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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문학·설화

[현대시 감상] "두 기자" - 김정환 작

잠용(潛蓉) 2017. 2. 21. 21:59

'기억하는 땅' 이진주 작, 난지미술창작스튜디오 4기 (150×300cm 천에 채색)


'두 기자' / 김정환


그들은 닉슨을 탄핵했다.

사람들은 그들을 정의의 사도라고 불렀다.


언론의 권력은 언론을 자신의 입이라고 믿는 사람들의

권력이었으므로 두 기자는 영웅 대접을 받고

닉슨 일가와 극소수를 제외하고는 스스로가 민주주의의

투사가 된 감격을 누렸다.


그것은 당연하고 또 자랑스런 일이다. 미국은 전세계

언론의 민주주의의 메카였다.

하지만 그렇다. 폭로는 배설의 허기진 아구에

그리고 일관성은 목표에 가깝다.


대통령을 쫓아내도 그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흥분의 도가니는 식고 그 폭로 정신은

육체를 쾌락으로 강간하고 고문하고 신격화하는

헐리우드 연예정보지 기자와 점심을 같이 한다.


당연하게 시시덕거리며

킬킬대며 아주 기분좋게 미쳐가면서.

요는, 끊임없이 실패하는 사랑만이 볼세비키적이다.


실패가 운명적인, 그러므로 더 나은

운명의 완성을 위한 권력 지향을 포기하지 않는.

영웅적인 두 기자는 거대한 허기 속에 뿌리를 내리고

그 뿌리가 화려하게 산발한 비명소리로 남는다.


('광야에서' - 안치환 노래)


우리의 적은 타락하고 무능한 정권만이 아닙니다. 나의 무지와 타협과 부주의가 폭력이 되어 모두를 병들게 한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우리가 바꿔야 할 것은 나 자신이며, 그것이 진정한 의미에서 ‘정치’일 것입니다. 혁명은 뜨겁게 타오르는 순간으로 완성되는 게 아니라 날마다 되돌아오는 생활 속에 있다는 것을 알겠습니다. [신용목 시인]


□ 출처: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서울신문 2016.12.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