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5시간 재판, 속기록 3000쪽... 탄핵심판 이번주 결론날까?
머니투데이ㅣ김종훈 기자ㅣ입력 2017.03.05 09:00 댓글 121개
↑ 이정미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이 2일 오전 헌법재판소로 출근하고 있다. /사진=뉴스1
4일 헌법재판관 6명 출근..선고 전 마지막 주말 될 가능성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을 심리 중인 헌법재판관들은 최종변론에 이르기까지 약 85시간을 대심판정 안에서 보냈다. 재판 속기록만 최소 3000쪽에 달하는 등 기록도 방대하다. 선고기일로 3월10일이 유력하게 거론되는 가운데 재판관들은 3월 주말도 반납했다. 5일 헌재 등에 따르면 박 대통령 탄핵심판은 지난해 12월22일 첫 준비절차기일부터 지난달 27일 최종변론기일까지 총 84시간50여분이 소요됐다. 속기록은 최종변론 내용까지 완성되면 3000쪽을 훌쩍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박 대통령과 국회 소추위원단 양측 대리인은 최종변론 후에도 상당 분량의 추가 자료를 냈다. 헌법재판관들이 주말을 반납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전날 박 대통령 탄핵심판의 재판장인 이정미 권한대행과 주심인 강일원 재판관 등 재판관 6명이 헌재 청사로 출근했다. 일각에서는 이번이 탄핵심판 선고 전 마지막 주말이 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선고날짜로 3월10일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기 때문이다. 3월10일에 선고가 된다고 가정하면 헌재는 오는 7일 선고기일을 확정할 가능성이 높다. 2004년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심판 때도 선고 3일 전 선고날짜가 확정된 바 있다.
그러면 남은 평의는 6일부터 최대 5회가 된다. 선고 당일에도 평의를 열고, 평결을 통해 최종 결정을 내릴 가능성이 있어서다. 이 경우 헌재는 인용, 기각 결정문을 모두 준비해뒀다가 평결에 맞는 결정문을 꺼내오는 방식을 택할 것으로 보인다. 2014년 통합진보당 해산심판 사건 때도 같은 방식을 취했다. 이 권한대행의 퇴임일인 3월13일로 선고기일이 잡힐 수도 있다. 이 경우 남은 평의는 주말을 제외하면 최대 6번이 된다. 선고기일이 언제 지정될지에 대해 헌재는 "정해지면 알리겠다"며 언급을 자제하고 있다.
이 가운데 소추위원단 측은 이번 탄핵심판 평결은 다른 사건과 달리 2회 진행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서를 냈다. 통상 평결에서 '각하' 의견을 낸 재판관은 본안 판단을 내리지 않는다. 이 방식대로라면 이번 사건에서 각하 의견을 낸 재판관은 본안에 대해선 인용으로 판단이 기울었더라도 의견을 낼 수 없다. 이에 소추위원단 측은 1차 평결을 통해 각하 결정 여부를 먼저 판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1차 평결에서 5명 미만으로 각하 결정이 되지 않는다면, 2차 평결에서 재판관 8명이 모두 참여해 인용·기각을 결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인 만큼 각하 의견을 낸 재판관도 본안 판단에 참여해야 최종결정에 힘이 실린다는 주장이다.
다만 평결에서 각하 의견이 다수 나올 가능성은 희박할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 측은 국회의 탄핵소추 절차와 헌재의 재판진행에 문제가 있다며 각하를 주장하지만, 헌재가 이 주장을 받아들일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게 법조계 중론이다. 박 대통령 측은 지난 3일 헌재에 변론재개신청서를 제출했다. 헌재가 탄핵심판을 충분히 심리하지 않았고, 절차도 위법해 재판을 다시 해야 한다는 취지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 측 대리인인 조원룡 변호사는 지난 1일 '태극기 집회'에서 변론재개 신청을 하겠다며 "박 대통령의 최후변론은 이동흡 변호사가 아닌 김평우 변호사가 대독했어야 했다. 대통령의 최후의 변이 아니다"라고 주장한 바 있다.
박 대통령 측은 세월호 참사 당일 정부청사에서 차량이 견인되는 장면이 찍힌 동영상도 제출했다. 박 대통령이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늦게 방문한 것은 이 견인 때문이었다는 취지다. 대리인인 손범규 변호사는 "차량이 무슨 이유인지 정부청사에 세워진 채 빠지지 않는 이례적인 일이 있었다"며 "공무원들과 경찰·견인장비가 동원돼 차량을 빼느라 피청구인(박 대통령)의 방문에 문제가 있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세월호 참사 당일 박 대통령은 오후 3시에 중대본 방문을 지시했지만 실제 방문은 오후 5시15분에 했다. 이를 두고 박 대통령이 미용사를 불러 장시간 동안 머리손질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됐으나 박 대통령 측은 "머리 손질 시간은 20여분에 불과했다"고 해명했다. [김종훈 기자 ninachum24@mt.co.kr]
유승민 "탄핵 99.9% 인용될 것"...
남경필 "이럴 때일수록 국론 모아야"
머니투데이ㅣ고석용 기자ㅣ 입력 2017.03.04 17:18 수정 2017.03.04 21:07 댓글 928개
↑ 바른정당 유승민 의원과 남경필 경기지사/사진=뉴스1
바른정당 대선후보인 유승민 의원이 4일 "탄핵이 99.9% 인용될 것이라고 믿는다"며 "0.1%라도 기각될 경우 저 유승민과 정병국 대표는 깨끗하고 당당하게 책임질 자세가 돼 있다"고 밝혔다. 유 의원은 이날 경기도 포천에서 열린 바른정당 포천·가평 당협당원 교육 인사말에서 "탄핵이 인용되면 우리 바른정당은 그때부터 시작" 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우리 바른정당은 대한민국의 새로운 정치, 깨끗하고 바른 정치, 국가 안보를 튼튼히 지키고 매일매일 고통받는 중산층 서민을 진정으로 위하는 제대로 된 보수정치를 하려고 이 길거리에 나왔다"며 "시작은 작게 했지만 앞으로 두고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같은 당 대선주자인 남경필 경기지사는 부산에 방문해 "요즘 서울 광화문에서 태극기와 촛불을 들고 서로 대립하는 모습을 보면 가슴이 아프다"며 "얼마 전이 3·1절이었는데, 대한독립을 외치던 애국열사들이 오늘의 모습을 보면 슬퍼할 것"이라고 말했다. 남 지사는 "나라가 망하는 것은 내부 갈등 때문"이라며 "이럴 때일수록 국론을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친박(친박근혜)·친문(친문재인) 패권주의들 빼고 따뜻하고 깨끗한 보수, 합리적 진보 모두가 함께하는 것이 바른정당이 가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고석용 기자 gohsyng@mt.co.kr]
[Fake News] "이정미 남편, 통진당" 탄핵반대 단톡방 가짜뉴스 Top 3
오마이뉴스ㅣ신나리 입력 2017.03.04 18:35 댓글 627개
5년 전 가짜뉴스까지 유포.. 카톡방 떠도는 대표적 루머들
"이정미 재판관의 남편이 이석기당 통진당원으로서 도덕성에 문제 있는 자이어서 매우 의심된다."
"약간 좌파적인 성향의 소설가인 조정래가 '박근혜가 대통령을 한 번 더 했으면 한다'는 말을 다 했다네요." "중국에서 나온 내용입니다 ! 북한의 긴급 상황! 평양에서 군사정변 발생"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의 날짜가 다가오는 가운데, 탄핵반대를 주장하며 자신을 '애국보수'로 칭하는 관계자들의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아래 카톡방)에서 가짜뉴스가 유포되고 있다. 대부분 황당한 내용이지만, 이를 진짜로 믿는 이들이 상당히 많아 보인다는 게 문제다.
▲ 이정미 대행과 관련한 가짜뉴스 이정미 헌법재판소장 대행의 남편이 통진당원이라는 가짜뉴스가 탄핵반대를 지지하는 이들의 카카오톡 방에 유포되고 있다. ⓒ 신나리
<오마이뉴스> 기자가 지난 2월 25일부터 보수단체 회원들의 카톡방 수 개를 모니터링 한 결과, '헌법재판소(헌재) 소장 권한대행의 남편이 통합진보당 당원'이라는 것부터 '소설가 조정래씨가 박근혜 대통령을 지지한다'는 내용, '평양에서 군사정변이 발생했다'는 내용 등이 가장 빈번히 공유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지난달 27일부터 탄핵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운동본부(탄기국)' 관계자들의 카톡방을 비롯한 '대한민국애수보수', '대보수연합' 등의 카톡방에는 "전달 부탁해요"라며 이와 같은 내용이 반복적으로 올라왔다. 3월 1일 탄핵반대 집회를 앞두고 참여를 독려하며 퍼진 글이다. 하지만 이 내용 중 일부는 5년 전인 2012년 루머로 확인된 내용이거나 전혀 근거가 없는 내용이다.
▲ 이정미 대행과 관련된 가짜뉴스 자신을 ‘애국보수’로 칭하는 관계자들의 카카오톡 방에서 가짜뉴스가 유포되고 있다. ⓒ 신나리
이정미 헌재 대행의 남편인 신혁승 숙명여대 교수가 통합진보당 당원이라는 가짜뉴스가 대표적이다. '이정미 재판관 남편은 통진당'이라는 제목의 글은 "이 재판관의 문제점은 자신의 임기 전에 판결을 마치려는 것이고, 또 하나는 탄핵 당사자에게 충분히 변론할 기회를 주지 않고 판결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이어 "탄핵이 인용된다면 그녀는 만고의 역적이 되고, 헌정 사상 최악의 정치 마녀 재판관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강조한다.
가짜뉴스를 근거로 또다시 가짜뉴스 유포?
이를 뒷받침할 근거로 인용되는 기사는 탄핵반대 집회에서 대량으로 유포되는 이른바 '가짜뉴스'로 꼽히는 매체의 글이다. 칼럼 형식의 이 글은 "이정미 헌재 소장대행의 행태로 보아, 박근혜 대통령을 탄핵시키기 위해 올인한 것처럼 보인다"라며 "지금 하는 것으로 보아, 노무현, 문재인, 안희정, 박지원과 유사한 이념코드라고 생각된다"는 견해를 담고 있다. 글 어디에도 이 대행의 남편과 관련한 언급이 없지만, 이 대행의 남편이 통진당원이라는 주장을 뒷받침하는 글로 유포되고 있다.
이 글을 실은 매체는 탄기국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 매체의 발행인이자 편집인으로 등록된 손상대씨는 탄기국이 주최하는 탄핵반대 집회의 사회자다. 손씨는 집회 사회를 맡으며 "대한민국 5700만 명 중에 5699만 명은 태블릿 PC가 조작이라고 생각한다", "저 촛불 들고 대한민국 점령하려는 좌파좀비들을 척결하자"는 등의 발언을 했다. 이 대행의 남편과 관련한 가짜뉴스에 대해 헌재 관계자는 "대응할 가치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지금은 재판에만 신경 쓸 때"라며 "말도 안 되는 내용에 할 말이 없다"고 일축했다. 한편 <오마이뉴스>는 이 대행의 남편인 신 교수에게 여러 차례 전화 연결을 시도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 조정래 소설가 관련 가짜뉴스 2년 전, 악성루머로 논란이 있던 글이 가짜뉴스로 다시 유포되고 있다.
ⓒ 신나리
'사골 국물'처럼 우려먹는 가짜뉴스?
탄기국 관계자들의 카톡방에 떠다니는 또 다른 가짜 뉴스에는 소설가 조정래씨의 글이 있다. '나는 박근혜가 대통령 한 번 더 했으면 한다'는 제목의 글은 조씨가 박 대통령을 '반듯한 할매', '지조 높은 여자', '대한민국과 결혼한 유부녀' 등으로 표현하며 "다시 한번 대통령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믿는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는 2년 전 악성 루머로 논란이 일었던 글이다. 당시 조씨와 <태백산맥>등을 펴낸 출판사 해냄은 글 작성자를 가리고 명예훼손 혐의 고소 등 민·형사상 조처를 하겠다고 나섰다. 인터넷 커뮤니티 '일간베스트저장소'(일베)에 처음 게시된 것으로 알려진 글이 2년 후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을 반대하며 지지하는 이들의 근거로 사용되고 있는 셈이다.
▲ 5년 전 가짜뉴스 횡행 5년전에 가짜뉴스로 밝혀진 북한 관련 뉴스가 다시 유포되고 있다. ⓒ 신나리
'평양에서 군사정변 발생했다'는 가짜뉴스 역시 5년 전에 인터넷상에서 유포된 글이다. '중국에서 나온 내용'이라는 이 글은 "조선 최고총사 김정은의 친위부대가 갑자기 총사령관실을 습격해 김정은을 체포했다"고 주장한다. 이어 "조선인민군정치국국장 조명록은 이번의 정변으로 인해 김씨 봉건제도는 막을 내릴 것"이라고 했다며 "조명록의 사람 대표 박장호, 박정현 2인이 이미 서울에 도착해 미국과 한국 쪽에서 소통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정변의 주도자라는 북한군 총정치국장 조명록은 이러한 가짜뉴스가 처음 유포된 2012년보다 2년 전인 2010년에 사망한 인물이다. 이러한 가짜뉴스의 유포에 카카오톡 대화방 참여자들은 "한 분도 빠짐없이 집회에 참석하자"고 서로를 독려했다. [오마이뉴스 글:신나리, 편집:김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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