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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애청곡

[영화음악] '9월이 오면' (1961) - Billy Vaughn 악단 연주

잠용(潛蓉) 2013. 8. 19. 13:06

 

영화 'Come September'의 한 장면(로버트와 리사 둘만의 오붓한 피크닉)

  

“9월이 오면” (1961)
Come September

 

◇ 스텝 캐스트

감독: 로버트 멀리건 (Robert Mulligan)

출연: 락 허드슨 (Rock Hudson 로버트 탈보 역), 지나 롤로브리지다 (Gina Lollobrigida 리사 펠리니 역), 산드라 디 (Sandra Dee 샌디 스티븐스 역), 바비 대린 (Bobby Darin 토니 역)  
제작: Robert Arthur, Henry Willson, Raoul Walsh 
각본: Stanley Shapiro, Maurice Richlin, Stanley Roberts, Robert Russell 
음악: Hans J. Salter
촬영: William H. Daniels
편집: Russell F. Schoengarth
배급: Universal Pictures, August 9, 1961
제작 국가: 미국

장르: 코미디, 로맨스(멜로)

런닌타임: 1시간 52 분
언어: English, Italian 
박스오피스: 650만 달러(US)

 

◇ 영화의 줄거리
미국인 갑부 로버트 탈보(록 허드슨 분)는 해마다 9월이 되면 이탈리아의 한 별장에서 이탈리아인 여자친구와 휴가를 보낸다. 어느 날 별장 관리인에게 사전에 연락을 하지 않고 별장에 들렀더니 관리인이 자기 몰래 별장을 호텔로 사용하며 돈벌이를 하고 있음을 발견하고 투숙객들을 내쫓으려 하지만, 투숙객들은 이탈리아 여행에 대한 부푼 꿈을 안고 찾아온 미국인 대학생들이었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사이 이탈리아 여자 친구 리사 펠리니(지나 롤로브리지다 분)까지 들이닥치고... 관리인은 엉겁결에 투숙객들에게 로버트가 화내는 이유는 그가 2차 대전에 참전하여 그때 그만 뇌를 다쳐서 화를 잘 낸다며, 그 후유증으로 자기가 이 호텔의 주인인 줄 알고 그러니까 그런 척 해주라며 별장주인 로버트를 엉뚱한 정신병자로 몰고 간다. 로버트는 어린 학생들의 보호자가 된 마음에 진심으로 남녀관계에 관한 상담역까지 하게 되고, 리사는 로버트의 상담 내용을 알게 되면서 로버트가 자기을 존중하지 않고 함부로 여기고 있다고 느끼게 된다.

 

이 영화는 록 허드슨이 출연하는 사랑스런 로맨틱 코메디 중에서도 백미라 할 수 있다. 록 허드슨 하면 보통 도리스 데이와 함께 출연한 작품들을 떠올리는데, 'Come September'는 이야기 구조가 탄탄하고 끊임 없이 웃음을 선사하는 수작 코메디물이다. 여배우 지나 롤로브리지다는 헐리웃 영화를 많이 찍지는 않아서 많이 알려진 배우는 아니지만, 영화 속 캐릭터와는 다르게 메르세데스 벤츠 스포츠카를 몰며 여류 사진가로 이름을 얻었던 인기 배우다. 하워드 휴즈가 지나 롤로브리지다를 흠모하여 여러번 헐리웃 진출을 제의하지만, 휴즈의 바람기를 알아차리고 거절한 일화는 유명하다. 그녀의 사진집 "나의 이탈리아"는 아마츄어 사진가를 뛰어넘은 사진집으로 평가 받는다. (bellbo@naver.com)

 


 

◇ 9월이 오면 (Come September) 음악적인 리뷰 

9월이 되면, 제일 먼저 살아져가고 있는 계절, 여름이 아쉬워진다. 그러나 五穀百果가 무르익으면서, 풍성한 수확의 계절이 눈 앞에 다가오고... 그래서 도시인들의 마음까지도 저절로 풍요로워지는 달이 바로 9월이 아니겠는가? 그런데 매년, 9월이 오면, 뉴욕 본사의 일을 정리하고, 이탈리아에 있는 호화 별장에서 휴가를 보내는 한 재벌 사업가가 있었다. 그리고 그 시간을 위해 준비된 현지의 애인, 리사(Lisa Fellini/Gina Lollobrigida, 1927, 로마)까지 대령을 하고 있었으니 그 얼마나 팔자 좋은 사람인가?

 

그런데, 그해는 바로 이 로버트 탈보(Robert L Talbot/ Rock Hudson, 1925~1985, 미국)가 9월이 아니라 7월에 갑자기 이탈리아로 오는 바람에 한바탕 소동이 벌어진다. 왜냐? 현지의 뻔뻔스런 이탈리아 별장지기, 모리스(Maurice/Walter Slezak, 1902~1983, 오스트리아)는 주인이 그렇게 빨리는 안 올줄 알고 별장을 (사설)호텔로 운영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연락도 없이 주인이 불쑥 나타났으니 간판과 현수막을 떼는 건 별 문제가 아니지만, 사정도 모르고 머물고 있던 투숙객들은 어쩌란 말인가? 

 

 

이 영화는 10대의 청춘들과 나이 지긋한 관객 모두를 겨냥해서 제작된 (호화 출연진으로 인한) ‘흥행 보증 수표’ 영화이다. 당시 틴 에이저 학생들에게 최고의 인기를 누리던 가수, 바비 대런(Bobby Darin/1936~1973, 미국 뉴욕). 또한 1959년의 ‘Gidget’과 'A Summer Place' (피서지에서 생긴 일/같은 해)로 이미 최고 주가의 청춘 스타가 된, 샌드라 디(Sandra Dee/1944-2005, 미국 뉴저지)까지...

 

바로 이 두 명의 출연진 만으로도 당시의 틴 에이저들에게는 영화 줄거리와는 관계없이 엄청난 화제 거리가 됐었다. 그리고 소피아 로렌과 쌍벽을 이루웠던 이탈리아 섹시 스타, 지나 롤로브리지다 (Gina Lollobrigida, 1927, 이탈리아 로마)와  또, 두 말할 필요가 없는 당대 할리우드 최고의 미남 배우 락 허드슨(Rock Hudson/1925-1985, 미국)...

 

그는 1956년의 'Giant' 에 이어 이번에도 富티나는 역할을 맡았는데 이 네 명의 전방위 탑 스타들의 출연이야말로 정말 당시로서는 최고의 캐스팅 (아래의 사진)이라고 말하지 않을 수 없다. 결국 이미 2층 방을 차지하고 있던 샌디(Sandra Dee) 일행과 또 이들을 ‘꽃을 쫓아다니는 벌’ 처럼 따라다니는 니(Bobby Darin) 일행을 억지로 내보낼 수가 없는 상황이 되고 나아가 그들을 보호하는 역할까지 맡게되는 로버트 와 리사 커플... 그래서 10대들과 이 어른들의 두뇌 싸움은 시작되고 또 사랑싸움까지도 겹쳐지면서 이 로맨스 코미디는 우리를 즐겁게 한다.

 

 

전체적인 멜로디가 무척 경쾌한 이 영화의 테마곡은 한국에서도 1960년대에 상당히 큰 히트를 하였다. 뒷전으로 밀리기 시작하던 빅 밴드가 그때까지도 더러 남아 있었고, 또 전기 기타가 막 유행을 하기 시작하던 그 시절에 빅 밴드 스타일의 음악을 기본으로 하고, 또 전기 기타가 흥겨운 멜로디를 리드해가면서, 거기다 라틴풍의 타악기까지 가미한 재미난 편곡(신구 합작)이 퍽 인상적인데, 전체 영화음악(OS)은 오스트리아 출신의 Hans J Salter (1896~1994)가 맡았지만, Theme곡은 재능이 많은 주인공, 바비 대런이 직접 작곡하였다.

 


Billy Vaughn - 'Come September'

 

우리나라에서는 OST와 가장 흡사한 분위기를 연출한 빌리 본 악단(Billy Vaughn Orchestra)의 연주가 가장 많이 방송되어 귀에 무척 익숙하다. 또한 인기 정상에 있는 가수가 출연을 하였으니, 그의 노래가 한 곡쯤은 안 들어갈 수가 없었을 텐데, 그래서 파티 장면에서 바비 대런이 직접 춤추며 노래하는 바로 ‘Multiplication’ 이라는 노래 역시 그가 직접, 작사 작곡한 상당히 흥겨운 노래이다.

 

 

나도 저런 집(별장) 하나만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절로 들게 만드는 바닷가 언덕 위에 있는 이 영화 속의 아름다운 별장은 이탈리아 쪽, 리비에라에서 촬영되었다고 하는데, 이 영화에 얽힌 수 많은 에피소드 중에서도 역시 영화 촬영으로 인해 부부가 된 바비 대런과 샌드라 디의 염문이 당시로서는 가장 큰 화제 였었고(위와 아래의 사진)

 

단 10일간의 원정 촬영 후에 그들은 바로 번개 결혼에 골인을 하게 되어 여러 모로 잘 어울리는 한 커플을 의미하는 샌디와 바비(Sandy & Bobby) 란 유행 신조어까지 만들어 내었다. 그리고 또 하나 재미난 기록은 이 영화가 유럽과 미국을 연결하는 논스톱 국제 비행노선에서 처음으로 기내 상영된 기록도 갖고 있다. 지금이야 당연히 Non-Stop Flight 이고 또 DVD 와 프로젝터를 통해 쉽게 보는 기내 영화지만 당시로서는 네거티브 복사 필름을 영사기로 직접 돌려가면서 이 영화를 보았다고 하니 그동안 세월은 꽤 많이 흘러갔나 보다. 그러나 어쨌든 개봉 40 여년이 지났지만, DVD(현재는 RC- 1 으로만 시판 중)로 다시 보는 이 영화는 아직도 여전히 재미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1970년 말에 동성애자로 밝혀진 후, 온갖 비난을 받아 오다가 (지금 생각하면 왜 비난을 받았는지 모르겠지만) 1985년 에이즈로 안타깝게 사망한 락 허드슨에 대한 연민의 情을 깊이 느끼게 되는데, 그의 부인, Phillies Gates 가 쓴 ‘나의 남편 Rock Hudson’ 이라는 자서전도 그의 사후에 유명한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추가] 2004년에 케빈 스페이시(Kevin Spacey)가 제작을 하고 직접 출연까지 한 ‘비욘드 더 씨“(Beyond The Sea)를 보면 당연히 샌드라 디와 바비 대런의 결혼에 관한 리비에라에서의 에피소드가 등장을 하는데, 누구나 다 알고 있는 이 영화의 제목을 왜 거기서는 굳이 언급을 하지 않았는지 지금도 그 이유를 모르겠다. [출처: 김제건의 영화 음악 이야기]



The Ventures - Theme From Come September


Rock Hudson - "Come September " Trailer - 1961


Theme Music from 'Come Septemb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