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용의 타임머신... 영원한 시간 속에서 자세히보기

촛불국민혁명

[3차 촛불집회] 꼭두각씨 대통령 한 사람 때문에 우리가 얼마나 더 창피해야 하나?

잠용(潛蓉) 2016. 11. 13. 11:07

성난 민심 2030세대…

"내자식 생기면 이런 나라 물려주기 싫어"
뉴시스ㅣ 2016-11-12 21:57:56    

 

"내가 이러려고… 자괴감 들어 나왔다"
지방에서도 생업 접고 상경 "지금 외치지 않으면 후회"
정유라 사태 등에 'N포 세대' '흙수저 세대' 분노 폭발

【서울=뉴시스】사건팀 =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 성난 시민들이 12일 서울 광화문광장 일대에 모였다.

이날 오후 4시께 민중총궐기 집회가 열린 서울 광화문광장과 시청 앞 광장에는 '박근혜 하야', '박근혜 퇴진', '이게 나라냐' 등의 종이피켓을 든 시민들이 몰려들었다. 중·고등학생 등 10대와 대학생, 청년 등 2030세대를 포함해 기성세대까지 전 세대, 각계각층이 어우러졌다. 이중에서도 2030세대의 참여가 단연 두드러졌다.

"내가 이러려고 이 나라에 태어났나 자괴감이 들어서 나오게됐다." 이들을 광장으로 이끈 것은 무엇일까. 참가자들은 저마다의 울분을 쏟아내기 위해 집회에 참가했다고 밝혔다.

 

경기 성남에서 올라왔다는 직장인 정모(33·여)씨는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제 의견을 이렇게라도 표현하고, 알리고 싶어서 나왔다"며 "공익을 최우선으로 생각해야할 자리에서 사익을 먼저 생각하고 공익은 아예 고려하지도 않았으니 자격도 없고 의무도 다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대국민사과도 진심이 안느껴지고 여전히 누군가 써준 듯 했다"며 "지지층의 동정심을 자극하기 위한 연기처럼 느껴졌다"고 깊은 불신을 표시했다. 취업준비 중이라는 김모(24·여)씨는 "거리에 나와 '박근혜 하야'를 외치고 싶었다"며 "대통령이 국민을 속인 행위에 대해 책임을 지고 자리에서 내려오는 것이 상식이고 국민의 요구에 부응하는 것임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밝혔다.

 

서울 서대문구에 거주한다는 직장인 임아혁(27·여)씨는 "2008년 광우병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집회 때 고3이라 집회에 참여하지 못한 것이 내내 후회스러웠다"며 "또 후회하지 않으려고, 작지만 힘을 보태려고 광장에 나왔다. 대한민국이 이래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경기 수원에서 카페를 운영한다는 최진영(31)씨는 가게 문을 닫고 서울행 버스를 탔다고 한다. 최씨는 "가만히 있을 수 없어 생업을 접고 왔다. 정의로운 사회를 우리의 힘으로 만들어야 한다"며 "국민이 뽑은 대통령이 국민의 안위를 생각하지 않았으니 더 이상 대통령으로 인정할 수 없다. 하야만이 답이다"라고 단언했다.

 

은행원 김태언(34)씨는 아내와 함께 오전 6시10분 KTX를 탔다. 김씨는 "결혼 직후인 지난해 초 부산 서면에 악세사리 가게를 차린 뒤 단 하루도 문 닫은 적이 없던 아내가 먼저 서울에 가자고 하더라. 쉬고 싶긴 했지만 기꺼이 아내 뜻에 따랐다"면서 "막상 집회 현장에 오니 나라 걱정을 하는 이들이 많다는 생각에 한결 마음이 놓인다. 나중에 자식이 생겼을 때 지금의 나라를 물려주고 싶진 않다"고 토로했다. 서울 옥수동에서 친구, 선·후배, 가족들과 함께 나온 이상인(38·여)씨는 "집회에 처음으로 참여했다"며 "아이가 어려서 행진은 못했지만 이번이 결정적인 집회라고들 해서 함께하려고 나왔다"고 설명했다. 이씨의 딸 승현(4)양도 "엄마와 함께 걸어서 좋다"며 해맑게 웃어보였다.

 

12일 오후 광주 동구 5·18민주광장에서 서울 광화문 집회에 참석하지 못한 광주시민 2000여명(경찰 추산)이 '박근혜 대통령 하야 촉구' 촛불집회를 열고 있다. /광주=뉴시스 류형근 기자

 

'최순실 게이트' 진상규명과 박근혜 대통령 퇴진 촉구 3차 촛불집회가 열린 12일 오후 서울 광화문 주변 곳곳에서 행진해 온 시민들이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최순실 게이트' 진상규명과 박근혜 대통령 퇴진 촉구 3차 촛불집회가 열린 12일 오후 서울 광화문 주변 곳곳에서 행진해 온 시민들이 경찰과 대치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2030세대는 1980년대 이후 태어나 제도적 평등이 어느 정도 자리잡은 사회에서 기성세대보다 높은 수준의 교육을 받고 자랐다. 1~2명의 자녀만을 두는 핵가족 환경에서 '노력만 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격려 속에 자란 세대다. 하지만 실상은 달랐다. 취업·연애·결혼·출산 등 인생의 꿈과 희망을 잃은 'N포 세대'로 갈수록 전락했다. 아무리 노력해도 기득권 계층 밑에서 허덕이며 살아갈 수 밖에 없는 구조라는 인식을 갖게 됐다.

 

한 전문가는 "정유라 사태 등으로 개인의 노력보다는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부가 사회의 계급을 결정한다는 '흙수저·금수저', 고용불안과 과잉경쟁체제 속에서 살기 어려움을 자조적으로 표현한 '헬조선' 세대들의 분노가 더욱 불거졌다고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2030세대들은 이날 본집회 시작 전인 오전 11시께 진행된 사전집회와 행진 등에 참여했다. 오후 2시에는 광화문광장에서 진행된 JTBC 김제동의 '톡투유' 녹화, 대학로 마로니에공원에서 열린 한국청년연대의 사전 집회, 서울역사박물관 일대에서 열린 여성 집회 등 다수 행사에 집중적으로 참여했다. [hjpyun@newsis.com, jmstal01@newsis.com, s.won@newsis.com, hey1@newsis.com]

 

朴근혜 모교 성심여고 학생들

"박근혜 선배님, 그 자리는 선배님 자리 아니에요, 그만 내려오세요"
뉴시스ㅣ2016-11-12 20:39:18    

 


【서울=뉴시스】고승민 기자 = '최순실 게이트' 진상규명과 박근혜 대통령 퇴진 촉구 3차 촛불집회가 열린 12일 오후 서울 광화문 주변 곳곳에서 행진해 온 시민들이 경찰과 대치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16.11.12. kkssmm99@newsis.com 16-11-12


박 대통령 모교인 성심여고 후배들 민중총궐기 발언대 나서
"순실 아닌 진실 듣고 싶어… 그 자리는 선배님 자리가 아니다"

【서울=뉴시스】임종명 기자 = 박근혜 대통령의 모교에 다니는 여고생들이 12일 서울 광화문광장 일대에서 열린 '2016 민중총궐기 대회'에 참여해 박 대통령의 '하야'를 촉구했다. 박 대통령의 모교인 서울 용산구 소재 성심여자고등학교 학생 4명은 이날 오후 7시30분께 광화문광장에서 진행된 '모이자! 분노하자! #내려와라 박근혜 3차 범국민행동' 무대에 올라 "우리는 당신을 대한민국의 대표로 삼으며 살아갈 자신이 없다"고 발언했다.

이들은 "저희가 지난 4일 공개적으로 보낸 편지를 못보셨는지 답변을 못들어서 이 발언을 준비했다"며 "대필 없이 저희의 생각만을 담았다"고 운을 뗐다. 이어 "박근혜 선배님, 선배님은 성심의 교훈(校訓)을 기억하십니까. 진실, 정의, 사랑"이라며 "하지만 성심의 교훈 세 가지를 최근 선배님의 행동 어느 곳에서도 찾을 수 없다"고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학생들은 "진실이란 사전적 정의로 거짓없는 사실이란 뜻인데 선배님은 지금도 국민에게 진실 아닌 거짓을 말하고 있다"면서 "지금까지 숨긴 진실을 밝히고 책임져야한다. 우리는 순실이 아닌 진실을 듣고 싶다"고 목청을 높였다. 그러면서 "2012년 대선후보 당시 '정의는 결코 패배하지 않는다'고 했는데 그게 지금 상황에 맞는가"라며 "선배님이 지금까지 해온 행동은 절대 정의가 아니다. 선배님은 정의를 패배시키려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선배님은 국민을 아끼는 마음으로 대통령 자리에 앉아있는 게 맞는 건가"라며 "대통령은 국민에게서 귀를 막고 회피하는 사람이 아니다. 국민을 사랑으로 안을 자신이 없다면 어떤 이유에서건 그 자리는 선배의 자리가 아니다"라고 직설적으로 비판했다. 아울러 "저희들은 아침마다 지각을 안 하려고 등교길을 뛰곤 한다"면서 "그런데 정유라 언니는 고등학교 때 출석을 28일하고도 졸업장을 받았다. 이것도 정유라 언니의 말처럼 능력없고 돈 없는 부모를 둔 저희의 잘못인건가요"라고 되물었다. 학생들은 "마사회가 정유라 언니의 훈련 예산으로 1000억원을 편성했다는 소식을 들었다"며 "마사회는 저희와 아주 가까운 사이다. 왜냐하면 학교 200m 앞에 마사회의 화상경마장이 있기 때문"이라고 학교 인근 마사회 건물을 거론했다.

 

이어 "현행 법에는 학교 근처에 오락시설도 들일 수 없게 돼있는데 마사회는 수천명이 들어올 수 있는 화상경마장을 지었다"면서 "학교 선생님과 부모님들은 오늘(12일)까지 1026일째 천막농성을 하고 있다. 마사회는 정유라 언니 한명을 위해 엄청난 지원을 했지만 성심여중과 여고가 있고 많은 청소년이 지나는 곳에 화상경마장을 세워 교육환경을 훼손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오늘 왜 이렇게 많은 사람이 나왔겠나. 지금 대한민국을 망치고 있는 그들이 틀렸음을 보여주기 위해서다"라며 "지금까지 후배들이 선배님에 보내는 목소리를 들어줘서 감사하다"고 발언을 마무리했다. [jmstal01@newsis.com]

 

"나라꼴 웃겨서 'ㅋㅋㅋ 마스크 샀다"…

10대들도 집회참여 활발
뉴시스ㅣ2016-11-12 20:09:50    

 
"국민으로서 어떻게 가만히 있느냐"

10대 다운 당찬 모습들 눈에 띄어
[서울=뉴시스] 김현섭 변해정 심동준 기자 = 나라를 뒤흔들고 있는 국정농단 파문에는 투표권이 없는 10대 청소년들도 크게 분노했다. 12일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 하야 및 '최순실 게이트' 진상 규명 촉구 3차 촛불집회 현장에는 아직 앳된 모습이 역력한 10대 청소년들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었다. 이들은 공부가 하기 싫어서가 아니라 국민의 한 명으로서 의사를 표현하기 위해 나왔다고 한목소리로 말했다. 경기도 포천 송우고등학교 1학년인 안현지(17·여)양은 "장차 우리가 이끌어가야 할 나라가 심각한 문제에 직면했을 때 우리의 목소리를 내야 우리가 원하는 나라를 만들 수 있지 않겠는가"라며 "앞으로 열릴 집회에도 계속 참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원도 춘천에 산다는 김모(15)양은 "친구와 전철을 타고 왔다"며 "국정농단 사태에 너무 화가 나는데 아직 어려서 할 수 있는 게 없다. 그래서 집회 참가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에 오게됐다"고 밝혔다. 충남 당진에서 오전 9시에 버스를 타고 서울에 왔다는 조모(15)양은 "국민, 시민으로서 의사를 표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오늘 늦게까지 있다가 못 내려가게 되면 친척집에 있다가 가면 된다"고 말했다. 10대 답게 자기 감정을 꾸밈없이 표현하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최순실 게이트' 진상규명과 박근혜 대통령 퇴진 촉구 3차 촛불집회'가 예정된 12일 오후 서울시청 앞에서 열린 전국에서 청소년 시국대회에 참석한 학생이 박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고 있다.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12일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 하야 및 '최순실 게이트' 진상 규명 촉구 3차 촛불집회 현장에는 아직 앳된 모습이 역력한 10대 청소년들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었다. 이모(15)양은 "무섭지 않느냐"는 질문에 "뭐가 무서워요? 하나도 안 무섭다"며 "나라 꼴이 웃기다고 생각해서 'ㅋㅋㅋ'이라고 적힌 마스크도 사왔다"며 활짝 웃었다. /서울=뉴시스 김현섭 기자

 

조양과 같이 온 친구 이모(15)양은 "무섭지 않느냐"는 질문에 "뭐가 무섭나. 하나도 안 무섭다"며 "나라 꼴이 웃기다고 생각해서 'ㅋㅋㅋ'이라고 적힌 마스크도 사왔다"며 활짝 웃었다. 수능을 닷새 앞둔 시점에서도 집회에 참가한 수험생도 있었다. 동작구 노량진에서 재수를 준비 중이라는 이서현(20)씨는 "수능을 닷새 앞두고 딴짓 한다는 얘기를 들을 법 하지만 국민으로서 어떻게 가만히 있느냐"며 "종일 도서관에 앉아 궁금해할 바에는 잠깐이라도 동참하자는 생각에 왔다"고 말했다.

 

이번 집회에 10대 청소년들의 활발한 참가는 어느 정도 예상돼 왔다. 대학내일 20대연구소가 지난 7일과 8일 10대 남녀 2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 10명 중 4명 꼴인 43.6%가 "12일 집회에 가급적 참석하겠다"고 대답했다. 이날 본 집회가 열리기 전인 오후 3시 서울 종로구 탑골공원에서는 전국 16개 지역에서 온 학생 등 총 2000여명의 중고생들이 참석한 가운데 '청소년 시국대회'가 열렸다. [afero@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