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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애청곡

[유성기 가요] '활동사진 강짜' (1938) - 김해송, 남일연 노래

잠용(潛蓉) 2016. 2. 12. 18:32


'活動寫眞 강짜' (1938)
김다인 작사/ 김송규 작곡/ 노래 김해송,남일연


< 1 >
버선목이라고 뒤집어 보이리까?
내가 무얼 어쨌다고 트집입니까?
모로코 사진(영화) 보다(가) 웃었기로니
케리쿠퍼한테 반했다니 억울합니다
아 이런 도무지 코틀어 막고
답답할 노릇이 또 어디 있담~


< 2 >
호주머니라고 털어서 보이리까?
나는 무얼 어쨌다고 바가질 긁소?
쓰바기히메(椿姬) 보다(가) 웃었기로니
크레타 갈보 한테 녹았다니 원통하구려
아 이런 도무지 코틀어 막고
답답할 노릇이 또 어디 있담~
 
< 3 >
彼此에 똑같소 좋은 수가 있소그려
劇場을 발 끊으란 그런 말이지~
그리고 말썽 많던 서양 사진(영화)도
구경할 수 없이 되었다니 안성맞침이요
아 이런 도무지 속시원하고
짭잘할 노릇이 또 어디 있담~




1) 모로코: 1930년에 개봉한 마를레네 디트리히, 게리 쿠퍼 주연의 멜로 영화.
2) 케리쿠퍼: 게리 쿠퍼(Gary Cooper, 1901~1961). 초창기 헐리우드 영화계에서 30년 넘게 최정상을 유지했던 남자 배우. 대표작으로 <무기여 잘 있거라>,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 <요크 상사>, <하이 눈> 등이 있다.
3) 쓰바기 히메: 1936년 개봉한 그레타 가르보, 로버트 테일러 주연의 영화 <춘희 椿姬, Camille>를 말한다. 원작은 뒤마의 소설 <La Dame aux Camelias 동백꽃을 든 부인>인데, 일본에서는 소설 제목을 ‘츠바키 히메[椿姬, 동백 아가씨]’로 번역했고, 우리는 한자음을 따라 ‘춘희’라 불렀다.
4) 크레타 갈보: 그레타 가르보(Greta Lovisa Gustafson 1905~1990). 1930년대 할리우드에서 여신의 아이콘으로 독보적인 인기를 누렸던 스웨덴 출신 여배우. 대표작으로 <육체와 악바>, <안나 크리스티>, <마타하리>, <그랜드 호텔> 등이 있다.



◇ 만요풍 가요 <活動寫眞 강짜> 해설

이 곡은 1930년대의 인기 무성영화에 대한 서민들의 관심과 애착이 잘 반영되어 있다. 인기배우들의 영화를 본다고 질투심을 표현하는 남편에게 하소연하는 아내의 화법으로 전개되는 만요풍의 가요곡이다. 게리 쿠퍼, 그레타 가르보 등의 할리우드의 인기 배우들 이름과 <춘희>, <모로코> 등 영화 제목까지 노래 가사에 등장하고 있는 점이 자못 흥미롭다. [이동순 /시인, 영남대교수]


김해송(金海松, 1911~1950)

본명 김송규. 1930~40년대를 풍미했던 조선 대중 음악계의 천재 음악인. 노래와 작곡뿐 아니라 편곡, 지휘, 연주에 모두 능했다. 작곡가로서 <연락선은 떠난다>, <오빠는 풍각쟁이>, <역마차>, <울어라 문풍지>, <화류춘몽>, <선창>, <울어라 은방울> 등 다수의 히트곡을 남겼다. 해방 후 K.P.K. 악단을 조직해 당대 최고 가수들과 쇼 무대를 주름 잡았다. 한국 전쟁 발발 후 납북되어 남한에서는 오랫동안 그의 작품이 금지되거나 다른 이의 이름을 달고 나왔다.


남일연(南一燕, 1919~?)

본명 박복순. 1937년에 울금향이란 예명으로 태평레코드에 <눈물의 경부선>, <홍등은 탄식한다>를 취입하고, 이듬해 콜럼비아레코드로 이적해 그 때부터는 남일연이라는 예명으로 활동했다. 비음과 꺾는 목이 특징이며, 대표작으로는 <사랑에속고 돈에 울고>, <눈물의 경부선>, <벙어리 냉가슴> 등이 있다. 박향림, 신회춘과 3중창으로 <타인의 여인숙>, <바람은 열 폭 치마>를 발표하기도 했다.


[출처] 풍각쟁이 no.7 - 활동사진 강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