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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이념

[역사 교과서] 집필자들, 여당과 김무성을 '명예훼손'으로 소송

잠용(潛蓉) 2015. 10. 22. 17:37

집필자들, 여당과 김무성 '명예훼손'으로 소송
뉴시스 | 전혜정  | 입력 2015.10.22. 15:09 | 수정 2015.10.22. 15:11 
 
[서울=뉴시스] 전혜정 기자 = 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 집필자 협의회(한필협)은 22일 새누리당과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하기로 했다. 한필협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허위사실로 교과서 집필자들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이 같은 방침을 밝혔다. 이들은 "새누리당은 '김일성 주체사상을 우리 아이들이 배우고 있습니다'라고 펼침막을 내걸고 의원총회를 통해 '시대착오적인 좌편향 역사세력'을 규탄하는 결의문을 채택했다"며 "이는 집필자들에 대한 터무니없는 이념 공세"라고 주장했다.

 

 

이어 "교육부는 국정 전환 이유가 현행 고등학교 교과서 집필자와 교과서 내용 자체에 있다고 하는데, 이는 어처구니 없는 말"이라며 "집필자들의 고민과 노력은 검정교과서와 예전의 국정교과서를 비교하면 그대로 드러난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현행 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의 북한 서술 원칙은 북한을 옹호하는 내용이 아니라 북한 사회의 실상을 소개하고 향후 통일을 위한 화해와 협력을 도모한다는 취지"라며 "이는 현행 교육과정과 한국사 집필 기준안에 의거해 쓴 것"이라고 반박했다.

 

또 지난해 한국사 교과서에 대한 교육부의 수정명령 취소소송을 제기한 이유에 대해 "교육부의 수정명령이 교육과정의 지침과 학계의 통설에 위배될 뿐만 아니라 수정심의회의 심의 역시 절차적인 하자가 있었다는 점을 다시 판결해달라는 것"이라며 "이는 교육기본권에 입각한 한국사 집필자의 고유권한이며 국민으로서의 정당한 권리 주장"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현행 한국사 검정교과서에 대한 근거없는 비방과 모략으로 집필자들의 명예를 더 이상 훼손하지 말라"며 "정부·여당은 역사교과서 국정화에 반대하는 전국의 시민과 학생, 역사학자와 역사교사 대다수의 의견을 겸허하게 수용하고, 국정화 고시를 비롯한 개정 교육과정 정책을 즉각 폐지하라"고 주장했다. [hye@newsis.com]

 

검인정교과서 '좌편향' 여부에 쟁점으로 부상한 '유관순'
연합뉴스 | 입력 2015.10.22. 16:24 
 
2014년 일부 교과서 유관순 관련 언급 전혀 없어
"예전 판본 기준… 수정판에선 모두 언급" 반박도

(서울=연합뉴스) 김중배 기자 = 기존 검인정 국사 교과서들에 유관순 열사에 관한 내용이 빠졌다는 메시지가 교육부 제작 단일교과서 편찬 홍보 동영상을 통해 확산되면서 22일 논란이 일고 있다. 교육부가 제작해 공개한 3편의 교과서 국정화 홍보 동영상 중 하나인 이 동영상은 앞서 19일 지상파를 비롯해 유튜브와 페이스북 등에 광고 방영 혹은 게시된 이래 오는 23일부터는 종합편성채널에서도 광고 형태로 방영된다. 영상은 현재의 역사교육을 받은 학생이 3.1운동에 앞장선 유관순 열사를 알지 못한다는 내용으로 구성돼 현 검인정 체제의 문제점을 부각하고 있다.

 

그러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상에선 현행 2015년 한국사 교과서는 8종 모두 유 열사를 언급하고 있어 교육부가 허위 사실을 유포하는 것이란 비판글들이 나왔고, 이후 이를 둘러싼 찬반양론이 거세게 맞부딪혔다.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유 열사를 언급하지 않은 교과서 판본은 지난 2014년 동아출판본(두산동아)과 천재교육본이다. 이들 교과서는 본문과 도움글, 사진 어디에도 항일투쟁의 주요 인물인 유 열사를 언급하지 않았다.

 

교육부의 수정지도가 있은 이후 올해 동아출판본은 '생각 넓히기' 란을 통해 유 열사 사진과 설명을 달았으며, 천재교육본은 본문에 유 열사를 언급했다. 이외에도 수정 지도 이후 미래엔과 금성 측 올해 판본이 유 열사의 사진을 추가해 실었다. 홍보 동영상이 2014년 판본 2종에 한한 것임을 명시하고 있긴 하지만, 정부가 과거 시점을 기준으로 동영상을 만들어 국민의 오해를 불러왔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한 정부 관계자는 "일부 교과서들이 수정 지도를 받아들이긴 했으나 유 열사 활동에 대한 직접적 언급 없이 '유관순 열사 기념관' 인터넷주소를 포함하는 등 소극적으로 수정에 임한 측면이 있다"며 "이 같은 소극적 태도는 유 열사 활동이 지나치게 부각된 측면이 있다는 진보학계 견해 때문이며, 이는 현행 교과서의 '좌편향'을 보여주는 실례"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일부 교과서가 유 열사를 직접 소개하지 않은 데 대한 반론도 제기된다. 익명을 요청한 한 역사참고서 저자는 "집필진의 관점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나 인물 중심으로 사건을 설명하는 게 중학교까지의 역사 기술이라면, 고등학교 역사 기술은 주로 사건과 그 영향에 주목하게 된다"며 "유 열사에 대한 소개와 언급이 초등 및 중학교 교과서에서 충실히 다뤄지는 만큼 고교 교과서에서 그 언급이 빠지더라도 유 열사에 대한 교육이 이뤄지지 않는다는 비판은 어불성설"이라고 주장했다.

 

일각에서는 유 열사에 관한 교과서 기술을 둘러싼 대립이 추후 단일교과서 집필을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전임 국사편찬위원은 "특정 사건이나 인물, 사실을 반드시 언급해야 한다는 요구가 걷잡을 수 없이 늘어날 경우 균형적이면서도 통일성을 갖춘 단일교과서 집필 자체가 불가능하게 될 수 있다"고 말했다. [jb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