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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일리지] 쓰고 싶어도 못쓰는 항공사 마일리지

잠용(潛蓉) 2017. 8. 10. 20:46

쓰고 싶어도 못쓰는 항공마일리지, 항공사는 "영업비밀이다"
[경향신문] 박준철 기자 입력 2017.08.10. 15:59 댓글 212개


[경향신문] ㄱ씨는 전자상거래사이트에서 지난달 30일 마일리지와 현금으로 인천∼세부 왕복항공권을 예약했다. 그러나 항공사는 이틀 후 현재는 마일리지로 티켓을 구입할 수 있는 기간이 아니라는 설명을 하고 일방적으로 항공권 예약을 취소했다. ㄱ씨는 한국소비자원에 민원을 제기했다.


<대한항공 구간별 마일리지 차감표>

인천공항에 근무하는 ㄴ씨도 그동안 쌓인 항공마일리지로 제주도 가족여행을 가기 위해 항공권 예약 대기를 걸어왔지만 좌석이 없어 포기했다. ㄴ씨는 “항공마일리지는 성수기와 비성수기, 평일과 주말, 오전과 오후 등 항공사 입맛에 따라 들쭉날쭉한 것 같다”고 말했다.


항공사들이 고정 고객 확보를 위해 자사의 항공기를 탑승한 고객들에게 이용 실적에 따라 누적된 점수를 주는 항공마일리지에 대한 불만이 매년 반복되고 있다. 국적항공사 중 마일리지를 운영하고 있는 항공사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제주항공, 진에어, 에어부산 등 5곳이다.


국토교통부는 항공마일리지는 각 항공사 부채에 해당되는 ‘이연 수익’ 항목으로 공시되며, 지난해 말 기준 대한항공은 1조8000여 억 원, 아시아나항공은 5000여 억 원 정도라고 10일 밝혔다. 나머지 저가항공사(LCC)들은 미비하다. 해외여행이 일반화되면서 항공마일리지 소유자는 국민 전체의 절반이 넘는 2600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시아나항공 구간별 마일리지 차감표>

 
항공마일리지는 보너스 항공권이나 좌석 업그레이드 등에 사용되지만 이용이 매우 불편하다. 대한항공은 홈페이지에 평수기와 성수기 등으로 나눠 일반석과 프레스티지석, 일등석 등을 마일리지로 구입할 수 있는 차감표를 게재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도 마찬가지이다. 양 항공사는 제주 등 국내선은 평수기 1만 마일, 성수기 1만5000마일, 일본·동남아는 평수기 3만 마일, 성수기 4만5000마일, 동남아 성수기 4만 마일, 성수기 6만 마일 등 성수기는 평수기보다 50% 많은 마일리지를 차감하고 있다.


그러나 성수기에는 아예 마일리지 포인트로 구매할 수 있는 항공권은 거의 없다. 비수기 역시 관광객이 몰리는 곳이나 시간대는 마일리지로 좌석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이다. 항공사들은 각 항공기 좌석 중 5∼15%는 마일리지 좌석으로 배당한다고 밝히지만 실제 얼마나 배정하는지는 비공개다.


대한항공사 관계자는 “항공 마일리지는 보너스 개념으로 항공기에 몇 좌석이 제공되는지는 영업비밀에 해당돼 공개할 수 없다”며 “많은 이용객들이 항공마일리지를 마음대로 쓰지 못하는 것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아시아나항공사 관계자도 “항공마일리지는 부채이기 때문에 항공사도 털어버리는 게 좋지만 수요가 몰릴 때는 달리 방법이 없다”며 “마일리지로 항공권을 예약하려면 1년 전에 미리 예약해 두는 것이 좋을 듯 싶다”고 말했다.


항공마일리지는 오는 2019년 1월부터 유효기간 10년이 지나면 자동 소멸된다.국토교통부 관계자는 “비수기 기간에는 마일리지 좌석 공급을 늘리는 등 쌓아둔 마일리지가 소멸되기 전에 사용할 수 있도록 항공사들과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준철 기자 terryus@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