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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국회

[박대통령] 5개월만에 '경고 스타일'로 청와대 개편

잠용(潛蓉) 2013. 8. 6. 09:11

청와대 비서실 5개월만에 2기 출범… 김기춘 신임 비서실장
[TV조선] 2013.08.06 08:06

 

[앵커] 휴가를 마친 박근혜 대통령이 신임 청와대 비서실장에 김기춘 전 법무장관을 임명하는 등 청와대 비서실에 대한 대대적인 개편을 첫 구상으로 내놓았습니다. 누구도 예측하지 못했던 일인데, 하반기 국정운영을 확실하게 해서 성과를 내겠다는 의지로 보입니다. 최원영 기자입니다.

[리포트] 박근혜 대통령이 취임 5개월만에 허태열 대통령 비서실장과 수석비서관 9명 가운데 4명을 전격 교체했습니다.


[이정현 / 청와대 홍보수석] "하반기에 보다 적극적인 정책 추진과 새로운 출발을 위해 새 청와대 인선을 결정하셨습니다.' 신임 비서실장에는 김기춘 전 법무부장관을 임명했습니다.  김 실장은 법무부장관과 검찰총장, 3선 국회의원 등을 역임해 입법, 사법, 행정에 걸쳐 다양한 경륜과 역량을 갖춘 인물이라고 청와대는 소개했습니다.

 

[김기춘 / 신임 대통령 비서실장] 대통령님의 국정구상, 국정철학이 차질 없이 구현되도록 미력이나마 성심성의껏 보필할 각오를 갖고 있습니다. 두 달 넘게 공석이던 정무수석에는 박준우 전EU, 벨기에 대사를 기용했습니다. 박 신임수석은 30년 넘게 외교부에서 근무하며 싱가폴 대사와 외교부 기획조정실장 등을 거친 정통 외교관입니다. 신임 민정수석은 홍경식 전 서울고검장이 맡았습니다.

 

청와대는 홍 수석을 법무연수원장과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 위원을 지낸 "소신 있는 검사"라고 설명했습니다. 새 미래전략수석에는 윤창번 전 하나로텔레콤 회장이, 고용복지수석에는 최원영 전 보건복지부 차관이 각각 임명됐습니다. 박 대통령은 2기 참모진에게 가시적인 성과를 강조했는데, 하반기 국정운영은 직접 주도하겠다는 뜻이 담겨 있습니다. TV조선 최원영입니다. [won102@chosun.com]

[靑 비서실장·수석 4명 교체]
“기대 이하 땐 교체” 경고도…
[서울신문] 2013-08-06 2면

 

180도 바뀐 인사방식 이번엔 ‘작심카드’
인선 배경과 뒷얘기

박근혜 대통령이 5일 청와대 비서실장과 수석비서관 4명을 전격 교체한 것은 ‘문책성 인사’로 평가된다. 향후 박 대통령의 인사 방식에도 적잖은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특히 허태열 비서실장의 교체는 새 정부 출범 이후 지속된 인사 논란에 대한 책임을 물은 것으로 해석된다. 박근혜 정부의 내각에 대해 ‘성시경(성균관대, 고시, 경기고 출신) 인사’라는 신조어가 생긴 데 이어 편중 인사를 빗댄 ‘태평성대(성균관대의 약진), 참여연대(연세대의 선전), 학수고대(고려대의 부진)’라는 표현까지 등장했다. 여기에 ‘윤창중 사태’ 과정에서 드러난 미흡한 대처, 공공기관장 인선 잡음과 지연 등도 비서실장 교체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같은 맥락에서 곽상도 민정수석 역시 인사 검증이라는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이로 인해 새누리당을 중심으로 경질설이 돌았고, 일각에서는 민정수석실 구성원 간 불화설도 나왔다. 최성재 고용복지수석과 최순홍 미래전략수석을 교체한 것은 국정운영에 긴장감을 불어넣겠다는 의도가 담긴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은 그동안 이들의 업무 방식에 대해 여러 차례 불만을 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새 정부의 핵심 어젠다인 창조경제와 고용·복지 분야에서 조기에 성과를 내지 못할 경우 자칫 정권의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도 감안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동안 박 대통령의 인사 방식은 한마디로 “한 번 쓴 사람은 쉽게 바꾸지 않는다”로 정의됐다. 능력보다는 신뢰를 중시한다는 얘기다. 그러나 정치권으로부터 교체 압력이 크지 않은 상황에서 새 정부 출범 162일 만에 수석비서관급 이상 청와대 참모진 절반을 물갈이했다는 점에서 인사 방식이 180도 바뀌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박 대통령은 최근 그런 뜻을 시사하기도 했다. 지난 6월 말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에서 “처음에는 사람의 말을 듣고 행실을 믿었으나, 이제는 말을 듣고도 행실을 살핀다(始吾於人也, 聽其言而信其行. 今吾於人也, 聽其言而觀其行)”는 논어 구절을 인용했다. 당시에는 북한 핵문제에 대한 입장 표명으로 받아들여졌지만, 인사 방식에도 적용 가능하다는 게 주변 참모진들의 설명이다.

 

업무 성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경우 언제든 교체할 수 있다는 경고의 메시지가 이번 인사에 담겨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인선 결과를 바라보는 국민 입장에서는 ‘깜짝 카드’이지만 박 대통령 입장에서는 ‘작심 카드’라는 것이다. 다만 이정현 홍보수석은 이날 브리핑에서 “장관 교체는 없다”고 밝혔다. 그동안 청와대 참모진 교체설과 개각설이 동시에 흘러나왔다는 점을 감안할 때 공직사회 내부 불안을 조기에 차단하려는 의도가 담긴 것으로 보인다. 내각을 교체할 경우 국회 인사청문회를 통과해야 한다는 현실적, 절차적 어려움도 감안한 것으로도 볼 수 있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靑 2기 참모진 출범… 새 비서실장에 김기춘 前법무(종합2보)
[연합뉴스] 2013/08/05 11:23 송고

 

 

[사진] 청와대 비서실장 전격교체…신임 실장에 김기춘 전 법무
(서울=연합뉴스) 박근혜 대통령은 5일 신임 청와대 비서실장에 김기춘 전 법무장관을 임명하는 등 청와대 실장과 수석 인사를 전격 단행했다.   사진 왼쪽부터 김기춘 신임 청와대 비서실장, 박준우 정무수석, 홍경식 민정수석, 윤창번 미래전략수석, 최원영 고용복지수석. 2013.8.5 << 연합뉴스 DB >> zjin@yna.co.kr

 

許실장 '인사파동' 등 책임 물어 경질… 정무수석에 외교관 출신 박준우
민정수석 홍경식·미래수석 윤창번·고용복지수석 최원영
하반기 국정운영 고삐죄고 공직사회 긴장감 불어넣기 해석

(서울=연합뉴스) 신지홍 기자 = 박근혜 대통령은 5일 새 청와대 비서실장에 김기춘 전 법무장관을 임명하는 등 청와대 일부 개편을 전격 단행했다. 정권 출범 162일만에 이뤄진 2기 참모진의 출범이다. 경남 거제 출신인 김 실장은 검찰총장과 법무장관, 3선의원을 지낸 여권 중진으로 박 대통령의 최측근 인사로 꼽힌다.

 

이정현 전 수석이 홍보수석으로 이동한 이래 2개월여간 장기공백 상태였던 청와대 신임 정무수석에는 박준우 전 EU(유럽연합)·벨기에 대사가 비정치인 출신으로 파격 발탁됐다. 민정수석에는 서울고검장을 지낸 홍경식 전 법무연수원장, 미래전략수석에는 새누리당 국민행복추진위원회 방송통신추진단장을 지낸 윤창번 전 하나로텔레콤 대표, 고용복지수석에는 최원영 전 복지부차관이 각각 새로 기용됐다. 이정현 홍보수석은 이날 춘추관에서 이러한 청와대 인선을 공식 발표했다.

 

이 수석은 청와대 일부 개편 배경과 관련, "새 정부가 출범한 이후 지난 5개월여 동안 새로운 국정철학에 맞게 정책기조와 계획을 세우면서 많은 일을 해오셨던 대통령은 그동안 과중한 업무와 책임 속에서 헌신적으로 최선을 다해온 비서실장과 수석들의 노고에 감사하면서 하반기에 보다 적극적인 정책추진과 새로운 출발을 위해 새 청와대 인선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개각 여부에 대해서는 "장관 교체는 없다"고 말했다.

 


[사진] 청와대 신임 참모진
(서울=연합뉴스) 안정원 기자 = 김기춘 신임 청와대 비서실장이 5일 청와대 춘추관 기자회견장에서 인사 관련 소감을 발표하고 있는 동안 최원영(왼쪽부터) 고용복지수석, 윤창번 미래전략수석, 홍경식 민정수석, 박준우 정무수석이 배석하고 있다. 2013.8.5 jeong@yna.co.kr

 

청와대 일부 개편은 이 수석의 설명처럼 박 대통령의 하반기 국정운영을 다잡기 위한 심기일전 차원으로 풀이된다. 새 정부 출범 6개월이 가까워짐에 따라 청와대를 일신함으로써 공직사회 전반에 긴장감을 불어넣어 하반기에는 국정의 성과를 내겠다는 박 대통령의 판단이 작용했다는 것이다.

 

박 대통령이 과거부터 자신과 정치철학을 공유하며 조언을 받아온 대표적 원로그룹인 이른바 '7인회'의 멤버인 김 전 법무장관을 새 비서실장에 앉힌 것은 이러한 맥락으로 풀이된다. 특히 허태열 실장의 전격 교체는 일종의 '경질' 차원으로 해석된다. 박 대통령이 '윤창중 파문'을 비롯해 정권 출범이후 계속된 '인사파동'과 최근 공기업 인사중단 등 인사관련 불협화음, 국가정보원 사태 와중의 정국대처 등에 허 실장의 책임을 물었다는게 청와대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곽상도 민정수석의 교체 역시 정권초 인사검증 실패 등의 책임을 물은 것으로 풀이된다. 최성재 고용복지수석은 최근 박 대통령으로부터 질책을 받으면서 교체 대상으로 거론돼왔고, 최순홍 미래전략수석은 국정화두인 '창조경제'를 제대로 만들어내는데 실패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김 신임 비서실장은 기자회견에서 "지난날 정부와 국회에서 경험한 국정경험과 의정경험을 되살려 국민 모두가 골고루 잘사는 행복한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노심초사하고 계신 대통령의 국정구상과 국정철학이 차질없이 구현되도록 미력이나마 성심성의껏 보필할 각오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shin@yna.co.kr]

 

김기춘 비서실장 발탁… 다시 주목받는 朴대통령의 ‘7인회’
[영남일보] 2013-08-06 07:48:51 

박정희 대통령 때부터 인연… 역할 커지나?

 

 

[사진] 김한길 민주당 대표가 5일 오후 서울 태평로 서울광장 국민운동본부 상황실에서 김기춘 신임 대통령 비서실장을 만나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근혜 대통령을 돕는 원로그룹인 ‘7인회’ 멤버인 김기춘 전 법무부 장관이 5일 새 정부 2기 청와대 비서실장에 낙점되면서 이 모임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청와대 비서실장은 국정 전반에 깊숙이 개입할 수 있는 요직 중의 요직이라는 점에서 향후 7인회의 역할이 확대되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된다.

 

7인회는 2007년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대선후보 경선 당시 박근혜 대통령을 도왔던 원로그룹으로 김용환 전 재무부 장관(81), 강창희 국회의장(67), 최병렬 전 한나라당 대표(75), 안병훈 전 조선일보 부사장(75), 김용갑 전 의원(77), 현경대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74) 등을 말한다. 이들 중 좌장격인 김용환 장관과 강창희 의장은 당시 박근혜 경선 캠프의 고문으로, 김기춘 비서실장은 선대위 부위원장으로 활동했다. 나머지 멤버들도 선대위원장을 맡거나 외곽 조직을 주도하는 등 두드러진 활동을 보였다.

 

이들은 박정희 전 대통령과도 관계가 깊다. 김용환 장관은 유신 시절 청와대 경제수석을 역임했고, 강창희 의장은 하나회 소속 육군 중령, 최병렬 전 대표는 조선일보 정치부장, 안병훈 전 부사장은 조선일보 청와대 출입기자였다. 이 가운데서도 신임 김기춘 비서실장은 ‘정수장학회’ 1기 장학생 출신으로 박 전 대통령 시절 검사를 거쳐 중앙정보부 대공수사국 부장, 청와대 비서관을 지내는 등 박 전 대통령과의 인연이 누구보다도 깊다. 결국 김 비서실장은 박정희 전 대통령에 이어 박근혜 대통령을 보좌하게 되면서 ‘부녀 대통령’을 보필하게 됐다. 김 비서실장과 박 대통령의 인연은 김 비서실장의 사위인 안상훈 서울대 교수와도 연결된다. 안 교수는 박 대통령의 당선인 시절 인수위에서 고용복지분과 인수위원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김 신임 비서실장은 정홍원 국무총리와 황교안 법무부 장관 등 법조계 인맥을 박 대통령에게 추천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그의 발탁은 내각 장악에 대한 박 대통령의 뜻이 담겨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 비서실장은 5일 인선 발표 직후 “중책을 맡게 돼 어깨가 무겁다”며 “국민 모두가 골고루 잘 사는 행복한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노심초사하는 대통령의 국정구상과 국정철학이 차질없이 구현되도록 미력이나마 성심성의껏 보필하겠다”고 말했다. [이영란기자 yrlee@yeongnam.com]

 

[한겨레]뉴스분석|박 대통령, 청와대 전격 개편

'초원복집' 김기춘을 비서실장에..거꾸로 가는 박 대통령
한겨레 | 입력 2013.08.05 21:40 | 수정 2013.08.06 09:20

 

정수장학회 출신에 '7인회' 멤버
검사 땐 유신헌법 초안 작성도, '심기만 살피는 비서실장' 비판
 

박근혜 대통령이 5일 청와대 비서실을 전격 개편했다. 허태열 비서실장을 경질하고 김기춘 전 법무부 장관을 새 실장에 기용했다. 박준우 전 유럽연합 대사를 정무수석, 홍경식 전 서울고검장을 민정수석, 윤창번 전 하나로텔레콤 대표이사를 미래전략수석, 최원영 전 보건복지부 차관을 고용복지수석 비서관에 임명했다.

 


인사의 초점은 단연 김기춘 실장이다. 박 대통령이 휴가지 모래밭에 '저도의 추억'이라고 쓴 지 1주일 만이다. 자신뿐 아니라 아버지 박정희 전 대통령과도 인연이 깊은 구시대 인물을 발탁했다는 점에서 정가나 학계나 충격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한홍구 성공회대 교수(현대사)는 "김기춘 실장은 정수장학회, 유신, 간첩조작, 지역감정 등 온갖 부정적인 요소의 화신으로 볼 수 있는 인물이다. 박 대통령이 역사를 거꾸로 되돌리겠다고 선언한 것이나 다름이 없다. 반역사적 인사다"라고 평가했다.

 

경남고와 서울법대를 나온 엘리트 공안 검사 출신인 김 실장의 일생은 굴곡진 우리나라 역사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그는 1958년 서울법대에 들어가 5·16쿠데타 직전인 60년 10월 고등고시 사법과에 합격했다. 그 뒤 5·16장학회(정수장학회의 전신)가 주는 장학금을 받아 학업을 마쳤다. 이 인연으로 그는 나중에 정수장학회 장학생 출신들의 모임인 상청회 회장을 맡기도 했다.

 

김 실장은 1972년 법무부 검사 시절 유신헌법 초안 작성에 참여했다. 1974년부터는 중앙정보부에서 대공수사국 부장, 중앙정보부장 비서관, 대공수사국장을 지냈다. 그가 있는 동안 중정은 재일동포 간첩단을 비롯해 수많은 조작간첩 사건을 만들어냈다. 부장 비서관이던 1974년 8월 박 전 대통령 부인 육영수씨 저격 용의자 문세광에게 "<자칼의 날>을 읽었느냐"고 질문을 던져 입을 열게 한 무용담은 그의 자랑이다. 그는 박정희 정권 말기에 청와대 비서관도 지냈다.

 

김 실장은 중정 수사국장이던 1978년 '1·19 조처'를 기안해 보안사의 민간인 사찰을 중단시킨 일이 있다. 전방사단에서 대대장이 월북한 사건에 책임을 물어 보안사의 권한을 축소시킨 것이다. 이 때문에 80년대 들어서는 한때 보안사 출신 신군부 실세들에게 견제를 당하기도 했다. 그러나 고비를 넘어선 그는 승승장구했다. 노태우 정권에서 임기제 초대 검찰총장이 됐고, 1991년 5월부터 1992년 10월까지 법무부 장관을 지냈다. 이 시절 부하들은 그에게 '미스터 법질서'라는 별명을 상납했다.

 

대선을 코앞에 둔 1992년 12월11일 전직 법무부 장관이던 그는 부산지역 기관장들을 불러 모아 김영삼 후보의 승리를 위해 지역감정을 불러일으켜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른바 '초원복국집 사건'이다. 역설적으로 정권 탄생의 일등 공신이 된 그는 1996년 거제에서 신한국당 공천을 받았고, 내리 3선을 했다. 2004년 국회 법사위원장 시절엔 노무현 당시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 의견서를 작성해 헌법재판소에 제출했다.

 

박근혜 대통령과의 공식 인연은 2005년 7월 시작됐다. 한나라당 대표였던 박 대통령은 그를 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소장으로 발탁했다. 2007년에는 경선캠프 법률지원단장으로 활약했다. 인연은 더욱 깊어갔다. 김 실장은 원로모임 '7인회'의 멤버다. 또 지난 7월1일엔 박정희기념사업회의 초대 이사장을 맡았다.

 

역사적 관점 이외에도 이번 인사에는 큰 문제가 있다. 박 대통령이 공과 사를 뒤섞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여권의 한 인사는 "김 실장은 나이가 많지만 대통령의 입맛에 딱 맞게 보고를 할 줄 아는 사람이다. 매너가 깔끔하고 목소리를 높이는 일도 없다"고 치켜세웠다. 또다른 인사는 "2007년 대선을 앞두고 박 대통령이 대표를 그만두고 집에서 쉬고 있는데 김기춘 실장의 제의로 몇 사람을 불러 모아 함께 '충무 마리나'에 놀러 간 일이 있다. 어떻게 설득을 했는지 참 신기했다"고 회고했다.

 

박 대통령과 김 실장을 다 잘 아는 인사는 익명을 전제로 이런 말을 했다.
"아무래도 대통령의 의식이 1970년대 어린 시절에 머물고 있는 것 같다. 청와대 비서실장은 대통령 개인의 참모가 아니라 중요한 공직자다. 국민이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있어야 한다. 김 실장이 부패한 사람은 아니지만 국가운영의 큰 줄기를 이끌어 갈 수 있는 지혜나 식견은 부족하다. 무엇보다도 대통령이 잘못된 방향으로 갈 때 안 된다고 막아설 수 있는 정직성이 없다. '대통령 심기만 살피는 비서실장', '정치를 전혀 모르는 정무수석'을 앉힌 것을 보면 큰 걱정이다." [성한용 선임기자shy9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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