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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남북통일

[종전선언 조건] 한미간 “순서·시기·조건·관점 모두 다를 수 있어”

잠용(潛蓉) 2021. 10. 27. 20:53

종전선언 한미간 입장차…

美 “순서·시기·조건 관점 모두 다를 수 있어”
조선비즈ㅣ박수현 기자  2021.10.27 07:28

 

▲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2021년 8월 17일 언론 브리핑을 하는 모습. /연합뉴스 

 

미국 백악관이 우리 정부가 적극적으로 추진 중인 종전선언에 대해 한미간에 입장차가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 대북 전략과 신념은 일치하지만 시기, 조건 등에 대해서는 다소 의견이 다를 수 있다는 것이다. 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보좌관은 26일(현지 시각) 정례 브리핑에서 ‘백악관이 종전선언을 얼마나 진지하게 고려하는가, 북한과 대화를 시작할 촉매제가 될 수 있다고 보는가’라는 질문을 받고 이같이 밝혔다.

그는 “(한미는) 다른 조치를 위한 정확한 순서나 시기, 조건에 대해 다소 다른 관점을 가질 수 있다. 그러나 우리는 핵심적인 전략 구상과 외교를 통해서만 효과적으로 진전을 이룰 수 있고, 외교는 억지력과 효과적으로 결합해야 한다는 신념에는 근본적으로 의견을 일치한다”고 했다. 설리번 보좌관은 이어 특정 이슈(종전선언)에 대해 공개적으로 언급하고 싶지 않다고 거듭 강조한 뒤 “우리가 (한국과) 집중적인 대화를 계속할 것이라는 것만 말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성 김 국무부 대북 특별대표와 노규덕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간 논의에 대해서도 “매우 생산적이고 건설적이었다”고만 언급했다.

설리번 보좌관이 이날 언급한 “정확한 순서”는 종전선언이 비핵화 협상의 입구라는 한국 측 주장을 미국이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 가능하다. 북한이 최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발사 등 도발을 거듭하는 상황인 만큼, 미국에서는 종전선언이라는 당근을 먼저 줄 수 없다는 인식이 우세한 것으로 보인다.

그간 한국에서는 잇따른 고위급 대화에도 미국 측이 미온적인 태도를 유지하자 양국이 종전선언에 관한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었다. 지난 24일 방한한 김 대표도 이렇다 할 설명 없이 “한국의 종전선언 제안을 포함해 다양한 아이디어와 이니셔티브를 모색해나가기 위해 계속해서 협력할 것을 기대한다”고만 했었다. 한국 정부는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9월 유엔총회 연설에서 남·북·미 또는 남·북·미·중 4자의 종전선언을 제안한 이후 미국에 고위 인사들을 보내며 설득전을 벌여왔다. 그러나 정전협정 당사국인 미국이 사실상 불참 의사를 밝히면서 내년 2월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포함해 임기 내 남북 대화를 추진 중인 문 정부의 대북 구상에도 차질이 예상된다.