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마다 터져나온 어김없이 파문... 전철 밟는 朴정권
뉴스1 | 구교운 기자 | 입력 2016.11.03. 06:00 | 수정 2016.11.03. 09:13
대통령 친인척·측근들, 실세로 군림하다 구속
(서울=뉴스1) 구교운 기자 = '친인척 비리'가 없을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박근혜 대통령도 최순실씨(60·최서원으로 개명)의 '비선실세 국정농단' 의혹이 제기되며 지지율이 9.2%까지 폭락하는 등 역대 정권의 전철을 밟고 있다. 1987년 민주화 후에도 정권마다 국민의 투표로 선출된 대통령이 아닌 주변의 '보이지 않은 손'이 국정을 농단하는 사례가 발생했다. 이들은 해당 정권 정권 말기나 다음 정권에 이르러 검찰 수사를 받고 구속됐다. 노태우 대통령 당시에는 영부인 김옥숙 여사의 사촌동생 박철언 전 의원이 실세로 군림했다. 그는 노태우 정부 탄생의 공신으로 '제6공화국 황태자'로 불리기도 했다. 하지만 슬롯머신 업자에게 뇌물 6억원을 받은 혐의로 당시 '모래시계 검사' 홍준표(현 경남도지사)로부터 수사를 받고 1993년 구속됐다.
↑ '비선 실세 국정 농단' 의혹의 중심에 있는 최순실(60ㆍ최서원으로 개명)씨가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지난달 31일 오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으로 출석하고 있다. /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문민정부 시절 김영삼 대통령의 차남 현철씨는 '소통령'으로 불렸다. 회사원이던 그는 정치판에 뛰어들었고 아버지가 대통령이 된 뒤에는 비선보고를 받아보며 사실상 민정수석 역할을 했다. 하지만 한보사태가 터진 뒤 정태수 회장이 5조7000억여원에 달하는 부실대출을 받는 과정에서 돈을 받은 정관계 인사 명단인 '정태수 리스트' 가 공개됐다. 현철씨는 66억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되며 대통령 임기 중 아들이 구속된 첫 사례가 됐다. 김대중 대통령 시절에는 '홍삼 트리오' 아들 세명이 모두 비리에 연루됐고 그중 2명이 구치소에 수감됐다.
차남 홍업씨는 각각 이용호 게이트 수사 당시 이용호 G&G그룹 회장으로부터 47억원을 받은 혐의로, 삼남 홍걸씨는 최규선 게이트에 연루돼 체육복표 사업자 선정과 관련 36억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됐다. 장남 홍일씨는 김 대통령 퇴임 직후 나라종금 로비 의혹 사건에 얽히며 1억5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참여정부 때는 노무현 대통령의 오른팔로 불렸던 이광재 전 강원도지사가 '박연차 게이트'에 얽혀 구속됐다. '봉하대군'으로 불린 대통령의 둘째형 건평씨도 세종증권 인수과정에 개입하고 29억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됐다.
이명박 정권 당시 대통령의 형 이상득 전 의원은 '영일대군' '만사형통' 말까지 나올 정도로 위세를 떨쳤다. '왕차관'으로 불린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제2차관은 '자원외교'를 이끌었고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은 대통령의 멘토로 불렸다. 하지만 이 전 의원은 저축은행 로비 자금 수수로, 박 전 차관과 최 전 위원장은 파인시티 인허가 비리로 철창신세를 졌다. 이들을 구속시킨 사람이 새롭게 민정수석에 내정된 최재경 당시 대검 중수부장이다. 박 대통령은 측근 비리를 막겠다며 공약으로 특별감찰관 제도를 내세웠다. 하지만 이석수 초대 특별감찰관은 미르·K스포츠 재단 비리와 우병우 전 민정수석 관련 의혹을 감찰하다 '감찰내용 유출' 의혹이 제기돼 사표를 제출했고 청와대는 이를 수리했다. [kukoo@]
[단독] "崔, 대통령 관저 들어오면 제집처럼 굴어 모두가 귀찮아 했다"
서울신문 | 입력 2016.11.03. 03:36 | 수정 2016.11.03. 10:26
평일에도 들어와…음식까지 싸가… 목소리 크고 주변 전혀 의식 안해
대통령 순방땐 옷 디자이너 대동… 독일은 2~3개 월에 한번씩 오가
관저에서 잠자고 간적은 없는 듯… '청와대 사람들'이 전하는 최순실
서울신문이 2일 취재를 종합한 결과, ‘청와대 사람들’은 최순실씨를 누구보다 싫어했다. 한가해야 할 일요일 저녁, 청와대 경내를 긴장시키는 사람이기 때문으로 보인다. 대통령 관저와 관저 주변을 담당하는 경호 공무원과 청소 및 식당 담당 기능직 직원들에게, 최씨는 ‘청와대 저녁을 즐기러 오는 사람’쯤으로 간주됐다. 저녁을 먹고 늦게 들어올 법도 했는데 늘 오후 6시 이전에 들어와 꼭 따로 밥을 챙겨 먹으면서 미운털이 박힌 것으로 추정된다. 심지어 “매번 음식까지 싸 간다”는 말이 회자되면서 단단히 미움을 샀다.
그는 관저 별실에서 밥을 혼자 먹었거나 비서관 3인방과 함께 저녁을 먹었을 수 있다. ‘관저에 저녁에 온 손님인데, 대통령과 따로 먹었겠느냐’는 질문에 한 인사는, “대통령은 관저에서는 3인방과도 식사를 같이한 적이 없다는 것 같더라. 관저에서만큼은 늘 혼자 식사하는 것을 큰 원칙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여권의 또 다른 인사도 “대통령은 옛날부터 사적인 공간에서는 홀로 있는 것을 보장받고 싶어 했다”고 전했다. 최씨의 청와대 출입이 중단되는 것은 대통령 순방 기간과 2~3개월 한번씩 자신이 독일을 들를 때이다. 이 ‘청와대 사람들’도 어느 순간부터는 최씨가 독일을 오간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한다. 최씨는 2~3개월에 한번씩은 독일을 다녀왔다. 그러나 2~3주면 곧 돌아왔다.
↑ 누가 진짜 대통령인가? - 박근혜 대통령과 ‘비선실세’ 최순실
최씨도 처음에는 나름대로 조심스럽게 청와대를 출입한 것으로 보인다. 초기에는 시내 S호텔에 차를 대고 자신을 마중 나온 청와대 차량을 타고 들어왔다. 또한 초기에는 거의 의상 등 대통령의 개인적인 필요를 보충해 주는 인물쯤으로 여겨졌다. 순방 직전이면 한복 디자이너 등을 대동하고 평일에도 청와대에 들어왔다. 그 외에는 일요일에만 혼자서 들어왔다. 일요일 출입과 관련, 한 전직 청와대 관계자는 “대통령 일정이 평소 얼마나 많고 바쁜데, 평일에 들어올 수 있겠느냐”고 반문하면서 “평일에 출입했다가는 보는 눈이 많아 금방 알려질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고 했다.
그가 초기에 조심성을 보인 또 하나의 사례는 관저 화장실 이용 문제다. 처음에는 내실이 아니면 관계자들도 관저 화장실을 사용할 수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최씨는 관저에서 낯선 관계자들과 눈이 마주치는 것이 꺼려졌는지 어느 때부터 화장실 사용을 안 했다. 그러나 최씨의 조심스러움은 오래가지 못했다. 목소리도 커지고, 주변을 의식하지 않았던 것으로 추정된다. “대통령 관저인데, 이것저것 관여하고 자기 집처럼 굴며 ‘청와대 사람들’을 귀찮게 한 것 같다”고 한 인사는 진단했다. 알려진 것과 달리 ‘최씨가 잠을 자고 갔다’는 주장에 수긍을 한 이는 없었다. “‘청와대 사람들’이 말들을 안 해서 그렇지 그럭저럭 돌아가는 내용들은 대강 안다. 청와대가 그런 곳은 아니다. 정윤회를 봤다는 사람도 못 봤다”고 했다.
청와대에는 ‘사슴도, 청설모도 비표가 있다’는 말이 있다. 그만큼 정직원도 비표 없이는 출입이 까다롭다는 얘기이다. 그러나 최씨는 유일한 예외였다. ‘101경비단 소속 경찰들이 최씨의 진입을 제지하다가 2014년 초 경질됐다’는 일부 보도가 있었으나, 당시 인사는 다른 이유에서 이뤄졌다는 것이 정설이다. 부속실 차량을 이용했기 때문에 최씨는 ‘청설모도 소지의 의무가 있는’ 비표 없이 청와대를 드나들었다. 청와대의 한 인사는 “청와대 출입 공무원은 비표 없이는 주민등록증을 맡겨야 하고 비표를 잃어버리면 감봉 조치까지 내려지는데…”라며 말을 흐렸다. [특별취재팀]
최순실 조카 “정유라, 대통령 딸 소문에 유전자 검사 받아”
[중앙일보] 2016.11.03 02:01 수정 2016.11.03 16:12
박근혜 정부 비선 실세로 국정 농단 의혹을 받고 있는 최순실(60)씨의 조카 A씨는 “둘째(최순득), 셋째(최순실) 이모님이 부풀려 말하거나 나서기를 좋아해 친했다”며 “장시호(37·최순득씨 딸)씨도 성격이 비슷하고 잘 맞았던 걸로 안다”고 말했다. 또 “제주도로 내려간 시호가 제주도 부동산이 싸다고 (투자하라고) 하거나 사업 조언을 해 달라고 했지만 모두 거절했다”고 덧붙였다. A씨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어렸을 때부터 박근혜 대통령과 이모님(최순실)이 서로 연락하고 잘 아는 사이라는 걸 가족들은 알고 있었다. 이모님이 가져간 반찬에 대해 (박 대통령이) 어떤 반찬이 맛있다고 말했다는 얘기도 들었다”고 말했다.
“순득·순실 이모 나서기 좋아해 친해
우리 집과는 거의 10년간 연락 끊어”
최씨의 딸 정유라(20)씨에 대해서는 “박근혜 대통령 딸이라는 소문 때문에 유전자 검사까지 받았으니 어린 나이에 문제가 없을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최순실씨가 사업에 도움을 줬다는 주장에 대해 A씨는 “최씨와 우리 집안은 10년 넘게 거의 연락을 끊고 살았다”며 부인했다. 그는 “한나라당 경선 때(2007년) 회사가 세무조사를 받았는데 당시 영업 파트에서 어려움을 겪었다. 어머니께서 당시 이모님께 ‘우리 좀 그냥 놔두라’고 하면서 약간 다투셨고 그때부터 연락을 안 한 걸로 안다”고 설명했다. A씨의 아버지는 1991년 유아동복 업체 서양네트웍스를 설립했고 현재 지분 30%를 보유하고 있다. 서양네트웍스는 블루독·밍크뮤·알로봇·리틀그라운드·래핑차일드 등 인기 아동복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최근 인터넷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서양네트웍스에 대한 불매운동이 번지고 있다. A씨는 “회사와 최순실 사태는 전혀 관련이 없다”며 “자금 출처를 투명하게 소명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자회사인 서양인터내셔널이 2012년 세무조사를 잘 받아서 다음해 ‘조사 모범 납세자’로 선정됐을 뿐 세무조사 특혜는 없었다”고 덧붙였다. [성화선 기자 ssun@joongang.co.kr]
MB 정부 '비선 실세' 천신일, 세 번째 사법처리 직면
경향신문ㅣ구교형· 김서영 기자ㅣ 2016.11.03 22:08 댓글 0개
◇ 이명박 정부에서 ‘비선 실세’로 불리다 두 차례나 사법처리됐던 천신일 세중나모여행 회장(73·사진)이 수천만원대 횡령 혐의로 또 한 차례 법정에 설 위기에 처했다. 한편 경찰은 천 회장 외에 김모 전 레슬링협회 회장(56) 등 전·현직 임원 20여명이 현금으로 된 협회 운영비를 사적으로 쓴 혐의 등을 포착해 불구속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ㆍ레슬링협회 공금 2600만원 유용 혐의 기소 의견 송치
ㆍ알선수재·세금 103억 포탈 두 차례 재판 받고 옥살이
이명박 정부에서 ‘비선 실세’로 불리다 두 차례나 사법처리됐던 천신일 세중나모여행 회장(73·사진)이 수천만원대 횡령 혐의로 또 한 차례 법정에 설 위기에 처했다. 3일 사정당국에 따르면 서울 은평경찰서는 2010~2012년 대한레슬링협회 공금 2600여만원을 유용한 혐의(업무상 횡령)로 천 회장을 최근 서울서부지검에 기소 의견으로 송치했다. 그는 공금 집행과 관련해 2010년 초 400여만원을 자신의 변호사 비용으로 쓰는 한편 2012년 중순에는 2200여만원을 개인적으로 사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천 회장은 2002년 8월부터 10년 가까이 레슬링협회 회장직을 맡아 협회 운영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해 왔다.
은평서는 지난 5월부터 이 협회 전·현직 임직원들의 비리를 수사하다가 천 회장의 불법행위도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경찰 조사에서 드러난 횡령 시점 무렵 천 회장은 검찰 수사를 받다가 한때 옥고를 치르기까지 했다. 2010년 12월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는 대우조선해양 협력업체 대표에게서 각종 청탁과 함께 현금과 상품권 등 47억여원의 금품을 받은 혐의(알선수재)로 천 회장을 구속 기소했다. 1·2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그는 이명박 정부 말기인 2013년 1월 특별사면을 받고 풀려났다.
이에 앞서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는 2009년 6월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에게서 세무조사 무마 청탁과 함께 금품을 받은 혐의로 천 회장을 불구속 기소했다. 당시 천 회장은 2003∼2006년 증여세·양도소득세 등 세금 103억여원을 포탈하고, 2006~2008년 증권거래법상 주식대량보유 보고 의무를 위반하고 시세조종을 한 혐의도 함께 받았다. 이 사건으로 그는 2011년 6월 대법원에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 벌금 71억원의 형이 확정됐다. 천 회장은 이명박 전 대통령과 고려대 61학번 동기동창이다. 두 사람의 전공은 각각 정치와 경영으로 달랐지만 학창 시절부터 가깝게 지냈다.
특히 1964년 박정희 정권 시절 ‘한·일 국교정상화 반대 시위’에 동참한 것을 계기로 끈끈한 인연을 맺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천 회장은 2007년 탄탄한 조직력을 갖춘 고려대 교우회장이 된 뒤 물심양면으로 이 전 대통령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대선을 앞두고 자기 예금을 담보로 이 전 대통령이 한나라당에 특별당비 30억원을 대출받아 낼 수 있게 했다가 구설에 오른 적도 있다. 한편 경찰은 천 회장 외에 김모 전 레슬링협회 회장(56) 등 전·현직 임원 20여명이 현금으로 된 협회 운영비를 사적으로 쓴 혐의 등을 포착해 불구속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서울서부지검 관계자는 “현재 사건을 형사4부에 배당했다”면서 “천 회장을 포함해 레슬링협회 임원들의 횡령 혐의 전반에 대해 수사 중”이라고 말했다. <구교형·김서영 기자 wassup0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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