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ris Alexiou
(직역: 잠용)
미키스 테오도라키스 (Mikis Theodorakis 1925~ 그리스)
◇ 이 노래는 그리스의 가수 겸 작곡가 미키스 테오도라키스(Mikis Theodorakis)가 1960년 무렵에 작곡하였다. 작곡 배경은 당시 안드레아스 파판드로(Andreas Papandreou)의 군사독재에 저항하며 저항운동을 하던 한 젊은 레지스탕스를 위해 만들었다고 한다. 노래에는 카테리니행 기차를 타고 떠나서 돌아올 줄 모르는 젊은 레지스탕스를 기다리는 그의 애인의 심정이 시종 애절하게 그려져 있다. 군사정부는 1967년 이 음악을 그리스 전역에서 연주 금지시켰고, 심지어 음반을 듣는 것조차 허용되지 않았으며, 마침내 테오도라키스는 군사재판에 회부되어 투옥되었다. 그러자, 쇼스타코비치, 레너드 번스타인, 해리 벨라폰테 등 당시 세계적으로 쟁쟁한 그리스 출신 음악가들이 발벗고 나서서 그의 구명운동을 벌였고, 그는 1970년 마침내 석방되어 조국이 광복될 때까지 파리에 망명하였다. 파란투리는 테오도라키스의 투옥에 항거하여 조국을 떠나 세계 각지를 순회하며 이 노래를 통해 자유와 평화를 호소했다고 한다, (출처: solomong)
◇ 모두가 다 떠난다는 것을 깨닫는 계절 11월에 듣기에 좋은 노래를 소개합니다. 그리스의 음악의 산 역사로서 음악의 거장 Mikis Theodorakis (미키스 테오도라키스)가 작곡을 하고 메조 소포라노로 유명한 아그네스 발차의 '기차는 8시에 떠나네' 입니다. 이 노래의 가사에도 11월이 나옵니다. 기차를 타고 사랑하는 사람이 떠난 때는 11월의 어느 날 오전 8시... 그 사람이 떠나고 난 뒤로는 소식도 없고 그를 보낸 여인은 11월에 기차역에 나와 이별하던 그때를 회상합니다.
이 노래의 가사에는 두 가지 버전이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알려진 것(신경숙이 번역하고, 조수미가 부른 노래는 그냥 어느 여인이 11월 어느 날 8시에 기차역에서 카테리니로 떠난 연인을 그리는 내용이고, 다른 하나는 기차역에서 카테리니로 떠나 그 곳에서 뭔가의 비밀 임무(독립 또는 저항)를 수행하고 있는 연인을 그리며 서로 다짐을 하는 비장한 내용(아래 파란 글씨)을 담고 있습니다. 테오도라키스가 감옥에서 이 노래를 작곡한 것을 보면 후자의 내용이 원래 버전인데 아마 당국의 감시를 피해 일반적인 연인의 이별에 대한 회상으로 바뀐 것으로 보면 정확할 것 같습니다.
기차는 8시에 떠나갔습니다
이 노래가 2가지 버전으로 불리어지고 있는 원인은 그리스가 겪은수난 역사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고대에 신들의 나라로 알려진 그리스는 15세기 중반 오스만 투르크로부터 침략을 당한 수난을 겪었으며,1922년 터키로부터 침략을 당하였으며, 1930년 비로소 근대 국가로 독립을 하였으나 2차 대전에는 독일로부터 침략을 당하였고, 전쟁 후에는 영국의 내정간섭을 받다 다시 미국의 내정간섭을 받았고 1967년부터 7년간 군부의 억압통치 시대를 맞이합니다.
이러한 시련 속에서 지식인과 민중들은 언제나 조국 그리스를 위해 외국으로부터 또는 군부독재로부터 항상 독립과 자유를 위해 투쟁을 하였습니다. 이 노래를 작곡한 테오도라키스도 그 중 한 사람이었습니다. 그는 국내에서 투옥되기도 하였고 또 영국, 미국 등 외국으로 망명하며 쫓겨다니며 노래로 그리스의 독립과 자유를 위한 싸운 사람이었습니다. "나에게 있어서 노래의 의미는 바로 폭탄이다. 그래서 나는 그 강한 에너지를 더욱 높은 강도로 사용하려고 노력하는 것이다. 다른 곳이 아닌 바로 나의 조국 그리스의 비극이 있는 곳에" 라고 한 그의 말에는 그의 음악의 지향점이 어디인지를 잘 알 수가 있습니다.
테오도라키스는 중산층과 지식인들이 외면하던 그리스 민족음악의 정수인 민요 렘베티카를 많이 작곡하였습니다. <기차는 8시에 떠나네> 이 노래도 렘베티카이며 그리스 민속악기 부주키의 선율이 애절하게 흐르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테오도라키스는 많은 영화에 주옥같은 음악을 남겼습니다. 우리에게 잘 알려진 영화로 멜리나 메르꾸리 주연의 <일요일은 참으세요>와 <페드라>(국내에는 '죽어도 좋아'라는 이름으로 개봉), 안소니 퀸 주연의 <희랍인 조르바>, 이브 몽땅 주연의<계엄령> 등이 테오도라키스가 영화 음악을 맡은 것입니다.
신경숙의 소설 <기차가 7시에 떠나네>의 제목도 바로 이 노래와 관련이 있습니다. 소설 속의 여자 주인공은 이 노래가 제목이 '기차가 8시에 떠나네' 인 줄 알면서도 디스크 자키(DJ)에게 늘 '7시' 로 적어서 이 노래를 신청하였는데 이 시간이 야학에서 배우지 못한 아이들을 가르치던 그들만의 모임의 시간을 알리는 암호였다고 합니다. 저도 70년대 대학 시절 서클 활동을 하면서 하도 경찰들이 방해를 하길래 일부러 시간과 장소를 거짓으로 알려주고 다른 곳으로 모임 장소를 정하였던 가슴이 아린 기억이 이 소설을 보고 떠올랐습니다.
아그네스 발차는 1944년 그리스 네프카 섬 출신으로 독일 뮌헨에서 음악공부를 하였고, <장미의 기사 Der Rosenkavalier>의 옥타비안을 불렀는데, 지금까지 가장 젊은 나이에 옥타비안 역을 맡은 성악가로 기록되어 있습니다. 그리스의 대표적인 메조 소프라노 가수로 1998년 SBS TV 드라마 '백야 3.98' 에 그녀가 부른 '기차가 8시에 떠나네' 가 소개되어 국내에 널리 알려졌는데 최근 국내에 개봉되어 좋은 흥행성적을 올리고 있는 한국 영화 시라노 연애조작단에 나오는 노래 '우리에게 더 좋은 날이 되었네' 도 원래 그녀가 부른 노래입니다. (아래 동영상 참조)
아그네스 발차가 부른 '기차는 8시에 떠나네' 와 '우리에게 더 좋은 날이 되었네' 를 들어보고, 미국 시애틀 출신 밴드인 The Walkabouts의 '기차는 8시에 떠나네' 의 반주음악을 감상하겠습니다. 그리고 Alexia, 조수미(블로그에 나오는 음악 소개) Nena Venetsanou의 노래도 같이 감상하겠습니다. 이 노래들을 들으며 좋은 11월을 보내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Wikitr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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