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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애청곡

[겨울의 노래] '겨울아침' (2013) - 오지은 노래

잠용(潛蓉) 2015. 12. 27. 08:08

 


 

'겨울아침'  (2013) 

작사 작곡 오지은/ 노래 오지은

앨범/ LIFE 3집 (2013.05.14) 

 

수록앨범 LIFE vol.3

 

새벽 공기가 콧속에 스며
햇살이 조금 옅어진 것 같아

당연하지만 새삼스레 나는
아 또 겨울이 왔구나 하고

 

시간은 항상 성실히 흘러가지
나는 종종 흐름을 놓치곤 해

할 수 있던 거라곤

몸을 맡기고 그저 가만히~

 

가끔 마주친 눈빛

그 안쪽이 무슨 마음인지

알 수 없어서

무섭고 힘들었던 날도 있었지만


이상하지

오늘 같은 날엔
왠지 네게 환한 웃음으로
안녕이라 인사할 수 있을 것 같아

 

<간주>

 

오늘도 너와 나는 다른 곳에서
각자의 이야기를 조금씩
더해 가지만 새삼스레 나는
아 또 이걸로 됐구나 하고


시간이 지나 오히려 더
알 수 없게 되는 일이 있어

하지만 그런 것

이제 전부 괜찮아~


이상하지

오늘 같은 날엔

왠지 네게 환한 웃음으로
안녕이라 인사할 것만 같아~

 


 

홍대 마녀 “이번엔 독하지 않아요, 담담해요”
경향신문ㅣ2013-06-09 21:17:13ㅣ수정 : 2013-06-10 01:30:49
       
4년 만에 3집 낸 가수 오지은
신윤철·이상순 등 앨범 참여… 1·2집에 비해 음악장르 다양

가수 오지은(31·사진)은 ‘홍대 마녀’라는 별칭을 갖고 있다. 인디 뮤지션들이 모이는 서울 홍대 앞이라는 독특한 문화적 공간, 강렬한 카리스마, 여성 가수라는 특질이 합쳐진 것이다. 그만큼 그가 2007년 선보인 1집과 2009년 2집의 노래는 무겁고 독했다.

 

이번에 내놓은 3집은 많이 달라졌다. 모던록부터 포크, 보사노바, 재즈, 블루스, 사이키델릭 등 메뉴가 다채롭다. 그렇게 정상급 뮤지션들이 많이 참여했다. ‘서울전자음악단’의 신윤철과 블루스록 밴드 ‘로다운30’ 윤병주, 이효리 연인으로 알려진 이상순이 기타를 쳤다. 고찬용, 용린(디어클라우드), 이이언, 고희안(프렐류드), 박별(랄라스윗)도 나서줬다.

 

타이틀 곡은 ‘고작’이다. 단조로 시작한 느린 피아노 솔로가 중간에 미디어 템포로 빨라진다. 브릿팝 같은 이 곡에서 오지은은 “그렇게 목마르게/ 내가 쫓던 네 사랑은/ 사랑이라고 부를 수도 없는/ 고작 이런 걸지도 몰라”라고 절규하듯 한탄한다. 잔잔한 발라드 ‘사랑한다고 거짓을 말해줘’, 1980년대 포크 같은 ‘서울살이는’, 가볍고 밝은 보사노바 ‘테이블보만 바라봐’ 등에서 그는 한층 힘을 빼고 노래를 한다. 오지은이 린, 정인, 나인 등과 함께 노래한 ‘낫 고나 폴 인 러브 어게인’은 꼭 디바들의 배틀 같은 노래다.

 

‘아니 노우’는 어둡고 느린 쿨 재즈 형식이다. 이어진 ‘커스 송’은 강렬한 하드록으로 디스토션(왜곡된 음을 만드는 이펙터)을 건 전자기타의 솔로가 두드러진다. 싱어송라이터 이이언과 듀엣으로 부른 ‘물고기’는 느리면서 감성이 풍부하다. 피아노 솔로에 호소력 짙은 노래를 실은 ‘겨울아침’으로 음반은 끝난다. 오지은은 비유하길 좋아한다. ‘1, 2집과 3집이 어떻게 다르냐’고 묻자 오지은은 “1집은 흑백사진, 2집은 컬러사진”이라며 “사랑을 ‘갈아먹고 싶을 만큼 좋다’거나 ‘블랙홀 같다’고 독하게 노래했다면 3집은 다 타고 불 꺼진 모닥불 같다”고 했다. ‘씹을수록 고소해지는 가래떡 같은 곡도 있다’고 했더니, “매워서 혀가 얼얼해지는 불닭 맛 같은 ‘커스 송’도 있지 않으냐”고 했다.

 

4년 만에 음반이 나온 것에 “1, 2집에서 워낙 많은 이야기를 뱉어놔서 정리가 잘 안됐다”며 “그 상황을 수습하고 넘어가야 더 가쁜하게 이 다음 음악을 할 수 있을 것 같았다”고 말했다. 그는 타이틀 곡으로 ‘고작’을 고른 이유로 “죽이네 살리네 하고 사랑해보았더니 고작 그런 것이더냐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가슴 아픈 사랑 이야기를 많이 담았지만, 정작 본인은 “안정적인 사랑을 4년째 하고 있다”고 한다. 이번 음반의 ‘서울살이는’에서 기타를 치고, ‘테이블 보만 바라봐’를 함께 부른 성진환(스윗소로우)이 연인이다.

 

“흙탕물이 가라앉으면 바닥도 보이고 자갈도 물도 보이듯, 사랑을 해보니 이런저런 게 보이더라”고 했다. 그녀에게는 “녹음 볼륨이 너무 작게 된 것 같다”거나 “담담해졌는데 좋다”는 등 구체적으로 말하는 팬들이 많다. 오지은은 “내 한계를 내가 잡아놓은 것보다 높게 보고 지적해주는 팬들이 고맙기만 하다”고 말했다. 한편 오지은은 7월20일 서울 서대문구 대현동 이화여대 삼성홀에서 단독공연을 하고, 8월2일부터 4일까지 인천 송도에서 열리는 ‘2013 인천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에서 신윤철과 함께 무대에 선다.

 

■ 글 최우규·사진 서성일 기자 banco@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