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 '탄핵 심리 늦추기' 노골화... 법조항 총동원
JTBCㅣ백종훈ㅣ입력 2016.12.20 20:53 댓글 1456개
[앵커] 박근혜 대통령 파면 여부를 가리기 위한 탄핵심판의 첫 준비기일이 오는 22일로 잡혀 본격적인 심리가 시작됩니다. 하지만 대통령 대리인단은 각종 법조항을 동원해 심리를 늦추려는 움직임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탄핵심판이 지연될 경우 국정 대혼란이 우려되는데, 벌써 그 징후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먼저 백종훈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대리인 이중환 변호사가 기자들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입니다. 국회 탄핵 소추위원들이 대통령측 답변서를 언론에 공개한 게 형사소송법 위반이라는 내용입니다. 헌법재판소에 제출한 답변서에선 탄핵사유 중 최순실씨와 관련된 부분은 형사재판이 확정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고 했습니다. 결국 최씨에 대한 대법원 판결 때까지 탄핵 심판을 미뤄야 한다는 것으로 심리를 지연시키려는 의도로 분석됩니다.
이런 가운데 헌법재판소는 22일 첫 준비 기일을 열고 일정을 논의할 예정이어서 얼마나 신속히 진행될지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또 대통령이 최순실씨 재판을 지켜봐야 한다고 요구한 가운데 최씨 측에선 실제로 그런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검찰이 최씨의 것이라고 결론 내린 태블릿PC 등에 대해 법원에서 다시 감정해달라고 첫 재판에서 요구한 겁니다. 검찰이 제출한 증거가 800개가 넘는 상황에서 증거 관련 공방으로 재판이 더욱 길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朴의 남자 '오병세'의 위기... 칠레 교민들도 분노 폭발
프레시안ㅣ이재호 기자ㅣ입력 2016.12.20 17:27 수정 2016.12.20 18:28 댓글 2576개
외교관 '성폭행' 의혹까지... 野, 윤병세 퇴진 요구
미성년자를 성추행해 물의를 일으키고 있는 주(駐)칠레 한국대사관의 외교관이 이번에는 미성년자를 성폭행했다는 주장까지 나왔다. 외교부는 해당 외교관을 한국으로 소환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 불똥은 윤병세 외교부장관에까지 튀고 있다. 야당은 윤 장관의 사퇴를 요구했다. 윤 장관은 박근혜 정부 초대 외교부장관으로 임명된 이후 장관 5년차를 바라보고 있다. 이 때문에 관가에서는 그를 '오병세(5년 간 박근혜 정부와 함께할 가능성이 높은 '순장조' 장관)'라는 별칭으로 부른다. 20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한 칠레 교민 윤서호 씨는 해당 외교관이 12세 여성을 성폭행했다는 내용이 칠레 방송을 통해 방영됐다고 전했다. 14세 여성에 대한 성추행에 이어 성폭행 혐의까지 받고 있는 상황이다.
앞서 지난 19일(현지 시각)칠레의 시사 프로그램인 <엔 수 프로피아 트람파(En su propia trampa)>은 해당 외교관이 성추행을 한다는 제보를 입수, 미성년자인 여성을 투입해 이 외교관의 반응을 카메라에 담아 방영했다. 이 외교관은 해당 여성의 신체 부위를 언급하며 강제적으로 신체 접촉을 시도했다. 윤 씨는 해당 외교관이 친분이 있는 칠레 교민과 술을 마신 뒤, 그 교민의 부인인 칠레 현지인에게 추태를 부린 적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 외교관이 당시 성희롱과 같은 행태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 칠레 시사 프로그램 <엔 수 프로피아 트람파(En su propia trampa)>의 방영 예고편. 해당 외교관(왼쪽)이 여성에 강제적으로 신체 접촉을 시도하고 있다.
이와 관련 외교부 조준혁 대변인은 20일 정례브리핑에서 "방송 이전에 여러 가지 혐의가 제기되고 있는 걸로 알고 있다"며 "사실 관계를 확인 중에 있고, 주칠레 대사관에서 본부에 보고하기 이전에 이러한 내용이 신고되거나 보고된 바는 아직 없다"고 밝혔다. 해당 외교관이 어떤 징계를 받는 것이냐는 질문에 조 대변인은 "외교부는 이번 일을 무관용과 일벌백계의 원칙으로 처벌할 것"이라면서도 "다만 현시점에서 조사가 진행되기 때문에 처벌 수위에 대해서 예단해서 말하기는 어렵다"고 답했다. 그는 "조사 결과와 관련 지침에 의거, 형사 고발을 포함한 제반 법적 조치를 검토해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해당 외교관에게는 강제추행죄 등을 적용할 수 있다. 게다가 추행을 한 칠레 여성이 13세 미만일 경우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별법'을 적용받아 형량은 더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나라 망신도 이런 망신이 없다
윤서호 씨는 사건 이후 칠레에서 한국에 대한 반감을 체감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제 막내 아들이 대학교 2학년이다. 방송 끝나자마자 아들한테 욕설이 섞인 문자와 SNS 메시지가 들어온다"면서 "다른 교민들도 한국말로 완전 '멘붕'이다"라고 토로했다.
이에 대사관에서 관리를 소홀히 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됐다. 윤 씨는 "그런 사람에게 문화를 책임지고 담당하게 한 것이 말이 되나"라며 "대사관이 국민 세금 가지고 이렇게 일하면 되겠나"라고 따져 물었다. 이와 관련 조준혁 대변인은 "조사가 진행되는 것을 봐 가면서 공관장의 지휘·감독 문제 등을 여러 각도에서 검토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유지은 주칠레 대사는 19일(현지 시각) 현지 언론을 대상으로 설명을 발표하고 "피해 학생과 가족분들을 포함해 칠레 국민여러분들께 상처와 충격을 드린 데에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유 대사는 "대사관은 이번 사건에도 불구하고 한국과 칠레 양국 간 양호한 관계를 계속 발전시켜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더불어민주당은 20일 논평을 통해 "도대체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해외공관 주재원 관리를 어떻게 하고 있는 것인가?"라며 "해외 공관 주재원 관리에 큰 허점을 드러내고 외교관들의 국가 이미지 훼손을 방치한 무능한 윤병세 외교부 장관을 즉각 해임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논평은 "국가의 녹을 받는 외교관이 나라 망신을 시키고 있다. 언제까지 우리 국민들이 대통령과 정부의 뒤치다꺼리만 해야 하는가?"라며 해당 외교관의 일벌백계와 칠레 국민들에 대한 사과를 촉구했다. [이재호 기자 jh1128@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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