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용의 타임머신... 영원한 시간 속에서 자세히보기

세월호 대참사

[교황방한 1일] 세월호 가족 손잡은 교황 '희생자들 기억하고 있다'

잠용(潛蓉) 2014. 8. 14. 12:50

교황, 세월호 유족들에 "희생자 기억하겠다"

 

 

<앵커> 프란치스코 교황은 한반도 평화와 화해를 마음 속 깊이 간직하고 왔다는 메시지를 내놨습니다. 세월호 참사 유가족을 만나서는 가슴이 아프다며 희생자들을 기억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보도에 정영태 기자입니다.

<기자> 이례적인 공항 영접에 나선 박근혜 대통령은 프란치스코 교황을 맞이하는 뜻을 이렇게 전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 : 우리 국민들에게 마음에 따뜻한 위로가 전해지고 분단과 대립의 한반도에 평화와 화해의 새 시대가 열리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미 마음 속에 간직하고 왔다는 짧지만 확실한 말로 화답했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 : 마음 속에 깊이 그것을 간직하고 왔습니다.
일반인 환영단에 포함된 세월호 유족들이 교황을 만나는 순간 울먹이자 교황은 통역을 통해 유족들에 대한 소개를 주의 깊게 들었습니다. 교황은 이들의 손을 잡고 위로의 말을 전했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 : 마음 속에 깊이 간직하고 있고 가슴이 아픕니다. 희생자들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교황은 오늘(14일)부터 시작되는 4박 5일의 방한 기간에 아시아 가톨릭 청년대회와 천주교 순교자 시복식 등 4차례 미사를 집전합니다. 또 세월호 참사 생존자와 희생자 가족,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을 만날 예정입니다.


프란치스코 교황 방한, 세월호 가족들에 "희생자 기억하겠다"…'뭉클'
조선닷컴 l2014.08.14 12:20 

 


사진=KBS 방송화면 캡처

 

프란치스코 교황이 세월호 가족들에 따뜻한 위로의 말을 전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14일 오전 10시 30분쯤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이날 교황은 마중을 나온 박근혜 대통령의 영접을 받으며 교황 환영단에 포함된 평신도들과 인사를 나누던 중 "이들이 세월호 가족입니다"라는 소개를 받자 가족들의 손을 맞잡았다. 이에 교황은 "세월호 참사를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며 "희생자를 기억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프란치스코 교황은 방한 기간 동안 아시아 가톨릭청년대회와 천주교 순교자 124위 시복식 등 4차례 미사를 집전한다. 15일에는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성모승천대축일 미사를 집전한 뒤 세월호 참사 생존 학생과 유족들을 직접 만나 위로할 예정이다. 이어 충남 당진 솔뫼성지에서 제6회 아시아 가톨릭청년대회 참가자들을 만나 연설한다.

 

16일에는 한국 천주교 최대 순교성지인 서소문 순교성지를 찾아 참배하고 광화문에서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 123위'의 시복미사를 주례한다. 시복미사는 천주교 신자를 포함해 100만여 명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프란치스코 교황 방한 세월호 언급 소식에 네티즌들은 "프란치스코 교황 방한 세월호, 마음이 아프다" "프란치스코 교황 방한 세월호, 따뜻한 위로 됐길" "프란치스코 교황 방한 세월호, 교황님 세월호 기억해주세요" "프란치스코 교황 방한 세월호, 세월호 마음 아파" "프란치스코 교황 방한 세월호, 세월호 가족 힘내길" 등의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프란치스코 교황 성하의 연설
대통령과 정부 공직자들과 외교단과 만남,
서울, 청와대,
2014년 8월 14일.

 

대통령님,
존경하는 정부 공직자들과 외교관 여러분,   

친애하는 벗들이여,


고요한 아침의 나라 한국에 오게 되어 매우 기쁩니다. 이 나라의 아름다운 자연을 보게 되어서, 또 무엇보다 한국의 국민들과 그 풍요로운 역사와 문화의 아름다움을 접하게 되어서 기쁩니다. 이 민족의 유산은 오랜 세월 폭력과 박해와 전쟁의 시련을 거쳤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시련 속에서도, 대낮의 열기와 한밤의 어둠은, 정의와 평화와 일치를 향한 불멸의 희망을 품고 있는 아침의 고요함에 언제나 자리를 내어 주었습니다. 희망은 얼마나 위대한 선물입니까! 우리는 우리가 희망하는 이 목표들을, 한국 국민만이 아니라 모든 지역과 세계를 위해, 결코 좌절하지 말고 추구해 나가야 하겠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의 따뜻한 환영에 감사를 드립니다. 대통령님과 정부 요인들에게 인사를 드립니다. 외교관 여러분에게, 국가 공직자들과 군 관계자들에게 그리고 저의 방한을 위해 애쓰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를 드립니다. 여러분의 따뜻한 환대에 진심으로 감사 드립니다. 덕분에 금방 마음이 편안해졌습니다.


저의 한국 방문은 제6차 아시아 청년 대회를 계기로 하여 이루어졌습니다. 이 대회는 이 광대한 아시아 대륙에서 모인 가톨릭 청년들이 그들의 공통 신앙을 경축하는 자리입니다. 저는 또한 이번 방한 중에 그리스도 신앙을 위하여 순교한 윤지충 바오로와 123위 동료 순교자들을 복자 품에 올릴 것입니다. 이 두 행사는 서로를 보완합니다. 한국의 문화는 연장자들의 고유한 품위와 지혜를 잘 이해하며, 사회 안에서 그분들을 존경합니다. 우리 가톨릭 교우들은 신앙 때문에 순교한 선조들을 공경합니다. 그분들은 자신들이 믿고 따른 진리를 위하여 기꺼이 목숨을 바쳤기 때문입니다. 그분들은 온전히 하느님과 이웃의 선익을 위하여 사는 법을 우리에게 가르쳐 주었습니다.


지혜롭고 위대한 민족은 선조들의 전통을 소중하게 여길 뿐만 아니라 그들의 젊은이들을 귀하게 여깁니다. 젊은이들은 과거의 전통과 유산을 물려받아 현재의 도전들에 적용할 사람들이기 때문입니다. 이번 청년 대회와 같이 젊은이들이 함께 모이는 자리는, 우리 모두가 그들의 희망과 관심사를 들을 수 있는 소중한 기회입니다. 우리는 또한 우리가 지켜야 할 가치들을 다음 세대에 얼마나 잘 전해 주고 있는지, 그리고 어떠한 세상과 사회를 그들에게 물려주려고 준비하고 있는지 성찰하라는 도전을 받을 것입니다. 이러한 맥락에서, 저는 우리 젊은이들에게 평화라는 선물이 필요하다는 것을 성찰하는 것이 특별히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평화의 부재로 오랫동안 고통을 받아온 이 땅 한국에서는, 이러한 호소가 더욱 절실하게 들릴 것입니다. 저는 한반도의 화해와 안정을 위하여 기울여 온 노력을 치하하고 격려할 뿐입니다. 그러한 노력만이 지속적인 평화로 가는 유일하고도 확실한 길이기 때문입니다. 한국의 평화 추구는 이 지역 전체와 전쟁에 지친 전 세계의 안정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우리 마음에 절실한 대의입니다.


평화를 추구한다는 것은 우리 모두에게 쉽지 않은 일이지만, 특별히 여러분 중에서 인내를 요구하는 외교 활동에 종사하여 인류 가족의 공동선을 추구하는 분들에게는 더 큰 도전입니다. 이는 화해와 연대의 문화를 증진시켜 불신과 증오의 장벽을 허물어 가는 끝없는 도전입니다. 외교는 가능성의 예술이며, 평화란 상호 비방과 무익한 비판이나 무력시위가 아니라, 상대방의 말을 참을성 있게 들어주는 대화를 통하여 이루어질 수 있다는 확고부동한 믿음에 그 바탕을 두고 있기 때문입니다. 


평화는 단순히 전쟁이 없는 것이 아니라, “정의의 결과”(이사 32,17 참조)입니다. 그리고 정의는 하나의 덕목으로서 자제와 관용의 수양을 요구합니다. 정의는 우리가 과거의 불의를 잊지는 않되 용서와 관용과 협력을 통하여 그 불의를 극복하라고 요구합니다. 정의는 상호 존중과 이해와 화해의 토대를 건설하는 가운데 서로에게 유익한 목표를 세우고 이루어 가겠다는 의지를 요구합니다. 우리 모두 평화 건설에 헌신하며, 평화를 위하여 기도하고 평화를 이루려는 우리의 결의를 다지게 되기를 바랍니다.


친애하는 벗들이여, 여러분은 국가와 정치의 지도자로서 궁극적으로 우리 자녀들을 위하여 더 나은 세상, 더 평화로운 세상, 정의롭고 번영하는 세상을 건설하겠다는 목표를 지향하고 있습니다. 경험에 비추어볼 때, 우리는 점점 더 세계화되는 세상 안에서 공동선과 진보와 발전을 단순히 경제적 개념으로가 아니라, 궁극적으로는 사람을 중심으로 이해해야 합니다. 대부분의 선진국처럼 한국도 중요한 사회 문제들이 있고, 정치적 분열, 경제적 불평등, 자연 환경의 책임 있는 관리에 대한 관심사들로 씨름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사회 구성원 한 사람 한 사람의 목소리를 듣고, 열린 마음으로 소통과 대화와 협력을 증진시키는 것이 대단히 중요합니다. 또한 가난한 사람들과 취약 계층 그리고 자기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사람들을 각별히 배려하는 것 역시 중요합니다. 그들의 절박한 요구를 해결해 주어야 할 뿐만 아니라, 그들이 인간적, 문화적으로 향상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합니다. 저는 한국의 민주주의가 계속 강화되기를 희망하며, 오늘날 절실히 필요한 “연대의 세계화”에서도 이 나라가 앞장서 주기를 바랍니다. 연대의 세계화는 모든 인류 가족의 전인적인 발전을 그 목적으로 하는 것입니다.


성 요한 바오로 2세는 25년 전에 한국을 두 번째로 방문하시면서, “한국의 미래는 이 국민들 가운데 현명하고 덕망 있고 영적으로 깊이 있는 사람들이 얼마나 함께 하느냐에 달려 있다.”(1989년 10월 8일)는 확신을 말씀하셨습니다. 이 말씀을 되새기면서, 오늘 저는 한국 가톨릭 공동체가 이 나라의 삶에 온전히 참여하기를 계속 열망하고 있다는 것을 보증합니다. 가톨릭 교회는 젊은이들의 교육에 이바지하고,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과 함께 하려는 정신이 자라나게 하여, 새로운 세대의 국민을 양성하는 일에 기여하고자 합니다. 이들은 조상들에게서 물려받고 자신의 신앙에서 우러나오는 지혜와 전망으로 국가가 당면한 커다란 정치적 사회적 문제들에 기꺼이 이바지할 준비를 갖출 것입니다.


대통령님 그리고 신사 숙녀 여러분, 여러분의 환영과 환대에 다시 한 번 감사 드립니다. 하느님께서 여러분들에게, 그리고 사랑하는 모든 한국인들에게 복을 내려 주시기를 빕니다. 특별히, 기억을 간직하고 있는 우리의 위대한 보화인 연장자들과 용기를 불러일으키는 우리 미래의 희망인 젊은이들에게 복을 내려 주시기를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