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2020년 문재인 대통령 신년사 [전문]
청와데ㅣ2020몀 1월 7일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경자년(庚子年) 새해가 밝았습니다. 3·1독립운동과 임시정부 수립 100년의 뜻깊은 해를 보내고, 올해 ‘4.19혁명 60주년’과 ‘5.18민주화운동 40주년’을 맞으며 3년 전, 촛불을 들어 민주공화국을 지켜냈던 숭고한 정신을 되새깁니다. 정의롭고 안전하며, 더 평화롭고 행복한,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라는 국민의 준엄한 명령에 따라 우리 정부는 과감한 변화를 선택했습니다.
자기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주신 국민들께 깊이 감사드리며 올 한 해, ‘확실한 변화’로 국민의 노고에 보답하겠습니다.
2020년은 나와 이웃의 삶이 고르게 나아지고 경제가 힘차게 뛰며, 도약하는 해가 될 것입니다. 이를 위해, 국민들께서 ‘포용’, ‘혁신’, ‘공정’에서 ‘확실한 변화’를 체감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포용’이 우리 사회 구석구석까지 미치게 하여 국민의 삶을 더 따뜻하게 하겠습니다. 일자리는 국민 삶의 기반입니다.
그 결과, 일자리가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올해도 이 추세를 더 확산시키겠습니다. ‘부부 동시 육아휴직’을 도입하여 아이를 키우며 일하기 좋은 여건을 조성하고, ‘청년추가고용장려금’, ‘고령자 계속고용장려금’ 지원을 통해 여성·청년·어르신의 노동시장 진입도 촉진하겠습니다. 이와 함께, ‘노동이 존중받는 사회’로 한걸음 더 다가가겠습니다. 정부는 그동안 노동시간 단축과 최저임금 인상 등 노동자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노력해왔습니다. 올해 국민들의 체감도를 더욱 높이겠습니다. 지난해 기초연금 인상, 근로장려금 확대 등 포용정책의 성과로 지니계수, 5분위 배율, 상대적 빈곤율 등 3대 분배지표가 모두 개선되었습니다. 올해 더 ‘확실한 변화’를 보이겠습니다. 지난해 고3부터 시작한 고교 무상교육을 올해 고2까지, 내년에는 전 학년으로 완성하고, 학자금 대출 금리도 낮춰 누구나 교육 기회를 충분히 누리도록 하겠습니다. 어려움을 겪는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을 위해서는 금융·세제 지원과 상권 활성화 지원을 더욱 확대하겠습니다. 농정틀도 과감히 전환하겠습니다.
그러나 아직 부족합니다. 기존 대책을 더욱 강력히 추진하고, ‘어린이 안전 종합대책’을 더해 국민 안전에 만전을 기하겠습니다. 미세먼지가 높은 겨울과 봄철 특별대책을 마련하여 3월까지 강화된 선제조치를 시행하겠습니다.
반세기만에 세계 10위권 경제 강국으로 도약했듯이, 4차 산업혁명 시대도 우리가 선도할 수 있습니다.
지난해 혁신성장 관련 법안 통과가 지연되는 상황 속에서도, 신규 벤처투자가 4조 원을 돌파했고 다섯 개의 유니콘 기업이 새로 탄생했습니다. 세계 최초 5G 상용화로 단말기와 장비시장에서 각각 세계 1위와 2위를 차지했고, 전기차와 수소차 수출도 각각 두 배와 세 배 이상 증가했습니다. 올해는 혁신의 기운을 경제 전반으로 확산시키겠습니다. ‘규제샌드박스’의 활용을 더욱 늘리고 신산업 분야 이해관계자 간의 갈등도 맞춤형 조정 기구를 통해 사회적 타협을 만들어내겠습니다. 지난해 우리는 ‘상생의 힘’을 확인했습니다. 이제 대일 수입에 의존하던 핵심 품목들을 국내 생산으로 대체하고 있습니다. 우리 경제의 활력을 되찾고, 나아진 경제로 ‘확실한 변화’를 체감하도록 하겠습니다. 올해 세계 경제가 점차 회복되고 반도체 경기의 반등이 기대되고 있으나, 무역갈등, 지정학적 분쟁 등 대외 불확실성은 여전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어떤 어려움도 극복할 것입니다.
지난해 우리는 미중 무역갈등과 세계경기 하강 속에서도 수출 세계 7위를 지켰고, 3년 연속 무역 1조 불, 11년 연속 무역 흑자를 기록했습니다. 올해는 전체 수출액을 다시 늘리고, 2030년 수출 세계 4강 도약을 위한 수출구조 혁신에 속도를 내겠습니다. 3대 신산업, 5G, 이차전지 등 고부가가치 수출을 늘리는 한편, RCEP 협정 최종 타결 등 신남방·신북방 지역으로 새로운 시장을 넓히겠습니다. 더 좋은 기업투자 환경을 만드는 데도 총력을 다하겠습니다.
‘공정’은 우리 경제와 사회를 둘러싼 공기와도 같습니다. 또한, 법 개정이 어려운 상황에서, 시행령 등의 제·개정을 통해 ‘스튜어드십 코드’를 정착시키고, 대기업의 건전한 경영을 유도할 수 있는 기반을 곧 마련할 것입니다. 최근 ‘공수처법’이 국회를 통과했습니다. 나아가 교육, 채용, 직장, 사회, 문화 전반에서 국민의 눈높이에 맞게 ‘공정’이 새롭게 구축되어야 합니다. 부동산 시장의 안정, 실수요자 보호, 투기 억제에 대한 정부의 의지는 확고합니다.
한반도 평화를 위한 인고의 시간입니다. 우리에게 한반도 평화는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어떤 어려움도 이겨내고 반드시 가야 하는 길입니다. 우리 정부 들어 평화에 대한 기대와 희망이 어느 때보다 높아졌습니다. 북미 대화가 본격화되면서 남과 북 모두 북미 대화를 앞세웠던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북미 대화의 교착 속에서 남북관계의 후퇴까지 염려되는 지금 북미 대화의 성공을 위해 노력해 나가는 것과 함께 남북 협력을 더욱 증진시켜 나갈 현실적인 방안을 모색할 필요성이 더욱 절실해졌습니다. 전쟁불용, 상호안전보장, 공동번영이라는 한반도 평화를 위한 세 가지 원칙을 지켜나가기 위해 국제적인 해결이 필요하지만, 남북 사이의 협력으로 할 수 있는 일들도 있습니다. 남과 북이 머리를 맞대고 진지하게 함께 논의할 것을 제안합니다. 남과 북은 국경을 맞대고 있을 뿐 아니라, 함께 살아야 할 ‘생명공동체’입니다. ‘2032년 올림픽 남북 공동개최’는 남북이 한민족임을 세계에 과시하고, 함께 도약하는 절호의 기회가 될 것입니다.
반드시 실현되도록 지속적인 스포츠 교류를 통해 힘을 모아가길 바랍니다. 남북 간 철도와 도로 연결 사업을 실현할 수 있는 현실적인 방안을 남북이 함께 찾아낸다면 국제적인 협력으로 이어질 수 있을 뿐 아니라 남북 간의 관광 재개와 북한의 관광 활성화에도 큰 뒷받침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비무장지대의 국제평화지대화’는 남북한의 상호 안전을 제도와 현실로 보장하고 국제적인 지지를 받기 위해 제안한 것입니다. 우리는 이미 씨름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공동 등재한 경험이 있습니다. 평화를 통해 우리가 가고자 하는 길은 궁극적으로 평화경제입니다. 나는 거듭 만나고 끊임없이 대화할 용의가 있습니다.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 재개를 위한 노력도 계속해갈 것입니다. 지난 한 해, 지켜지지 못한 합의에 대해 되돌아보고 국민들의 기대에 못 미친 이유를 되짚어보며 한 걸음이든 반걸음이든 끊임없이 전진할 것입니다. 올해는 ‘6·15 남북공동선언’ 20주년을 맞는 뜻깊은 해입니다.
지난해 정부는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와 ‘한·메콩 정상회의’를 통해 ‘상생 번영의 공동체’를 위한 아세안과의 협력을 강화했습니다. 올해도 정부는 한미동맹을 더욱 공고히 하는 한편 신남방정책과 신북방정책에 더욱 속도를 내어 외교를 다변화해 나가겠습니다. 미국과는 전통적인 동맹 관계를 더 높은 수준으로 발전시키고,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완성을 위해 함께 노력해 나갈 것입니다. 중국과는 다양한 분야에서 교류와 협력을 강화할 것입니다. 일본은 가장 가까운 이웃입니다. 러시아는 신북방정책의 핵심 파트너입니다.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입니다. 우리가 지난해 3.1독립운동과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특별히 기념한 것은 그 정신이 그대로 민주공화국의 기초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민주공화국은 상생으로 더 확장되고 튼튼해집니다. 세계정세는 여전히 격변하고 있습니다.
저부터 더 노력하겠습니다. 이제 새로운 100년을 시작합니다. 감사합니다. |
文대통령 '아무도 흔들수 없는 나라'... 2030년 수출4강 도약 의지
연합뉴스ㅣ고은지 입력 2020.01.07. 11:04 수정 2020.01.07. 11:09 댓글 499개
신년사서 韓수출 저력 강조... 日규제 계기 국산화 "의미 있는 성과"
(서울=연합뉴스) 고은지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은 7일 신년사에서 올해 주춤했던 한국 수출을 플러스로 반등시키고 2030년까지 '수출 4강'에 들어가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지난해 한국 통상의 최대 현안이었던 일본의 수출규제와 관련해선 오히려 '상생의 힘'을 확인하는 계기가 됐으며 국산화 등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이뤄냈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신년사에서 수출과 관련한 발언에 적지 않은 시간을 할애했다. 또 지난해 신년사에서는 사상 최초로 수출 6천억달러를 기록한 것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내면서도 수출과 내수의 균형을 강조한 것과 달리 올해는 한국의 수출을 되살려 다시 도약해야 한다는 데 초점을 맞췄다.
2019년 한국 수출이 전년 대비 10.3% 하락해 2009년 이후 10년 만에 두 자릿수 감소율을 기록하면서 수출 회복이 가장 중요한 정책과제 중 하나로 떠올랐음을 보여준다. 한국 수출의 부진은 반도체 단가 하락, 미중 무역분쟁, 일본 수출규제 등 대외적 악재가 주된 요인이었다. 하지만 문 대통령은 한국 수출의 기반은 여전히 튼튼하다고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우리는 미중 무역갈등과 세계경기 하강 속에서도 수출 세계 7위를 지켰고 3년 연속 무역 1조달러, 11년 연속 무역흑자를 기록했다"며 "반도체도 가격이 급락한 가운데서도 수출물량이 증가하는 저력을 보였다"고 말했다. 현 정부의 핵심 통상정책인 신남방·신북방 정책이 수출 측면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거둔 점도 거론했다.
▲ 신년사 발표하는 문 대통령 (서울=연합뉴스) 이진욱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7일 청와대에서 신년사를 발표하고 있다. /2020.1.7 citiboy@yna.co.kr
▲ 신남방국가 수출 (PG) [장현경 제작] 일러스트
▲ '아무도 흔들 수 없는 나라' 계기된 일본 수출규제"(CG) [연합뉴스TV 제공]
문 대통령은 "신남방 지역 수출 비중이 지난해 처음으로 20%를 돌파하고 신북방 지역 수출도 3년 연속 두 자릿수로 증가하며 수출 시장도 다변화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올해는 전체 수출액을 다시 늘리고 2030년 수출 세계 4강 도약을 위한 수출구조 혁신에 속도를 내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정부와 주요 무역 관련 기관들은 올해 수출이 2월 중 상승 전환해 1분기 전체로도 증가세를 보이겠다고 전망한 바 있다. 전 세계에서 한국의 수출 규모(지난해 1∼9월 누계 기준) 순위는 중국, 미국, 독일, 일본, 네덜란드, 프랑스에 이어 7위다. 2017∼2018년 6위에서 한단계 내려앉았다.
한국이 10년 내 수출 4위권에 진입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목표다. 하지만 연간 수출액이 1조달러를 훌쩍 뛰어넘는 중국, 미국, 독일을 제외하면 큰 차이가 없어서 한국이 수출구조 혁신을 통해 충분히 위로 올라설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인 것이다. 문 대통령은 "3대 신산업, 5세대 이동통신(5G), 이차전지 등 고부가가치 수출을 늘리는 한편,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협정 최종 타결 등 신남방·신북방 지역으로 새로운 시장을 넓히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한국 통상을 흔들었던 일본 수출규제는 오히려 '아무도 흔들 수 없는 나라'로 가는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지난해 우리는 '상생의 힘'을 확인했다"고 운을 뗀 문 대통령은 "기업과 노동계, 정부와 국민이 함께 힘을 모았다"며 "'아무도 흔들 수 없는 나라'라는 목표에 온 국민이 함께했다"고 말했다.
일본 수출규제 이후 발 빠른 소재·부품·장비 국산화와 수입처 다변화를 통해 실제로 생산 차질이 발생한 사례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문 대통령은 "수십 년 동안 못한 일이었지만 불과 반년 만에 의미 있는 성과를 이뤄냈다"며 "우리 경제의 활력을 되찾고 나아진 경제로 '확실한 변화'를 체감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올해 소재·부품·예산을 지난해보다 2.5배 증가한 2조1천억원으로 책정했다. 이를 활용해 100대 핵심전략품목을 중심으로 기술개발, 실증·양산 테스트베드(시험장) 구축 등 개발부터 양산까지의 전주기 지원을 강화한다. 또 100대 특화선도기업, 수요-공급기업 간 협력모델 확산 등을 통해 글로벌 공급망을 이끌어나갈 기업군을 키우고 투자펀드 조성, 연구개발(R&D) 시설 투자에 세액공제 확대 등으로 소재·부품·장비 기업의 생산·연구 활동에 필요한 자금을 충분히 지원할 계획이다. [eun@yna.co.kr]
'金 답방·금강산관광' 등 남북교류로 승부수 띄운 文..
北 호응 촉구
뉴시스ㅣ홍지은 입력 2020.01.07. 12:45 댓글 11개
文대통령, 남북 운신의 폭 넓히기에 '총력'
남북접경지역 협력, 스포츠 교류 협력 제안
DMZ 유네스코 세계유산 공동 등재 추진도
"6·15 20주년, 김정은 위원장 답방 여건 마련"
[서울=뉴시스] 홍지은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북한을 향해 다시 한번 손을 내밀었다. 6·15 남북공동선언 20주년을 맞이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서울 답방 여건 마련의 필요성과 함께 개성공단 재개, 금강산 관광 등 대북 제재의 벽에 부딪혀 무산됐던 사안들을 언급하며 남북이 만나 머리를 맞대고 대화로 풀어나가야 한다는 게 이번 대북 메시지의 골자였다. 문 대통령은 7일 신년사를 통해 북미 대화 경색으로 가시밭길을 걸을 수밖에 없었던 한반도 상황에 대해 담담히 풀어나갔다. 대북제재로 인해 운신의 폭이 적을 수밖에 없었던 우리의 상황에 대한 아쉬움과 후회도 담겼다. 문 대통령이 "한반도 평화를 위한 인고의 시간"이었다고 언급한 것도 대화 궤도에서 북한이 이탈하지 않게 하기 위한 그간의 인식이 반영됐다. 문 대통령은 "지난 1년간 남북협력에서 더 큰 진전을 이루지 못한 아쉬움이 크다"며 "북미대화가 본격화되면서 남과 북 모두 북미대화를 앞세웠던 것이 사실"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북미대화가 성공하면 남북협력의 문이 더 빠르게 더 활짝 열릴 것이라고 기대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남북관계 개선과 북미대화의 진전이 선순환 관계에 있다는 점을 문 대통령도 인식하고 있지만, '대북제재'라는 현실적인 장벽은 운신의 폭이 좁아질 수밖에 없는 한계로 작용했다. 북미 대화 바퀴가 가동되지 않는 상황에서 다른 한 축인 남북 대화 바퀴만 돌게 된다면 자칫 비핵화 대화 국면을 그르칠 수 있다는 우려에서였다. 이에 대한 상황 인식이 이번 신년사에 담겼다. 문 대통령은 "북미대화의 동력은 계속 이어져야 한다"며 "무력의 과시와 위협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우리 정부도 북미대화의 촉진을 위해 할 수 있는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북미 대화의 교착 속에서 남북 관계의 후퇴까지 염려되는 지금 북미대화의 성공을 위해 노력해 나가는 것과 함께 남북 협력을 더욱 증진시켜 나갈 현실적인 방안을 모색할 필요성이 더욱 절실해졌다"며 "남과 북 사이의 협력으로 할 수 있는 일들도 있다. 남과 북이 머리를 맞대고 진지하게 함께 논의할 것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북미 대화 교착 상태에서 뭔가 돌파구를 마련해야 한다는 절박함이 깔린 것으로 분석된다. 문 대통령은 남북 협력 증진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현실적으로 남북이 할 수 있는 일부터 해보자는 제안인 셈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앞서 문 대통령이 신년 인사회에서 '운신의 폭을 넓히겠다'고 말한 만큼 적극적인 남북 교류 협력 의지를 표명한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구체적으로 ▲남북 접경지역 협력 ▲2032년 올림픽 남북 공동개최 등 스포츠 교류 협력 ▲DMZ 유네스코 세계유산 공동 등재 추진 ▲6·15 김정은 위원장 답방 여건 마련 등 총 4가지를 제안했다.
남북 접경 지역 협력은 평양 공동선언 합의문에 포함된 내용이자, 문 대통령이 노르웨이 국빈 방문 중 오슬로 대학 연설을 통해 제안한 것이다. 남북 정상은 당시 자연생태계의 보호 및 복원을 위한 남북 환경협력을 적극 추진하기로 했다.
문 대통령이 신년사에서 '남북 접경 지역 협력'을 다시 꺼낸 것은 평양 공동선언 정신을 살리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호응을 촉구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북한은 올해 노동당 전원회의 결정서에서 "생태환경을 보호하며 자연재해에 대응하기 위한 국가적인 위기관리체계를 세울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한 해의 국정 방향을 제시하는 전원회의 결정사에서 생태 환경 관리에 대한 의지를 내비친 것은 이례적이란 평가가 적지 않게 나왔다.
[서울=뉴시스] 배훈식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7일 청와대 본관에서 올해 첫 국무회의에 앞서 신년사를 발표하고 있다. /2020.01.07. dahora83@newsis.com
[서울=뉴시스] 문재인대통령이 30일 판문점에서 남측으로 내려온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반갑게 맞이하고 있다. (출처노동신문 캡처) /2019.07.01
문 대통령이 신년사에서 "남과 북은 국경을 맞대고 있을 뿐 아니라, 함께 살아야 할 생명공동체"라며 "8000만 겨레의 공동 안전을 위해 접경지역 협력을 시작할 것도 제안한다"고 밝힌 것도 김 위원장의 국정 방향과 궤를 같이하면서도, 필요한 남북 협력을 가시화하자는 의지로 분석됐다. 문 대통령이 이어 "김 위원장도 같은 의지를 가지고 있다고 믿는다"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스포츠 교류 협력을 언급한 것은 지난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시작된 남북관계의 '훈풍'과도 무관치 않다. 평창의 바람이 불면서 한반도에 평화 분위기가 조성된 만큼 올해 예정된 도쿄올림픽을 계기로 다시금 대화 분위기를 조성하자는 의지가 담겼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2032년 올림픽 남북 공동 개최 의사를 타진하며 "남북이 한민족임을 세계에 과시하고, 함께 도약하는 절호의 기회가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올해 우리나라에서 개최되는 ‘제1회 동아시아 역도 선수권대회’와 ‘세계 탁구 선수권대회’에 북한의 실력 있는 선수들이 참가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스포츠 교류가 곧 서울과 평양을 잇는 인프라 확충으로 이어질 것이란 판단도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이 "남북 간 철도와 도로 연결 사업을 실현할 수 있는 현실적인 방안을 남북이 함께 찾아낸다면 국제적인 협력으로 이어질 수 있을 뿐 아니라 남북 간의 관광 재개와 북한의 관광 활성화에도 큰 뒷받침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 것도 이러한 연장선에 있다.
'비무장지대(DMZ) 유네스코 세계유산 공동 등재 추진' 제안 역시 문 대통령이 꼽은 현실적인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방안 중 하나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유네스코에 씨름을 남북이 공동 등재한 경험을 언급하며, 올해는 DMZ 유네스코 세계유산 공동등재를 통해 국제적 지지를 끌어내자고 제안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가 바로 시작할 수 있는 일"이라며 "북한의 호응을 바란다"고 요청했다.
대북 제재 벽에 걸려 진도를 낼 수 없었던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재개 문제도 함께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나는 거듭 만나고 끊임없이 대화할 용의가 있다.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 재개를 위한 노력도 계속해갈 것"이라며 "지난 한 해, 지켜지지 못한 합의에 대해 되돌아보고 국민들의 기대에 못미친 이유를 되짚어보며 한 걸음이든 반 걸음이든 끊임없이 전진할 것"이라고 되새겼다.
특히 이번 신년사에선 특히 '김 위원장의 답방 추진 여건 마련'이란 문구도 담겨 눈에 띈다. 올해가 6·15 남북공동선언 20주년을 맞는 해라는 점을 명분 삼아 2018년 12월 한 차례 무산됐던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을 다시 한번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이다. 문 대통령은 "평화통일의 의지를 다지는 공동행사를 비롯하여 김 위원장의 답방을 위한 여건이 하루빨리 갖춰질 수 있도록 남과 북이 함께 노력해 나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rediu@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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