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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드위치패널] '저품질 중국산 철판' 사라질듯

잠용(潛蓉) 2015. 8. 9. 07:15

샌드위치패널에 '저품질 중국산 철판' 사라질듯

연합뉴스 | 입력 2015.08.09. 06:03 
 
국토부, '내구성 강화' 아연도금량 기준 정해

(세종=연합뉴스) 이재영 기자 = 앞으로 샌드위치패널을 만들 때 값싼 중국산 철판이 사용되는 경우가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9일 국토교통부와 철강업계에 따르면 샌드위치패널용 철판을 도금할 때 아연량이 ㎡당 180g 이상이 되도록 규정된다. 시행은 내년 1월 1일이다. 공장이나 가건물 등을 지을 때 많이 쓰이는 복합자재인 샌드위치패널은 스티로폼 등 심재(心材)에 아연도금강판 등 철판을 표면재로 부착하는 형태다.

 

 

↑ (서울=연합뉴스) 이지은 기자 = 은평소방대원들이 서울 은평구 진관동 소방행정타운 부지에 설치된 샌드위치 패널 가건물에서 효율적인 화재진압 방법을 알아보기 위해 화재 재연 실험을 하고 있다. 이날 실험은 서울소방재난본부 주관으로 열렸다. 2014.12.22 jieunlee@yna.co.kr

 

샌드위치패널의 내구성은 당연히 철판이 불이나 외부 충격에 얼마나 버티는지에 따라 결정된다. 특히 도금이 제대로 안 되면 철판이 녹슬어 심재가 노출될 수 있다. 이 경우 화재가 났을 때 불에 심재가 녹아내리면서 유독가스를 뿜어 오히려 피해를 키우기도 한다. 한국철강협회 자료를 보면 작년 아연도금강판 수입량 127만1천t 가운데 중국산은 105만1천t으로 약 82%를 차지했다. 올해는 7월까지 총 54만9천t의 중국산 아연도금강판이 들어왔다. 중국산 아연도금강판 대부분은 아연도금량이 50∼60g/㎡ 정도인 박도금 제품이라는 것이 관련 업계의 설명이다. 가격은 아연도금량이 보통 180g/㎡을 넘는 국내 제품보다 박도금된 중국 제품이 t당 5∼6만원정도 싸다. 이 때문에 중국에서 만든 아연도금강판이 시장을 잠식한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상황이다.

 

지난해 중국산 아연도금강판 수입량은 전년(2013년)보다 38.2% 증가했다. 총 아연도금강판 수입량이 13.6% 늘어난 것과 비교하면 '급증'한 것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아연도금량을 180g/㎡로 했을 때는 철판이 약 20년동안 부식되지 않지만 50∼60g/㎡로 하면 5∼6년새 녹이 쓰다고 설명한다. 일본용융아연도금협회가 부식이 가장 적게 일어나는 교외지대에서 1년에 약 7g/㎡씩 도금이 벗겨진다고 추정한 결과에 바탕을 둔 것이다. 철강협회 관계자는 "중공업지대에서는 연 30g/㎡, 도시지대에서는 연 15g/㎡ 가량 부식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점을 고려하면 '180g/㎡' 기준은 최저 기준으로 그 이하로 도금됐다면 사실상 불량 제품"이라고 말했다.

 

국토부는 최근 '건축물의 피난·방화규칙' 등을 고쳐 샌드위치패널 등 복합자재를 구성하는 철판은 두께가 최소 0.5㎜ 이상이 되도록 했다. 이후 철판 두께를 어느 시점에 재느냐부터 논란이 됐다. 국토부는 '아연 도금 후, 페인트칠 전'으로 정리했다. 페인트칠을 두껍게 해 샌드위치패널 내구성과 상관없이 철판 두께만 늘리는 '꼼수'를 막은 것이다. 그후에는 '아연도금량'이 문제가 됐다. 철강업계에서는 샌드위치패널이 일정한 내구성을 지니려면 도금량 기준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업체 1∼2곳에서 가격경쟁력을 이유로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철강협회 관계자는 "국민 안전을 생각해서라도 한국산업규격(KS)이 정한 최소 기준을 지키자는 것"이라며 "아연도금량 기준이 정해진 것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특히 업계는 아연도금량 기준이 도입되면 저품질 중국 제품이 가격을 무기로 시장을 혼란스럽게 하는 상황도 약간은 해소된다고 보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토부 관계자는 "샌드위치패널의 내구 연수가 최소 20년은 되도록 기준을 설정했다"고 설명했다. [jylee24@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