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문학상 가즈오 이시구로, 수상 소식 듣고 가짜뉴스 의심
스포츠경향ㅣ2017.10.06 08:28:00
올해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영국 작가 가즈오 이시구로(一夫石黒, 63)가 노벨상 수상 소식을 ‘가짜뉴스’로 의심했다고 전했다.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현지시간으로 지난 5일 영국 북런던의 자택 뒤뜰에 앉아있던 이시구로는 언론 인터뷰에서 노벨상 수상 소식을 에이전트로부터 전해 듣고 “거짓말이라고 생각해 가짜뉴스의 희생자가 됐다고 의심했다”고 말했다. 이시구로는 인터뷰에서 “스웨덴으로부터 걸려온 상냥한 여성의 전화를 받았고 나에게 노벨문학상을 받아들일 것인지 물었다”며 “그들은 어떤 파티에 나를 초대하고 있는 것 같았고, 내가 거절할까 봐 염려하는 듯한 인상이었다”고 전했다.
↑ 가즈오 이시구로 (一夫石黒) /민음사 제공
.
노벨문학상 수상자 발표 직후 이시구로는 영국 B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노벨문학상 수상을 굉장한 영광이라고 전하며 “내가 위대한 작가들이 걸어온 길을 따른다는 뜻이기 때문이고, 그것은 아주 멋진 찬사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스웨덴 한림원은 “위대한 정서적 힘을 가진 소설들을 통해, 세계와 닿아있다는 우리의 환상 밑의 심연을 드러냈다”며 가즈오 이시구로를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선정한 이유를 밝혔다. [남소라 온라인기자 blanc@kyunghyang.com
가즈오 이시구로 노벨문학상 수상의미…
절묘한 선택, ‘화제성보다 보편성’ 추구
헤럴드경제ㅣ2017-10-06 08:14
↑ 가즈오 이시구로(一夫石黒, 63)
[헤럴드경제=이윤미 기자]일본계 영국작가인 가즈오 이시구로(63)의 노벨문학상 수상을 놓고 해석이 분분하다. 가즈오 이시구로의 경우, 상대적으로 젊고, 종래 수상자들이나 수상 후보군과 달리 작품과 사회적 활동에서 덜 알려져 있기 때문에 의외라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한림원이 가즈오 이시구로를 수상자로 발표하면서 선정 이유를 설명한 대목을 보면 한림원의 메시지를 읽어낼 수 있다, 한림원은 이날 발표에서 가즈오가 “이상적인 방향에서 걸출한 작품을 발표해왔다”고 평가했다.
이는 화제성보다 보편성을 택했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즉 정치적 활동이나 이슈를 몰고 다니기 보다 문학의 전통과 역할 중하나인 바람직한 인간 사회에 대한 탐색에 주목했다는 얘기다. 그런 측면에서 보면, 그동안 노벨문학상 수상 후보로 주목을 받았던 응구기 와 시응오, 무라카미 하루키, 고은 시인이 수상에서 멀어진 게 설명이 가능하다. 또한 이번 한림원의 선택은 혁신의 측면에서도 절묘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몇년간 노벨상위원회가 보여준 대중에게 익숙한 방식을 통한 문학의 외연 넓히기의 연장선상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2015년 목소리 문학, 인터뷰 문학으로 전쟁의 참상과 인간성을 탐색해온 알렉세예비치에 이어 지난해 밥 딜런의 수상까지 노벨상문학상은 다소 파격적 행보를 보여왔다.
이번 가즈오 이시구로 역시 영화 시나리오와 드라마 각본 작업을 하는 등 대중적인 스타일의 글쓰기를 해왔다는 점에서 노벨상위원회가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에 일정부분 부합하다는 지적이다. 그 중 ‘2005년 최고의 소설’로 선정된 ’나를 보내지 마‘는 이시구로의 대표작으로 복제 인간들의 슬픈 운명과 사랑을 그린 SF 소설이다. SF는 문학의 서브 장르에 해당한다. 또 ‘남아있는 나날’의 경우 안소니 홉킨스, 엠마 톰슨 주연의 영화로 익숙할 정도로 대중적이다. 이런 한편, 한림원은 영리하게 지난해 밥 딜런 파장을 의식, 문학의 전통 계승에도 주안점을 뒀다. 한림원은 가즈오가 “위대한 정서적 힘을 가진 소설들을 통해, 세계와 닿아있다는 우리의 환상 밑의 심연을 드러냈다”고 선정 이유를 밝히며, 특히 “가즈오 이시구로의 소설이 프란츠 카프카와 제인 오스틴을 결합한 형태에 마르셀 프루스트가 약간 더해진 스타일”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소설의 위대한 전통을 잘 잇고 있다는 점을 드러낸 것이다.
가즈오 이시구로는 수상자 발표 직후 가진 방송 인터뷰에서 노벨문학상 수상이 “굉장한 영광”이라며 “내가 위대한 작가들이 걸어온 길을 따른다는 뜻이기 때문이고, 그것은 아주 멋진 찬사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가즈오 이시구로는 5살 되던 해 영국으로 이주, 스물 여덞 살이던 1982년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나가사키의 피폭과 재건을 그린 소설 ‘창백한 언덕 풍경’을 발표하며 데뷔했다. 2015년 발표한 ’파묻힌 거인‘까지 모두 8권의 소설을 출간한 그는 주로 기억, 시간, 환상, 자기기만을 소설의 주제로 삼아왔다. [meelee@heraldcorp.com]
노벨문학상 가즈오 이시구로 "대단한 영광"… 평화상도 오늘 발표
한국경제ㅣ2017-10-06 08:49 수정 2017-10-06 08:49
↑ 노벨문학상자 가즈오 이시구로 /노벨상 홈페이지
올해 노벨문학상을 받은 일본계 영국인 작가 가즈오 이시구로(63)가 "대단한 영광"이라며 수상소감을 전했다.
스웨덴 한림원은 4일(현지시간) 영국 작가 가즈오 이시구로를 2017년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한림원은 "그가 쓴 위대한 정서적 힘을 가진 소설들은 세계와 닿아있다는 우리의 환상과 그 아래 심연을 드러냈다"고 선정 이유를 설명했다. 이시구로는 수상 소식을 듣고도 처음엔 믿지 않았다며 "노벨위원회에서 연락을 받은 적이 없다. 수상 사실이 거짓이라고 생각했다. 가짜뉴스의 희생자가 됐을 것이라 의심했다"고 말했다. 가즈오 이시구로는 1954년 일본 나가사키에서 태어나 1960년 영국으로 이주한 일본계 영국인이다. 1982년 첫 소설 ‘창백한 언덕 풍경’을 발표한 뒤 주목을 받았다. 세 번째 소설 ‘남아 있는 나날’이 맨부커상을 수상하며 세계적인 작가 반열에 올랐다.
↑ 노벨상 홈페이지 1995년에는 대영제국 훈장(OBE), 1998년 프랑스 정부가 주는 문화예술공로 훈장을 받았다. 제7회 박경리문학상 최종 후보에도 오른 바 있다.
앞서 노벨위원회는 2일 생리의학상(제프리 C. 홀 등 3명·미국·'생체시계' 연구), 3일 물리학상(라이너 바이스 등 3명·미국·중력파 확인), 4일 화학상(자크 뒤보셰 등 3명· '저온전자 현미경 관찰법' 개발) 수상자를 공개했다. 6일에는 노벨평화상 수상자를 공개할 예정이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올 노벨문학상 수상자 가즈오 이시구로의 주요 작품
한국경제ㅣ심성미 기자ㅣ입력 2017-10-05 23:05 수정 2017-10-05 23:24
스웨덴 한림원은 5일(현지시간) 2017년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이시구로를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영국 작가가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것은 2007년 도리스 레싱(1919~2013) 이후 10년 만이다. 한림원은 “위대한 정서적 힘을 가진 소설들을 통해, 우리의 환상 밑 심연을 드러냈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국내에 소개된 그의 주요 작품을 소개한다.
《창백한 언덕 풍경》
이시구로의 데뷔작이다. 위니프레드 홀트비 기념상을 수상한 이 소설은 전쟁과 원자 폭발 이후 일본의 황량한 풍경을 투명하고 절제된 감성으로 그리며 전쟁의 상처를 더욱 선명하게 그려냈다.(민음사, 김남주 옮김, 252쪽, 1만3000원)
《위로받지 못한 사람들》
세계적인 피아니스트인 주인공 라이더가 성공을 위해 저버려야 했던 가치들을 되살리려 하지만 결국 실패하고 마는 과정을 그렸다. 젊은 날 놓쳐버린 것들의 소중함을 깨닫지만 다시 돌아갈 수 없다는 좌절감에 몸부림치는 주인공의 모습을 섬세하게 표현했다. 초현실적인 가상의 도시를 배경으로 현대인의 쓸쓸한 자화상과 심리를 그려낸 작품이다. (민음사, 김석희 옮김, 463쪽, 1만4000원)
《녹턴》
흔히 야상곡(夜想曲)이라고 불리는 ‘녹턴’처럼 밤에 어울리는 감상을 지닌 5편의 소설 모음집이다. 특히 음악을 문학 속으로 끌어들여 절묘하게 녹아낸다. 젊은 시절 싱어송라이터를 꿈꾸었다는 저자의 정체성이 내밀하게 투영되어 있다. (민음사, 김남주 옮김, 257쪽, 1만1000원)
《남아 있는 나날》
이시구로에게 부커상을 안겨준 작품이다. 영국 귀족 가문을 자신의 세상 전부로 여기고 살아온 한 집사 스티븐스의 인생을 그렸다. 그의 시선을 통해 가치관의 대혼란이 나타난 1930년대 영국의 격동기를 묘사한다. (민음사, 송은경 옮김, 310쪽, 1만3000원)
《나를 보내지 마》
삶과 죽음, 인간의 존엄성을 진지하게 성찰한 소설이다. 1990년대 후반, 인간 복제가 가능한 세상이 소설의 배경이다. 인간의 욕망을 위해 자신을 희생해야 하는 복제 인간의 삶을 보여주는 작가는 독자들에게 생명의 존엄성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민음사, 김남주 옮김, 399쪽, 1만3000원)
《우리가 고아였을 때》
이시구로의 실제 경험이 담긴 소설이다. 크리스토퍼 뱅크스라는 탐정이 1900년대 초 중국과 일본에 이주하며 겪는 사건들과 그곳에서 부모의 비밀을 추적하는 추리 소설이다. 아편 전쟁, 이루지 못한 사랑, 질투, 배신, 말을 잇지 못할 정도로 충격적인 비밀을 깨닫게 되는 반전까지 저자만의 진면목이 빛을 발하는 작품이다. (민음사, 김남주 옮김, 452쪽, 1만4500원)
《부유하는 세상의 화가》
전쟁과 천황을 찬양하는 그림을 제작해 부와 명예를 누린 화가를 통해 덧없이 부유하다 결국 허물어지는 인생과 욕망을 그려낸 작품이다. 이 작품을 통해 작가는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 속에서 과거 행동에 대한 책임은 어떻게 판단해야 하는지에 대해 질문한다. (민음사, 김남주 옮김, 282쪽, 1만3000원)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
‘노벨문학상’ 이시구로 “처음엔 ‘가짜뉴스’로 의심했다”
브릿지경제ㅣ입력 2017-10-06 08:52 수정 2017-10-06 08:52
올해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일본계 영국 작가 가즈오 이시구로(63)가 자신의 노벨상 수상 소식 보도를 ‘가짜뉴스’고 생각했던 것으로 밝혀져 주목을 끌었다. 5일(현지시간) AP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가즈오 이시구로 작가는 언론 인터뷰에서 “노벨상 수상 소식이 전해졌을 때 북런던 자택 뒤뜰에서 망중한을 즐기고 있었는데, 에이전트로부터 소식을 전해 듣고는 거짓말이라고 생각해 가짜뉴스의 희생자가 됐다고 의심했다”고 말했다. 이시구로는 “스웨덴으로부터 상냥한 여성의 전화가 걸려와 받았는데, 내게 노벨문학상을 수여하게 되었는데 이를 받아들일 것인가 하고 물었다”고 말했다. 그는 “전화 목소리가 침착한 낮은 목소리여서 놀랐다”라며 “그들은 나를 파티에 초대하려 했고, 내가 거절할까 봐 염려하는 인상이었다”고 처음 노벨상 수상 소식을 접했을 때의 감동을 전했다.
이시구로는 인간과 문명에 대한 비판에 천착하며 특유의 유려한 문체로 현대 영미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로 자리매김했다. 노벨상을 선정 시상하는 스웨덴 한림원은 “이시구로 작가는 위대한 정서적 힘을 가진 소설들을 통해, 세계와 닿아있다는 우리의 환상 밑의 심연을 드러냈다”고 수상 선정 이유를 밝힌 바 있다 특히 사라 다니우스 한림원 사무총장은 “그는 여러 면에서 매우 흥미로운 작가”라며 “영국의 여류 작가 제인 오스틴과 독일 작가 프란츠 카프카를 뒤섞은 듯한 소설가가 이시구로”라고 극찬했다. 이시구로는 수상자 발표 직후 가진 영국 BBC방송 인터뷰에서 “굉장한 영광”이라고 수락 이사를 밝힌 후 “내가 위대한 작가들이 걸어온 길을 따른다는 뜻이며, 그것은 아주 멋진 찬사”라고 소감을 밝혔다.
1954년 일본 나가사키에서 태어난 이시구로는 5살 때 영국으로 이주해 켄트대학에서 영문학과 철학을 전공한 후 이스트앵글리아 대학 문예 창작과를 나왔다. 1982년 영국에 사는 일본 여성의 눈으로 본 나가사키의 피폭과 재건 과정을 통해 전쟁 후 상처와 현재 상황을 그린 첫 소설‘창백한 언덕 풍경’으로 작가 데뷔를 했으며, 이 소설로 위니프레드 홀트비 기념상을 받는 등 등단 초기부터 화제를 일으킨 바 있다. 괄목할 문학 활동의 공로로 1995년에는 대영제국 훈장, 1998년에는 프랑스 문예훈장까지 받는 등 높은 평가를 받아 왔다. [오수정 기자 crystal@viva100.com]
노벨상 수상자, 20대 연구 시작해 40대 완성…
한국연구재단 수상자 전수분석 결과
한국경제ㅣ박근태 기자ㅣ입력 2017-10-04 22:06 수정 2017-10-04 22:12
1901년 이후 노벨과학상 수상자 591명
노벨과학상을 받은 수상자들은 보통 20대에 박사 학위를 받고 안정적 연구환경에서 자신만의 독창적인 연구를 시작해 40대 초반에 노벨상 수상의 계기가 되는 연구를 완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노벨상을 받은 과학자에게 가르침을 받은 연구자의 수상 확률이 점점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연구재단은 1901년부터 지난해까지 물리·화학·생리의학 등 과학 분야에서 노벨상을 받은 과학자 591명을 전수 분석한 내용을 담은 ‘노벨과학상 수상 및 트렌드’ 보고서를 발표했다. 노벨상 수상자 이력을 분석한 연구는 해외에서는 가끔 소개된 일이 있지만 국내에서 수상자를 체계적으로 전수 조사해 유형을 밝힌 것은 처음이다.
흔히 노벨상 수상자들은 남이 하지 않은 독창적 주제로 연구하고 논문이 장기간에 걸쳐 많이 인용되는 공통점이 있는 정도만 알려져 왔다. 하지만 이번 분석에선 훨씬 더 많은 공통점을 발견했다. 연구재단의 보고서를 보면 노벨상 수상자 10명 중 9명은 35세 이전에 훗날 노벨상을 받게 된 연구를 시작했다. 42세를 전후로 노벨상을 받은 논문을 완성하고 50~55세에는 최고 권위자라는 명성을 얻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올해 노벨물리학상을 받은 레이너 바이스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명예교수가 중력파 검출 연구에 관심을 가진 것도 이때부터다. 또 노벨 화학상 수상자로 자크 뒤보셰 스위스 로잔대 생물물리학과 명예교수와 요아킴 프랑크 미국 컬럼비아대 생화학분자생물학과 교수, 리처드 헨더슨 영국 의학연구위원회 분자생물학연구소 연구원도 30대 중반부터 각자 극저온전자현미경에 필요한 연구에 관심을 쏟았다.
특히 수상자 중에는 실제 노벨상을 받은 사례가 많아 ‘프리 노벨상’으로 불리는 울프상과 생리의학 분야의 권위 있는 상인 래스커상을 받는 경우가 많았다. 이들 상을 받은 수상자 네 명 중 한 명은 5년 이내 노벨상을 실제 받은 것으로 분석됐다. 2000년대 들어서는 미국공학한림원이 주는 찰스 스타크 드레이퍼상을 받은 잭 킬비 전 미국 텍사스A&M대 교수(2000년), 조지 스미스 전 벨연구소 연구원(2009년), 나카무라 슈지 UC샌타바버라 교수(2014년) 등 6명이 노벨물리학상을 받으면서 프리 노벨상의 반열에 합류했다.
보고서는 2000년대 들어 16명의 수상자를 배출하며 미국 다음으로 많은 노벨 과학상 수상자를 배출한 일본 사례도 조사했다. 분석 결과 지난 2015년 노벨 물리학상을 받은 가지타 다카아키 도쿄대 교수를 비롯해 일본 노벨 과학상 수상자 대부분은 초중고교 시절 과학에 영감을 받았고 대학에서 대학원을 진학하면서 본격적인 과학 연구에 뛰어들었다는 공통점이 있었다. 이 과정에서 학교 교사와 대학 교수의 지도와 역할이 컸다. 특히 일본 노벨 과학상 수상자 16명 중 14명은 모두 30세 이전에 대학과 연구소에서 들어가 일찍부터 안정적인 연구 환경에서 정부 지원을 받아 연구를 시작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역시 신진 연구자들이 비교적 젊은 나이에 안정적 환경에서 연구하면서 노벨상 수상으로 연결되는 성과를 낸 것이다. 이런 결과는 국내 현실과는 크게 반대된다. 서울 소재 한 대학 물리학과 교수는 “한국의 경우 박사를 받은 뒤 30대 후반에야 겨우 연구를 할 수 있는 안정적인 자리를 얻는데다 40대 초중반이 되어서야 자신의 연구를 시작할 수 있다”며 ”이는 20,30대 연구를 시작하는 해외에 비해 많이 늦는 편“이라고 말했다.
보고서는 연구자간 협력과 뛰어난 해외 석학이나 노벨상 수상자의 적극적 유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최근 들어 노벨 과학상은 과학자 혼자 받는 데서 과학자 2명 또는 세 명이 공동 수상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학제간 융합과 국제 교류가 늘면서 여러 명의 학자가 공동 연구를 통해 결과를 내는 사례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노벨물리학상을 받은 중력파 연구도 킵 손 교수 등 세 명이 참여했다.
최근 들어서는 노벨상을 받은 과학자의 제자가 받는 사례도 늘고 있다. 실제로 이번 분석에서도 학생 시절 노벨상을 받은 스승을 모신 과학자의 수상 사례가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1972년까지 미국의 노벨상 수상자 92명 중 절반 이상인 48명이 노벨상 수상자 밑에서 연구를 했거나 지도를 받았다. 한 명의 스승 밑에서 다섯 세대에 걸쳐 수상자를 배출한 사례도 있다. 1909년 노벨화학상을 받은 독일 화학자 빌헬름 오스트발트의 경우 대학원생이던 벨터 네른스트가 1923년 화학상을 받은 이후 1960년까지 총 5세대를 거치며 노벨상을 휩쓴 명문 계보를 만들었다. 김해도 한국연구재단 정책연구팀장은 “노벨상 수상자들은 제자들의 연구결과를 전문가에게 홍보하고 제자들은 어떻게 하면 스승처럼 노벨상을 받는지 잘 이해할 수 있다”며 “이런 탁월한 안목이 훗날 노벨상 수상자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박근태 기자 kunta@hankyung.com]
'미국·중국·해외' 카테고리의 다른 글
[트럼프 미국 대통령] 25년만에 국빈 방한 (0) | 2017.11.08 |
---|---|
[노벨평화상] "핵무기폐지국제운동" (ICAN)이 수상 (1) | 2017.10.07 |
[미상원 청문회] 코미 전 FBI국장의 폭탄증언 (0) | 2017.06.09 |
[프랑스 대선] 중도신당 마크롱 '압도적' 당선… 극우파 프펜 패배 (0) | 2017.05.08 |
[두테르테] 아세안 정상회의서 "美, 한반도에서 손 떼라" (0) | 2017.04.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