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결혼] '행복하고 성공적인 결혼 생활을 위하여'

[마음건강 클리닉]

행복하고 성공적인 결혼 생활을 위하여: 평범함 속에서 행복 찾기
삼성스포츠 | 입력 2013.11.11 09:48

 

[강북삼성병원] 동화 속 왕자와 공주 이야기는 으레 '옛날 아주 먼 옛날에'로 시작하여 '오래오래 행복하게 잘 살았답니다.'로 끝이 난다. 결혼한 왕자와 공주, 과연 행복하기만 했을까? 모르기는 해도 이들 역시 '간단하게 한 끼를 해결' 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알게 되었을 것이고, 보고 싶은 TV 프로그램을 마음대로 보지 못하는 것이 어떤 기분인지도 알게 되었을 것이다. 서로 다른 습관과 취향, 집안끼리의 소소한 갈등까지, 어찌 보면 궁상스럽기까지 한 결혼 생활을 하면서 '어떻게 내게 이런 일이!'라며 후회했을지도 모를 일이다.

 

이쯤 되면 왕자와 공주는 선택의 갈림길에 선다. '선녀와 나무꾼' 설화 속 선녀처럼 날개옷을 입고 하늘나라로 되돌아갈 것인지, 구질구질한 현실에 발을 담그고 계속 걸어갈지 사이에서 고민한다. 얼핏 보면 날개옷을 입고 돌아간 선녀의 선택이 나아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결국 선녀와 아이들은 남편, 아버지와 영영 헤어졌고, 그 남편은 수탉이 되어 매일 새벽 가족을 그리며 슬피 우는 신세가 되었다. 만약 선녀가 하늘로 돌아가지 않고, 한 남자의 아내이자 세 아이의 어머니가 된 자기 현실을 받아들여 씩씩하게 살았다면 이 이야기의 끝은 어떻게 달라졌을까?

 

우리는 모두 어느 정도는 나르시시스트들이다. 쉽게 말해 공주병, 왕자병이 조금씩은 있다는 소리다. 특히 사랑하는 연인은 자아의 경계가 허물어지면서 나르시시즘이 극대화된다. 사랑에 빠지면 우리 모두 왕자, 공주가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러나 막상 결혼을 하면 환상은 깨질 수밖에 없다. 평범하게 반복되는 일상과 생활이 결혼 생활의 본질인 까닭이다.

 

그러므로 행복하고 성공적인 결혼 생활을 누리려면 우리 자신이 남과 다르지 않고 평범하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한다. 자신을 남과 달리 특별하다고만 여기면 타인의 기분이나 말에 관심을 기울이지 못하고 독불장군처럼 되기 쉽다. 오직 자신이 어떤 대접을 받는가에만 집중하기 때문에 원만한 관계 맺기도 어려워진다.

또 일상의 어려움에도 쉽게 상처를 받는다. 어떻게 내게 이런 일이 생길 수 있는지 원망이 앞서기 때문이다.

하지만 누구에게나 생길 수 있는 일이 내게도 생긴 것이라 생각하면 마음이 편해지면서 원망보다는 현실적인 해결책을 모색하게 된다. 욱 하는 성질도 좀 죽이고 이기적 욕심도 버리면서 양보와 타협이 가능해진다.

 

또 이 모든 일이 내게만 생기는 일이 아님을 알기에 주변 사람들에게 털어놓고 도움을 청하기도 쉬워진다. 그리고 무엇보다 너그러워진다. 나와 마찬가지로 배우자도 평범한 사람이므로 완벽하지 않을 뿐더러 실수도 한다는 점을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나도 남과 같이 평범하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순간부터 우리는 진짜 해피엔딩에 가까워진다. 행복하고 성공적인 결혼 생활의 비법은 그리 멀리 있지 않다.

[칼럼니스트 : 송정민 전문의/ 강북삼성병원 정신건강의학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