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청원 편지, 떠나기가 아쉽고 억울해서… "암덩어리 도려내야"
CBC뉴스ㅣ김상우 기자ㅣ 승인 2017.01.03 13:01
서청원 편지 소식에 인명진 비대위원장
"세살 먹은 어린애냐" 돌직구 연타
인명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이 3일 친박계 수장인 서청원 의원이 자신을 두고 속칭 뒤통수를 맞았다는 식의 편지를 보낸 것에 대해 불쾌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일명 서청원 편지에는 인명진 비대위원장이 당초의 약속을 번복하고 인적 쇄신이라는 명분 하에 당내 기반을 뒤흔들어놓는다는 내용 등이 담겼다. 이를 두고 인명진 비대위원장은 이날 새누리당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내가 평생 살아온 것으로 보나 민주화 운동을 한 역사로 보나 서청원 의원이 나에게 그렇게 무례하면 안 된다. 예의를 갖춰야 한다"며 직격타를 날렸다. 인명진 비대위원장은 또 서청원 의원이 자기를 향해 "독선적이다"고 비난한 것에 대해 "내가 독선적이냐. 내가 직접 나가라고 했냐"며 "스스로 책임 있는 사람들이 한두 살 먹은 어린애도 아니다. 자기들도 여러 사람 만나볼 테고 여론 추이도 지켜볼 건데 스스로 결정해 책임을 지라고 한 게 독선이겠냐"고 쏘아붙였다.
↑ 서청원 의원의 신년 연하장.
더불어 "박근혜 대통령이 국회에서 탄핵을 당했다. 일본 같으면 할복한다"며 "나 말고 박근혜 대통령 얼굴을 봐서라도 뭔가 책임지는 모습을 보이는 게 사람 아니냐. 그런 염치 정도는 있어야 한다"고 비꼬았다. 인명진 비대위원장은 아울러 "나는 경실련 공동대표도 내놓고 비대위원장으로 온 것이다. 정치적 결단하고 국회의원직 내놓으라는 것도 아니고 탈당하라는 것 아니냐. 2선 후퇴한다는 분들이 왜 나와서 계파모임을 하냐. 그게 2선 후퇴냐"며 "악성종양을 발견했다고 했다면 종양의 뿌리를 없애야 한다. 그래야 다시 벌어지지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같은 날 정우택 새누리당 원내대표도 "고통 없는 개혁은 개혁이 아니다"라며 친박계의 양날개 서청원과 최경환 의원 등의 자발적 탈당을 종용했다. 정우택 원내대표는 "우리가 정말 보수의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는 신보수 정당을 재건하기 위해 산통을 겪고 있다"며 "이번 산통은 이번뿐만이 아니다. 아마 개혁 과정을 겪으면서 많은 산통을 겪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런 고통없이 새집을 지을 순 없다. 국민도 이런 산통을 볼수록 우리 당에 대한 신뢰가 더 높아질 것"이라며 "(서청원, 최경환)본인들의 최종결단이 남아있다. 아마 선당후사의 마음을 가져주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 사진-서청원 의원.
아울러 "만약 비대위원장이 그대로 가지 못하고 물러나면 이 당이 어떻게 갈 것인지 상상을 해보라"며 "많은 의원들도 지금 구체적으로 남의 신상문제라 얘기는 안 하지만 많은 정상적이고 합리적인 생각을 가진 의원님들은 여러 생각을 통일되게 가지고 있을 것"이라고 친박 수뇌부의 자진 탈당을 많은 의원들이 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유재중 의원은 "이정현 전 대표의 용단에 경의를 표한다"며 "이에 부응하기 위해 더욱더 인적쇄신을 해 '새누리당이 달라졌구나', '개혁이라는 것이 저 정도까지 바뀌었구나' 할 정도로 바뀌어야 한다"고 친박 양날개의 내려놓음을 촉구했다.
앞서 친박계 핵심인 홍문종 의원은 인명진 비대위원장의 인적청산 방침을 두고 "그분들(서청원, 최경환)은 인명진 비대위원장이 하는 방법이 정도에 어긋난다고 말했다"며 "마치 인민재판하는 식으로 사람들을 집어서 '어떻게 해라' 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강조했다. 홍문종 의원에 따르면 서청원 의원은 "그렇지 않아도 정리가 되면 당을 떠나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인명진 위원장이 너무 한 것 아닌가"고 불만을 전했다.
다음은 서청원 의원이 보낸 편지 전문이다.
인명진 비대위원장의 '인적청산'에 대한
서청원 의원의 입장
안녕하십니까?
2017년 새해를 맞아, 복 많이 받으시고, 건승하시고, 가내 평안하시길 기원합니다. 우리나라도 지난 해의 어둠에서 벗어나 새로운 도약의 시간이 되길 동지들과 한마음으로 기도합니다. 2016년은 오래 정치한 저로서도 너무 감당하기 힘든 시간들이었습니다. 홀가분한 마음으로 새해를 맞았으면 좋겠지만, 이렇게 새해 인사를 드릴 수밖에 없는 처지가 안타까울 뿐입니다. 하지만 상황을 복잡할수록 진솔하게 말씀을 드리고 이해를 구하는 것이 오랜 정치에서 배운 교훈이기에 이렇게 글을 드립니다. 부디 이해해 주실 것을 당부드립니다.
먼저 국민과 동지께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최순실 사태'로 정부와 여당이 풍비박산이 났습니다. 청와대 안방에서 일어난 일을 알 수는 없었지만, 여당의 최고 ‘맏형’으로 도의적 책임을 통감합니다. 어떻게 책임질지 고민했습니다. 우선, 당을 수습하고 국정혼란을 바로 잡아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중진의원의 여론을 수렴해 인명진 비대위원장을 모시는데 기여했습니다.
인 위원장은 '6인회의'에서 비주류 의원들이 먼저 추천했습니다. 여당의 이득을 얻고 당의 주요한 직책을 맡았었던 사람들이, 당을 개혁하자며 비대위원장을 추천해 놓고, 돌연 자신들에게 '전권을 주지 않는다'며 당을 박차고 나갔습니다. 하루아침에 친정에 침을 뱉고 고생하던 당원동지들을 욕보이며 신당을 만들겠다며 떠났습니다. 대선을 앞둔 '가증스러운 이력세탁'이라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저를 비롯해 남은 사람들은 자책감과 배신감에 몸을 떨었습니다. 하지만 마지막 책임감을 갖고 보수 지지층에 새로운 희망을 주기위해 다시 정신을 가다듬었습니다. 위기의 당을 구하기 위해 희생적 결단이 필요했습니다. 그 결과가 탈당파가 추천했던 '인명진 비대위원장' 카드였습니다. 인 비대위원장을 모실 때 당내에 반대도 많았습니다. 우리당의 '정체성에 맞지 않는 분'이라는 주장과 한나라당 윤리위원장 때의 '독선적 행태'에 대해 걱정이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2주전 직접 통화를 했습니다. 통화중에 여러 이야기가 있었지만, 인 목사님은 '인적청산'에 대해 '지금 누가 누구를 청산 할 수 있습니까, 말이 안 되죠'라고 확실히 말씀하셨습니다. 성직자로서 하신 말씀이기에 믿음을 갖았습니다. 그리고 우여곡절 끝에 중진의원들의 동의를 얻은 뒤, 공식적이고 최종적인 교섭은 정우택 원내대표가 삼고초려를 해 모시는 절차를 밟았습니다.
비대위원장 내정 직후, 23일 인 내정자의 수락기자회견에서도 '인적청산' 문제는 원론적인 수준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다음날인 24일 지인을 통해 인 내정자가 나를 만나고 싶다는 연락이 왔습니다. 그래서 지난 성탄절(25일)에 저와 조찬을 했습니다. 그 자리에서 당내 여러상황에 의견을 교환하는 중 인 내정자는 "인적청산에 대해 몇 사람은 책임을 질 수 밖에 없지 않겠느냐"고 입장을 바꿨습니다. 크게 당황스러웠습니다. "청산하지 않겠다고 말씀하시고 그게 무슨 이야기입니까"라고 반문했습니다.
저는 그 자리에서 "절대로 그럴 수 없습니다, 탈당자들이 주장하는 것을 그대로 받아 줄 수 없습니다. (지역구민들에게 선택받은) 정치인들은 정치권에 남아 있어야 합니다. 중진들은 2선후퇴를 이미 했지 않습니까"고 말씀 드렸습니다. 그러면서 "어차피 사태가 마무리되면 제가 책임을 지고 떠날 생각이었습니다. 맏형으로 당을 위해 제가 대표로 책임질테니, 다른 분들은 처음 약속을 지키십시오", "내가 탈당하는 시기는 나에게 맡기십시오"라고 말씀드렸습니다.
인 내정자는 "그렇게 하셔야지요"라고 하며 흔쾌히 동의해 주셨습니다. 또 저에게 대상자 몇몇 분을 거명하며 "해당되는 분들에게 '자중자애'해 주실 것을 당부해 달라"고 부탁까지 하셨습니다. 그런데, 바로 다음날(26일) 언론에 저를 비롯한 몇 명의원들의 실명이 거론되며, 인 비대위원장 발 '책임을 묻겠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그래도 저는 '설마'했습니다. 약속을 믿었고, 본인도 '자신이 직접 거명한 것은 아니고 질문에 답하는 과정에서 나온 말인데 말려 든 것 같다'고 다음날 새벽에 전화를 걸어왔기 때문입니다.
저는 다시 의원들에게 이해를 구했습니다. 하지만, 당원들 사이에 여전히 반대의 목소리들이 있었습니다. 심상치 않은 분위기에, 주위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전국위원회(29일)에 제가 직접 나서 마이크를 잡고 위원님들을 설득하고 지지를 호소했습니다. 이에 위원님들은 만장일치로 찬성해 주셨습니다. 전국위가 끝난 뒤, 그 날 오후 6시 인명진위원장의 측근인사와 만났습니다. 그는 대뜸 인위원장의 뜻이라며, '대표님이 오늘이나 내일 빨리 탈당해주셨으면 좋겠다'는 뜻을 전했습니다.
나는 '내가 당을 위해 자발적으로 나가겠다고, 떠나는 시기는 나에게 맡기기로 약속했는데 그게 무슨 소리요. 인위원장께 내가 자발적으로 나갈 수 있도록 시간을 좀 달라고 말씀해주시오'라고 했습니다. (연말연시에 지역 당원들을 비롯해 주위에 인사를 하면서 차분하고 자연스럽게 정리를 하겠다는 생각에서 였습니다.) 그러나 이해할 수 없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전국위원회 비대위원장 추인 바로 다음 날, 종무식하는 지난해 마지막 날(12월 30일), 인 위원장이 기자간담회에서 인위적인 '숙청기준'을 발표하셨습니다. 당황했고 실망했습니다. '약속이 무시됐다'는 속상한 마음에서 뿐만이 아니었습니다. 당원들의 동의와 정당한 절차 없이 동지를 쫒아내는 것은 헌법적 가치인 '정당정치'를 전면적으로 부정하는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 후 시작된 연말연시 몇일 동안 저는 또 '불면의 날'들을 보냈습니다. 단 몇일일 뿐인데, 만 일년을 보낸 것 같았습니다. 선의로 시작했던 일이 '주위에 큰 피해를 줬다'는 자책과 동지들에 대한 죄송함 때문이었습니다.
인 비대위원장은 최근 '새누리당이 죽어야 보수가 산다'는 말을 소신처럼 이야기했다고 들었습니다. 저를 포함한 많은 당원들이 그 말이 '은유적 표현'라 생각했습니다. 그런 각오로 당을 개혁해 주실 것으로 믿었습니다. 그러나 지금까지 그 기대는 확신이 되지 못했습니다.
많은 분들이 제가 하소연을 했습니다. 그분이 비대위구성을 미루면서까지 절차를 무시한 인적청산에 집착하고, 그러면서도 앞뒤가 안맞게 빈 지역구를 충원하는 '조직강화특위 구성'을 지시한 것은 무슨 의미인지 궁금하다는 것입니다. 기자간담회 말미에 탈당파들과의 각별한 친분을 숨기지 않으셨던 이유도 다시 궁금해 졌다는 분들도 있습니다. 인 비대위원장께서 주장한 '인적청산'은 '법적 책임', '정치적 책임', '도의적 책임'을 구분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서도 많은 불만들이 있었습니다. "기존 의원들에 대한 분열책이라고 생각할 수 밖에 없다"는 주장이었습니다.
"'도의적 책임'은 손발을 묶어 놓겠다는 것이고, '정치적 책임'은 탈당을 종용하기 위한 용어이며, '법적 책임'은 협박의 도구로 보인다"는 것입니다. "당원으로서 집권당의 성공을 위해 남보다 더 뛰고 열심히 일한 사람을 정죄한다면 정의라 할 수 있겠는냐"는 볼멘 소리도 들었습니다. "청와대 고위참모들도 몰랐던 최순실을 알지 못했다고 죄를 묻는다면 누가 수긍할 수 있겠는가? 오히려 뒤에서 딴소리하고 잇속을 챙긴 사람들,'최순실을 알았다'고 실토하고 호적을 파 나간 사람들은 면죄부를 주면서 어떻게 정의를 말할 수 있겠는가?"는 불만도 들었습니다.
인 비대위원장께서 제시한 기준이 너무 광범위해서 해당되지 않는 의원을 찾기가 더 어려운 상황입니다. 구체적인 세 가지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첫째, 박근혜정부 4년 동안 여당과 정부의 주요직책을 맡았던 사람, 둘째, 4. 13총선에서 분열을 조장한 사람, 셋째, '호가호위'하며 상식에 어긋난 지나친 언사를 한 사람이 그 기준이다. 대충 봐도 지나치게 광범위하고 자의적인 기준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의 기자간담회 직후, 회관에는 해당자 명단이 SNS를 통해 광범위하게 돌고 있습니다. 제가 확인한 의원만도 20여명이 넘었습니다. 당이 사분오열된 상황에서 분열과 배제를 통해 진정한 개혁이 가능하다고 보는 것인지 비대위원장에게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우리가 '인적쇄신'이나 '책임지는 자세'를 부정하진 않습니다. 그러나 그 방식과 형식은 민주적인 절차에 의한 것이어야 한다는 것이 우리의 변치 않는 소신입니다. 국회의원은 각 지역의 당원과 유권자들이 선택한 분들입니다. 또 당의 자산이자 근간입니다. 임기가 3년도 넘게 남은 국회의원들을 절차도 무시한 채 인위적으로 몰아내는 것은 '올바른 쇄신의 길'은 아닐 것입니다. 이제 당은 정상화되어야 합니다. 인 비대위원장께서는 더 늦기 전에 당을 살리는데 앞장 서주기 바랍니다. 국민이 바라는 ‘정치혁신’의 전제는 ‘또 다른 독선과 독주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다시 한 번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지난해의 혼란에 이어, 또 다시 당내 갈등이 후폭풍처럼 몰려오고 있습니다. 이제 우리가 정신을 똑바로 차리지 않으면, 당도 당이지만 대한민국이 좌초되는 일이 벌어질 수 있습니다. 이제 느슨해진 신발끈을 고쳐 메야 합니다. 당과 국가를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고민하고 필요하다면 분연히 일어서야 합니다. 저도 다시 마음을 가다듬어 무엇이 당과 나라에 도움이 되는지 고민하겠습니다. 애국하는 마음으로 많은 조언과 격려 부탁드립니다.
인명진 “대통령 탄핵됐는데 배지를 다느냐… 일본 같으면 할복”
국민일보ㅣ2017-01-03 11:13/수정 : 2017-01-03 11:30
↑ 서청원 의원이 지난달 20일 국회 본회의장에 홀로 앉아있다. /뉴시스
새누리당 인명진 비상대책위원장이 3일 “서청원 의원이 좀 화나신 거 같다”며 “유례없이 편지를 다 돌리셨는데 당대표에 대한 무례한 일이고 인간 인명진에 대한 무례한 일”이라고 맹비난했다. 서 의원이 새누리당 의원 전원에게 2일 서한을 보내 “임기가 3년도 넘게 남은 국회의원을 절차도 무시한 채 인위적으로 몰아내는 것은 올바른 쇄신의 길이 아니다”고 주장한 것을 정면 겨냥한 것이다.
인 위원장은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 간담회를 갖고 “인적 청산도 종양의 뿌리를 없애야 한다. 그래야 다시 번지지 않는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언론에서 (인적 청산 대상으로) 5명, 8명을 얘기를 하는데 핵만 제거하면 악성종양이 번지지 않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인 위원장은 친박계를 향해 “2선 후퇴를 한다는 분들이 왜 나와서 계파모임을 하느냐. 그게 2선 후퇴냐”라고 지적했다. 또 “박근혜 대통령이 탄핵을 당했는데 국회의원이 배지를 다느냐”며 “일본 같으면 할복한다”고도 했다. 인 위원장은 “우린 일본이 아니니까 그러면 안 되지만 그래도 뭔가 책임은 져야 한다”며 “그런 정도 염치는 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강조했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
새누리당 갈등 격화… 인명진 “서청원 편지, 무례한 일”
서울신문ㅣ2017-01-03 11:20 ㅣ 수정 : 2017-01-03 11:20
"대통령 봐서라도 책임지는 모습 보여야…사람이 염치가 있어야지"
인명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이 당무에 복귀한 3일 서청원 새누리당 의원의 편지에 대해 “인간 인명진에 대한 무례한 일”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서 의원이 나에게 그렇게 무례하면 안 된다. 예의를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2일 서 의원은 친박(친박근혜) 핵심 인사들을 겨냥한 인 위원장의 ‘인적 청산’에 대해 “임기가 3년도 넘게 남은 국회의원들을 절차도 무시한 채 인위적으로 몰아내는 것은 올바른 쇄신이 길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친박계 맏형격인 서 의원은 이날 소속 의원 전원에게 서한을 보내 “인적 쇄신이나 책임지는 자세를 부정하지는 않지만, 그 방식과 형식은 민주적인 절차에 의한 것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인 위원장이 제시한 인적 청산 기준이 “지나치게 광범위하고 자의적”이라며 “당이 사분오열된 상황에서 분열과 배제를 통해 진정한 개혁이 가능하다고 보는 것이냐”라고 비판했다. 서 의원은 “국민이 바라는 정치 혁신의 전제는 또 다른 독선과 독주가 돼선 안 된다는 것”이라며 “더 늦기 전에 당을 살리는 데 앞장서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인명진 "서청원 편지 무례"… 친박 핵심에 직격탄
국회뉴스ㅣ2017년 01월 03일 (화) 11:23:30 수정 : 2017년 01월 03일 (화) 11:27:49
새누리당 인명진 비상대책위원장은 3일 친박(친박근혜)계의 맏형격인 서청원 의원이 소속 의원 전원에 편지를 보내 '인위적 인적 청산 거부' 입장을 밝힌 데 대해 "당 대표에 대해 무례한 일이다. 인간 인명진에 대한 무례한 일"이라고 비판했다. 인 비대위원장은 이날 여의도당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내가 평생 살아온 것으로 보나 민주화 운동을 한 역사로 보나 서 의원이 나에게 그렇게 무례하면 안 된다. 예의를 갖춰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인 비대위원장은 서 의원이 자신을 '독선적'이라고 평가한 데 대해서는 "뭐가 독선적이냐. 나가라고 했느냐"면서 "스스로 책임있는 사람들이 한두 살 먹은 어린애도 아니고, 자기들도 사람 만나고 여론을 볼 텐데 스스로 결정해 책임을 지라는 게 독선이냐"고 반박했다.
▲ 새누리당 인명진 비상대책위원장과 정우택 원내대표 등 당지도부가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새누리당 당사에서 기자 간담회를 위해 이동하고 있다.
그는 또 "인위적인 청산이냐, 스스로 해야 하는 것 아니냐"면서 "박근혜 대통령이 국회에서 탄핵을 당했다. 일본 같으면 할복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인명진 말고 박 대통령을 봐서라도 뭔가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면서 "그게 사람 아니냐. 그런 염치 정도는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인 비대위원장은 "나는 경실련 공동대표도 내놓고 왔다. 정치적 결단하고 국회의원을 내놓으라는 것도 아니고 탈당하라는 것 아니냐"면서 "2선 후퇴한다는 분들이 왜 나와서 계파 모임을 하느냐. 그게 2선 후퇴냐"고 비판했다. 이어 "악성종양을 발견했다고 했다"면서 "인적 청산도 핵만 없애야 한다. 종양의 뿌리를 없애야 한다. 그래야 다시 벌어지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인명진 vs 친박, 탈당 놓고 '치킨 게임' 가열
한국일보ㅣ김청환ㅣ입력 2017.01.03 04:42 댓글 67개
친박 "인위적으로 몰아내는 건 문제, 인명진 체제 갈아엎자”
서청원, 인명진 만나 “내가 나가는 것으로 마무리 짓자”
인명진 등 지도부 ‘서청원 탈당으로는 부족’입장
데드라인 6일까지 충돌 격화 땐 인명진-친박 둘 중 하나 당 나갈 수도
↑ 새누리당 인명진 비상대책위원장. /오대근기자
이정현 새누리당 전 대표가 2일 탈당을 선언했지만 ‘인명진 비대위원장 발’ 친박계 인적 청산을 둘러싼 일촉즉발의 전운은 여전하다. 이 전 대표의 탈당은 필요조건일 뿐 충분조건은 아니라는 게 인 위원장을 비롯한 당 지도부의 분위기다. 실명은 거론하지 않고 있지만, 적어도 친박 맏형 격인 서청원 의원, 경제부총리를 지낸 최경환 의원, 막말 논란을 빚은 김진태 의원 등의 거취 표명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맞서 친박계는 인위적인 인적 청산을 고집하면 인 위원장 체제를 갈아엎을 수밖에 없다는 쪽으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인 위원장이 6일까지 탈당하라고 데드라인을 정한 만큼 주말쯤 인 위원장과 친박계 중 어느 한 쪽은 당을 나가야 하는 치킨게임 양상으로 흘러가고 있다. 인 위원장을 영입한 정우택 원내대표는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가진 시무식에서 “비대위원장과 운명을 같이 하겠다”고 말했다. 친박 핵심들이 인 위원장의 탈당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인 위원장과 함께 원내지도부도 동반사퇴 하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이다.
하지만 친박 핵심들은 꿈쩍 하지 않았다. 최경환 의원은 이날 대구시ㆍ경북도당 신년회에서 “마지막 1인이 남을 때까지 새누리당을 지킬 것”이라고 의지를 다졌다. 친박 핵심 홍문종 의원도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정당에서 인민재판하는 식으로 사람들을 집어서 ‘어떻게 해라’ 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했다. 특히 친박계는 내부적으로 인적 청산 요구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쪽으로 입장을 정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 의원은 지난달 25일 인 위원장을 만나 적절한 시기에 자신이 탈당해 책임지는 모습을 보이는 선에서 친박계 인적 쇄신을 마무리하자는 의사를 전달했지만 인 위원장이 이후 공개한 인적 청산 요구를 보면 ‘서청원 탈당’으로 그치지 않을 것이라는 게 친박계의 판단이다.
서 의원은 이날 의원들에게 돌린 입장자료를 통해 “인적 쇄신이나 책임지는 자세를 부정하지는 않지만, 그 방식과 형식은 민주적인 절차에 의한 것이어야 한다”며 “임기가 3년도 넘게 남은 국회의원들을 절차도 무시한 채 인위적으로 몰아내는 것은 올바른 쇄신이 길이 아니다”라고 반발했다. 그는 이어 “지난 성탄절(지난달 25일)에 조찬 자리에서 맏형으로 제가 대표로 책임지고 탈당할 것이니 탈당 시기는 나에게 맡기고, 다른 분들은 처음 약속을 지키라고 하니 인 위원장이 ‘그렇게 하셔야지요’라며 흔쾌히 동의했다”고 주장했다. 인 위원장에게 인적 청산은 하지 않는다는 약속을 받고 비대위원장 선임을 거들었다는 것이다. 친박계 관계자는 “1일 친박계 의원 회동에서 결국 비대위원장 체제를 갈아엎는 수밖에 없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대상포진 악화로 병원 입원 중이던 인 위원장은 3일 당무에 복귀한다. 이날 정갑윤 의원과 이인제 전 최고위원 등 친박 핵심은 물론이고 당내 초ㆍ재선 의원과 원외 당협위원장들이 인 위원장과 인적 청산 수위를 놓고 차례로 면담을 가질 예정이어서 결과가 주목된다. 일각에선 인 위원장과 정 원내대표가 사퇴하면 그야말로 당이 파국을 맞는 것이어서 막판에 적절한 명분을 앞세워 절충점을 찾지 않겠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김청환 기자 이동현 기자]
한미 사드 9월 배치에 합의
한국일보ㅣ김광수ㅣ입력 2017.01.03 04:42 댓글 141개
지난해 이미 결정… 8월 UFG 직후가 될 듯
美, 최순실 사태 터지자 7월 배치 으름장
탄핵심판-조기대선 경우 정치적 셈법 복잡
롯데도 부지교환 미적, 환경영향평가 논란도
사드 1개 포대 온전히 운영할지도 불투명
한미 양국이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를 올 9월 배치한다는데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관계자는 2일 “지난해 7월 사드를 경북 성주에 배치하기로 결정할 때부터 올해 9월을 완료 시점으로 잡았다”며 “당시 청와대의 지침에 따라 국방부가 미 측과 합의한 걸로 안다”고 밝혔다. 올 여름까지 사전 준비작업을 마치고, 한미 연합 군사훈련인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이 8월 말 끝나는 점을 감안해 그 직후로 잡았다는 설명이다.
국방부는 지난해 7월 성주 배치 발표 당시 “2017년 말 이전에 사드를 배치할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시기를 앞당길 수도 있다”며 9월 배치를 염두에 둔 발언을 했다. 그러다 지난해 11월 빈센트 브룩스 한미연합사령관이 “앞으로 8~10개월 안에 사드 배치를 완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히면서 보다 구체적인 윤곽이 드러났다. 지난해 11월을 기준으로 8~10개월 이후를 계산하면 올해 7~9월이 된다. 바꿔 말하면, 미 측은 당초 합의한 9월보다 앞당겨 사드를 배치할 수 있다는 의사를 에둘러 표명한 셈이다. 공교롭게도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우리 정부의 리더십이 흔들리는 시점에 브룩스 사령관의 발언이 나왔다. 정부의 다른 관계자는 “당시 브룩스 사령관의 발언은 사드 배치를 촉구하는 미 측의 압박성 엄포로 볼 수 있다”고 해석했다. 이후 국방부는 “사드 배치 일정에 대해서는 더 할 말이 없다”며 침묵하고 있다.
▲ 사드 배치를 풍자한 그림 (사진 = 구글)
하지만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을 비롯해 사드 배치에 영향을 미칠 변수가 많아 예정대로 진행될지는 불투명해 보인다. 당장 한미 양국의 일정표와 달리, 사드 배치는 시작부터 삐걱대고 있다. 국방부는 경기 남양주 군용지를 롯데의 성주 골프장과 바꾸기로 했지만, 롯데가 중국 정부의 압박에 밀려 선뜻 결단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토지 감정평가액을 확정할 롯데 측 이사회는 당초 3일에서 이달 중순 이후로 늦춰진 상태다. 9월 이전에 조기 대선이 치러져 차기 정부가 들어선다면 셈법은 더 복잡해진다. 사드 배치가 다시 정치적 이슈로 급부상해 발목을 잡힐 수 있기 때문이다. 과거 군 기지 조성과정에서 논란이 일었던 환경영향평가의 공정성 시비가 불거질 수도 있다. 성주 골프장 인근 주민들과 원불교 측은 사드 배치 반대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미 본토에서 들여올 사드 발사대의 규모도 관건이다. 1개 포대는 6개 발사대에 각 8발씩 총 48발의 요격미사일을 장착하는데, 미군이 운영하는 5개 포대의 요격미사일이 고작 100여발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주한미군에 사드를 배치해도 1개 포대를 온전히 운영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최적의 미사일 방어체계라는 정부의 설명과 배치되는 부분이다. 반대로 김정은 북한 노동당위원장이 1일 신년사에서 밝힌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실제 발사한다면 사드 배치는 탄력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앞서 한미 양국은 지난해 2월 북한이 장거리미사일을 발사하자 불과 4시간여 만에 사드 배치 논의를 시작하겠다며 불을 지폈다.
[김광수 기자 rolling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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