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 왜 안 사줘?"... 소녀상 꽃으로 할머니 학대한 10대
YTNㅣ박기완입력 2021. 08. 28. 18:25
[앵커] 경기도 여주에서 10대 고등학생들이 노인에게 막말을 내뱉고 학대하는 모습이 담긴 영상이 SNS에 공개돼 공분을 사고 있습니다. 담배를 사달라면서 꽃으로 머리를 때리기도 했는데, 이 꽃은 위안부 할머니 소녀상 위에 놓여 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박기완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25일 밤 11시 반쯤, 노란 우의를 입은 할머니에게 10대 남자 고등학생 한 명이 다가갑니다. 말을 거는 듯하더니 대뜸 담배를 사달라며 무언가로 머리를 내려칩니다.
[A 군 / 고등학생 : XX, 손대지 말고. 담배 사줄 거야 안 사줄 거야? 그것만 딱 말해. (안 사요.) 사줘? 안 사줘?]
겁에 질린 할머니가 아이들을 내쫓아 보려 하지만, 오히려 괴롭힘은 더 심해졌습니다.
[A 군 / 고등학생 : (빨리 가. 너 나이가 몇 살이야? 학생 신분 아니야?) 열일곱, 열일곱, 열일곱! (열일곱이 어른한테 왜 이래?) 너는 몇 살이야? (60살이다.)] 이 모습을 찍고 있는 고등학생들은 할머니가 괴로워하는 것을 보면서도 웃음을 그치지 않습니다.
[A 군 / 고등학생 : 담배 사줘. (안 사.) 안 사?. XX 웃기네.]
할머니의 머리를 내려친 건 다름 아닌 국화꽃, 그것도 위안부 할머니를 추모하기 위해 소녀상에 놓여 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SNS에서 영상을 본 시민들은 이에 분노하며 가해 학생들에 대한 강력 처벌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제보자 : 좀 뭔가 많이 화났어요. (4초 정적) 때려서 할머니를, 그 꽃으로. 꽃도 소녀상에 있던 꽃을 떼어 때려서….]
YTN 취재진은 여러 차례 가해 학생들의 입장을 요구했지만, 답변하지 않았습니다. 이틀 뒤 여러 건의 관련 신고를 접수한 경찰은 가해 학생들을 입건했습니다.
[여주경찰서 관계자 : 이 영상을 가지고 저희가 피해자나 관련자들을 불러 사실(관계) 조사해서 조치할 예정입니다.]
경찰은 조만간 관련자들을 불러 사실관계를 확인한 뒤 폭행 등 적용 혐의를 결정할 방침입니다. YTN 박기완 입니다.
[YTN 박기완 parkkw0616@ytn.co.kr]
[영상] "담배 사와" 조롱하고 때린 10대들…"용서하겠다"
SBSㅣ박찬범 기자 cbcb@sbs.co.kr 작성 2021.08.28 20:10 수정 2021.08.28 22:43 조회 29,265
<앵커> 고등학생들이 길가에서 할머니를 괴롭히는 영상이 공개돼 공분을 사고 있습니다. 학생 1명이 담배를 사오라며 할머니를 조롱하고 꽃으로 머리를 때리기도 했는데, 할머니는 용서하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박찬범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우비를 입은 할머니가 인도에 쪼그려 앉아 있습니다. 한 남학생이 반말로 시비를 겁니다.
[가해 학생 : 너 남자친구 어디 있어?]
손에 쥔 국화꽃으로 할머니 머리를 때리고,
[가해 학생 : ○○. 손 닿지 말고!]
담배를 대신 사오라고 협박합니다.
[가해 학생 : 담배 사줄 거야, 안 사줄 거야? 그것만 딱 말해.]
영상을 촬영하는 친구들은 함께 비웃습니다.
참다못한 할머니가 따지지만, 말을 듣지 않습니다.
[피해 할머니 : 나이가 몇 살이야?]
[가해 학생 : 열일곱! 열일곱! 열일곱!]
지난 25일 밤 11시 반쯤, 경기 여주시 창동에서 벌어진 일입니다. 영상에서 가해 학생들이 피해 할머니를 조롱할 때 사용했던 국화꽃은, 이곳 바로 옆 소녀상에서 가지고 온 것으로 추정됩니다. 여주 출신인 위안부 피해자 이용녀 할머니를 기리는 소녀상으로, 시민들이 이따금 국화꽃을 놓고 갑니다.
[상인 : (할머니는 소녀상 앞에 언제 오시는 거예요?) 매일 와요.]
60대 중반인 피해 할머니는 소녀상 앞 시장에서 나물을 팔아 생계를 유지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상인 : 강가에 가면 (나물이) 많으니까 그런 데 가서 채취해 오더라고….]
수소문 끝에 만난 피해 할머니는 고등학생들이 담배를 사달라고 요구했다면서도, 용서하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피해 할머니 : 다음부터 안 그런다고 약속했어요.]
어젯(27일)밤 해당 영상에 관한 신고를 접수한 경찰은 조만간 가해 학생들을 불러 조사할 방침입니다.
가해 학생 학교는 경찰 조사 결과에 따라 징계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영상취재 : 인필성, 영상편집 : 윤태호)
[종합] "담배 사줄거야 말거야?" 할머니 머리 치며 '깔깔'… 공분 산 10대들 잡혔다
아시아경제ㅣ최종수정 2021.08.29 07:24 기사입력 2021.08.28
▲ 10대 남학생이 60대 여성의 머리를 때리며 담배를 사올 것을 요구하고 있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 캡처
[아시아경제 황수미 기자] 60대 노인의 머리를 여러 차례 때리며 반말로 담배 대리 구매를 강요한 10대 학생이 경찰에 붙잡혔다. 28일 경기 여주경찰서는 담배를 대신 구매해달라는 요구를 들어주지 않는다며 60대 여성을 때린 혐의로 A(17)군 등 10대 4명을 붙잡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A군 등은 지난 25일 오후 11시 30분께 여주시 홍문동의 한 노상에서 60대 여성 B씨의 머리와 어깨 등을 들고 있던 꽃으로 여러 차례 때린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지난 27일 오후 10시 55분께 '학생 여럿이 모여있다'는 신고를 접수하고 노상에 모여 있던 A군 등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이들의 범행 사실을 인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 A군 등을 상대로 정확한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이날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A군 등의 범행 과정이 담긴 영상이 올라와 많은 누리꾼의 공분을 샀다. 영상에서 교복을 입은 A군은 노란 비옷을 입고 바닥에 앉아있는 60대 B씨를 향해 "네 남친 어딨어? 헤어졌냐"라고 시비를 걸었다. B씨가 당황한 듯 A군의 손을 살짝 밀어내자 A군은 "X바, 손 닿지 말고"라고 욕설을 내뱉었다. 그러면서 자신이 들고 있던 꽃으로 B씨의 머리를 때렸다. 이어 "담배 사줄 거야 안 사줄 거야, 그것만 딱 말해"라고 윽박질렀다.
▲ 60대 여성 노인의 머리를 여러 차례 때리고 담배 대리 구매를 강요한 10대들을 처벌해달라는 국민청원이 등장했다.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처
이에 60대 B씨는 떨리는 목소리로 "학생들 그만해"라며 호소했지만, A군은 오히려 더 위협적인 태도를 보였다. B씨가 자리를 피하려 일어나자 A군은 "자리 옮기지 마"라고 말했다. 또 B씨가 "나이는 몇 살인가. 학생 신분 아닌가"라고 묻자 "열일곱, 열일곱, 열일곱"이라고 답하며 또다시 B씨의 머리를 때렸다. 이 영상을 촬영한 여학생은 촬영 내내 "진짜 웃겨"라며 웃음을 멈추지 않았다. 이를 본 누리꾼들은 "어이가 없어서 말이 나오지 않는다", "영원히 박제해서 평생 발목을 잡을 영상", "얘도 문제지만 저렇게 키워낸 부모 인성이 더 문제" 등 분노의 반응을 보였다.
또 한 누리꾼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이 학생들에 대한 신상공개와 처벌을 촉구한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60대 노인에게 담배 셔틀 요구하고 작대기로 머리도 여러 차례 가격한 10대 강력 처벌과 신상 공개를 촉구합니다'라는 제목으로 올라온 글은 1500명의 동의를 얻어 청와대가 공개를 검토 중이다.
[황수미 인턴기자 choko216@asiae.co.kr]
할머니에게 '담배 심부름' 시킨 10대들.."처음 아니었다"
JTBCㅣ박병현 기자 입력 2021. 08. 31. 20:33 댓글 827개
[앵커] 고등학생들이 담배를 사달란 요구를 거절한 할머니에게 폭언을 하고 할머니를 꽃으로 때렸습니다. 영상이 퍼지자, 한 학생이 다니는 학교 측에선 사과문을 냈습니다. 그런데, 이 학생들이 할머니를 괴롭힌 게 처음이 아니라는 주장도 나왔습니다. 박병현 기자입니다.
[기자] 고등학생 무리가 60대 할머니를 둘러쌉니다. 담배를 사달란 요구를 거절하자, 폭언을 쏟아냅니다.
[여주 고등학생/ 지난 25일 (경기 여주시) : 네 남자 친구 어딨어? 헤어졌냐?]
꽃으로 할머니의 머리를 때리기도 합니다. 옆 평화의 소녀상에 놓였던 추모용 국화입니다. 자리를 뜨려는 할머니에게 반말로 조롱섞인 말도 내뱉습니다.
[여주 고등학생/ 지난 25일 (경기 여주시) : 왜 어디 아파? 어이구 어디가 아파?]
손수레를 걷어차는 학생 뒤로 비웃는 목소리가 끊임없이 들립니다. 지난 25일 밤, 경기도 여주시에서 벌어진 일입니다. 경찰은 남학생 2명과 여학생 2명 등 모두 4명을 입건해 조사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주변 상인들은 이 사건 이후 할머니가 자취를 감췄다고 말합니다.
[주변 상인 : 집에서 잘 안 자. 그 양반은 남이 와서 물어보고 그러는 거 싫어해. 다 찾는 중이야.]
할머니를 보살폈던 인근 시장 상인은 고등학생들의 괴롭힘이 이전에도 있었다고 말합니다.
[주변 상인 : 그전에도 학생들이 담배 심부름을 시켰어요. 자기도 하기 싫은데 학생들이 자꾸 와서 그렇게 사달라고 조른대요.]
취재 결과, 피해 할머니는 10km 떨어진 곳까지 멀리 나가 나물을 캐며 생계를 유지해 왔습니다.
[주변 상인 : 너무 마음이 아팠던 게 이포대교까지 걸어서 가서 해오기도 하고 여주대학교 있는 데까지 가서 올라가서 캐오고…]
경찰은 수사 중인 사안이라 말을 아꼈지만, 가해 학생들이 처벌을 면할 순 없다고 밝혔습니다.
가해 학생 가운데 한 명이 다니는 학교에선 사과문을 올렸습니다. 이재정 경기교육감도 소셜미디어를 통해 "교육감으로서 자괴감과 책임을 통감한다"며 사과했습니다. (화면제공 : 시청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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