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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민속·역사

[스크랩] 주릿대 치마

잠용(潛蓉) 2016. 10. 9.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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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마를 입은 상태에서

반가에서는 치맛자락이 왼편으로 오게 입었지만
기녀는 겉자락을 오른편에서 가슴 쪽으로 감싸 안듯
왼팔로 고정 시키고 입는 옷인데

여염집 아낙네들이나 반가에서는 생각할 수도 없는 옷을 입은 태는
속바지(단속곳)가 보이게 입어서
"저런 주릿대로 맞을 것들..."
이란 뜻에서 유래하였다는 치마입니다.

이렇게 치마를 입으면 자연히 속곳이 노출되기 마련이었지요.

이런 모습을 그녀들의 직업과 결부시켜

“기녀들은 일부러 비단 속곳을 자랑한다.”느니,

요즘 말하는 볼 수 있는 S라인은 아니지 만, 몸을 과시하느라 느니 하여

그녀들의 부도덕성으로 간주한 것이 일반인들의 시각이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 기녀들의 대담하고 아름다운 옷 태를

반가에서는 옷 색이라든과 태까지 규정지어 엄격함을 벗어나지 못한반면에

옷매무새가 자유로운 기녀들은 색과 디자인의 대담함은

혜원 신윤복의 그림이나 김홍도의 그림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요즘 우리가 따를 수 없는 정도로 아름다웠습니다.


겉에서 보이는 분홍인 듯
붉은 연지 빛 봄맞이 18살 순이
입술빛인 듯한 빛깔은
홍화를 여러 차례 염색한 듯 하구요.

속살거리듯 연연한 저 가지빛인 듯
가짓물 헛불질 한 듯한 저 빛은
아마도 가지를 삶아 욹어낸 물 같은데
빛이 바랜건지 색이 선명치가 않지만
오히려 더 아름답게 느껴집니다.

툇마루에 걸터앉아서 무심한 듯
먼 산에 머물던 눈길은
가벼운 시름에 잠기다가
살포시 두 손 앞에 모으고
기녀 같지 않은 자태를 드러내는
이맛전이 참으로 반듯하기도 합니다.

외꺼풀 눈매 역시 아름답구요.
저 반듯한 이맛전을 어찌 만드신지 아십니까?
굵은 실 한 가닥을 양손에 비틀어가며
살짝 구리무 바른 이맛전에 솜털을 깨끗이
정리해서 반듯한 이맛전을 만든답니다.

마음 설레이는 백옥같이 흰
청정스런 속곳이 치마선 아래
살포시 내비치니 어찌 어른들 눈에서야
" 저 주릿대 맞을 것들..."
하며 혀를 끌끌 거리고 차면서도
한쪽 눈초리는 틀림없이
보지 않아도 치마 밑자락을 더듬었겠지요?
에이~ 눈으로 말예요^^

손에 들고있는 숄처럼 생긴 쓰게는
자미사로 이뤄져 있는듯 하구요.
치마저고리는 명주인듯합니다.
신발은 당혜 또는 운혜라 하며
가죽으로 만들었습니다.

 

예전 주막집 주모가 입던

주릿대치마는 머리는 땋아서 한 바퀴 돌려 틀어올리고

"팥닢댕기"라 하여 빨간색의 좁고 짧은 댕기를 나풀나풀 매고 있는 모습입니다.

저고리는 겨드랑이 아래의 길이가 2∼3㎝가 될까말까 하는

동그레저고리를 입고 치마는 주릿대치마를 입는 것이 특징입니다.

 

** 몇 해 전에 어느 기녀의 사진을 보고 설명을 해 놓은 글인데

사진이 날아가 버리고 배꼽만 남아 있습니다."

 


https://t1.daumcdn.net/blogfile/fs13/20_blog_2008_05_20_21_32_4832c4c096c1e?original&filename=켯a>??하정인.jpg')">

  주릿대 치마를 입고 있는 기녀의 모습 (월하정인)

 

**

얼마전 토요일

행사가 있어서 한복을 입고 나들이를 서두릅니다.

오뉴월에 어울리지 않게

발끝의 어여쁨을 단속하고 또 그 어여쁨에 반해서 솜을 살짝 둔 솜버선을 신고

급하게 서두르다 보니

다리미질해 놓은 인견 속바지가 보이질 않습니다.

급한 마음에 명주 속바지를 챙겨 입고 집을 나섭니다.

길을 걷는 내내 인견이 주는 시원함은 뒷전이고

명주가 가져오는 따뜻함만 느껴집니다.ㅋ~

 

날씨가 후덥지근하니

치마를 걷어올리고 속바지 사이로 부채질을 할 수도 없고

더군다나 속바지를 벗을 수도 없고

풀을 꽂꽂히 먹인 광목 홑버선이 아니라

솜버선까지 발에 끼워놓고 동대문 시장을 들러 원단 주문을 해놓고

인사동과 안국동을 들려 광화문으로 향하니

녹녹치 않은 후덥지근함이 온몸을 휘감고

내 앞에 차려놓은 지글지글 끓은 전골냄비의 음식 냄새까지

후덥지근함을 부채질하여 반갑지가 않습니다.

 

어서 집으로 들어가 발에 끼워놓은 버선도 벗어서

댓돌아래로 팽개치듯 벗어버리고 싶고

후덥지근한 단속곳도 훌훌 벗어던지고

내 침상 위에 편안케 눕고만 싶습니다.

 

요즘도 시장에서 파는 스판버선은
선호하지 않은 성격이기에

발은 편하게 들어갈지 모르지만
버선을 신으면 꽉 조여주는 맛이 없고
헐러덩 거리니, 그 헐러덩 거림이

왠지모를 불안함을 동반하여 외출하는 내내 안절부절을 못하고

버선 하나로 인해 다른곳으로 정신집중을 못 합니다.


이젠 편리함에 가려져서 스판버선이 시장에는 대부분인지라

몇몇이 선호하는 사람만 직접 재작해주는

광목버선이 그래도 명맥을 이어주고 있습니다.

아무리 봐도 발 모양새는 광목버선이 최고지요.

위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는

버선코의 모양새는 초승달 청하니 발끝에 내려앉은 모습으로

가슴마저 설레이게 합니다.

신고 벗기가 어렵고
오랜 시간 신고 있으면 발이 아프지만
그래도 광목버선이 가져오는 깊은맛은 포기할 수가 없습니다.
정말 외씨 버선발이라는게
딱 어울리거든요.
예전엔 엄마 시장 다녀오시면
버선부터 벗겨 드렸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뒤로 벌러덩 자빠지면서...^^

 

예전 혼례가 끝난 후 촛불을 살그머니 손끝으로 눌러 끄고

신랑이 신부 버선 벗기다가 뒤로 나가떨어져서

병풍을 뚫고 나가 머리방아 찧는 첫날밤 얘기도 전해지기도 할 정도로

버선은 혼자서 벗기가 어려울 정도로 발을 꽉 조이기까지 했습니다.

그래도 그 광목버선이 가져오는 깊은맛은

발이 불편함보다 더 가슴깊이 차고 드니 거부 할 수 없는 한 가지 작은 멋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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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모를 쓰고 주릿대 치마를 입고 있는 기녀의 모습) 신윤복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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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편안한 마음이 깃들기를
글쓴이 : 아독천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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