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교황 방한 통일시대 여는 소중한 계기"
[연합뉴스] 2014/08/14 17:04 송고
↑ 연설하는 박 대통령-(서울=연합뉴스) 도광환 기자 = 박근혜 대통령이 14일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정상연설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이 경청하는 가운데 연설하고 있다.
靑서 환영연설 "통일 이루려면 북한 핵무기 개발부터 중단돼야"
"세월호사고·젊은 병사 죽음서 받은 상처 교황방문으로 치유되길"
(서울=연합뉴스) 신지홍 기자 = 박근혜 대통령은 14일 "저와 우리 국민은 이번 교황님의 방한이 오랜 분단의 상처를 치유하고 한반도에 희망의 통일시대를 열어가는 소중한 계기가 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한국을 처음으로 찾은 프란치스코 교황과의 면담후 행한 환영연설에서 "전 세계 12억 가톨릭의 최고 지도자인 교황님의 방한은 한국 천주교와 우리 국민에게 큰 축복"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 대통령-교황 정상면담-(서울=연합뉴스) 이정훈 기자 = 박근혜 대통령이 14일 오후 청와대를 방문한 프란치스코 교황과 면담하고 있다.
또 "교황님께서 아시아 지역 처음으로 한국을 방문한 데에는 한국 천주교회에 대한 교황님의 각별한 애정과 함께 분단의 아픔을 겪고있는 한반도에 평화와 화해의 정신을 심어주고자 하는 뜻이 담겼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남북 분단과 한국전쟁은 우리 민족에게 오랜 세월동안 큰 상처를 주었다"며 "동족상잔의 전쟁으로 수많은 인명이 희생됐고 아직도 휴전선 너머에 있는 가족들을 만나지 못한 채 평생을 그리움과 고통 속에 살고계신 이산가족들이 우리나라에만 7만명이 계신다"고 박 대통령은 상기시켰다.
박 대통령은 "한국 천주교도 북한 지역의 교회재산을 몰수당했고 수많은 성직자와 수도자들은 납치되거나 목숨을 잃었다"며 "이제는 이런 아픔의 역사를 딛고 진정한 남북화해와 한반도 통일시대를 열어갈 때"라고 말했다. 특히 "대한민국 정부는 남북이 대립을 극복하고 전쟁과 핵 위협에서 벗어나 평화와 화해의 길을 가고자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북한 주민을 돕기 위한 인도적 지원과 동질성 회복을 위한 민간교류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 환영식장 향하는 대통령과 교황-(서울=연합뉴스) 이정훈 기자 = 박근혜 대통령이 14일 오후 청와대를 방문한 프란치스코 교황과 함께 공식환영식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박 대통령은 "남북한 주민이 전쟁과 핵 위협에서 벗어나 함께 행복을 누리고 세계 평화와 인류번영에도 기여하는 통일을 이루려면 수많은 생명을 한꺼번에 앗아갈 수 있는 북한의 핵무기 개발부터 중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박 대통령은 "그동안 우리 국민은 세월호 사고의 아픔과 젊은 병사들의 죽음으로 많은 상처를 받았다"며 "이번 교황님의 방문으로 우리 국민의 마음의 상처와 아픔이 치유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 방명록 작성하는 프란치스코 교황-(서울=연합뉴스) 이정훈 기자 = 프란치스코 교황이 14일 오후 청와대를 방문, 박근혜 대통령이 지켜보는 가운데 방명록을 작성하고 있다.
박 대통령은 "이번 방한 기간에 시복식을 주례하시는 124위의 한국 순교자들은 반상(班常)과 남녀차별이 엄격했던 조선사회에서 이타적 삶의 자세로 자유와 평등을 확산시킨 선각자"라며 "'밀알 하나가 땅에 떨어져 죽지않으면 한 알이 그대로 있지만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는다'는 말씀처럼 순교자들의 희생은 우리 사회와 교회를 성장시킨 밑거름이 됐다"고 강조했다. 또 "교황님께서 참석하는 제6회 아시아 청년대회 역시 아시아의 젊은이들이 서로의 문화를 체험하며 꿈을 나눌 수 있도록 천주교 대전교구에서 정성들여 마련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교황님께서 주시는 격려의 메시지를 통해 아시아의 젊은이들이 희망의 미래를 발견하는 소중한 사건이 되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shin@yna.co.kr]
박 대통령 프란치스코 교황 환영사 [전문]
청와대 No.541 2014-08-14
프란치스코 교황 환영사
프란치스코 교황님, 그리고 내외 귀빈 여러분, 대한민국 국민들이 오랫동안 고대해 온 교황님의 방한을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전 세계 12억 가톨릭의 최고 지도자이신 교황님의 방한은 한국 천주교와 우리 국민들에게 큰 축복입니다.
교황님께서 아시아 지역 처음으로 한국을 방문하신 데에는 한국 천주교회에 대한 교황님의 각별한 애정과 함께 분단의 아픔을 겪고 있는 한반도에 평화와 화해의 정신을 심어주고자 하는 교황님의 뜻이 담겨있다고 생각합니다. 평소에도 한반도의 평화 회복을 위해 기도해주시고, 이번 방한 기간에도‘평화와 화해를 위한 미사’를 집전해주시는 교황님의 큰 관심과 노력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저와 우리 국민들은 이번 교황님의 방한이 오랜 분단의 상처를 치유하고 한반도에 희망의 통일시대를 열어가는 소중한 계기가 될 것으로 믿습니다.
존경하는 프란치스코 교황님!
존경하는 프란치스코 교황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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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 사람 중심으로 이해해야”- 교황 청와대 연설 [전문]
평화방송 | 2014-08-14
프란치스코 교황의 연설
대통령님, 존경하는 정부 공직자들과 외교관 여러분, 친애하는 벗들이여, 고요한 아침의 나라 한국에 오게 되어 매우 기쁩니다. 이 나라의 아름다운 자연을 보게 되어서, 또 무엇보다 한국의 국민들과 그 풍요로운 역사와 문화의 아름다움을 접하게 되어서 기쁩니다. 이 민족의 유산은 오랜 세월 폭력과 박해와 전쟁의 시련을 거쳤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시련 속에서도, 대낮의 열기와 한밤의 어둠은, 정의와 평화와 일치를 향한 불멸의 희망을 품고 있는 아침의 고요함에 언제나 자리를 내어 주었습니다. 희망은 얼마나 위대한 선물입니까! 우리는 우리가 희망하는 이 목표들을, 한국 국민만이 아니라 모든 지역과 세계를 위해, 결코 좌절하지 말고 추구해 나가야 하겠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의 따뜻한 환영에 감사를 드립니다. 대통령님과 정부 요인들에게 인사를 드립니다. 외교관 여러분에게, 국가 공직자들과 군 관계자들에게 그리고 저의 방한을 위해 애쓰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를 드립니다. 여러분의 따뜻한 환대에 진심으로 감사 드립니다. 덕분에 금방 마음이 편안해졌습니다.
저의 한국 방문은 제6차 아시아 청년 대회를 계기로 하여 이루어졌습니다. 이 대회는 이 광대한 아시아 대륙에서 모인 가톨릭 청년들이 그들의 공통 신앙을 경축하는 자리입니다. 저는 또한 이번 방한 중에 그리스도 신앙을 위하여 순교한 윤지충 바오로와 123위 동료 순교자들을 복자 품에 올릴 것입니다. 이 두 행사는 서로를 보완합니다. 한국의 문화는 연장자들의 고유한 품위와 지혜를 잘 이해하며, 사회 안에서 그분들을 존경합니다. 우리 가톨릭 교우들은 신앙 때문에 순교한 선조들을 공경합니다. 그분들은 자신들이 믿고 따른 진리를 위하여 기꺼이 목숨을 바쳤기 때문입니다. 그분들은 온전히 하느님과 이웃의 선익을 위하여 사는 법을 우리에게 가르쳐 주었습니다.
지혜롭고 위대한 민족은 선조들의 전통을 소중하게 여길 뿐만 아니라 그들의 젊은이들을 귀하게 여깁니다. 젊은이들은 과거의 전통과 유산을 물려받아 현재의 도전들에 적용할 사람들이기 때문입니다. 이번 청년 대회와 같이 젊은이들이 함께 모이는 자리는, 우리 모두가 그들의 희망과 관심사를 들을 수 있는 소중한 기회입니다. 우리는 또한 우리가 지켜야 할 가치들을 다음 세대에 얼마나 잘 전해 주고 있는지, 그리고 어떠한 세상과 사회를 그들에게 물려주려고 준비하고 있는지 성찰하라는 도전을 받을 것입니다.
이러한 맥락에서, 저는 우리 젊은이들에게 평화라는 선물이 필요하다는 것을 성찰하는 것이 특별히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평화의 부재로 오랫동안 고통을 받아온 이 땅 한국에서는, 이러한 호소가 더욱 절실하게 들릴 것입니다. 저는 한반도의 화해와 안정을 위하여 기울여 온 노력을 치하하고 격려할 뿐입니다. 그러한 노력만이 지속적인 평화로 가는 유일하고도 확실한 길이기 때문입니다. 한국의 평화 추구는 이 지역 전체와 전쟁에 지친 전 세계의 안정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우리 마음에 절실한 대의입니다.
평화를 추구한다는 것은 우리 모두에게 쉽지 않은 일이지만, 특별히 여러분 중에서 인내를 요구하는 외교 활동에 종사하여 인류 가족의 공동선을 추구하는 분들에게는 더 큰 도전입니다. 이는 화해와 연대의 문화를 증진시켜 불신과 증오의 장벽을 허물어 가는 끝없는 도전입니다. 외교는 가능성의 예술이며, 평화란 상호 비방과 무익한 비판이나 무력시위가 아니라, 상대방의 말을 참을성 있게 들어주는 대화를 통하여 이루어질 수 있다는 확고부동한 믿음에 그 바탕을 두고 있기 때문입니다.
평화는 단순히 전쟁이 없는 것이 아니라, “정의의 결과”(이사 32,17 참조)입니다. 그리고 정의는 하나의 덕목으로서 자제와 관용의 수양을 요구합니다. 정의는 우리가 과거의 불의를 잊지는 않되 용서와 관용과 협력을 통하여 그 불의를 극복하라고 요구합니다. 정의는 상호 존중과 이해와 화해의 토대를 건설하는 가운데 서로에게 유익한 목표를 세우고 이루어 가겠다는 의지를 요구합니다. 우리 모두 평화 건설에 헌신하며, 평화를 위하여 기도하고 평화를 이루려는 우리의 결의를 다지게 되기를 바랍니다.
친애하는 벗들이여, 여러분은 국가와 정치의 지도자로서 궁극적으로 우리 자녀들을 위하여 더 나은 세상, 더 평화로운 세상, 정의롭고 번영하는 세상을 건설하겠다는 목표를 지향하고 있습니다. 경험에 비추어볼 때, 우리는 점점 더 세계화되는 세상 안에서 공동선과 진보와 발전을 단순히 경제적 개념으로가 아니라, 궁극적으로는 사람을 중심으로 이해해야 합니다.
대부분의 선진국처럼 한국도 중요한 사회 문제들이 있고, 정치적 분열, 경제적 불평등, 자연 환경의 책임 있는 관리에 대한 관심사들로 씨름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사회 구성원 한 사람 한 사람의 목소리를 듣고, 열린 마음으로 소통과 대화와 협력을 증진시키는 것이 대단히 중요합니다. 또한 가난한 사람들과 취약 계층 그리고 자기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사람들을 각별히 배려하는 것 역시 중요합니다.
그들의 절박한 요구를 해결해 주어야 할 뿐만 아니라, 그들이 인간적, 문화적으로 향상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합니다. 저는 한국의 민주주의가 계속 강화되기를 희망하며, 오늘날 절실히 필요한 “연대의 세계화”에서도 이 나라가 앞장서 주기를 바랍니다. 연대의 세계화는 모든 인류 가족의 전인적인 발전을 그 목적으로 하는 것입니다.
성 요한 바오로 2세는 25년 전에 한국을 두 번째로 방문하시면서, “한국의 미래는 이 국민들 가운데 현명하고 덕망 있고 영적으로 깊이 있는 사람들이 얼마나 함께 하느냐에 달려 있다.”(1989년 10월 8일)는 확신을 말씀하셨습니다. 이 말씀을 되새기면서, 오늘 저는 한국 가톨릭 공동체가 이 나라의 삶에 온전히 참여하기를 계속 열망하고 있다는 것을 보증합니다. 가톨릭 교회는 젊은이들의 교육에 이바지하고,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과 함께 하려는 정신이 자라나게 하여, 새로운 세대의 국민을 양성하는 일에 기여하고자 합니다. 이들은 조상들에게서 물려받고 자신의 신앙에서 우러나오는 지혜와 전망으로 국가가 당면한 커다란 정치적 사회적 문제들에 기꺼이 이바지할 준비를 갖출 것입니다.
대통령님, 그리고 신사 숙녀 여러분, 여러분의 환영과 환대에 다시 한 번 감사 드립니다. 하느님께서 여러분들에게, 그리고 사랑하는 모든 한국인들에게 복을 내려 주시기를 빕니다. 특별히, 기억을 간직하고 있는 우리의 위대한 보화인 연장자들과 용기를 불러일으키는 우리 미래의 희망인 젊은이들에게 복을 내려 주시기를 빕니다. [PBC 이상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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