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용의 타임머신... 영원한 시간 속에서 자세히보기

2017 대선

[1차 TV토론] 文·安에 집중된 화살, '洪 트럼프'는 기피대상 1호

잠용(潛蓉) 2017. 4. 14. 06:49

문·안에 집중된 화살, '홍트럼프'는 기피 1호
중앙일보ㅣ허진ㅣ입력 2017.04.14 02:11 수정 2017.04.14 06:14 댓글 460개


주도권 토론 통해 본 후보들 전략

6분간 상대 지목해 개별 질문... 문·안·유, 세 번씩 공격 받아
공격적인 홍엔 안철수만 말 걸어... 문 vs 안, 홍 vs 유 서로 집중 공략

‘문재인-안철수는 공략하되, 홍준표는 피하라’.


13일 첫 대선후보 주도권 토론을 관통하는 전략이었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자유한국당 홍준표, 국민의당 안철수, 바른정당 유승민, 정의당 심상정 후보는 주도권 토론에서 서로 물고 물리며 공격을 했지만 결과적으론 쏠림 현상이 일어났다.


주도권 토론은 5명의 후보가 6분씩 주도권을 갖고 각자 3명 이상의 상대 후보에게 질문을 던지게 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문재인·안철수·유승민 후보는 각각 세 번 지명돼 방어를 해야 했다. 심 후보는 두 번 방어를 했다. 반면 홍 후보는 딱 한 번 안철수 후보의 지명만 받았다.


‘홍트럼프’라는 별명을 얻을 만큼 공격적 토론을 하는 홍 후보를 다른 후보들이 피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안 후보도 홍 후보에게 말을 걸긴 했지만 “지지자의 대통령이냐, 국민의 대통령이냐” “국민을 반으로 가르고 적으로 돌리는 발언을 많이 한다”는 두 개의 질문밖에 던지지 않았다.

 
방어 시간까지 고려하면 문·안 후보는 단연 주된 타깃이었다. 심 후보까지 유력 주자인 문·안 후보에게 공격을 집중했다. 심 후보는 문 후보를 향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유죄를 받으면 사면을 않겠다고 이 자리에서 입장을 밝힐 수 있냐”고 묻자 문 후보가 잠시 망설이다 “이 부회장도 마찬가지고 박근혜 전 대통령도 마찬가지인데, 특정인에 대해 사면을 안 하겠다는 건 부자연스러운 정치”라고 답변한 일도 있다.


유 후보도 지명이 많이 되긴 했지만 문·안 후보에 비해선 상대적으로 공방 시간이 짧았다. 반면 문·안 후보는 상대방에게 긴 시간 동안 질문 세례를 받았다. 토론의 ‘주적(主敵) 관계’도 여실히 드러났다. 특히 ‘문재인 대 안철수’ ‘홍준표 대 유승민’의 대결구도가 선명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선두권을 달리고 있는 문·안 후보는 서로 공격을 집중했다.


문 후보는 정책검증 토론에서 안 후보를 상대로 호남 유권자의 감정을 자극할 수 있는 문제를 거론했다. 안 후보가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 시절 5·18 민주화 운동과 6·15 남북공동선언 부분을 당 강령에서 삭제하자고 주장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것이다. 안 후보는 즉각 “흑색선전”이라고 맞받았다. 안 후보는 문 후보의 ‘적폐세력’ 발언을 집중 부각시켰다. 안 후보는 “(문 후보는) 저를 적폐세력의 지지를 받는다고 비판했다. 저를 지지하는 국민을 적폐세력이라고 한 것”이라고 몰아붙였다.


‘보수 적통(嫡統)’ 논쟁을 벌이고 있는 홍준표 후보와 유승민 후보의 대결도 치열했다. 홍 후보는 유 후보가 박 전 대통령 지지자로부터 ‘배신자’라는 공격을 받고 있는 걸 거론했다. 홍 후보는 “유 후보는 박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 출신이다. 우파 경제정책을 취하다가 강남좌파로 돌아서면서 정책적 배신을 했고, 탄핵 때 인간적 배신을 했고, 바른정당을 창당하면서 정치적 배신을 했다”고 공격했다. 그러자 유 후보는 “홍 후보가 ‘살인마는 용서해도 배신자는 용서 안 한다’고 말한 걸 보고 진짜 놀랐다”며 “‘모래시계 검사’라고 말하는 분이 저를 진짜 배신자로 생각하는 건지, 헌법재판소에서 ‘박 전 대통령이 국민 신임을 배반했다’고 얘기했다”고 지적했다. 홍 후보는 유 후보와 대결하는 가운데서도 문·안 후보에게도 골고루 화력을 배분했다.

[허진 기자 bim@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