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줄거리를 살펴보면 젊은 무명 작곡가 고운(최무룡)은 유명한 소프라노 가수 미연(김지미)이 그의 곡을 노래하면서 유명해진다. 고운과 미연은 서로 사랑하는 사이가 되지만, 시골에서 고운의 옛 애인 은실(양미희)이 올라와 고운은 은실과 결혼한다. 상처 입은 미연은 유럽으로 떠나고 실직한 고운은 생활고에 허덕인다. 설상가상으로 출산한 아내가 병고로 신음하면서, 그는 하는 수 없이 귀국한 미연의 집에서 은실의 입원비를 훔치게 된다. 그의 절도죄가 발각되어 법의 심판을 받게 되고 게다가 아내는 세상을 떠난다. 지방공연을 마치고 돌아온 미연은 이 모든 사실을 알게되고 마침내 고운의 아이를 스스로 맡아 키우면서고운이 형기를 마치고 나오기를 손꼽아 기다리며 희망의 나날을 보낸다는 이야기다.(Daum 영화)
이 영화는 제작 당초부터 한국영화 최초로, 클라식 음악 영화로 기획하였으며,작곡가 김동진 교수에게 주제곡을 의뢰하였고, 김동진교수는 ‘저구름 흘러가는 곳’을 작곡하여 영화를 한결 돋보이게 하였다. 한편 영화에서 이 곡은 소프라노 박옥련씨가 더빙으로 불렀었다. 1960년 6월15일에 개봉된 이 작품은 여러가지로 시사하는 바가 있다. 영화는 신파조에 가까워 당시 그다지 큰 반응은 일으키지 못했지만, 우리나라 최초의 음악영화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주었고, 또한 최초로 유럽(프랑스, 이탈리아)에서 로케 촬영까지 시도한 작품이었다. 영화 <동심초>의 영화음악을 작곡가 김성태 교수가 맡았듯이, 당시의 유행처럼 이 영화도 작곡가 김동진교수가 음악을 맡아 주제가인 ‘저 구름 흘러가는 곳’을 작곡하고, 지휘자로서 영화에도 출연하였으며 더빙에도 참여했다. 그리고 ‘저 구름 흘러가는 곳’도 ‘동심초'와 같이 영화 주제가로 보다는 솔로 가곡으로 더 많이 알려져 지금도 성악가들의 메뉴에 자주 오르고 있다.
김동진 교수는 나중에 “클래식 음악을 한다는 작곡가들은 대중예술로 분류되는 영화에 참여하기를 꺼렸어요. 나는 6·25 때 월남하기 전 고향 평양에 머물면서 쇼스타코비치와 하차투리 등 소련 작곡가들이 영화음악에서 많은 성과를 거둔 것을 알고 있던 터라 한번 해볼 만하다고 생각했죠” 라고 말했다. 한편 영화에서 이 곡을 부른 소프라노역으로 출연한 김지미의 더빙은 당시 유명한 소프라노 박옥련씨가 맡아 큰 감동을 주었는데 그녀는 성악가 바리톤 김동규의 모친이다. (‘구술로 만나는 한국예술사’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