는 일이 일어나지 않고 서로 상생하고 품격 높은 정치시대를 열기 바란다"고 정치권의 '막말 논란'을 에둘러 비판했다. 박 대통령은 또 "그동안 우리 사회 각 분야에서 정제되지 않은 말이 많은 사회문제를 일으켰는데 여전히 반복되고 있어 안타깝다"며 "말은 사람의 인격을 나타내고, 국민을 대표하는 사람들의 언행은 나라의 국격"이라고 지적했다. [오일만 기자 oilman@seoul.co.kr]
대선불복 속내 감춘 채... 열성 지지층 결집 노린 '막말 정치'
동아일보 | 입력 2013.07.16 03:13
■ 전문가들이 본 숨은 코드
[동아일보] 정치의 역할은 갈등 조정이다. 그러나 대한민국의 정치는 갈등을 조장하고 양산한다. 갈등을 만들어내는 도구는 막말이다. '공업용 미싱', '차떼기당' 발언 등 막말은 과거에도 적지 않았다. 그럼에도 지금 '태어나지 말았어야 할'(귀태·鬼胎) 막말이 더욱 폭발력을 갖는 까닭은 이면에 '대선 불복종'을 함축했기 때문이다. 대선 불복이 막말에 실려 나오는 데는 숨은 코드가 작용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 '집토끼' 잡기?
12일 귀태 발언 파문을 일으킨 홍익표 전 원내대변인의 사퇴가 결정됐다는 소식을 들은 민주당 관계자는 "지지층은 반발할 텐데…"라며 우려스럽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의 예측대로 이튿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공간에서는 민주당 지지층으로 추정되는 누리꾼들이 홍 의원을 응원하고 당 지도부를 공박하는 글을 쓰고 퍼 날랐다. 지지층이 결집하는 양상을 보인 것이다.
막말을 통해 지지층을 결집시키려고 시도하는 것은 대선에서 패배한 정당에서는 드문 현상이 아니다. 2002년 대선에서 패배한 새누리당도 '등신외교'니, '노가리'니 하면서 노무현 전 대통령을 비난한 적이 있다. 신율 명지대 교수(정치외교학과)는 "막말은 지지층을 응집시키고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하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그런데 이번 민주당의 막말은 민주당 지지층 전체를 대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는 분석이 나온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이번 막말 사태는 당내 강경파가 당 밖 강경파를 겨냥한 몸부림"이라며 "트위터 등에서 막말을 응원하는 사람들은 많아 봐야 1만, 2만 명에 지나지 않지 않나"라고 말했다. 현재 민주당 막말의 스피커는 친노(親盧·친노무현) 진영 또는 구(舊)주류 세력이다. 박근혜 대통령을 겨냥해 '당선무효'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박정희가 누구한테 죽었느냐"며 막말을 퍼부은 이해찬 상임고문은 대표적인 친노 인사다. 그는 노무현 정부에서 총리를 지내고 작년 당 대표를 맡은 핵심 인사다.
이 고문은 14일 세종시에서 열린 '정치공작 규탄 및 국정원 개혁 촉구 충청권 당원 보고대회'에서 "박 대통령이 국정원을 자꾸 비호하고 거짓말하면 당선 무효까지 주장할 수 있는 세력이 늘어가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옛날 중앙정보부를 누가 만들었나. 박정희가 누구이고 누구한테 죽었나. 박씨 집안은 안기부, 정보부와 그렇게 인연이 질긴가. 이젠 끊어달라"고 했다.
박근혜 대통령과 박정희 전 대통령의 존재 자체를 인정하기 싫다는 식의 귀태 발언이 가까스로 수습된 지 이틀 만에 이 고문이 비슷한 취지의 발언을 쏟아낸 것은 말실수로 보기 어렵다. 민주당 지도부가 대선 불복으로 비칠 수 있는 주장이나, 장외 투쟁을 자제하려는 것과는 전혀 다른 흐름이 친노 진영에서는 형성되고 있는 것이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인문교양학부)는 "친노 세력은 네거티브 방식으로 포퓰리즘을 일으켜 국민의 지지를 얻는다는 생각이 강한 것 같다"고 비판했다.
○ 갈등만이 살길?
대선 불복이라는 막말의 또 다른 코드는 '당내 주도권 싸움'이다.
민주당 김한길 대표는 취임 이후 줄곧 정상적인 국회 안에서 문제를 해결해 정국 주도권을 잡는다는 전략을 고수했다. '을(乙)을 위한 국회'를 내걸고 경제민주화 3법을 통과시킨 6월 국회에서는 당 지지율이 25%를 상회했다. 그러나 국가정보원 정국 이후 당의 지지율은 15% 안팎으로 추락했다.
박원호 서울대 교수(정치외교학부)는 "민주당 친노 인사들은 여야 갈등이 유지·심화될수록 내부 단합이 용이해진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즉, 친노·강경파의 거듭되는 막말은 정국이 국정원 댓글 사건이라는 하나의 의제로 수렴해 당 지도부가 이니셔티브를 쥐는 상황을 경계하는 데서 나타나는 견제 현상이라는 분석이다. 내년 6·4 지방선거를 앞두고 공천권과 당 주도권 경쟁이 심화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친노의 최근 기류는 예사롭지 않다는 얘기가 나온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정략 차원에서는 유리할지 모르지만 수권정당의 모습을 포기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민동용·최창봉 기자 mindy@donga.com]
野 강경파 "국정조사 연연 말고 거리투쟁 하자"
조선일보 | 배성규 기자 | 입력 2013.07.16 03:18
"지도부가 타협만 하려 해" 노선 갈등으로 비화 조짐도
일부 국정원 개혁 서명운동
국정원 선거 개입 의혹에 대한 국정조사와 관련, 국정조사에 매달리기보다는 대여(對與) 강경 투쟁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15일 민주당 내에서 더 강해지고 있다. 김한길 대표 등 온건파와 향후 노선 갈등으로 비화될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
정세균 상임고문은 트위터에서 "이제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라. 우리 목적은 국정조사가 아니라 국기문란 세력 척결이다"라고 했다. 또 "민주당은 새누리당과 절대 타협하지 말 것과 어떤 경우에도 국민들 앞에 흐트러진 모습을 보이지 말 것, (국정조사) 특위에서 누구도 빼서는 안 된다"고 했다. 정 고문은 이어 "이 싸움은 증거로 이겨야 하는 싸움이니 국기문란 증거를 공유하고 널리 알려달라"며 "만일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으면서까지 새누리당과 박근혜 정권이 국정원 사건을 덮으려 든다면 껍데기뿐인 국정조사에 연연할 필요 없다"고 했다.
일부 강성 의원들도 지도부에 대해 "왜 자꾸 새누리당에 밀리느냐" "지도부가 타협만 하려 한다"고 비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특위 인사는 "어차피 새누리당이 국정조사 물타기를 할 텐데 우리도 증인 문제 등에서 더 강하게 나가야 한다"고 했다.
민주당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이날 "민주당 대표와 당직자 전원이 단식 투쟁에 돌입하라" "국민은 비 맞으며 규탄 집회하는데 실내에서 박수 치는 당원 대회 중단하고 거리로 나서라"는 요구가 빗발쳤다. 민주당 우상호·진선미·은수미·이학영 의원 등은 이날 서울 청계천에서 가진 '국정원 사건 알리기 수도권 집중 홍보의 날' 행사에서 '이명박·박근혜 정권의 검은 합작'이란 홍보물을 나눠 주며 국정원 개혁 촉구 범국민 서명운동을 벌였다. [ⓒ 조선일보 & chosun.com]
[7월 16일 한겨레 그림판] “정통성은 부정할 수 없어”
[김용민의 그림마당] 2013년 7월 16일 “사돈 남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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