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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경자] 작품 '뉴델리'도 위작 논란

잠용(潛蓉) 2016. 7. 21. 20:29

천경자 작품 '뉴델리'도 위작 논란
노컷뉴스 | CBS노컷뉴스 김영태 기자 | 입력 2016.07.21. 17:33 

 

이동천 감정학 박사, 위작 명백 ↔ 서울시립미술관, 이력 확실
 서울시립미술관이 기획한 천경자 화백 1주기 추모전에 가짜 작품이 전시되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동천 감정학 박사는 자신이 펴낸 '미술품 감정 비책'을 소개하는 자리에서 현재 추모전에 전시 중인 천 화백의 작품 '뉴델리'가 명백한 위작이라고 주장했다. 서울시립미술관의 1주기 추모전에는 천경자 화백이 서울국립중앙박물관에 직접 기증한 93점과 민간이 보유한 14점이 전시되고 있는데, '뉴델리'는 민간이 보유한 14점 중 하나다.

이동천 박사는 특이하게도 이 작품이 서명만 봐도 위작이라고 단언한다.

 

↑ 또다시 위작 논란이 된 천경자의 작품 '뉴델리' (1979년 작)

 

 

이동천 박사는 서명의 필체를 근거 삼아 이 작품을 위작이라고 주장했다. 왜냐하면 '뉴' 자 중 아래로 뻗은 두 획을 서로 연결되듯이 쓴 천 화백과는 다르게 '뉴델리'의 '뉴'는 두 획 중 앞의 'l'획을 확연하게 왼쪽으로 삐쳤기 때문이다. 비슷한 시기 서명에 '뉴' 자가 들어간 11점의 작품과 비교했을 때 일반인들도 그 차이를 알 수가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서명에 무심했던 천 화백의 평소 습관과는 다르게 '뉴' '리' '子' 세 글자에 개칠(덫칠)이 되어 있다는 것이다. 개칠을 하게 되면 반드시 물감이 뭉친 흔적을 남기므로 누구라도 쉽게 알아볼 수 있다. 다른 화가들이라면 개칠의 흔적이 그다지 중요하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천 화백은 생전에 오자가 나도 서명을 고치지 않았고, 물감이 번져도 수정하지 않았다. 심지어 잘못 쓴 글자는 뭉개 버리기도 하고, 줄을 찍 긋기도 했다. 그런 천 화백이 개칠을 했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뉴델리'가 위작이라는 결정적 근거라 할 수 있다.

 

↑ 가짜 서명과 그 아래 지워진 가짜 서명

 

.이동천 박사는 '뉴델리'가 위작이라는 결정적 근거로, 가짜 서명 아래 숨겨져 있던 또 다른 가짜 서명을 제시했다. 현재 '뉴델리'의 서명도 천 화백의 평소 서명 습관과 다르게 위조된 것이지만, 그 아래에서 발견된 서명은 더욱 형편없는 수준이라는 것이다. 이 박사가 제시한 '색 분해' 자료를 보면 '델'자 아래에서 현재의 '뉴'와 다른 '뉴' 자의 흔적이 보인다. 서명한 물감이 마르기도 전에 같은 위조자가 같은 장소에서 빨리 지우고 다시 서명한 흔적이라는 것이 이 박사의 주장이다. 극히 예외적인 경우에 천 화백도 서명을 다시 하긴 했지만, 그림을 고쳐 그리기 위함이었지 결코 잘못 쓴 서명을 지우기 위해 한 번 했던 서명을 지운 적은 없다고 한다. 따라서 오로지 서명을 수정하려는 목적으로, 다시 서명을 한 뉴델리는 명백한 위작이라는 것이다.

 

 

이동천 박사가 21일 오전 대한출판문화회관 강당에서 '미술품 감정 비책' 출간기념 기자 간담회를 갖고 있다.이 외에도 이 박사가 제시한 위작의 증거는 더 있다. 천 화백은 독특하게도 붓이나 연필이 아닌 검정색이나 고동색 펜으로 채색화 작품의 밑그림 드로잉을 했다. 아무리 두텁게 채색을 해도 작품 속 어딘가에는 펜 드로잉 필선이 남아 있기 마련이다. 하지만 '뉴델리'에서는 펜으로 드로잉한 흔적을 발견할 수 없다고 한다.


이에 대해 서울시립미술관은 '뉴델리' 작품 이력이 너무 확실하다고 밝혔다. 임선혜 전시과장은 "'뉴델리'에 대한 작품 이력 확인 절차를 거쳤고, 대여자가 작품보증서를 보내와 논란의 여지가 없다"고 밝혔다. 임 과장은 "이 작품 대여자인 I화랑은 천 화백이 20년 간 거래해왔고, I화랑의 대표가 '이 작품은 천경자 화백으로부터 직접 받은 작품이다. 잠시 팔았다가 되사 오랜 기간 소장해왔다'는 얘기를 했다. 2008년 옥션 경매에도 나온 작품이이서 검증을 거친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CBS노컷뉴스 김영태 기자] great@cbs.co.kr]

 

위조자의 치명적 실수… '미인도' 인중의 비밀 몰랐다
CBS 노컷뉴스 l 김영태 기자l 2016-07-21 17:29  

 

↑ 위조자의 치명적 실수. 인중을 드로잉 필선의 형태 그대로 2등변 삼각형으로 그렸다.

 

이동천 감정학 박사, '미인도' 위작 주장

위작 논란이 지속되어온 '미인도'에 대해 작가의 창작습관과 다른 점 등을 들어 위작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이동천 감정학 박사는 '미인도'가 공개되지 않아 직접 볼 수 없다는 안타까움을 표하면서도, 비록 원작을 못 보더라도 천경자 작가가 평생을 고집한 창작 습관과 어긋난 포인트 정도는 잡아낼 수 있다고 말한다. 그의 주장을 따르면 '미인도'는 오래된 가짜이면서 당연한 가짜다. 검정색이나 고동색 펜 드로잉 흔적이 없기 때문이다. 특히 여인이 머리에 쓴 화관은 흰색과 노란색 등 옅은 색으로 채색되어 있는데, 이 부분도 펜 드로잉 흔적을 발견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뿐이 아니다. 더 결정적 근거는 1974년 이후 천경자가 그린 여인 그림, 즉 '여인상'에는 인중이 없다는 사실이다. 드로잉 단계에서는 그렸지만, 채색 과정에서 덮어버렸던 것이다. 아주 가끔 여인상에 인중을 그린 작품들도 있지만 '미인도'의 형태와는 전혀 다르다. 이 박사는 위조자가 착각을 한 나머지, '미인도'의 인중을 이등변삼각형으로 그렸다고 주장한다. 천 화백은 여인상을 드로잉할 때는 이등변삼각형으로 그리고, 채색한 후에는 인중을 없애거나 드문 경우에 역삼각형이나 한 줄 윤곽선으로 그렸다. 이 사실을 알 리 없었던 위조자는 이등변삼각형으로 펜 드로잉한 필선이 올라온 그림들을 보고, 천 화백이 직접 그린 것이라 착각했다. 결국 위조자는 '미인도'의 인중을 이등변삼각형으로 그리는 치명적 실수를 범했다.

 

↑ 1977년경 여인상 작품들은 채색이 아주 두터운 반면 '미인도'(왼쪽)는 채색이 옅고 밋밋하다.

 

눈 주위를 화장한 듯 두텁게 채색한 천경자의 여인상과 다르게 '미인도'는 채색이 옅고 밋밋하다. 천 화백이 그린 여인의 눈썹과 눈두덩에는 천경자 모계 혈통의 한이 담겨 있다. 위조자 그런 정서까지 알았을 리가 만무하다는 것이다. 이동천 박사는 "25년 간 미제사건으로 남아 있는 '미인도 위작 논란'은 기름이 사라지지 않는 한 반드시 진실이 밝혀질 것이다. 언제가 될진 모르겠으나 '미인도'를 직접 보고 싶다. '미인도'는 반드시 대중에게 공개되어 대중이 판단할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