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오 면전에 "필패전략"..통합당 공천 곳곳에서 파열음
머니투데이ㅣ김상준 기자 입력 2020.03.03. 07:01 댓글 225개
▲ 김형오 미래통합당 공천관리위원장이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공천관리위원회 면접에 참석하며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사진=뉴시스
[the300] 미래통합당 공천 결과가 속속 발표되면서 컷오프(공천배제) 된 후보자들 사이에서 반발 목소리가 커진다. 2일엔 컷오프된 한 후보가 김형오 공천관리위원장 면전에 대고 직접 항의를 했다. 당 최고위원회의에선 공개 반발이 나왔다. 컷오프 결과에 반발하며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후보도 있고, 공천 재심을 청구한 후보도 있다.
김형오 면전에 대고 "(그건) 필패 전략이다"
김형남 후보(경기 화성을)는 이날 오전 국회 통합당 공천 후보 면접 심사장을 찾았다. 김 위원장이 휴식을 취하러 면접장 밖으로 나오자 김 후보는 항의를 쏟아냈다. '퓨처메이커(Future maker) 지정'이 부당하다는 내용이었다. 공관위는 지난 1일 1일 서울 노원병·경기 화성을 등 서울과 수도권 일부 지역을 '청년벨트'로 지정했다. 이곳에선 만 45세 미만의 청년끼리만 경선을 치른다. 이들이 '퓨처 메이커'다. 김 후보는 화성을에 공천을 신청한 상태였지만 퓨처메이커 명단에서 제외됐다. 경선 없이 컷오프 된 것이다. 김 후보는 "지금 청년들을 험지에 공천하는 건 필패 전략이다. 청년들은 당선 가능 지역에 공천하고, 험지엔 경쟁력 있는 후보를 공천해야 이기지 않겠느냐"고 읍소했다. 김 위원장은 그러나 침묵한 채 당 사무실로 들어갔다.
김순례 의원, 최고위원회의서 공관위에 공개 반발…
"불공정 특혜 시비 인다"
당 최고위원회의에서도 공개 반발이 나왔다. 컷오프된 김순례(비례) 최고위원은 "지난주 공관위가 제 5·18 발언을 문제삼아 경선도 없이 컷오프를 했다"며 "이미 부적절한 표현으로 물의를 일으킨 점을 수차례 사과했고 당의 징계도 받았으며 고발 수사를 통해 사법 당국에서 지난 1월 최종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고 반발했다.
김 최고위원은 공관위를 향해 독단적이라고 비난하며 '특혜 논란'도 제기했다. 김 최고위원은 "일부 인사에 의한 비공개 면접, 공천 서류도 접수치 않은 사람에 대한 불공정 특혜 시비가 인다"며 "뿐만 아니라 통합에 관여한 외부 인사들이 성골, 진골 마냥 행세하며 아스팔트 광장에서 당에 헌신한 사람은 6두품 하호처럼 내친다는 말이 있다"고 비판했다.
'말 많은' 인천…
윤상현 무소속 출마, 안상수가 비켜준 곳엔 김형오 측근 공천, 민경욱 재심 청구
인천은 공천과 관련 특히 '말이 많은' 지역이다. 지난달 28일 통합당 공관위는 인천 미추홀을 지역 현역인 윤상현 의원을 컷오프했다. 공관위는 대신 안상수 의원(3선, 인천 중구·동구·강화군·옹진군)을 인천 미추홀을로 이동 배치했다. 윤 의원은 안 의원 공천 확정에 즉각 반발하고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안 의원이 자리를 비켜준 인천 중구·동구·강화군·옹진군에는 배준영 인천경제연구원 이사장이 단수공천됐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 특혜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김 위원장이 국회의장이던 시절 배 이사장이 그를 보좌했기 때문이다. 배 이사장은 김 위원장이 의장이던 2008년부터 2010년까지 의장실 비서관, 국회 부대변인 등을 역임했다. 당내에선 민경욱 의원을 컷오프한 인천 연수을 지역에 유승민계인 민현주 전 의원을 공천한 것을 두고도 말이 나온다. 자유한국당 출신이 아닌 통합당 의원들에게 특혜를 주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다. 한편 민 의원은 2일 오후 입장문을 내고 "공관위에 경선을 요구하는 재심청구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공관위 결정에 정식으로 이의를 제기한 것이다.
'무소불위의 공관위'?...
추가 공모에 후보들, '부글부글'
2일 공관위는 경남 양산을 지역에도 공천 후보자 추가 공모 공고를 냈다. 이 지역 기존 신청자는 홍준표 전 대표다. 정치권에선 홍 전 대표가 끝내 컷오프 당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홍 전 대표는 당초 고향인 경남 밀양·의령·함안·창녕에 공천을 원했지만 공관위가 서울 강북 험지 출마를 요구하자 양산시을에서 출마하겠다고 타협안을 제시했다. 홍 전 대표는 양산시을에서도 컷오프를 당하면 정계 은퇴나 탈당 후 무소속 출마를 선택할 수 있다고 밝혀왔다. 극적으로 입장을 바꿔 당의 요구대로 서울 강북 험지에 출마할 가능성도 전혀 없는 건 아니다. 홍 전 대표 측은 이와 관련 "당에서 추가 신청을 받는 이유를 아직 모르겠다"며 "당의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김상준 기자 awardki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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