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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정부·청와대

[청와대] 美 해리슨 대사 발언에 경고 "매우 부적절, 남북협력 우리가 결정"

잠용(潛蓉) 2020. 1. 17. 19:20

文 대통령까지 직접 겨냥..논란의 '해리스' 발언

이정은 기자 (hoho0131@mbc.co.kr)
MBCㅣ이정은 입력 2020.01.17. 19:43 수정 2020.01.17. 20:33 댓글 5143개



[뉴스데스크] ◀ 앵커 ▶ 해리스 대사의 발언이 논란을 일으킨 게 처음이 아닌데요. 미국 언론도 표현했지만 이쯤되면 한미간 외교 갈등의 해결사가 아니라 외교 문제가 됐습니다. 그의 발언에 대체 어떤 문제가 있었던 건지 이정은 기자가 꼼꼼하게 분석해 봤습니다.

◀ 리포트 ▶ 문제의 발언은 어제 주한미국대사관이 주최한 외신기자 간담회에서 나왔습니다. 한국 정부가 추진 중인 북한 개별 관광에 대한 미국의 입장(view)을 묻자, 해리스 대사는 '미국 정부의 공식 견해는 아니'라면서도 "다른 남북사업처럼 한미 '워킹그룹'에서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기자가 "여행은 제재 위반이 아니지 않느냐"고 다시 묻자 "여행객이 북한에 가져가는 물건은 제재에 걸릴수 있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제재를 촉발할 수 있는 오해를 피하기 위해 미리 미국과 논의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마치 "미국의 허락을 받아라. 안 그러면 제재를 당할 수도 있다"는 뜻처럼 들립니다. 해리스 대사는 또 "관광객들이 DMZ를 지나갈 것인가, 이는 유엔군사령부이 관여된다는 뜻"이라 말했습니다. 유엔군사령관은 주한미군사령관이 겸하고 있습니다. 허가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은근한 압박입니다. 문재인 대통령도 직접 겨냥했습니다. "문 대통령의 낙관론은 고무적이지만, 낙관론에 근거해 행동을 할 때에는 미국과 협의(consultation) 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해리스 대사는 군 출신으로 2018년 7월에 부임했습니다.


SNS에는 막걸리를 마시고 송편도 빚으며 친근감을 보여주는 동영상도 꾸준히 올렸습니다. [해리 해리스/주한 미국대사] "한국과 미국의 재료들을 섞어 대사관저 공식 칵테일을 만들어보면 어떨까요?" 하지만 그의 발언은 미국 정부의 공식 입장이나 예전 미국대사들보다 훨씬 직설적입니다. 두 달 전에는 국회 상임위원장들을 잇따라 대사관저로 불러 "방위비 분담금을 올려달라"고 압박했습니다. 이혜훈 국회 정보위원장은 "50억 달러라는 말을 스무 번 쯤 들었다. 압박감을 느꼈다"고 했습니다. 뉴욕타임스를 비롯한 외신들은 "해리스 대사의 콧수염이 한국인들에게 일제시대 조선 총독을 떠올리게 한다"며 해리스 대사의 고압적 태도 논란을 다뤘습니다. MBC뉴스 이정은입니다. (영상편집: 김선천)


靑, 美대사 발언 경고.."대단히 부적절, 남북협력 우리가 결정"
연합뉴스ㅣ이상헌 입력 2020.01.17. 16:43 수정 2020.01.17. 18:23 댓글 5718개


▲ 정부, '남북 협력사업' 본격 시동…"사업 선별중" (CG) [연합뉴스TV 제공]


"대사가 주재국 대통령 발언에 공개 언급 부적절..美와는 항시 긴밀 공조"
"남북관계 실질 진전·조속한 북미대화 노력"..남북협력사업 추진 지속 강조

(서울=연합뉴스) 이상헌 박경준 기자 = 청와대는 17일 해리 해리스 주한미국대사가 북한 개별관광을 거론한 문재인 대통령의 언급에 대해 '미국과의 협의가 필요하다'고 말한 것은 "대단히 부적절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을 만나 해리스 대사의 발언에 대한 입장을 묻자 "대사가 주재국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언론에 공개적으로 언급한 부분은 대단히 부적절하다"며 "남북협력 관련 부분은 우리 정부가 결정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미국과는 항시 긴밀하게 공조하며 협의하고 있다"며 "정부는 남북관계의 실질적 진전과 조속한 북미대화를 위해 지속해서 노력해 나가겠다"고 했다. 이는 주권국 대통령의 언급을 주재국 대사가 관여한 데 대한 강한 경고 의미로 풀이된다. 해리스 대사 발언에 청와대가 입장을 밝힌 것은 처음이다. 아울러 남북협력 여부는 한국 정부가 결정할 사안이라는 점을 분명히 함으로써 미국의 의사와 무관하게 남북협력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 청와대 [연합뉴스TV 제공]


▲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 대사 [연합뉴스 자료사진] 


앞서 해리스 대사는 전날 외신 간담회에서 한국 정부의 독자적인 남북협력 추진 구상을 두고 한미 간 긴밀한 협의를 강조하면서 '향후 제재를 촉발할 수 있는 오해를 피하려면 한미 워킹그룹을 통해서 다루는 것이 낫다' 고 말했다. 해리스 대사의 언급은 주권국에 대한 개입으로 비쳐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문 대통령은 지난 14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교착 상태의 북미대화를 타개하기 위해 "남북 간에도 이제는 북미 대화만 바라보지 않고 남북협력을 증진시키며 북미 대화를 촉진해나갈 필요성이 높아졌다고 생각한다"고 말한 바 있다.


문 대통령은 그러면서 "물론 국제 제재란 한계가 있기 때문에 남북이 할 수 있는 협력에서 여러 제한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제한된 범위 안에서 접경지역 협력, 개별 관광 같은 것은 충분히 모색할 수 있다"고 설명했었다. 문 대통령은 올해 신년사와 신년회견을 통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답방 재추진 의사를 밝히면서 ▲ 접경지역 협력 ▲ 도쿄올림픽 공동입장·단일팀 구성 등 스포츠교류 ▲ 남북 철도·도로 연결사업 ▲ 비무장지대(DMZ)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공동등재 ▲ 개성공단·금강산관광 재개 등 5대 남북협력 방안을 제시했다. 해리스 대사의 발언에 대해 이상민 통일부 대변인도 이날 브리핑에서 "해리스 대사의 발언에 대해 저희가 언급할 필요성을 느끼지 않는다"면서도 "대북정책은 대한민국의 주권에 해당한다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고 밝혔다. [honeybee@yna.co.kr, kjpark@yna.co.kr]


외신 "외교문제로 부상한 해리스 대사 콧수염도 일제 총독 연상"
연합뉴스ㅣ권혜진 입력 2020.01.17. 15:28 수정 2020.01.17. 18:24 댓글 3500개


'콧수염' 논란 직접 언급.."난 일본계 미국인 대사 아닌 미국 대사"
(서울=연합뉴스) 권혜진 기자 =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의 '콧수염'이 한국인들 사이에서 조롱과 분노의 대상이 되며 외교 문제로 떠올랐다고 뉴욕타임스(NYT)와 영국 가디언 등 외신이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해리스 대사는 외신 기자들과 만나 "내 수염이 어떤 이유에선지 여기서 일종의 매혹 요소가 된 것 같다"며 '콧수염' 논란에 대해 직접 운을 뗐다. 그는 "내 인종적 배경, 특히 내가 일본계 미국인이라는 점에서 언론, 특히 소셜미디어에서 비판받고 있다"고 말했다.


해리스 대사는 일본계 어머니와 주일 미군이던 아버지 사이에서 일본에서 태어났다. 미 해군 태평양사령관으로 재직하다가 2018년 7월 주미대사로 부임한 해리스 대사는 콧수염을 기르기로 한 결정이 자신이 일본계라는 혈통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고도 강조했다. 해군에 복무하던 시절 대부분 깔끔하게 면도한 모습이었던 그는 해군 퇴임을 기념해 콧수염을 기르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 [AP=연합뉴스]


▲ 해군에서 복무하던 시절의 해리스 대사 [EPA=연합뉴스]


그러나 "군인으로서의 삶과 외교관으로서 새로운 삶을 구분 짓고자" 시작한 콧수염 기르기는 뜻하지 않은 오해를 가져왔다. 가뜩이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일본계 미국인을 주한미국대사로 낙점했다는 사실에 무시당했다고 느낀 한국인들이 그가 한국을 모욕하기 위해 일부러 콧수염을 기르는 것은 아닌지 의심했기 때문이다.

일제시대 조선 총독 8명이 모두 콧수염이 있었다는 점을 지적하는 여론도 있었다. 한 블로거가 "해리스의 모친은 일본인이다. 그 자체만으로도 우리가 싫어하기에 충분하다. 한국과 일본 사이에 한 곳을 선택하라면 어느 편을 들겠느냐"라고 쓴 글이 이런 국민 정서를 대변한다고 NYT는 지적했다.


공교롭게 한일관계가 악화 일로를 걷는 중에 해리스 대사가 부임하고, 그의 취임 후 트럼프 대통령의 방위비 분담금 인상 요구를 계속해서 밀어붙이면서 이런 의혹은 더욱 커졌다. 또한 그가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과 관련, 한국 정부에 파기 결정을 번복하도록 압력을 행사했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오며 해리스 대사에게는 '고압적인 미 외교관'이라는 이미지가 덧씌워졌다고 NYT는 진단했다. 이후 해리스 대사에 대한 공격은 해리스 대사 개인에 대한 비판으로 옮겨가기 시작했다.


최근 일부 반미 단체가 서울 주한 미국대사관 앞에서 시위하면서 해리스 대사의 얼굴 사진에 붙여둔 가짜 콧수염을 잡아뽑는 퍼포먼스를 한 것도 이런 맥락이다. 해리스 대사는 이에 대해 "이런 사람들은 역사에서 '체리피킹'(유리한 것만 골라 취하려는 태도)을 하려 한다"며 20세기 초 서구뿐만 아니라 아시아에서도 콧수염 기르기가 유행했으며 일본으로부터의 독립을 위해 싸우던 한국 지도자들도 콧수염을 길렀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양쪽(한국과 일본) 사이의 역사적인 반감을 이해한다"면서 "하지만 난 일본계 미국인 대사가 아니라 미국 대사"라며 "출생의 우연만으로 역사를 가져다가 내게 적용하는 것은 실수"라고 반박했다. 그는 콧수염을 자를 계획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lucid@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