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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대참사

[안산 단원고] '200명 생사 알 수 없는데...' 인솔교감 자살

잠용(潛蓉) 2014. 4. 19. 09:13

단원고 교감 "200명 생사 알 수 없는데..." 유서 발견

SBS | 류란 기자 | 입력 2014.04.18 21:51 | 수정 2014.04.18 22:16

 


<앵커> 오늘(18일) 오후 안산 단원고 교감 선생님이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이번 수학여행 인솔책임자였는데, 유서가 발견됐습니다. 류 란 기자입니다.
<기자> 안산 단원고 교감 52살 강 모 씨가 오늘 오후 4시쯤 학부모들과 함께 머물던 진도 실내체육관 근처 야산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강씨는 지갑에서 발견된 유서에서 200명의 생사를 알 수 없는데다 혼자 살기에는 힘에 벅차다며 자신에게 모든 책임을 지워달라고 했습니다.
[이성훈/진도경찰서 수사과장 : 아침부터 수색을 하다가 오후까지 수색을 했어요. 그래서 수색 중에 우리 직원이 이쪽으로 올라가다가 산 중에 있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강 씨는 사고 당일 헬기로 구조된 뒤 크게 자책해온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인솔 책임자로 학생들을 이끌고 배를 탔는데 자신만 먼저 구조돼 살아남았다며 괴로워했다고 교사들은 전했습니다. 한 교사는 "구조된 뒤 몸이 좋지 않아 보여 입원해 치료를 받으라고 했는데 죄책감에 항상 체육관에 머물렀다"고 전했습니다. 강씨는 지난 16일 목포해경에서 구조 상황 등에 대한 참고인 조사를 받은 상태였습니다. SBS 류란입니다.
(영상취재 : 김세경·박현철·김명구, 영상편집 : 장현기)

 

"단원고 교감, 죄책감에 힘들어 했다"
국민일보 | 입력 2014.04.19 02:30

 

숨진 채 발견된 안산 단원고 강모(52) 교감은 침몰한 세월호에서 구조된 상황을 자책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시시각각 제자들의 죽음이 확인될 때마다 인솔책임자로서 큰 죄책감을 느꼈다고 주변 교사들은 전했다. 학생들에게 윤리와 도덕을 가르쳤고 평소 강한 책임감을 보였다고 한다. 동료 교사들은 "자상한 성격이었는데…"라며 또 다시 큰 충격에 휩싸였다.

 

18일 오후 강 교감 사망 소식을 접한 김진명 단원고 교장은 "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고 마음을 추스르는 시간을 가지라고 했는데 본인이 거부했다"면서 안타까워했다. 김 교장은 "책임감이 강했다. 17일 밤 학부모님들께 사과 말씀을 드리기 전에 밖으로 나가시는 것을 본 게 마지막이었다. 늘 솔선수범하고 능력 있는 분이었다"고 말했다.

 

평교사들도 강 교감이 자상한 성격이었다고 입을 모았다. 3학년 담당인 허모 교사는 "정 많고 일 처리 깔끔하고 책임감이 많으셨다. 그래서 더 힘들어하셨던 것 같다"고 말했다. 박모 교사는 "원래 배려심이 많으시고 학생과 교직원 입장에서 늘 겸손하셨던 분이었다. 항상 다른 사람을 생각하시던 분이었는데 이번 사고로 많이 힘들어했다"고 말했다. 김모 교사는 "정이 많고 자상했다. 정말 자상한 분이셨는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한 교직원은 "교감 선생님이 당시 배 안에서 제자들과 후배 교사들을 구하려고 분주하게 뛰어다녔다고 들었다"며 "구조되고 나서도 지병인 당뇨로 저혈당 쇼크가 오는 등 몸 상태가 좋지 않았음에도 체육관에 남아 구조 상황을 지켜봤다"고 전했다. 공주대 사범대 ROTC 출신인 그는 윤리 교사로 교편을 잡아왔다. 다른 교직원은 "말 그대로 도덕군자 같은 분"이라며 "저혈당 쇼크로 쓰러지지만 않았어도 배에 남았을 그였지만 구조된 뒤 죄책감에 너무 힘들어하던 모습이 눈에 어른거린다"고 말했다.

 

강 교감은 사고 당일 오전 8시50분 쯤 학교에 전화를 걸어 "배에 문제가 있다"고 보고했다. 오전 9시11분 쯤에는 김 교장에게 "배가 15도 정도 기운 상태로 정지돼 있다"고 재차 상황을 알렸다고 한다. 사고 직후 헬기로 구조됐으며 인근 섬으로 옮겨졌다. 구조 당일에는 거의 탈진 상태였다. 지난 17일 밤부터 모습이 보이지 않아 교직원 등이 경찰에 신고했다.

 

강 교감은 사고 당일 구조된 뒤 어민에게 부탁해 고깃배를 타고 세월호 침몰 해역으로 다시 이동했다. 구조 상황을 지켜보다 육지로 나와 목포해경에서 사고 상황 등에 대한 참고인 조사를 받았다. 17일 진도실내체육관에서 단원고 교장과 교사들이 학부모들에게 무릎을 꿇고 사과하는 자리에는 참석하지 않았다. 경기교육청 관계자는 "강 교감이 교장과 함께 학부모들에게 사과하려 했으나 격앙된 분위기 탓에 하지 못한 것 같다"고 말했다.

 

강 교감은 1987년 교사로 임용된 뒤 2년 전 교감으로 승진해 인근 고교에 근무하다 올 3월 단원고에 부임해서 한 달 반가량 근무했다. 안산에 거주하는 강 교감은 가족으로 부인과 1남2녀를 두고 있다. [안산=황인호 기자 yido@kmib.co.kr]

 

단원고 교감 시신 제일장례식장에 안치
연합뉴스 | 입력 2014.04.19 06:19 | 수정 2014.04.19 06:39

 

(안산=연합뉴스) 특별취재팀 = 침몰한 여객선 세월호에서 구조됐다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안산 단원고 강모(52) 교감의 시신이 경기도 안산 제일장례식장에 안치됐다. 19일 오전 0시께 전남 진도를 떠난 강씨의 시신은 오전 4시께 제일장례식장으로 운구됐다. 강 교감은 전날 오후 4시 05분께 전남 진도실내체육관 뒤편 야산에서 목매 숨진 채 발견됐다.

 

지갑 속에 있던 유서에는 "200명의 생사를 알 수 없는데 혼자 살기에는 힘에 벅차다. 나에게 모든 책임을 지워달라. 내가 수학여행을 추진했다. 내 몸뚱이를 불살라 침몰 지역에 뿌려 달라. 시신을 찾지 못하는 녀석들과 함께 저승에서도 선생을 할까"라고 적혀있었다.

 

강 씨는 유서에는 "200명의 생사를 알 수 없는데 혼자 살기에는 힘이 벅차다. 나에게 모든 책임을 지워달라. 내가 수학여행을 추진했다"며 "부모님, 학교, 학생, 교육청, 학부모 모두 미안하다" "모든 책임을 지고 먼저 간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또 "죽으면 화장해 사고 현장에 뿌려달라"고 했다. 앞서 경찰은 이날 오후 4시 5분쯤 단원고 교감 강 씨가 전남 진도 실내체육관 뒷 야산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고 밝혔다. 다음은 강씨의 유서 전문이다.

 

“200명의 생사를 알 수 없는데
혼자 살기에는 힘에 벅차다.
나에게 모든 책임을 지워달라.
내가 수학여행을 추진했다.
내 몸뚱이를 불살라
침몰 지역에 뿌려 달라.
시신을 찾지 못하는 녀석들과
함께 저승에서도 선생을 할까”

 

↑ 생환 기원 메시지 가득한 경기도 안산 단원고등학교 교실 칠판.

 

인솔 단장으로 수학여행길에 오른 강 교감은 침몰한 배에서 구조된 후 수많은 제자의 생사를 알 수 없는 가운데 자신이 살아나온 것에 대해 죄책감에 시달린 것으로 전해졌다. 제일장례식장에는 사고로 희생된 단원고 박모양과 장모·안모군, 김모·최모·남모 교사 등의 시신이 안치돼 있다. 이 가운데 최 교사 유족들은 이날 오전 9시 고인을 발인하고 수원 연화장으로 향한다. 남 교사와 김 교사, 안 군과 박 양의 발인은 20일 진행될 예정이며 장 군 등 다른 희생자 유족들은 아직 장례 일정을 정하지 않았다. [goals@yna.co.kr]

 

한 집 건너 피해 학생... "전쟁 나도 이런 참변 없을 것"
세계일보 | 입력 2014.04.18 20:29 | 수정 2014.04.19 01:05

 

깊은 슬픔에 빠진 안산 고잔1동
"크게 웃지도 않고, 화사한 옷도 입지 않고, 말도 조심하고 있어요." 수학여행 중 여객선 세월호 침몰사고 사망자가 점점 늘면서 경기 안산 단원고가 위치한 고잔1동 일대 주민들 사이에 이심전심으로 퍼지는 말이다. 골목마다 적막함이 감돌고 만나는 사람마다 슬픔을 가누지 못한 채 '기적'만을 바라고 있다.

 

동네 전체가 마치 '돌림병'이라도 앓고 있는 듯 깊은 슬픔에 빠졌다. 수학여행에 나섰다 사고를 당한 학생 가운데 가장 많은 학생이 살고 있던 지역이기 때문이다. 수학여행에 나선 단원고 학생 325명 가운데 고잔1동에만 109명이 거주한다. 지난해 고교평준화가 처음 시행된 안산시는 단원구와 상록구로 나눠 학교를 선택하도록 했는데, 이 지역 학생들이 대부분 단원고로 입학했기 때문이다.

 

 

[사진] 세월호 침몰 사고로 다수 희생자를 낸 단원고가 위치한 경기 안산시 단원구 고잔동 일대는 사고 사흘째인 18일 적막감이 들 정도로 한산한 모습이다. /안산=이제원 기자

 

이 지역은 1980년대 초 안산신도시가 건설될 당시 신축된 연립·다가구주택이 밀집된 대표적인 서민주거지역이다. 전체 9100여가구 가운데 80% 정도인 7200여가구가 연립주택에 살고 있고 기초생활수급자와 차생위계층, 소년소녀가장 등 각종 지원을 받는 주민이 3500여명에 달한다. 이 때문에 학교 주변은 깊은 정적 속에 휩싸였고 학교 앞 노점상부터 구멍가게 주인에 이르기까지 저마다 말을 아낀 채 깊은 한숨만 내쉬고 있다.

 

학교와 100여m쯤 떨어진 '원고잔도서관'의 한 관계자는 "평소 학생들과 인근 연립주택 주민들이 귀가시간에 들러 책을 빌려가곤 했는데 여객선 사고 이후 찾는 사람이 없어 적막하기 이를 데 없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연립주택에 거주하는 동네 한 아주머니는 "온 동네가 초상이 났다. 마음이 너무 아파 잠을 이룰 수가 없다. 학생 부모들은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지 걱정이다"라며 "전쟁이 나도 이런 참변은 정말 일어나지 않을 거다. 말 그대로 한 집 건너 한 집꼴로 피해를 당한 상황"이라고 침통해했다.

 

길에서 만난 한 중년 신사는 "학교 인근 화원에서 어렵게 해바라기꽃을 주문했다"며 "화원 여주인이 '제철이 아니라 구하기가 어려운데 다른 꽃으로 하면 안되겠냐'고 물어 '꼭 구해 달라'고 했다"고 했다. 이 신사는 "굳이 해바라기꽃을 주문한 이유는 꽃말이 '기다림과 그리움'이기 때문"이라며 "이 꽃을 학생들의 무사귀환을 바라는 모든 이들에게 보내 동네 사람 모두가 한마음으로 기다리며 기도하고 있다는 것을 알리기 위한 것"이라고 말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안산=김영석 기자 lovekook@segye.com]

 

"100년이라도 기다릴테니 꼭 살아와줘"
연합뉴스 | 입력 2014.04.18 21:53 | 수정 2014.04.19 08:02

 

 (안산=연합뉴스) 특별취재팀 = "언제가 되든 기다릴테니 웃는 모습으로 얼른 돌아와" 수학여행을 떠난 안산 단원고 2학년 학생을 태운 여객선이 침몰한 사고가 발생한지 사흘째인 18일 오후 8시. 단원고 운동장은 다시 실종된 친구들을 기다리는 학생들의 간절함으로 채워졌다. 단원고 1·3학년은 물론 인근 중·고등학교 학생과 지역주민 1천여명은 전남 진도해역에서 여객선이 침몰하면서 실종한 학생들의 무사귀환을 기원하는 '메시지 전달식'을 1시간 가량 가졌다.

 

 

 

↑ 촛불 기도회 "무사히" (안산=연합뉴스) 특별취재팀 = 18일 오후 경기도 안산 단원고등학교에서 전남 진도 해상 침몰 여객선에서 실종된 학생들을 위한 안산시민 촛불 기도회가 열려 참석자들이 촛불을 들고 학생들의 무사귀환을 기원하고 있다.

 

전날 같은 장소에서 열린 침묵기원에 참여한 인원의 2배에 달하는 규모였다. 운동장 맨 앞줄에 서 있던 3학년 학생들이 차례로 미리 준비한 편지를 읽어내려가면서 전달식은 시작됐다. "꼭 다시 돌아와 웃으며 수업하자", "한치앞도 보이지 않는 어둠 속에서 긴 시간동안 버텨주셔서 감사합니다. 저희가 할 수 있는 것이 이것뿐이라 정말 죄송합니다", "조금 늦어져도 괜찮아요 부디 안전하게 모두 나오길 바랍니다"

 

학생들이 메시지를 읽어내려가는 동안 운동장에 함께 모인 이웃학교 학생들과 시민 모두는 눈물을 흘리며 "가슴이 너무 아프다"는 말만 반복했다. 단원고 교사들은 '사랑한다'는 말을 전하며 슬픔에 빠진 학생들을 위로하기도 했다.

 

초등생으로 보이는 어린 자녀 셋을 데리고 나온 한 부부는 불을 환하게 켠 촛불 1개씩을 아이들 손에 꼭 붙들려주고 잠시 고개를 숙여 묵념하는 시간을 가졌다. 한 중년 남성은 메시지 전달식이 다 끝나 학생들이 모두 자리를 비운 뒤까지도 운동장을 떠나지 못하고 멍하니 하늘과 학교를 번갈아 바라봤다.

 

얼굴이 흠뻑 눈물로 젖어 귀가하던 동네주민 이정길(54·여)씨는 "난 아무 상관도 없는 그냥 동네사람이지만 아이들의 소식을 듣고 잠을 이루지 못했다"며 "아이들이 아파하는 모습이 너무 안타깝고 하루빨리 구조작업에 진전이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같은 시간 학교 본관 1층 앞에서는 학생들의 무사귀환을 기원하는 안산시민 촛불 기도회가 3일 연속 진행됐다. <저작권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