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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고려불화 중 아미타삼존도

잠용(潛蓉) 2015. 1. 17. 19:43

031 아미타삼존도  고려후기. 비단에 색, 1100x510mm, 삼성미술관 리움 소장, 국보 218호

아미타불이 보살들을 거느리고 왕생자를 맞이하러 오는 내영도 형식의 아미타삼존도는 고려불화에서 상당수 찾아볼 수 있으나, 이 작품은 그 중에서도 내영도의 맥락이 가장 강하게 드러난 작품으로 손꼽힌다. 아미타불의 머리에서 뻗어 나온 빛은 두 손을 모으고 무릎을 끓은 왕생자를 감싸면서 그가 아미타불에 의해 극락왕생의 길로 곧 인도될 것임을 강하게 암시한다. 아미타불 앞으로 나와 왕생자에게 다가선 관음보살은 허리를 굽혀 왕생자가 탈 금련화(金蓮花)를 내밀고 있다.

 

삼존도하면 대부분 중심이 되는 본존이 중앙에 있고 좌우에 협시보살이 있게 마련인데, 이 그림은 오른쪽에 아미타불이 있고, 왼쪽에 지장보살과 관음보살이 서 있다. 관음보살은 약간 구부려 왕생자를 적극적으로 맞이하고 있는 특이한 그림이다. 그래서 덩치가 가장 큰 아미타불이 중심에서 약간 오른쪽으로 치우쳤고, 지장보살이 부처의 오른쪽에, 관음보살이 부처의 앞 오른쪽에 위치하고 있어 약간 헝클어진 균형을 완벽하게 잡고 있다. 아미타불의 오른손은 아래로 내렸고, 왼손은 가슴 부근에 있는데 잘 보이지 않는다. 아마도 여원인 즉 설법할 때의 수인이지 않을까 싶다. 얼굴과 가슴 그리고 손은 검게 나타나 있는데 안타깝게도 그 부분을 칠한 염료가 탈색한 듯하다.

 

아미타삼존도는 대부분 아미타불을 중심에 두고 좌우에 관세음보살과 대세지보살을 거느리는 형상을 띠고 있다. 그러나 이 그림에서는 대세지보살을 지장보살이 대신하고 있다. 지장보살은 지옥에 떨어진 존재까지도 성불시킨 뒤에 마지막으로 해탈하겠다는 서원을 세우고 있는 그야말로 대자대비한 보살이다. 극락에 왕생하는 자를 맞이하는 이 그림에서는 어쩌면 지혜를 일깨워준다는 대세지보살보다 지장보살이 더 어울릴 지도 모를일이다. 지장보살은 머리를 깎았고, 금니로 표현된 등근 구슬을 손으로 받들고 있다.

  

아미타불이 왕생자를 향해 빛줄기를 방사하고, 관음보살이 연화대를 내밀어 왕생자를 태우려는 모습의 삼존도 형식의 내영도는 서하의 아미타내영도에서 자주 볼 수 있는 것으로 그 관련성은 오래 전부터 주목받았다. 이 고려불화의 내영도와 서하의 내영도가 같은 모티브를 갖게 된 원인은 아직 구체적으로 밝혀져 있지 않으며 이 작품 외에 다른 고려불화 내영도에서는 현재까지 이러한 도상이 발견되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이 작품은 희소하고 흥미로운 사례이다. 일반적으로 아미타불이 관음보살과 세지보살을 거느리고 있는 모습인데 비해, 여기서는 세지보살 대신 보주를 든 지장보살이 그려진 점도 특이한 점이다. (박)

 

아미타내영도 중에서도 가장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관세음보살이 허리까지 굽혀 왕생자를 맞이하고 있다. 아미타불과 지장보살의 눈이 왕생자를 향하고 있고 관음보살은 눈만 아니라 허리까지 구부렸는데, 그 방향이 아미타불의 머리에서 나온 빛 방향과 일치하고 있다.

 

032 아미타삼존도  고려후기, 비단에 색, 1230x570mm 일본 도쿄국립박물관 소장

 

아미타불이 관음보살과 세지보살을 거느리고 왕생자를 맞이하러 오는 내영도 형식의 아미타삼존도이다. 이 작품은 특히 아미타삼존의 발 아래에 구름 표현이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은 바 있다. 내영도가 발달한 일본에서는 아미타불 일행이 타는 구름이 내영도의 거의 필수적인 도상적 요소인 데 비해 고려불화 내영도에는 구름이 없다는 점에서, 이와 같은 형식은 내영도가 아니라 수기도(授記圖) 즉 수기를 주는 장면이라 주장되기도 하였다. 이러한 상황에서 구름이 표현된 이 아미타삼존도는 고려불화 내영도가 구름을 생략했을 뿐 내영 장면을 의도한 것이 맞다는 근거로 제시되기도 했다. 그러나 일본 아미타내영도에 대부분 구름이 표현된다 하여 구름을 내영도의 필수적 도상으로 보기는 어렵고, 이 그림에 그려진 구름도 일본 아미타내영도의 구름과는 다르다. 일본 아미타내영도에서는 아미타 일행이 실제로 구름 위에 올라타고 왕생자를 맞이하러 오는 데 비해, 여기서는 단순히 아미타 일행이 위치한 공간이 구름 위 공중임을 암시하는 데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내영도인지 아닌지는 구름의 존재 여부보다 당시 고려인들이 어떤 신앙을 가졌으며 내영(혹은 수기)에 대해 어떻게 생각했는지가 더 중요한 기준이라고 할 수 있으며, 아미타불 일행의 모습 자체는 구름의 존재와 상관없이 내용을 암시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 아미타삼존도는 형식상 하쿠쓰루미술관((白鶴) 및 MOA미술관 소장 아미타삼존도들과 같은 계열로, 고개를 앞으로 내민 아미타불의 자세와 두 협시보살의 배치가 매우 유사한 구성을 보여준다. 다만 관음보살이 든 버드나무 가지가 하쿠쓰루미술관본에는 없으며, 세지보살이 지물 없이 옷자락을 잡고 있는 것도 다른 점이다.

이 아미타삼존도의 또 다른 특징은 문양이 매우 세밀하다는 것이다. 아미타불의 붉은 가사에는 고려불화 특유의 당초원문이 그려져 있는데, 달팽이처럼 말린 덩굴의 표현은 가느다란 금니선을 세 겹으로 구사하고 덩굴줄기 사이에는 작은 삼각형을 무수히 채워 넣었다. 이 문양에서 사용된 금니선의 간격은 비단 바탕의 올 간격보다도 좁을 정도로 세밀함의 극치를 보여준다. 협시보살에도 다양한 문양이 사용되었다.(박)

본존불의 오른손은 앞을 향하여 밑으로 내리고 있다. 손모양이 잘 보이지 않아 돋보기로 봐야 보인다. 손바닥에는 법률이 금니로 그려져 있다. 왼손은 엄지와 중지를 붙여 원을 만들고 있고 나머지 손가락은 앞으로 뻗고 있다. 아미타불의 수인이다.   

 

033 아미타삼존도  고려후기, 비단에 색, 1005x542mm 일본 MOA미술관 소장, 일본 중요문화재

내영도 형식의 아미타삼존도이다. 본존은 오른손 바닥을 내밀며 팔을 길게 뻗고 시선은 아래를 응시함으로써 왕생자를 맞이하는 분위기를 강조하였다. 아미타불과 보살의 얼굴은 경직되지 않고 생동감이 있으며, 고개를 약간 숙이는 시선 처리와 진행방향의 암시로 인해 마치 그림의 한 끝에 왕생자가 있는 듯한 분위기를 만들어 내고 있다.

아미타불, 관세음보살, 대세지보살 모두 연꽃 위에 올라가 있다. 아미타불은 붉은 옷을 입고 있는데, 원형의 꽃무늬를 금니로 그려넣었다. 옷은 주름져 있으나 금니 무늬는 원형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이렇게 비사실적으로 처리해야 더욱 근엄하게 보이기 때문일 것이다. 좌우의 협시보살의 너울 옷은 환상적이다. 너울에 표시되어 있는 원형의 금니무늬도 원형을 유지하고 있지만, 가장자리 원형의 무늬가 겹치는 곳에서는 원형을 유지하지 못했다. 원형의 근원성도 너무나 말도 안되는 곳에서는 사실성을 회복했다. 세 분의 두광 표현도 너울을 그린 것과 유사하다.   

 

아미타불의 오른쪽, 그림에서는 왼쪽에 대세지보살이 있다. 서방극락세계에 있는 지혜 및 광명이 으뜸은 보살이다. 지혜로 중생의 어리석음을 없애주는 보살이기도 하다. 정수리에 보병을 이고 천관을 쓰고 있다. 가슴에는 자그만 상자를 들고 있다. 가슴에 늘어뜨린 목걸이인듯한 장식품도 대단하다. 팔찌도 이쁘다 작은 상자를 들고 있는 손의 손톱이 길쭉길쭉하다. 요즘 화려하게 치장해야 하는 여인네의 손톱같다. 손모양도 특이하다. 머리에 이고 있는 너울 하나에 등근 금니 무늬가 화려하다. 왕생자를 맞이하는 아미타불과 대세지보살의 자세가 참으로 포용적이다.   

 

이 작품은 일반적으로 고려불화가 육신부에 주선을 사용하는 데 비해 본존의 육신부에 주선을 거의 사용하지 않은 점, 그리고 옷주름 표현에서 먹선 또는 한 단계 짙은 색선을 긋고 가장자리를 따라 가늘게 금니선을 덧그리는 관습적 표현을 사용하지 않고 먹선 또는 한 단계 짙은 색선만 사용하였다는 점이 표현상의 특징이다. 또한 보통 고려불화에 그려지는 원형 문양이 원칙적으로 형태만 원으로 형성될 뿐 가장자리에 윤곽선이 그러지지 않는 데 비해, 이 불화의 원형 문양은 실제로 윤곽선을 돌리려는 경향이 강하다는 점도 흥미롭다.(중앙국립박물관 학예연구사 박혜원 글)

 

아미타불의 왼쪽, 보는 입장에서는 오른쪽에 관세음보살이 서 있다. 왼손에는 정병을 들고 있고, 오른손에는 버드나무 가지를 들고 있다. 정병을 들고 있는 왼손의 모습이 잘 보이지 않는다. 화려하기가 더 이상 이를데가 없다. 거대한 목걸이와 아름다운 팔찌가 드러나 있다. 손 모양의 우아함도 대단하다. 아미타불의 붉은 옷과 원형의 금니 무늬와 관음보살의 광배가 만나는 곳에서 광배의 바깥 금니색은 더욱 진하다. 검은색 배경에 그려진 광배의 금니보다 훨씬 진하게 표현되어 있다. 그래야 비슷해지니 말이다. 역시 왕생자를 맞이하는 공손하고 친절한 모습이다.

출처 : 문화 그리고 여행
글쓴이 : 처리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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