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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미 대행] 퇴임사 "고통스럽고 어려운 결정… 화합 당부"

잠용(潛蓉) 2017. 3. 13. 11:43

이정미 대행 퇴임

"파면, 고통스럽고 어려운 결정... 이젠 화합"
연합뉴스ㅣ2017.03.13 11:18 수정 2017.03.13 11:21 댓글 58개


"민주주의 요체는 다른 의견 존중..분열과 반목 떨쳐내길"
"법의 도리는 처음에는 고통이 따르지만 나중에는 이롭다"

(서울=연합뉴스) 임순현 방현덕 기자 = 이정미(55·사법연수원 16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이 박근혜 전 대통령 파면 선고를 두고 "참으로 고통스럽고 어려운 결정"이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 권한대행은 13일 오전 11시 헌재청사 1층 대강당에서 열린 퇴임식에서 "헌재는 이번 결정을 하면서 헌법과 법률에 따라 공정하게 절차를 진행하면서 헌법의 정신을 구현해 내기 위해 온 힘을 다 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현재 경험하고 있는 통치구조의 위기상황과 사회갈등은 민주주의와 법치주의, 그리고 인권 보장이라는 헌법의 가치를 공고화하는 과정에서 겪는 진통이라고 생각한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어 그는 "비록 오늘은 이 진통의 아픔이 클지라도 우리는 헌법과 법치를 통해 더 성숙한 민주국가로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상학 기자 = 이정미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이 1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재동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퇴임식에서 퇴임사를 하고 있다. /2017.3.13 leesh@yna.co.kr


이 대행은 중국 고전 '한비자' 중 "법의 도리는 처음에는 고통이 따르지만 나중에는 오래도록 이롭다"는 뜻의 '법지위도전고이장리(法之爲道前苦而長利)'라는 소절을 인용하며 법치주의 실현을 강조했다. 그는 "우리가 사랑하는 민주주의의 요체는 자신의 생각과 다르더라도 다른 사람의 의견을 존중하는 데 있다"며 "이제는 분열과 반목을 떨쳐내고 사랑과 포용으로 서로를 껴안고 화합하고 상생하길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


이 대행은 사법연수원 교수와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 등을 거쳐 대전고법 부장판사 시절인 2011년 3월 14일 이용훈 당시 대법원장의 지명으로 여성으로서는 두 번째 헌법재판관이 됐다. 2014년 12월 선고한 통합진보당 정당해산심판 사건의 주심 재판관을 맡았고, '김영란법'이라 불리는 부정청탁금지법, 국회 선진화법 등 주요 사건에서 대체로 다수 의견을 냈다.


1월 31일 박한철 전 헌재소장의 퇴임 후 권한대행을 맡아 탄핵심판을 진두지휘했다. 8명의 재판관 중 가장 어리고 사법연수원 기수도 늦지만 부드러우면서도 때로는 과감한 재판 지휘로 중대하고도 어려운 역사적 사건을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대행은 이날 퇴임으로 1987년 판사로 임관한 이래 30년간의 공직 생활을 마감했다. 이 대행 퇴임 후 헌재는 당분간 김이수(64·연수원 9기) 재판관을 헌재소장 권한대행으로 한 7인 체제로 운영된다. [hyun@yna.co.kr]


이정미 헌재소장 권한대행

"지금의 갈등은 민주주의를 공고화 하는 진통"
한겨레ㅣ김민경 입력 2017.03.13 11:16 댓글 31개



이정미 헌법재판소 소장 권한대행이 10일 오전 서울시 종로구 재동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 결정문을 읽기 위해 마이크를 잡고 있다. /사진 공동취재단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심판 이끈 이정미 재판관 13일 퇴임

[한겨레] 이정미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이 사랑과 포용, 화합과 상생의 메시지를 남기고 13일 헌재를 떠났다.

이 권한대행은 이날 오전 11시에 열린 퇴임식에서 “우리 헌법재판소는 바로 엊그제 참으로 고통스럽고 어려운 결정을 하였다. 언제나 그랬듯이 헌법재판소는 이번 결정을 함에 있어서도 헌법과 법률에 따라 공정하게 절차를 진행하면서 헌법의 정신을 구현해 내기 위하여 온 힘을 다했다”고 말했다. 헌재가 지난 10일 재판관 전원 일치 의견으로 “대통령 박근혜를 파면한다”고 결정했다. 그러나 결정 뒤 탄핵 반대 집회 참가자들의 거센 항의가 이어졌고, 박 전 대통령은 12일 삼성동 자택으로 돌아가며 “이 모든 결과에 대해서는 제가 안고 가겠습니다. 시간이 걸리겠지만 진실은 반드시 밝혀진다고 믿고 있습니다”라며 헌재 탄핵 결정에 불복하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이런 상황을 의식하듯 이 권한대행은 “우리가 현재 경험하고 있는 통치구조의 위기상황과 사회갈등은, 민주주의와 법치주의, 그리고 인권 보장이라는 헌법의 가치를 공고화하는 과정에서 겪는 진통”이라며 “비록 오늘은 이 진통의 아픔이 클지라도, 우리는 헌법과 법치를 통해 더 성숙한 민주국가로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이어 <한비자>의 고사 “법의 도리는 처음에는 고통이 따르지만 나중에는 오래도록 이롭다(法之爲道前苦而長利)”를 인용하며 “우리가 사랑하는 민주주의, 그 요체는 자신의 생각과 다르더라도 다른 사람의 의견을 존중하는 데 있다고 믿는다. 이번 진통을 통해 우리 사회가 보다 자유롭고 평등하며, 보다 성숙하게 거듭나리라고 확신합니다. 이제는 분열과 반목을 떨쳐내고 사랑과 포용으로 서로를 껴안고 화합하고 상생하길 간절히 바란다”고 밝혔다. 다음은 이 헌재소장 권한대행의 퇴임사 전문이다.



이정미 헌재재판판 퇴임사 [전문]


사랑하는 헌법재판소 가족 여러분!

저는 오늘 헌법재판관의 임기를 마치고, 정든 헌법재판소를 떠나게 되었습니다.

헌법재판관으로서의 지난 6년, 그리고 30년 동안의 공직생활을 돌이켜 보게 됩니다. 흔히 얘기하듯이, 큰 과오 없이 무사히 소임을 다할 수 있었다는 점, 참으로 다행스럽고 고마울 따름입니다.

이 모든 것은 여러 재판관님들과 헌법재판소의 모든 가족 여러분들의 도움 덕분이었습니다.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헌법재판관이라는 자리는 부족한 저에게 참으로 막중하고 무거웠습니다. 고요하고 평화롭기만 해 보이는 그 자리가 실은 폭풍우 치는 바다의 한 가운데였습니다. 또한 여성 재판관에 대해 우리 사회의 소수자와 여성이 기대하는 바도 잘 알고 있었습니다. 그런 때, 어떤 판단이 가장 바르고 좋은 것인지,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였습니다. 저의 그런 고민이 좋은 결정으로써 열매 맺었기를 바랄 뿐입니다.


여러분 모두 아시다시피, 지금 우리나라는 안팎으로 큰 어려움에 처해 있습니다. 세계정세는 급변하고 있으며, 우리는 내부적 갈등과 분열 때문에 진통을 겪고 있습니다. 우리 헌법재판소는 바로 엊그제 참으로 고통스럽고 어려운 결정을 하였습니다. 언제나 그랬듯이 헌법재판소는, 이번 결정을 함에 있어서도 헌법과 법률에 따라 공정하게 절차를 진행하면서, 헌법의 정신을 구현해 내기 위하여, 온 힘을 다하였습니다.


우리가 현재 경험하고 있는 통치구조의 위기상황과 사회갈등은, 민주주의와 법치주의, 그리고 인권 보장이라는 헌법의 가치를 공고화하는 과정에서 겪는 진통이라고 생각합니다. 비록 오늘은 이 진통의 아픔이 클지라도, 우리는 헌법과 법치를 통해 더 성숙한 민주국가로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믿습니다. “법의 도리는 처음에는 고통이 따르지만 나중에는 오래도록 이롭다.”(法之爲道前苦而長利, <한비자>)는 옛 중국의 고전 한 소절이 주는 지혜는 오늘도 유효할 것입니다. 우리가 사랑하는 민주주의, 그 요체는 자신의 생각과 다르더라도 다른 사람의 의견을 존중하는 데 있다고 믿습니다. 저는 이번 진통을 통해 우리 사회가 보다 자유롭고 평등하며, 보다 성숙하게 거듭나리라고 확신합니다. 이제는 분열과 반목을 떨쳐내고 사랑과 포용으로 서로를 껴안고 화합하고 상생하길 간절히 바랍니다. 늘 헌법재판소를 신뢰해 주시는 국민 여러분께 경의를 표하고 그 성원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헌법재판소에 주신 국민 여러분의 격려와 기대, 비판과 질책은 모두 귀하고 값진 선물과 같았습니다.


헌법재판소 가족 여러분, 그 동안 부족한 저를 도와주시느라 고생 많으셨습니다. 좋은 환경에서 멋진 사람들과 함께 일할 수 있어 행복했습니다. 그 동안 혹시라도 저로 인하여 상처를 받으시거나 서운한 일이 있었더라도 너그러이 용서하여 주시길 빕니다. 헌법재판소가 늘 국민의 행복을 실현하고 지지를 받을 수 있도록, 계속 큰 역할을 다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마지막으로 지금까지 늘 함께 하여 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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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法之爲道 前苦而長利, 仁之爲道 偸樂而後窮 聖人權其輕重 出其大利 故用法之相忍 而棄仁人之相隣也.

(법치의 원칙을 지키는 길은 처음에는 괴롭지만 길이 이로울 것이요, 어짊을 베푸는 길은 잠깐 즐겁지만
나중에는 궁하게 된다. 뛰어난 지도자는 이 두 가지의 경중을 견주어 큰 이익이 되는 길을 취한다. 그러므로 법치를 통해 서로 참고 견디는 길을 쓰(취하)고, 어진 사람이 서로 가엽게 여기는 길을 버리는 것이

다) - 韓非子 有度篇


김민경 기자 salmat@hani.co.kr


퇴임 이정미 재판관,

박 前대통령 '파면볼복 시사'에 입장 밝힐까?
연합뉴스ㅣ2017.03.13 09:46 댓글 2179개



지난 10일 오전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을 선고하고 있는 이정미 헌재소장 권한대행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법치주의' 재차 강조로 우회 비판할듯

(서울=연합뉴스) 김태종 기자 = 박근혜 전 대통령이 헌법재판소의 파면 결정에 불복을 시사하면서 13일 퇴임하는 이정미 헌재소장 권한대행이 이에 대한 입장을 내놓을지 관심이 쏠린다. 이 대행은 이날 오전 청사 1층 대강당에서 퇴임식을 하고, 6년간의 헌법재판관 임기를 끝낸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재판관 8명의 전원 일치 결정을 끌어낸 지 3일 만이다.


이 대행은 퇴임식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 파면으로 분열된 국론을 통합하고 법치주의를 중심으로 화합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강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대행은 탄핵심판 선고에서도 "더 이상의 국론 분열과 혼란을 종식시키고 화합과 치유의 길로 나아가는 밑거름이 되기를 바란다"며 "법치주의는 흔들려서는 안 될 우리 모두가 함께 지켜 가야 할 가치"라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전날 청와대에서 사저로 돌아간 박 전 대통령이 헌재 결정에 승복하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치면서 이 대행의 퇴임사에 담길 내용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


박 전 대통령은 전날 삼성동 사저에 도착해 "모든 결과는 제가 안고 가겠다"면서도 "시간은 걸리겠지만, 진실은 반드시 밝혀진다고 믿고 있다"고 밝혔다. 이 같은 발언은 헌재의 탄핵 결정을 마음속으로 승복할 수 없다는 뜻을 담았다는 해석이 나왔다. 박 전 대통령은 최순실 게이트 의혹에 대해 "사익을 추구한 바 없다"고 일관되게 부인해 왔다. 헌재 안팎에서는 일단 박 전 대통령의 불복 시사에도 불구하고 이 대행이 직접적인 대응 발언을 내놓지는 않을 것이라는 시각이 많다.


법조계 한 관계자는 "이 대행은 원래 조용하고 차분한 성격의 소유자"라면서 "판사는 판결로 얘기하는 것일 뿐 일일이 대응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헌재 결정에 대한 불복은 법치주의의 근간을 흔들 수도 있는 사안인 만큼 어떤 식으로든 발언을 내놓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직접적인 언급보다는 '법치주의'를 재차 강조하면서 우회적으로 박 전 대통령의 발언을 비판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 대행은 지난 주말 모처럼 휴식을 취하면서 퇴임사를 직접 손봤으며, 전날 박 전 대통령의 발언도 청취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전 대통령 파면을 선고했던 이 대행이 어떤 입장을 내놓을 것인지 마지막 발언에 관심이 쏠린다. [taejong75@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