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용의 타임머신... 영원한 시간 속에서 자세히보기

범죄·법률·재판

[텔레그램 n번방] 주범 조주빈 신상공개 확정

잠용(潛蓉) 2020. 3. 24. 18:47

[속보] 경찰, ‘박사방’ 주범 조주빈 신상공개…

성범죄 피의자로는 최초
한국일보ㅣ김동욱 기자  2020.03.24 15:00


▲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의 주민등록 사진. /사진=서울경찰청


▲ 사진=인터넷 캡처


박사방 주범은 1995년생 조주빈
경찰 “범행 수법 악질, 피해여성만 70여명”

미성년자를 포함해 여성들의 성 착취 영상을 만들어 유포한 이른바 ‘텔레그램 박사방’ 사건 핵심 피의자 조주빈(26)의 신상이 공개됐다. 살인과 같은 흉악범죄가 아닌 성범죄로 신상이 공개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서울경찰청은 24일 신상공개심의위원회를 열어 조씨의 얼굴과 실명, 나이 등 신상정보를 공개하기로 결정했다. 경찰은 25일 오전 조씨를 검찰에 송치할 때 마스크와 옷으로 얼굴을 가리지 않는 방식으로 조씨를 언론에 공개하기로 했다. 대신 이날 이와 별도로 조씨의 주민등록 사진을 공개했다. 1995년생인 조씨는 2014년 인천의 공업전문대 정보통신과에 입학해 2018년 2월 졸업했다. 재학 기간엔 학보사 기자로 활동했고, 이어 편집국장에 올라 학보사를 지휘하기도 했다.


경찰이 이번에 조씨의 신상을 공개하기로 하면서 조씨는 성폭력처벌에 관한 특례법 25조로 신상이 공개되는 최초 사례가 됐다. 지금까지 신상공개가 결정된 사람은 총 21명인데, 모두 연쇄살인범이나 아동 성폭행범과 같은 흉악범죄자였다. 하지만 n번방 사건을 두고 조씨와 n번방 회원들의 신상을 공개해야 한다는 국민청원에 430만명 이상이 동의할 정도로 국민적 공분이 극에 달한 만큼 신상공개는 당연한 수순이었다는 게 경찰 안팎의 평가다. 수사심의의원회는 “조씨는 불특정 다수의 여성을 노예로 지칭하며 성착취 영상물을 제작ㆍ유포하는 등 범행 수법이 악질적이고 아동 청소년을 포함해 피해자가 무려 70여명에 이르는 등 범죄가 중대하다”며 공개 배경을 설명했다. 조씨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되고 이 과정에서 물적 증거가 충분히 확보돼 국민의 알권리, 동종 범죄의 재발 방지 차원에서 조씨 신상을 공개하는 게 공공의 이익에 부합하다는 게 심의위원회의 판단이다.


성 착취물을 공유하는 텔레그램 대화방은 일명 ‘n번방’이 시초격이다. 이후 유사한 대화방이 여러 개 만들어졌는데, 조씨가 지난해 9월 만든 ‘박사방’은 그 중에서도 가장 악질이다. 경찰은 조씨와 조씨 범행에 가담한 공범 13명에 대해 아동청소년성보호법상 아동음란물 제작과 강제추행, 협박, 강요, 사기 등 7가지 혐의를 적용했다. 이들 혐의가 사실로 드러날 경우 중형이 불가피하다. 아청법상 아동음란물 제작 혐의는 최대 무기징역, 최소 5년 이상의 징역형에 처한다. n번방 사건의 3대 운영자 꼽히는 와치맨 전모(38)씨와 박사방 조씨는 검거됐고, 현재 경찰은 n번방 최초 운영자로 알려진 ‘갓갓’에 대해 용의자를 특정할 만한 단서를 찾아 추적 중이다.

[김동욱 기자 kdw1280@hankookilbo.com]


'텔레그램 n번방 사건'
박사방 피해자 “월 400만원 알바로 접근해 성착취 영상 40여개 촬영”

한국읿보ㅣ이유지 기자 2020.03.24 13:37


"압적인 말투… 휴대전화 선물한다며 신상정보 빼내가”
점차 엽기적 수위 높여…“피해자 미성년자가 더 많을 것”

미성년자를 포함 여성들을 협박해 성착취물을 제작한 뒤 텔레그램을 통해 유포한 ‘n번방 사건’의 피해자라고 밝힌 여성이 24일 고액 아르바이트로 속여 신상정보를 털어내고 영상을 촬영하는 이른바 ‘박사방’의 범죄수법과 피해사실을 상세히 털어놨다. 이날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에게 피해를 당했다는 A씨는 중학생이던 지난 2018년 생활고로 대화 앱(응용소프트웨어)을 설치해 조건만남 등을 찾던 중 ‘스폰 알바를 구하는데 월 400만원 정도 줄 테니 관심 있으면 연락 달라’는 쪽지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 미성년자 등을 협박해 성 착취물을 찍게 하고 이를 모바일 메신저 텔레그램에서 유포한 혐의로 구속된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 /연합뉴스


텔레그램으로 이동하고 계좌를 보내라는 지시를 받은 A씨는 그대로 따랐고 조주빈은 주식과 입금 예정 사진을 보내며 ‘주식을 빼는데 5일이 걸리니 일단 믿고 나를 기다려달라’고 이야기했다고 한다. 이후 새 휴대전화를 선물해주겠다는 말에 A씨는 이름과 주소, 전화번호 등을 보냈다며 “그때는 이 사람에 대한 신뢰가 있었기 때문에 무심코 툭 알려줬다”고 떠올렸다. A씨는 “처음에는 몸 사진만 요구하다 몇 시간 뒤 ‘얼굴까지 있는 걸 보내면 안 되냐’고 물었다”며 “부담스러우니 만나고 나서 돈 받고 하면 안 되냐고 하니 ‘내가 선물까지 사줬는데 그런 것도 못 해주냐’고 강압적인 말투로 이야기했다”고 회상했다.


이어 “하라는 대로 계속 했는데 갑자기 교복을 입은 다음 스타킹을 찢어달라, 학용품으로 자위행위를 해달라 등의 엽기적인 플레이를 시켰다”며 “처음 영상을 찍자마자 피가 나서 도저히 안 되겠다고 너무 아프다고 보냈더니 10분 뒤에 ‘그래도 하라’고 답장이 왔다”고 말했다. 그는 지시에 따른 이유에 대해선 “이미 내 얼굴과 목소리, 개인정보가 이 사람에게 다 있는 상태이기에 그만둔다고 하면 협박을 할까 봐서”라고 밝히며 “영상이 40개 넘게 생겼는데 신체보다 마음의 상처가 커서 그때부터 아예 잠을 못 잤다”라고 토로했다.


A씨는 “조울증ㆍ우울증이 생겨 한동안 집 밖에도 못 나가고 스토킹을 당하는 기분이 들었다”며 “밖에 나갈 때도 누가 알아보면 안 되니 여름날에도 꽁꽁 싸매 완전 무장하고 갔다”고 했다. 그러면서 “불법 공유를 하면 이름, 전화번호, 주소를 다 적는다고 하더라”라며 “그 영상을 본 사람들이 다 아니까 협박을 하지 않을까, 평생 괴롭히지 않을까, 직장생활을 해도 꼬리가 계속 잡히지 않을까 하고 사건 이후 전화번호를 바꾸고 이사를 갔다”고도 덧붙였다. A씨는 ‘가장 충격적이었던 사건’으로 “10살짜리 아이에게 몸 사진을 보내주면 기프티콘 5만원권을 주겠다고 했던 것”을 꼽았다. 이어 “조건만남 어플이나 트위터 계정 대부분은 사용자가 학생이기에 개인적으로는 피해자 중 성인보다 사회생활을 아예 모르는 미성년자가 더 많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고 추측하기도 했다.


아울러 수도권 한 대학의 학보사 편집국장을 맡기도 했던 조주빈의 과거가 공개된 것과 관련해선 “앞에서는 선량한 척 하며 뒤에서는 미성년자 포르노를 공개하고 협박해 한 사람의 인생을 망친다는 게 정말 화가 나고 미칠 것 같다”며 “자기 전에도 ‘만약 내 영상이 공개돼 바로 내일 아침 퍼져있으면 어떻게 하지’하는 생각 때문에 너무 겁이 났다”고 전했다. 그는 “이 사람이 나와서 반성한다는 보장도 없고 감옥에서 평생 썩었으면 좋겠다”라며 피해자들을 향해 “이제서야 이 사건이 수면 위로 올라오는데 용기를 안 내면 다시 가라앉을 수 있으니 가해자들이 강력한 처벌을 받을 수 있게 용기를 내주면 너무 감사할 것 같다. 이제 그만 힘들어 했으면 좋겠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유지 기자 maintain@hankookilbo.com]


'박사방' 조주빈의 두 얼굴..'학점 4.0에 실수 용납 않는 완벽주의자'
뉴스1ㅣ박아론 기자 입력 2020.03.24. 12:07 댓글 1759개   


친구들은 '원만하지 못한 성격' 기억 전하기도
대학 교직원·재학·졸업생들, '범행 낱낱이 공개' 한목소리

(인천=뉴스1) 박아론 기자 = "1년간 5번 발간되는 신문 제작에 빠짐없이 참여할 정도로 성실했습니다. (2년제) 대학 재학 중 짧은 기간이지만 학적기록상 문제없는 학생이었는데..." 24일 인천의 한 대학 관계자는 '텔레그램 성착취물 박사방' 운영자로 알려진 조주빈(25)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그는 2014년 3월 이 대학에 입학하자마자 학보사 문을 두드렸다. 대학 신문에 실을 기사 작성을 위해 취재는 물론, 편집과정에도 성실히 참여했다고 한다. 그 노력의 결과를 인정받아 이듬해 학보사 편집국장직을 맡기도 했다. 조주빈은 실제 1년간 총 5번 발간되는 신문제작과정에 빠짐없이 참여했다. 그는 성실하기도 했지만 같은 실수를 용납하지 않는 완벽주의를 추구하는 편집국장의 면모를 보이기도 했다.



▲ 지난달 1일 인천의 한 NGO 단체 홈페이지에 게시된 조주빈(25)의 사진. 조씨는 이 단체에서 장애인지원팀장을 맡기도 했다. 조씨는 미성년자 성 착취 영상과 사진을 촬영·공유한 텔레그램 비밀방, 일명 '박사방'을 운영해온 혐의로 경찰에 구속됐다. /홈페이지 캡쳐 2020.3.24 /뉴스1


▲ 조주빈 인하공전 편집국장 시절 작성한 칼럼 2020.3.24 /뉴스1 박아론 기자


▲ 인하공전 학보사 2020.3.24 /뉴스1 © News1 박아론 기자


실제 '실수를 기회로'라는 제목의 한 칼럼에서 조주빈은 "지난 신문에서도 실수를 저질렀습니다. 이 글을 적는 순간에도 귀가 벌겋게 달아오를 정도입니다. 하지만 이 또한 위안 삼아 좋게 생각하려고 합니다. 다시는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을테니까요"라고 쓰기도 했다. 조주빈은 이후 2015년 9월 군대를 갔다. 군 복무를 마친 그는 2017년 9월 복학해 학사과정을 마치고 2018년 2월 졸업했다. 그는 학적기록상 학보사 활동 외 기타 교내외 활동은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전공은 정보통신과로 휴대폰을 제작하는 제조업 분야 등으로 취업에 나서지만, 조주빈은 취업활동을 비롯해 졸업 후 취업도 하지 않았다. 대학 성적은 평점 4.5점 만점에 4.0을 받을 정도로 성실했고, 모범적인 학생이었다. 그러나 그를 기억하는 몇몇 학우들은 "친구들, 선배들간 트러블이 많았다"면서 원만하지 못한 조주빈의 성격을 전하기도 했다.


사건이 알려지자 대학 교직원들과 졸업생 및 재학생들은 조주빈의 범죄사실에 분개하면서 같은 대학 출신이라는 사실과 상관없이 조주빈에 대해 낱낱이 공개해야 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 재학생은 "조주빈은 사람이 아니다"면서 "우리 대학 졸업생이라는 사실이 거론되는 거 조차 끔찍하지만, 범죄사실, 신상공개 모든 악행이 다 밝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주빈은 2019년 9월 '고담방'에서 '맛보기방'이라는 링크를 유포하고, 성착취 영상을 유포하는 일명 '박사방'이라는 비밀방을 운영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이 박사방에서 조건만남 등으로 미성년 피해자들을 유인해 나체사진을 찍도록 한 뒤, 협박해 성착취 영상을 촬영하게 만들었고 이를 피해자들의 신상정보와 함께 올린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24일 조주빈에 대한 신상정보 공개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aron0317@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