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국가부도 위험지표, 4개월여만에 최고
연합뉴스 | 입력 2014.02.04 10:59
(서울=연합뉴스) 배영경 기자 = 한국의 국가부도 위험지표가 4개월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최근 신흥국 금융불안과 중국 경기둔화 우려와 맞물려 미국 경기회복세까지 주춤하자 한국 경기 회복에 대한 신뢰가 흔들렸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4일 금융투자업계와 파생상품 전문기업 '슈퍼디리버티브즈'(SuperDerivatives)에 따르면 전날 기준 한국의 국채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75.77bp(1bp=0.01%포인트·Mid값 기준)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9월 30일(78.56bp)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CDS는 채권을 발행한 기업이나 국가가 부도를 내더라도 원금을 돌려받을 수 있도록 보장한 파생상품이다. CDS 프리미엄은 부도 위험이 클수록 높아지기 때문에 통상적으로 국가나 기업의 부도위험 지표로 여겨진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최근 불거진 신흥국 금융위기에 대한 불안감에서 한국도 자유롭지 못하다는 점을 반영한 결과라고 해석했다. 특히 한국의 국가부도 위험지표는 미국보다는 중국의 경기 회복 상황에 더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주된 의견이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투자전략팀 상무는 "신흥국 금융위기가 불거진 가운데 한국 경제의 기초여건은 분명 다른 신흥국과 차별화돼 있지만, 현재 중국 경기둔화 우려까지 겹쳐 이런 차별성이 부각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최근 한국의 CDS 프리미엄이 상승했지만 절대적 수준이 높지 않고 금융위기 리스크에 노출된 다른 신흥국에 비해서도 오름폭도 크지 않은 편이다.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1월 정례회의에서 자산매입 규모 추가 축소가 결정된 이후 한국의 CDS 프리미엄은 지난달 29일 70.32bp에서 75.77bp로 약 5.45bp 상승했다.
같은 기간 아르헨티나(2,875.67bp→3,080.22bp), 터키(249.20bp→275.46bp), 남아프리카공화국(227.70bp→ 236.56bp) 등 다른 취약 신흥국과 비교할 때 한국 CDS 프리미엄의 상승폭은 크지 않다. 그러나 중국의 경기둔화 우려가 심화된다면 한국의 CDS 프리미엄도 민감하게 반응해 크게 상승할 가능성도 있다. 이상재 현대증권 투자전략부장은 "중국 경기가 경착륙 조짐을 보이면 국내 경기침체, 가계부채 문제, 금융시장 불안으로 연결되면서 한국의 CDS 프리미엄이 크게 오를 수 있다"며 "미국 경기 회복 불안감보다 중국 경기둔화의 영향이 더 크다"고 설명했다. [ykbae@yna.co.kr]
주가하락·환율상승..韓금융시장 '불안'
연합뉴스 | 입력 2014.02.04 10:12 | 수정 2014.02.04 10:30
신흥국시장 불안에 미국 경기둔화 우려
일본 닛케이 지수 3% 급락…亞증시도 하락
(서울=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 신흥국시장 불안에 미국과 중국의 경기 둔화 우려가 겹치면서 한국 금융시장이 흔들리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5개월 만에 달러당 1,090원대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고, 코스피는 1,900포인트가 붕괴됐다. 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보다 3.5원 오른 달러당 1,088.0원에 개장했다.
↑ 원달러 환율 급등, 코스피 지수 하락 (서울=연합뉴스) 안정원 기자 = 지난 3일 서울 외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원달러환율과 코스피지수를 파악하고 있다.
이후 상승폭을 키워 1,089.9원까지 올라 지난해 9월9일 장중 달러당 1,090.2원을 기록한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오전 9시52분 현재는 상승폭을 좁혀 전일보다 4.3원 오른 달러당 1,088.8원이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미국 제조업 지표가 안 좋게 나오면서 안전자산인 달러 선호 현상이 나타나 환율이 상승했다"며 "미국과 중국의 경기 둔화 우려, 신흥국 불안이 복합적으로 얽혀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달러환률 변동추이(최근 3개월)
원·엔 재정환율은 오전 9시52분 현재 전일보다 1.29원 오른 100엔당 1,075.15원에 거래됐다. 코스피는 25포인트(1.3%) 내린 1,894.96에 출발했다. 오전 9시53분 현재는 하락폭이 확대돼 32.16포인트(1.68%) 내린 1,887.8을 나타냈다. 외국인이 이 시간까지 990억원 어치를 순매도해 주가 하락을 주도했다. 신흥국 금융위기 불안과 중국 경기 둔화에 이어 글로벌 경기 회복을 이끌어 온 미국 경제마저 흔들리면서 투자심리가 급격히 냉각된 것이 한국 금융시장을 흔드는 원인으로 꼽힌다. 간밤 미국 공급관리자협회(ISM)는 지난 1월 제조업지수가 51.3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시장 전망치(56.0)를 크게 밑돈 것이며 지난해 5월 이후 최저치다.
이에 미국 뉴욕증권거래소 3대 지수는 일제히 2% 넘게 폭락했다.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가 2.08% 추락했고,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 지수와 나스닥 종합지수가 각각 2.28%와 2.61%의 낙폭을 보였다. 달러화와 함께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엔화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면서 엔·달러 환율은 이날 101엔대로 하락(엔화 가치 상승)했다.
엔·달러 환율은 오전 9시54분 현재 달러당 101.21엔을 기록 중이다. 엔화 강세에 일본증시는 3%나 폭락했다. 일본 닛케이 평균주가(닛케이 225)는 이날 오전 9시55분 현재 14,180.2으로 전일보다 438.93포인트(3.0%) 급락했다. 호주 증시는 같은 시간 77.5(1.51) 포인트 떨어진 5,124.4를 기록했다. 중국, 홍콩, 대만 증시는 휴장이다. [ksw08@yna.co.kr]
증시 1900선 붕괴 글로벌 악재에 '안갯속 코스피'
아시아경제 | 송화정 | 입력 2014.02.04 11:15
美추가 테이퍼링, 신흥국위기, 중국의 경제지표 부진 등 잇단 충격...
당분간 조정 불가피
[아시아경제 송화정 기자]거듭되는 악재로 코스피가 올들어 처음으로 1900선 아래로 떨어진 가운데 시장의 관심이 추가 낙폭에 쏠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추가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 신흥국 위기, 미국과 중국의 경제지표 부진 등이 연달아 시장을 강타하면서 당분간은 조정 국면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4일 오전 10시1분 현재 코스피지수는 전일 대비 31.89(1.66%)포인트 하락한 1888.07포인트를 기록 중이다. 전날 발표된 중국과 미국의 경제지표가 예상치를 크게 하회하면서 지수를 끌어내리고 있다. 심리적 지지선이었던 1900선이 무너지면서 어디까지 지수가 하락할 것인지에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최승용 토러스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저점을 1870~1880 사이로 제시했다. 최 센터장은 "1900선이 심리적으로 문제가 될 것 같진 않으나 1870선이 무너지면 시장 인식이 많이 달라질 것"이라며 "올해 시장을 낙관적으로 보고 있는 현재 조정과 달리 투자심리가 상당히 나빠질 것"이라고 말했다.
코스피 최근 3개월 주가변동 그래프
그러나 상승 모멘텀이 없어 어디까지 내려갈지 모른다는 분석도 나온다. 임노중 아이엠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글로벌 악재가 상당히 많이 겹쳐 당분간은 조정 국면이 계속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이어 "문제는 당장 반등할만한 호재가 전혀 없다는 것"이라며 "1850선 정도에서 지지가 있을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지만 상승할만한 요인이 없는 상황에서는 어디까지 내려갈지 아무도 알 수가 없다"고 덧붙였다.
문제는 미국보다는 중국이라는 분석이다. 조익재 하나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사실 현재 한국 증시를 비롯한 신흥국과 아시아 증시가 안 좋은 근본적 원인은 미국보다는 중국이 상대적으로 부진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미국의 테이퍼링이 점차 속도를 내는 가운데서 중국 경제가 한축으로 버텨주면서 신흥국 시장에서 나가는 자금을 잡아주는 역할을 해줘야하는데 현재 중국이 부진하면서 이것이 잘 안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중국은 계절적으로 1, 2월보다 3월부터 산업생산성이 좋아지는 측면이 있고 3월에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이후에 경제 정책 방향에 대한 불확실성이 해소될 것으로 보여 이후부터는 상황이 좋아질 것이라고 짚었다.
투자전략은 장기적으로 봐야한다는 의견이다. 최 센터장은 "코스피 등 대형주는 어려울 것 같고 시간을 길게 가지고 분할매수에 나서거나 중장기적으로 평균 단가를 낮춰서 장을 길게 볼 필요가 있다"며 "일시적 방어업종들의 상승도 오래가진 못할 것이며 유망 서비스 분야나 미국향 수출업체 등에 장기적으로 투자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종목 선택은 환율의 움직임을 주시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정용택 KTB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1달러당 엔화가치가 101엔 수준까지 내려가면서 엔저가 완화되고 있고 반대로 원·달러 환율은 1088원을 넘어서며 1100원 선에 가깝게 올라가 원화 강세가 약해지고 있다"면서 "이렇게 되면 그동안 환율로 인해 피해를 봤던 수출주, 그 중에서도 자동차 주가 수혜를 입을 것으로 판단된다. 지금부터 분할매수 형태로 자동차와 수출관련 주들을 매입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송화정 기자 pancak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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