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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체제] '윈도우 XP 빨리 바꾸세요'

잠용(潛蓉) 2014. 3. 17. 07:24

윈도우 XP 하루빨리 바꾸세요
경향신문 | 목정민 기자 | 입력 2014.03.16 16:55


마이크로소프트(MS)가 운영체제(OS)인 윈도XP(Windows XP)에 대한 기술지원을 종료하는 날이 20여일밖에 남지 않아 국내 PC보안에 빨간불이 켜졌다. 기술 지원이 끝나면 이후 이 운영체제 이용 컴퓨터는 해킹이나 바이러스 감염 등에 취약해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MS는 다음달 8일 윈도XP 기술지원을 종료할 계획이라고 16일 밝혔다. MS는 8일 이후부터는 2주에 한번 꼴로 제공되던 윈도XP용 PC보안, 버그 수정, 온라인 기술 지원을 제공하지 않는다. 

 

 

현재 국내 개인용 컴퓨터 6대 중 한대는 2001년 출시된 윈도XP를 사용하고 있다. 정보기술(IT) 통계업체인 스탯카운터 집계에 따르면 국내에서 최근 3일간 윈도XP를 탑재한 개인용PC, 태블릿 등은 전체 운영체제 탑재 기구 가운데 15% 정도다. 마이크로소프트가 기술지원 종료를 공고한 지난해 2월에는 33%였다. 은행자동화기기(ATM·CD)의 90% 이상은 윈도XP를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5월 기준 전국에 설치된 은행자동화 기기는 약 8만대다. 이중 윈도XP를 사용하는 기기는 98%로 7만8000대에 이른다. 금감원은 조사 시점이 10개월 전이라는 점을 감안해도 90% 이상의 은행자동화기기들이 윈도XP를 사용하고 있을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또 점포에서 계산이나 상품 관리에 사용되는 매장관리시스템(POS)도 상당수 윈도XP를 사용하고 있다.

윈도XP 사용자들은 정보 보안을 위해 윈도7, 윈도8, 윈도8.1같은 상위 버전의 운영체제를 새로 깔아야 한다. 윈도7은 2020년 1월 보안지원이 종료되기 때문에 더 오래 사용하려면 윈도8 이상을 사는 게 낫다. 이를 위해서 라이센스를 구매해 기존 PC에 설치하거나 아예 윈도8이 깔린 PC를 구매하면 된다. 윈도8 가격은 12만~15만원 정도다.

 

보안 전문가들은 기술지원이 종료된 윈도XP를 계속 사용할 경우 해킹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관계자는 "기술 지원이 종료되면 보안과 개인정보 도난과 관련된 위험성이 높아진다"며 "유해 바이러스, 스파이웨어, 악성코드 등에 취약해져 데이터나 정보를 도난당할 수 있다"고 말했다. 프로그램 지원이 종료되고 패치가 나오기 전 공백기에 악성코드 등을 유포하는 방식으로 공격하는 '제로-데이 공격(Zero-day attack)'을 받을 수도 있다. 이번 윈도XP의 경우 패치가 나오지 않기 때문에 더욱 보안에 취약하다. 또 CD와 ATM에 악성코드·해킹 공격이 일어나면 거래정보 유출은 물론 간단한 조작만으로 돈을 빼내는 '원격 인출', '전산망 마비' 등의 문제로 확대될 수 있다.

 

보안업체인 시만텍이나 안랩 등이 앞으로 몇년간 백신을 제공하긴 하지만 이들 백신이 보안 위협을 모두 막아줄 것으로 기대할 수는 없다. 한 보안 전문가는 "윈도XP가 제공하던 광범위한 보안 업그레이드 기능을 제3자의 백신으로 100% 대체하는 것은 역부족"이라며 "10년 이상 된 윈도XP라는 '헌집'을 부분 부분 고쳐 쓸 수는 있겠지만 가장 좋은 방법은 집을 새로 짓듯 운영체제를 바꾸는 것"이라고 말했다.

<목정민 기자 mok@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