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용의 타임머신... 영원한 시간 속에서 자세히보기

2017 대선

[유승민] 후보 등록 하자마자 당내서 사퇴요구 직면

잠용(潛蓉) 2017. 4. 16. 17:58

'벼랑 끝' 유승민... 후보 등록하자마자 사퇴요구 직면
연합뉴스ㅣ 입력 2017.04.16. 15:22 댓글 1513개


유승민 바른정당 대선후보


이종구 "29일까지 지지율 반등 없으면 사퇴요구... 안철수 지지해야"
劉 캠프 격앙... "TV토론회로 상승세 타야하는데 당 내부서 발목 잡아"
(서울=연합뉴스) 김승욱 류미나 기자 = 바른정당 유승민 대선후보가 백척간두의 위기에 몰렸다. 후보 본인은 전날 직접 중앙선관위를 방문해 대선 후보 등록을 하는 등 완주 의사를 강하게 피력했지만, 당 내부에선 오르지 않는 지지율을 구실로 후보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고 있다. 지난 14일 발표된 한국갤럽 여론조사(11∼13일 전국 성인 1천10명 대상, 신뢰수준 95%±3.1%p,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를 기준으로 유 후보의 지지율은 지난주보다 1%p 떨어진 3%에 머물렀다.


바른정당 내 비(非)유승민계 의원들 사이에서는 이 정도 지지율로는 대선 완주에 의미가 없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승산 없는 싸움에 힘을 낭비하지 말고 일찌감치 훗날을 도모하는 것이 낫다는 주장이다. 이들은 이르면 이번 주말, 늦어도 이달 말까지는 유 후보가 의미 있는 지지율 반등을 보여주지 못하면 후보 사퇴를 건의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바른정당 이종구 정책위의장은 16일 기자들과 점심을 함께 한 자리에서 사견임을 전제로 "투표용지 인쇄 시한인 29일까지 기다려보고 상황이 나아지지 않으면 후보에게 사퇴를 건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유 후보가 사퇴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당대당 통합은 아니더라도 바른정당 의원들이 안철수 지지를 선언해야 한다"며 "한국당 내 비박(비박근혜)계까지 힘을 합쳐 국회의원 100여명 정도가 안 후보 지지에 나서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간 물밑에서 논의되던 '후보 사퇴론'을 사실상 공론화한 것이다. 유 후보 측은 이 의장의 발언을 개인 의견으로 치부하며 애써 의미를 축소했다. 그러나 이 의장의 발언이 전해진 후 선대위가 발칵 뒤집혔다는 후문이다.


바른정당 선대위 관계자는 이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이 의장의 지극히 개인적인 의견일 뿐"이라면서도 "개인 의견일지라도 대선을 치르는 입장에서 신중한 발언을 해야 하는데 너무 경솔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후보 사퇴는 어불성설"이라며 "자기들 손으로 후보로 뽑았으면서 이제 물러나라는 것은 스스로가 무책임한 정치인이라는 것을 만천하에 드러내는 것밖에 안 된다"고 비판했다. 더욱이 13일 첫 대선후보 토론회에서 유 후보가 가장 선전했다는 평을 듣는 마당에 이런 발언이 불거지자 "당 내부에서 후보의 발목을 잡고 있다"며 격앙된 반응이 나온다. 토론회 선전(善戰)으로 상승세를 탈 기회가 왔는데 당 내부에서 발목을 잡고 있다는 것이다.


다른 선대위 관계자는 "객관적으로 봐도 TV 토론회야말로 유 후보가 가장 잘하고 가장 돋보인 무대"라며 "이제야 지지율 반등의 기회가 왔는데 당 내부에서 후보를 흔들어대면 올라갈 것도 못 올라간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유 후보 측은 당 내부의 불신을 잠재우기 위해서라도 남은 기간 지지율 반등에 사력을 다한다는 각오다.

유 후보가 반등의 발판으로 삼을 TV토론은 오는 19일 KBS 토론회, 25일 JTBC 토론회, 23·일, 28일, ·다음 달 2일 선관위 토론회 등 총 다섯 차례 남았다. 한편, 이 의장은 기자들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내 "오찬에서 제가 말씀드린 내용 중 후보와 관련한 여러 가지 가능성에 대한 것은 전적으로 저의 개인적인 견해"라며 진화에 나섰다. [kind3@yna.co.kr]


[단독] 국정원 알바부대 '알파팀' 조직원의 최초 폭로
한겨레ㅣ정환봉 하어영ㅣ입력 2017.04.16. 14:56 수정 2017.04.16. 16:56 댓글 3129개


국정원 모습. <한겨레> 자료 사진


국정원 알바부대원 ㄱ씨 <한겨레21> 단독 인터뷰
2008년 미국산 쇠고기 반대 촛불집회 직후 결성
국정원이 '나라 위해 여론 바꾸는 일 해 달라'했다"
한 달에 50만~60만원 받으며 포털 게시판 등서 활동
'용산참사' 충돌 현장 촬영 등 오프라인 활동도 요구

“작성한 게시글 숫자에 따라 한달에 50만~60만원 정도를 받았다.” 국가정보원이 ‘알파팀’이라는 이름의 민간 여론조작 조직을 운영한 정황이 드러났다. 이들은 온라인에서 정부를 옹호하는 게시글을 작성하는 한편, ‘용산 참사’ 항의 집회 등 이명박 정권 초기 국정 운영에 큰 부담을 준 집회 등에 참여해 동영상을 채증하는데도 동원됐다. 2008년 12월부터 2009년 4월까지 알파팀에서 활동한 ㄱ씨는 15일 <한겨레21> 취재팀과 만나 이런 사실을 폭로했다. 관련 증거로 알파팀의 활동 내역이 담긴 수십통의 전자우편과 입금 내역이 담긴 통장 원본, 국정원으로부터 하달된 여론조작용 참고자료 등을 공개했다. 알파팀과 같은 국정원 ‘알바부대’의 실태가 공개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ㄱ씨의 증언과 그가 공개한 전자우편 등을 보면, 알파팀이 결성된 시기는 2008년 봄~여름 이명박 정권에게 큰 타격을 줬던 ‘미국산 쇠고기 반대 촛불집회’가 마무리된 직후인 12월이었다. 10명 안팎의 우익청년들로 꾸려진 알파팀의 리더는 김성욱 현 한국자유연합 대표였다. 김 대표와 ㄱ씨 등이 주고받은 전자우편을 보면, 김 대표는 ‘학교’라는 암호로 불린 국정원으로부터 여론 조작 지침을 받고 팀원들에게 당시 여론 형성에 큰 영향을 끼치던 다음 ‘아고라’ 등 여러 게시판에 정권을 옹호하고 비판세력을 공격하는 글을 게시할 것을 지시했다.


ㄱ씨는 “2008년 12월 국정원 직원 6~7명으로부터 서울 광화문의 한 중식당에서 일종의 오리엔테이션을 받았다. 이 회의에 알파팀 초기멤버였던 6명 정도가 참석한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국정원 쪽이 ‘나라를 위해서 여론을 바꾸는 일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세부적인 활동 과제는 김 대표가 전자우편으로 팀원들에게 전달했다”고 말했다. 활동의 대가로 ㄱ씨 등 우익 성향 청년들은 게시물 하나에 2만5000원~5만원 정도의 ‘고료’(원고료)를 받았다. ㄱ씨는 “이 돈이 많으면 한달에 50만~60만원 정도 됐다. 고료는 김 대표로부터 은행계좌를 통해 입금됐다”고 말했다.


이런 사실은 2009년 초 ㄱ씨의 은행 입출금 거래내역을 통해 확인된다. 이들의 활동 무대는 온라인만이 아니었다. 이명박 정권 2년차인 2009년 1월 ‘용산참사’가 발생해 그에 대한 진상규명과 정부 사죄, 책임자 처벌 등을 요구하는 집회가 확산되자 알파팀원들은 집회 현장에서 동영상을 채증해 올 것을 요구 받는다. ㄱ씨는 “국정원의 요구로 용산참사 집회 동영상도 찍었다. 집회가 있던 날 낮에 광화문 ㅇ참치집에서 국정원 직원 5명, 알파팀 5명 정도가 함께 점심을 먹었다.


이 자리에서 국정원은 ‘모토롤라 스타텍(휴대폰 기종) 모양의 동영상 촬영 장비를 팀원들에게 나눠주며 집회에서 벌어지는 폭력행위나 충돌 등을 찍으라고 했다”고 말했다. ㄱ씨는 이어 “이 작업에 대한 수고비로 10만~20만원 정도를 받은 것으로 기억한다”고 덧붙였다. ㄱ씨는 그밖에 “다른팀이 있었다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구체적인 실체는 모른다”고 답했다. 국정원이 민간인에게 금전적인 대가를 지급하면서, 여론 조작과 집회 채증을 지시하는 것은 국정원법 위반이다.


ㄱ씨는 알파팀 존재를 뒤늦게 털어놓는 이유에 대해 “나는 여전히 보수주의자다. 보수의 가치는 전통을 지키고 헌법을 수호하고 사실과 진실을 좇는 것이다. 지금 보수는 자신이 추구하는 일을 위해 어떤 수단과 방법도 가리지 않는다는 생각이 든다. 이런 보수가 계속 영향력을 가지면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ㄱ씨의 증언에 대해 알파팀의 관리자로 지목된 김성욱 대표는 <한겨레21>과 한 통화에서 “알파팀을 운영하긴 했으나 국정원의 지시가 아니라 자발적으로 한 일이다”라고 해명했다. 국정원도 “해당 의혹은 모두 사실무근”이라고 밝혔다. 알파팀 활동의 구체적인 내용은 17일 공개되는 <한겨레21> 1158호에 자세히 담겼다.

[김완 정환봉 하어영 <한겨레21> 기자 funnybon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